100점짜리를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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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점 짜리가 생겼어요.
저는 뭐든지 다 점수를 매기는 습관이 있어요. 음식점엘 가도 음식 맛이 몇
점, 청결과 서비스가 몇 점, 그래서 최종적으로 몇 점. 극장엘 가더라도 스크
린, 사운드 ,쾌적성 등을 고려해서 점수로 환산하죠. TV프로, 가장 좋아하는 상표, 심지어는 연예인들까지도 점수로 계산한 다음에 누가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야" 라고 물으면 이미 매겨 놓은 점수 순서대로 읊어대곤 하죠. 저에게는 점수 매기는 것이 배고프면 밥먹고 졸리면 자야되는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돼버렸어요. 때문에 나의 이상형(죄송하지만 앞으로는 '식'으로 표현할께요)에 관해서도 완전점수제를 도입하고 있죠.
혹자들이 "니가 뭔데 너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점수로 따지고 난리니?"라고 야속하게 물으신다면 솔직히 대꾸할 명분은 없어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존중받아야할 존재인 사람을 감히 점수 나부랭이로 운운한다니 싸가지도 없는 데다 무식이 하늘을 찌른다고 손가락질 해대도 드릴 말씀이 없다는 얘기예요. 하지만 2000년의 신데렐라 김사랑양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1 등의 '점수'를 얻어 진으로 뽑혔구요, 슈퍼모델 이소라양도 '점수'로 환산된 '엘리트모델 선발대회'에서 슈퍼모델로 등극한 건 다 아시죠?. 그런 걸 보면 점수라는 건 사람을 참 기분 나쁘게 하는 면은 있어도 우열을 가릴 때 누구에게나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서 쓰여지는 가장 보편적이고 편리한 방법인 거 같아요. 그래서 저도 점수제를 도입하는 것이니 너무 그리 나무라지는 마세요.
남들은 '식'을 일컬어 "나, 재 돼"이거나 혹은 "나, 재 안돼"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을 선호하지만 저는 그 '되는 사람들' 중에서도 각기 점수에 따라 개인간의 우열을 알 수가 있어요. 일단 식이 되기 위해서는 커트라인 점수인 75점 이상은 넘어야 되는데, 기본점수를 매긴 후에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서 가감이 될 수 있어요. 출신성분, 나이, 시간약속 등을 고려해서 추가점수가 형성되는데요, 일례로 나이의 경우를 보면 21세이상부터는 한 살 많아 질 때마다 5점씩 감점이 되는 식이죠.
그런데 100점 짜리가 생겼어요
점수를 주든 받든 제가 100점과 마지막으로 인연이 있었던 건 고1때 얻은 독일어 점수였어요. 100점을 받는다는 게, 또 준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여러분도 잘 아실거예요. 더군다나 이반들에게 점수를 주는데 대해 너무나도 인색한 제가 섣불리 100점을 주기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여겨 왔어요. 그런데 100점을 주어야 할 일이 벌어지고 말았어요. 물론 그 대상은 이반이죠. 저는 정말 살아생전에 이반중에서 100점짜리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100점을 발견한 건 아주 우연한 기회였어요. 아는 형의 애인의 친구의 생일파티에 참석했지 뭐예요. 아는 형의 생일도 아니고 그 형의 애인의 생일도 아닌 그 형의 애인의 친구의 생일에 따라갔으니 주책도 이정도면 거의 예술급이죠. 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봐서 안간다고 했는데 워낙 조르는 바람에 철면피를 하고 그냥 따라갔던 거예요. 지난 일요일 종로에서 였죠.
약속장소에 가 보니 네명이 있더라구요. 물론 거기에 100점짜리도 있었죠. 그가 바로 생일파티의 주인공이었어요. 그 애는 100점을 줘도 너무 약해요. 그 애만큼은 점수로 환산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생각이, 심성이 너무 맑은 애였어요. 그 나이또래의 이반 중에도 이런 애가 있구나 싶을 정도로 예절도 발랐어요. 말하는 솜씨도 여간 아니네요. 너무나 앙증맞고 예쁜 단어들만 써가며 구사하는 거 있죠.
