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1(나는 인연을 믿지 않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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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 햇볕이 따갑게 느껴진다. 제대한지 이제 겨우 세달...
최전방에서 근무하며 그렇게도 따갑던 햇살을 받으며 작업이며 훈련이며 받아왔던 나였건만
제대한지 얼마나 돼었다고 벌써 이제 막 봄초입에 들어선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는 것이
우습기만 하다. 난 햇볕을 한번 흘낏 보고는 이젠 제법 자란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올렸다.
햇살때문인지 눈살이 저절로 찌푸러지건만 나의마음은 즐겁기만 하다.
그렇게도 나를 괴롭히던 근심이 제대하자마자 때를 맞춰(타이밍도 기막히지...) 옷을 저절로
여미게 하던 추위는 사라지고 이렇듯 따사로운 햇살을 받듯이 눈녹듯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후후. 꽃피는 봄이왔군\" 갑자기 앞부분까지 밖에 가사를 모르던 노래가 낮은
허밍과 함께 나의 입술에서 흘러나왔고 나의마음은 덩달아 즐거워졌다.
제대와 함께 난 아르바이트 자리부터 찾았다. 어차피 8월에 복학을 해야하니 그동안 돈이나
좀 벌어서 학비에 보태고픈 마음과 함께 집에서 한달을 놀고 보니 도저히 좀이 쑤셔서 가만히
있을수가 없어서였다. 노는것도 지친다더니....
난 여기저기 길거리에 뿌려진 구인구직신문을 들쳐보고 때론 인터넷을 들쳐보면서 간신히
서울 변두리에 있는 모기업의 건물을 관리해주고 봉급을 받는 한마디로 시설관리라고 하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난 아르바이트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건만, 정작 시작하고
보니 정말 하는일 없이 바쁘기만한 한마디로 짜증이 심심치 않게 나는 일들이었다.
\"에구! 이것도 쉬운일은 아니구나\"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난 잠시 짬을 내어 사무실에서 나온뒤
사내에 있는 자판기에서 캔콜라를 뽑아와서는 옆에 전혀 다른 공장과 경유하는 낮은 담장에
자리를 잡고 않아 담배를 한대 피워물고는 시원한 콜라를 마시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부터 콜라를 좋아하게 된것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난 이제 콜라 중독자가 아
닌가 하는 자문을 던질만큼 애호가가 되어있었다.
담배를 다 피울 무렵 콜라도 어느새 빈깡동이 되어 나의 두손가락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난 두눈을 돌려 이것을 치울곳을 찾았지만 근처에 있던 커다란 쓰레기통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았고 난 이제 제대한지 얼마되지 않은 군바리 정신을 발휘해 짱박을 곳을 찾았다.
그러나 텅빈 공간에서 짱박는 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금방 깨닫게 된 나는
마침 낮은 담장 뒤로 바로 쓰레기통이 있다는 걸 기억해 냈다.
\"ㅎㅎ, 난 역시 머리가 좋단말야...\" 혼자 가만히 웃던 나는 문득 내자신이 우스워졌지만,
그런생각을 애써 외면하고는 과연 나의 명중율이나 오늘의 나의 운세를 점칠겸 무작정 뒤로
높게 던져 넣었다. 재수가 좋은날이면 틀림없이 한방에 들어가리라. 안들어가면?..째리라...
넌 '텅'소리가 나기를 기다리거나 재수없으면 나게될 '땡그렁'소리가 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텅,,,떼구를르\" \"아야!\" 동시에 들린 그소리. 난 소리없이 놀란가슴을 진정시키며
나의 입을 손으로 가리고는 조용히 일어서서 허리를 굽힌채 고양이 걸음으로 줄달음칠
치기 시작했다. 아니 줄달음질 치려 했다. 그때.
\"누구야! 누가 이런데 쓰레기를 함주로 버려! 어!\" 아무것도 거친것이 없이 나의 등뒤로 똑바로
곧은 파장을 그리며 들려오는 낮고 굵은 목소리에 난 자세를 바꾸고는 언제그랬냐는듯이
당당한 모습으로 어깨를 펴고는 뒤를 바라보았다.
