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우정사이(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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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흥얼거리며..엘리베이터를 타고..내려가는 혜미..


흥..내가 정말로 룸에만 틀어박혀 있을줄 알고..??

천만의 말씀!!

여기까지 따라온것도 억울한데..감옥처럼 갇혀 지내라니..!!



혼자 웃어보이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던..그녀..

잠시 스치는 낮익은 남자에게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낮선 여자와 함께..웃고 있는 준후를 보게 된다..




뭐예요..??선배..??

아퍼서..결근이라더니..

고작 여기서..저런 여자랑 노닥거리고 있었던 거예요..??




한순간..충격에..그에게 다가가.. 훼방이라도 놓을까 생각중이었다..

하지만..잠시 스치는 재미있는 생각에..가려던 발길을 멈추곤..

돌아서는 혜미..




선배..그여자..누구죠..???

선배 약혼녀는 강채연이 아니던가요..??

헌데..그여잔 도대체 누구죠..??

누구길래..그리도..따듯한 웃음을 보여주는 거죠..??

몰랐어요..선배가..유치한 바람둥이 놀이에 취기가 있을줄은..




신영호텔의 거대한 유리문을 나서던 혜미가..갑작스레 돌아선다..

빌어먹을 주체못할 호기심이 그녀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자신과 마주쳤을 때..준후의 당황하는 얼굴을 보고 싶었다..

당황하고 당황해서..머뭇거리는 그의 모습을 즐길 참이었다..

항상 여유롭던 그가..이번엔 어떤 핑계로 자신의 그 부도덕적인 행위를

무마시킬지…정말 호기심이 났다..

그리고 결국..다시한번..그들에게도 다가선다..

특실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서 꿈적도 안하고 있는 그들..

준후가..난처한듯..머리를 쓸어올리며..여자를 달래고 있었다..

준후 : 미안해…제주도는 오는게 아니었는데..
난..단지..네가 편히 쉴수 있는 곳을 찾았던건 뿐인데..

준후의 따스한 말에도..아무대답도 없이..닫히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보며

넋이 나간듯 그렇게 멍하니 서있는 여자에게 혜미의 못마땅한 시선이

향한다..

웨이브진 갈색머리에..따듯한 외모를 가진 여자였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쌍거플 없는 큰눈이 상당히 인상적인 여자..




당신이 뭔데..선배가 그렇게 사정하게 만드는 거지..??



여자에게 변명을 하는 준후의 모습이 왠지 싫었다..

완벽주의자인 그가 도대체 무슨 실수를 했길래..

그에게 있어 그녀의 존재가 어떤 의미이길래..

혜미는 자신이 자존심 상한것처럼..묘한 떨림과 분노로 인해..

손끝이 저려옴을 느낀다..



선배..그녀가 어떤 의미이든..

내겐 상관 없어요..

하지만..선배의 그런 모습..왠지..너무 보기 싫네요..





혜미 : 어머..?? 준후 선배..??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흠짓 놀라..고개를 돌리는 준후의 눈동자에..

다시한번의 충격이 엿보인다..

하지만..이내..안정을 되찾았는지 침착한 모습으로..되돌아가는 그였다..

준후 : 여긴 왠일이야..??

혜미 : 이런데서 할말이 고작 그거예요..??

준후 : 아..미안해..

혜미 : 아프다면서..애인과 밀회라도 즐기나 봐요..??
안녕하세요..??장혜미 예요..!!
준후선배..연구소 후배됩니다..!!

정중히 악수를 청하는 혜미에게..어떨결에…덥썩 손을 잡아주고

마는 바다를 향해..차가운 웃음을 지어보인다..

바다 : 예..신바다예요…!!

혜미 : 선배..!! 누군지 소개 안시켜줄거예요..??

준후가 어찌 둘러댈지를 기대하며..은근히 다그치는 그녀의

눈이..호기심과..즐거움으로 인해..반짝인다..



말해봐요..!!

그녀에 대해..내게 말해봐요..!!

그녀가 선배에게 어떤 존재인지..

강채연을 제치고..그녀와 단둘이 여행올정도로..깊은사이인지..

내게..어서 말해봐요..!!

선배의 구차한 변명..

저여자에게 늘어놓았던..것처럼..내게도 그렇게 쩔쩔매는 모습

보여달란 말이예요..!!