옆에 있는 형한테 "얘, 100점이야"라고 속삭이자 의아해 하더라구요. 그 형은 이미 제 점수체계에 익숙해 있었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알기 때문에 자꾸 진짜냐며 되묻더라구요. 희한하죠. 제가 그동안 추구해온 외모와는 약간 거리가 있었는데... 뭐 이렇다 저렇다 따질 것도 없이 보자마자 100점 이었어요. 100점,100점이었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중에 신부님이라도 계신다면 저... 고해성사 드릴 게 있어요. 제가 위에서 '식'이라는 말을 썼는데... 맞아요 전 그동안 '식'을 남들처럼 '원나잇스탠드'의 대상으로만 생각해 왔어요. 하지만 저는 여태까지 그 '식'들과 경험을 가져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저의 결백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씀드리기로 하구요, 아무튼 전 '식'에 대한 그동안의 사고방식은 그랬어요. 그리고 그동안 주위에서 "누구와 누가 서로 애인사인데 너무 다정해 보이더라"는 말을 들을라치면 "야 헛소리 그만해 걔네들이 좋아하는 사이면 뭐 둘이같이 동사무소에 호적이라도 올리고 산다든 아니면 애라도 낳고 산대니?"하며 면박을 주곤 했어요. 저도 이반이면서 이반들의 사랑에 관해서는 너무나도 부정적인 사고를 갖고 살아왔던 거예요. 이반과 이반 사이에는 서로 '식'적인 관계만 존재할 뿐 그 이상은 절대 없다고, 사랑따윈 더더욱 없다고 믿어 왔었죠.
하지만 그 사람을, 그 애를 처음본 순간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있겠더라구요. 너무 웃긴 거 있죠. 제가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가 있어요?. 코메디 같애요. 사랑에 빠지다니 기가막히는 거 있죠. 하지만 더 기가막힌 일은 다른데 있었어요.
기함할 일이 있었어요.
조선팔도를 헤집고 뒤집어 저만큼 순진한 이반, 아니 바보같은 이반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러세요. 정말 창피한 일이지만 데뷔5년동안 전 경험이 단 한 번 밖엔 없어요. 지금으로부터 25개월전 이탠의 'ㅅ'바에서 만난 어떤 애랑 가져본 게 유일한 경험이에요. 데뷔초 이반사우나(교대)에는 몇 번 가본 적은 있어도 그 흔한 찜방도, 싸롱(극장)도 전 가본 적이 없어요. 제가 일부러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곳에서 도대체 무슨 재미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 그냥 다니지 않는 것뿐이예요. 그렇다고 그런데 다니시는 분들이 뭐 어떻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다 개인의 취향 아니겠어요.
생일파티 1차가 끝나고 2차의 장소로 옮기면서 제가 그 애한테 물었었요. 내일 시간 있으면 영화같이 볼 수 있겠냐고. 그랬더니 돌아 온 대답은 제 입이 딱 벌어지게 했어요. "영화요? 영화 본 다음엔 뭐하게요. 2차로 여관가게요?" 정말이지 다리가 후들거려서 서 있을 수가 없었어요. 전혀 예상 밖의 대답이었어요. 얘는 지금 나를 그 흔해터진 '그렇고 그런 보갈 X'으로 보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구요. 정신을 가다듬고 바로 대답을 했죠. "아니, 난 사람 만나면 영화보구 커피마시구 그래 그 이상은 절대 아냐!. 정말이에요. 전 사람을 만나면 그냥 영화나 보구 서점 가서 책이나 읽고, 그냥 그래요 그게 너무 재밌고 좋아요. 사실 누굴 만나서 관계를 갖는다는 것도 겁나요. 경험이 너무 없어서... 테크닉에 아예 자신이 없거든요. 난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대꾸하자 기다리는 건...기함할 대답뿐이었어요.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못 믿겠어요!"