\"저 , 죄송합니다. 갑자기,,,\" 난 사실 '갑자기 장난기가 들어서 잘못된일인줄 알면서도 이렇듯
깡통을 버려서 죄송하다고 말하려 했지만, 더이상 나의 입에서는 아무런 말도 흘러나오질
않았다. 다만 나의 하얀 얼굴이 더욱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었을거란걸 확신하고 있었을뿐.
\"죄송하다면, 다에요? 이게 무슨 짓이에요 애들도 아니고...\" 그사람은 무척이나 화가난듯이
보였다. 선명하게 각이 진 턱과 다부지게 보이는 눈썹과 바다처럼 잔잔한 눈빛 그안에 어린
총기어린 빛깔... 정말 잘생긴 얼굴이었다. 나이는 이십대 중반처럼 보였고 난 그의 모습에
할말을 잃고 말았다. 나의 입에서 나온말은 나로서도 뜻밖에 말이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과하는 뜻에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은데 괜찮으시면...\"
난 문득 나의 실수를 깨닫고는 속으로 실소를 터뜨렸다. '정말 웃기는군. 무슨 초면에다가
그런 잘못을 해놓고 그것도 여자도 아닌 내가 ...'
내가 하던 말을 멈추자 그가 문득 호기심어린 눈초리로 아니 그런 눈초리라 생각한 나를
직시하더니만, 우습게도 내게 말을 건넸다.
\"그러죠. 얘는 아닌것같지만 아직 학생같으니까 치기어린 행동이라 생각할테니 이따가 정류장
에서 보죠. 저기 앞 주유소 있죠? 거기서 6시 10분에 만나기로 하죠. 그럼 이따가 보기로 하고
난 바빠서 이만...\"
난 한동안 버엉 해진 얼굴로 그앞에 서 있어야만 했다. 내가 한말이 나를 황당하게 했었지만,
그사람의 그러한 말들과 행동은 나의 예상을 전혀 빛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낮긴 하지만 벽에 가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난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해 그자리에
못박힌듯 서있어야만 했다. 나의 생애에서 다시없을 황당한 사건과 함께 그와 나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최전방에서 근무하며 그렇게도 따갑던 햇살을 받으며 작업이며 훈련이며 받아왔던 나였건만
제대한지 얼마나 돼었다고 벌써 이제 막 봄초입에 들어선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는 것이
우습기만 하다. 난 햇볕을 한번 흘낏 보고는 이젠 제법 자란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올렸다.
햇살때문인지 눈살이 저절로 찌푸러지건만 나의마음은 즐겁기만 하다.
그렇게도 나를 괴롭히던 근심이 제대하자마자 때를 맞춰(타이밍도 기막히지...) 옷을 저절로
여미게 하던 추위는 사라지고 이렇듯 따사로운 햇살을 받듯이 눈녹듯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후후. 꽃피는 봄이왔군\" 갑자기 앞부분까지 밖에 가사를 모르던 노래가 낮은
허밍과 함께 나의 입술에서 흘러나왔고 나의마음은 덩달아 즐거워졌다.
제대와 함께 난 아르바이트 자리부터 찾았다. 어차피 8월에 복학을 해야하니 그동안 돈이나
좀 벌어서 학비에 보태고픈 마음과 함께 집에서 한달을 놀고 보니 도저히 좀이 쑤셔서 가만히
있을수가 없어서였다. 노는것도 지친다더니....
난 여기저기 길거리에 뿌려진 구인구직신문을 들쳐보고 때론 인터넷을 들쳐보면서 간신히
서울 변두리에 있는 모기업의 건물을 관리해주고 봉급을 받는 한마디로 시설관리라고 하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난 아르바이트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건만, 정작 시작하고
보니 정말 하는일 없이 바쁘기만한 한마디로 짜증이 심심치 않게 나는 일들이었다.
\"에구! 이것도 쉬운일은 아니구나\"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난 잠시 짬을 내어 사무실에서 나온뒤
사내에 있는 자판기에서 캔콜라를 뽑아와서는 옆에 전혀 다른 공장과 경유하는 낮은 담장에
자리를 잡고 않아 담배를 한대 피워물고는 시원한 콜라를 마시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부터 콜라를 좋아하게 된것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난 이제 콜라 중독자가 아
닌가 하는 자문을 던질만큼 애호가가 되어있었다.