하기야 이렇게 이쁘고 천진난만한 애한테 그 동안 온갖 잡X들이 여간 찔러 댔겠어요. 얘는 그 동안 많은 사람들한테 시달렸던 게 분명해요. 애는 정말로 사랑했는데 상대방은 오로지 '원나잇'만을 요구했거나, 아니면 들은 풍월이 있었을 거예요.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이쁜애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전 얘를 이렇게 만든 우리 이반사회가 너무 원망스럽기까지 했어요.
전 사랑에 빠졌어요.
그 날 그 애는 저한테 너무 친절하게 대해 주었어요. 그래서 겁이 나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아예 관심 없는 사람한테는 친절하게 대해주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약간은 튕기는 거, 다 아시죠 그런 거. 그 애가 저한테 애당초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친절하게 대했을 거예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아무래도 자기 생일에 와준 손님이니까 친절하게 대해 줬을 수도 있고... 같이 간 형의 말로는 그 애는 누구한테나 친절하다고도 하고... 아무튼 전 생일파티에서 돌아와서는 '그 애가 나한테 왜 그렇게 친절하게 대해줬는지' 에 대해서 분석을 하느라 한숨도 못 잤어요. 그리고는 비관적인 결론에 도달했죠. '자기 생일에 와준 손님' 차원에서 친절하게 대했을 거라는.....
아무튼 전 포기 할 수 없어요. 누군가를 하루 종일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요.
일단, 손님 차원이건 관심이 없건 간에 어찌어찌 해서 그 앤 저한테 영화 한 편 같이 봐주기로 한 빚이 있거든요. 한 번은 더 만날 기회를 확보해 놓은 셈이잖아요. 이 달 20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은데 그날이 너무 기다려져요.
도와주세요. 누굴 사랑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저로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냥 놓치고 말아야 되는지 아니면 되든 안되든 붙들고 늘어져야 되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 '사랑'의 대선배님들, 좋은 어드바이스 부탁드려요.
저는 뭐든지 다 점수를 매기는 습관이 있어요. 음식점엘 가도 음식 맛이 몇
점, 청결과 서비스가 몇 점, 그래서 최종적으로 몇 점. 극장엘 가더라도 스크
린, 사운드 ,쾌적성 등을 고려해서 점수로 환산하죠. TV프로, 가장 좋아하는 상표, 심지어는 연예인들까지도 점수로 계산한 다음에 누가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야" 라고 물으면 이미 매겨 놓은 점수 순서대로 읊어대곤 하죠. 저에게는 점수 매기는 것이 배고프면 밥먹고 졸리면 자야되는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돼버렸어요. 때문에 나의 이상형(죄송하지만 앞으로는 '식'으로 표현할께요)에 관해서도 완전점수제를 도입하고 있죠.
혹자들이 "니가 뭔데 너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점수로 따지고 난리니?"라고 야속하게 물으신다면 솔직히 대꾸할 명분은 없어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존중받아야할 존재인 사람을 감히 점수 나부랭이로 운운한다니 싸가지도 없는 데다 무식이 하늘을 찌른다고 손가락질 해대도 드릴 말씀이 없다는 얘기예요. 하지만 2000년의 신데렐라 김사랑양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1 등의 '점수'를 얻어 진으로 뽑혔구요, 슈퍼모델 이소라양도 '점수'로 환산된 '엘리트모델 선발대회'에서 슈퍼모델로 등극한 건 다 아시죠?. 그런 걸 보면 점수라는 건 사람을 참 기분 나쁘게 하는 면은 있어도 우열을 가릴 때 누구에게나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서 쓰여지는 가장 보편적이고 편리한 방법인 거 같아요. 그래서 저도 점수제를 도입하는 것이니 너무 그리 나무라지는 마세요.