담배를 다 피울 무렵 콜라도 어느새 빈깡동이 되어 나의 두손가락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난 두눈을 돌려 이것을 치울곳을 찾았지만 근처에 있던 커다란 쓰레기통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았고 난 이제 제대한지 얼마되지 않은 군바리 정신을 발휘해 짱박을 곳을 찾았다.
그러나 텅빈 공간에서 짱박는 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금방 깨닫게 된 나는
마침 낮은 담장 뒤로 바로 쓰레기통이 있다는 걸 기억해 냈다.
\"ㅎㅎ, 난 역시 머리가 좋단말야...\" 혼자 가만히 웃던 나는 문득 내자신이 우스워졌지만,
그런생각을 애써 외면하고는 과연 나의 명중율이나 오늘의 나의 운세를 점칠겸 무작정 뒤로
높게 던져 넣었다. 재수가 좋은날이면 틀림없이 한방에 들어가리라. 안들어가면?..째리라...
넌 '텅'소리가 나기를 기다리거나 재수없으면 나게될 '땡그렁'소리가 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텅,,,떼구를르\" \"아야!\" 동시에 들린 그소리. 난 소리없이 놀란가슴을 진정시키며
나의 입을 손으로 가리고는 조용히 일어서서 허리를 굽힌채 고양이 걸음으로 줄달음칠
치기 시작했다. 아니 줄달음질 치려 했다. 그때.
\"누구야! 누가 이런데 쓰레기를 함주로 버려! 어!\" 아무것도 거친것이 없이 나의 등뒤로 똑바로
곧은 파장을 그리며 들려오는 낮고 굵은 목소리에 난 자세를 바꾸고는 언제그랬냐는듯이
당당한 모습으로 어깨를 펴고는 뒤를 바라보았다.
\"저 , 죄송합니다. 갑자기,,,\" 난 사실 '갑자기 장난기가 들어서 잘못된일인줄 알면서도 이렇듯
깡통을 버려서 죄송하다고 말하려 했지만, 더이상 나의 입에서는 아무런 말도 흘러나오질
않았다. 다만 나의 하얀 얼굴이 더욱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었을거란걸 확신하고 있었을뿐.
\"죄송하다면, 다에요? 이게 무슨 짓이에요 애들도 아니고...\" 그사람은 무척이나 화가난듯이
보였다. 선명하게 각이 진 턱과 다부지게 보이는 눈썹과 바다처럼 잔잔한 눈빛 그안에 어린
총기어린 빛깔... 정말 잘생긴 얼굴이었다. 나이는 이십대 중반처럼 보였고 난 그의 모습에
할말을 잃고 말았다. 나의 입에서 나온말은 나로서도 뜻밖에 말이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과하는 뜻에서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은데 괜찮으시면...\"
난 문득 나의 실수를 깨닫고는 속으로 실소를 터뜨렸다. '정말 웃기는군. 무슨 초면에다가
그런 잘못을 해놓고 그것도 여자도 아닌 내가 ...'
내가 하던 말을 멈추자 그가 문득 호기심어린 눈초리로 아니 그런 눈초리라 생각한 나를
직시하더니만, 우습게도 내게 말을 건넸다.
\"그러죠. 얘는 아닌것같지만 아직 학생같으니까 치기어린 행동이라 생각할테니 이따가 정류장
에서 보죠. 저기 앞 주유소 있죠? 거기서 6시 10분에 만나기로 하죠. 그럼 이따가 보기로 하고
난 바빠서 이만...\"
난 한동안 버엉 해진 얼굴로 그앞에 서 있어야만 했다. 내가 한말이 나를 황당하게 했었지만,
그사람의 그러한 말들과 행동은 나의 예상을 전혀 빛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낮긴 하지만 벽에 가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난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해 그자리에
못박힌듯 서있어야만 했다. 나의 생애에서 다시없을 황당한 사건과 함께 그와 나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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