남들은 '식'을 일컬어 "나, 재 돼"이거나 혹은 "나, 재 안돼"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을 선호하지만 저는 그 '되는 사람들' 중에서도 각기 점수에 따라 개인간의 우열을 알 수가 있어요. 일단 식이 되기 위해서는 커트라인 점수인 75점 이상은 넘어야 되는데, 기본점수를 매긴 후에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서 가감이 될 수 있어요. 출신성분, 나이, 시간약속 등을 고려해서 추가점수가 형성되는데요, 일례로 나이의 경우를 보면 21세이상부터는 한 살 많아 질 때마다 5점씩 감점이 되는 식이죠.
그런데 100점 짜리가 생겼어요
점수를 주든 받든 제가 100점과 마지막으로 인연이 있었던 건 고1때 얻은 독일어 점수였어요. 100점을 받는다는 게, 또 준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여러분도 잘 아실거예요. 더군다나 이반들에게 점수를 주는데 대해 너무나도 인색한 제가 섣불리 100점을 주기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여겨 왔어요. 그런데 100점을 주어야 할 일이 벌어지고 말았어요. 물론 그 대상은 이반이죠. 저는 정말 살아생전에 이반중에서 100점짜리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100점을 발견한 건 아주 우연한 기회였어요. 아는 형의 애인의 친구의 생일파티에 참석했지 뭐예요. 아는 형의 생일도 아니고 그 형의 애인의 생일도 아닌 그 형의 애인의 친구의 생일에 따라갔으니 주책도 이정도면 거의 예술급이죠. 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봐서 안간다고 했는데 워낙 조르는 바람에 철면피를 하고 그냥 따라갔던 거예요. 지난 일요일 종로에서 였죠.
약속장소에 가 보니 네명이 있더라구요. 물론 거기에 100점짜리도 있었죠. 그가 바로 생일파티의 주인공이었어요. 그 애는 100점을 줘도 너무 약해요. 그 애만큼은 점수로 환산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생각이, 심성이 너무 맑은 애였어요. 그 나이또래의 이반 중에도 이런 애가 있구나 싶을 정도로 예절도 발랐어요. 말하는 솜씨도 여간 아니네요. 너무나 앙증맞고 예쁜 단어들만 써가며 구사하는 거 있죠.
옆에 있는 형한테 "얘, 100점이야"라고 속삭이자 의아해 하더라구요. 그 형은 이미 제 점수체계에 익숙해 있었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알기 때문에 자꾸 진짜냐며 되묻더라구요. 희한하죠. 제가 그동안 추구해온 외모와는 약간 거리가 있었는데... 뭐 이렇다 저렇다 따질 것도 없이 보자마자 100점 이었어요. 100점,100점이었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중에 신부님이라도 계신다면 저... 고해성사 드릴 게 있어요. 제가 위에서 '식'이라는 말을 썼는데... 맞아요 전 그동안 '식'을 남들처럼 '원나잇스탠드'의 대상으로만 생각해 왔어요. 하지만 저는 여태까지 그 '식'들과 경험을 가져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저의 결백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씀드리기로 하구요, 아무튼 전 '식'에 대한 그동안의 사고방식은 그랬어요. 그리고 그동안 주위에서 "누구와 누가 서로 애인사인데 너무 다정해 보이더라"는 말을 들을라치면 "야 헛소리 그만해 걔네들이 좋아하는 사이면 뭐 둘이같이 동사무소에 호적이라도 올리고 산다든 아니면 애라도 낳고 산대니?"하며 면박을 주곤 했어요. 저도 이반이면서 이반들의 사랑에 관해서는 너무나도 부정적인 사고를 갖고 살아왔던 거예요. 이반과 이반 사이에는 서로 '식'적인 관계만 존재할 뿐 그 이상은 절대 없다고, 사랑따윈 더더욱 없다고 믿어 왔었죠.
하지만 그 사람을, 그 애를 처음본 순간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있겠더라구요. 너무 웃긴 거 있죠. 제가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가 있어요?. 코메디 같애요. 사랑에 빠지다니 기가막히는 거 있죠. 하지만 더 기가막힌 일은 다른데 있었어요.
기함할 일이 있었어요.
조선팔도를 헤집고 뒤집어 저만큼 순진한 이반, 아니 바보같은 이반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러세요. 정말 창피한 일이지만 데뷔5년동안 전 경험이 단 한 번 밖엔 없어요. 지금으로부터 25개월전 이탠의 'ㅅ'바에서 만난 어떤 애랑 가져본 게 유일한 경험이에요. 데뷔초 이반사우나(교대)에는 몇 번 가본 적은 있어도 그 흔한 찜방도, 싸롱(극장)도 전 가본 적이 없어요. 제가 일부러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곳에서 도대체 무슨 재미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 그냥 다니지 않는 것뿐이예요. 그렇다고 그런데 다니시는 분들이 뭐 어떻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다 개인의 취향 아니겠어요.
생일파티 1차가 끝나고 2차의 장소로 옮기면서 제가 그 애한테 물었었요. 내일 시간 있으면 영화같이 볼 수 있겠냐고. 그랬더니 돌아 온 대답은 제 입이 딱 벌어지게 했어요. "영화요? 영화 본 다음엔 뭐하게요. 2차로 여관가게요?" 정말이지 다리가 후들거려서 서 있을 수가 없었어요. 전혀 예상 밖의 대답이었어요. 얘는 지금 나를 그 흔해터진 '그렇고 그런 보갈 X'으로 보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구요. 정신을 가다듬고 바로 대답을 했죠. "아니, 난 사람 만나면 영화보구 커피마시구 그래 그 이상은 절대 아냐!. 정말이에요. 전 사람을 만나면 그냥 영화나 보구 서점 가서 책이나 읽고, 그냥 그래요 그게 너무 재밌고 좋아요. 사실 누굴 만나서 관계를 갖는다는 것도 겁나요. 경험이 너무 없어서... 테크닉에 아예 자신이 없거든요. 난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대꾸하자 기다리는 건...기함할 대답뿐이었어요.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못 믿겠어요!"
하기야 이렇게 이쁘고 천진난만한 애한테 그 동안 온갖 잡X들이 여간 찔러 댔겠어요. 얘는 그 동안 많은 사람들한테 시달렸던 게 분명해요. 애는 정말로 사랑했는데 상대방은 오로지 '원나잇'만을 요구했거나, 아니면 들은 풍월이 있었을 거예요.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이쁜애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전 얘를 이렇게 만든 우리 이반사회가 너무 원망스럽기까지 했어요.
전 사랑에 빠졌어요.
그 날 그 애는 저한테 너무 친절하게 대해 주었어요. 그래서 겁이 나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아예 관심 없는 사람한테는 친절하게 대해주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약간은 튕기는 거, 다 아시죠 그런 거. 그 애가 저한테 애당초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친절하게 대했을 거예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아무래도 자기 생일에 와준 손님이니까 친절하게 대해 줬을 수도 있고... 같이 간 형의 말로는 그 애는 누구한테나 친절하다고도 하고... 아무튼 전 생일파티에서 돌아와서는 '그 애가 나한테 왜 그렇게 친절하게 대해줬는지' 에 대해서 분석을 하느라 한숨도 못 잤어요. 그리고는 비관적인 결론에 도달했죠. '자기 생일에 와준 손님' 차원에서 친절하게 대했을 거라는.....
아무튼 전 포기 할 수 없어요. 누군가를 하루 종일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요.
일단, 손님 차원이건 관심이 없건 간에 어찌어찌 해서 그 앤 저한테 영화 한 편 같이 봐주기로 한 빚이 있거든요. 한 번은 더 만날 기회를 확보해 놓은 셈이잖아요. 이 달 20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은데 그날이 너무 기다려져요.
도와주세요. 누굴 사랑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저로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냥 놓치고 말아야 되는지 아니면 되든 안되든 붙들고 늘어져야 되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 '사랑'의 대선배님들, 좋은 어드바이스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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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흘렸으니 이제 대쉬하면 받아주겠다 글쓰고 난 십년넘어서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