준후 : …

난감해 하는 준후였다..

바다를 약혼녀라 말하기도 그렇고..

그런다고..무턱대놓고..함부로 말하기엔..바다가 상처받을 것 같아

아무말도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렇구나..어느샌가..이젠..너를 남에게 보이는게..

변명거리를 찾아야 할정도로..우리..많이 멀어져 버렸구나..

널..뭐라 말해야 할까..

약혼녀라..

내여자라..

그리 말하고 싶다..

하지만…그렇게 무턱대놓고..널 소개하기엔..

네 상처가 마음에 걸리고.. 세상 보는 눈이 마음에 걸린다..

몇칠후면 남남이 될 너와..내가..

허무한 미래의 결말을 미리 알고 있으면서도..

내 여자로…네 남자로..서로가 존재하기엔..우린..상처가 너무 ..크다..




혜미 : 소개..안시켜줄꺼예요..??
어머..??정말인가 보네..??
약혼녀 빼놓고..다른 여자랑 밀월 여행이라도 즐기시나..??
왜 그렇게 당황해요..??

서릿발처럼..차가운 말이었다..

의도적으로 비꼬는 듯한..말투….

일부러 준후의 애간장을 녹이려 한말이었고..또한 그러길 바랬다..

하지만..그 말 한마디에..여지껏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이 모순이었음을..

그자리에서 깨닫고 만다..

준후의 머뭇거림을 즐기는듯한 ..그녀의 눈빛에..

화가난 바다가..그녀의 말을 가로챘기 때문이다..

바다 : 약혼녀예요..!!
제가..바로 약혼녀예요..!!

부드럽지만..단호한 말투였다..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마치..그런식으로 준후를 농락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듯 그녀의 말투

만큼이나..눈빛또한..만만치 않았다…

혜미 : 뭐..라구요..???

바다 : 못들으셨나요..?? 제가 약혼녀입니다..!!

너무도 뜻밖의 말에.. 믿지 못하겠다는듯..준후를 바라보는 혜미의 눈동자는

그에게..진실을 원하고 있었다..

준후 : …

혜미 : 선배가 직접 말해줘요..!! 이여자가 선배 약혼녀라고..
선배가 직접 말해요..!!

준후가 말이 없자.. 그의 대답을 강요하는 혜미였다..

바다 : 가자…나 피곤해!!

때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말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그를 가볍게 끌어당기는 바다였다..

혜미의 얼굴이 창백해 지며..바다가 그녀를 지나쳐 엘리베이터에

오를때까지 귀신에 홀린 사람마냥..그렇게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약혼녀..??

당신이..??

지금 무슨 소릴 들은거야..??




머리가 혼란스러운듯..고개를 가로저으며..방금 스쳐지나갔던..

바다의 말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려..애를 쓴다..

하지만..그러면 그럴수록..더욱더 선명하게..뇌리에 내박히는 말이었다..

- 내가 약혼녀예요..!!

언뜻 스치는 기억에..미간에 미세한 주름을 만들어 보이며..

잔뜩 인상을 쓰는 혜미였다..

그렇다..

채연을 처음보았을때부터 그녀가 준후의 약혼녀라고

판정을 내린건..순전히 자신이었던 것이다..

어느 누구도..그녀가 준후의 약혼녀라고 알려준 사람은 없었다..

자신이 외국 출장중이었던 때라..매스컴에 잠시 떠올랐던..

준후의 약혼녀를 보지 못했을뿐만 아니라..그녀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강채연..

그녀를 보는 순간..

화려한 외모와..당당한 자신감..

그리고..그녀가 신영그룹 강회장의 귀한 외동딸이라는걸 알았을 때..

충분히 그러리라 확신해버렸다..

장준후와 어울리는 여자..

강채연 정도면..충분하다고..

그렇게 확신했다..

하지만..그것은 너무도 섣투른 판단임을 지금 이순간..뼈저리게 깨닫고 만다
&&&&&&&&&&&&&&&&&&&&&&&&&&&&&&&&&&&&&&

동준 : 입어라..

채연 : …

조용히 들려오는 동준의 목소리에..흠짓 놀라..고개를 드는 채연의

눈동자에..그의 까만 눈이 비춰진다..

처음봤을때도…그의 이미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서글서글한 큰눈이

채연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었다..

동준 : 난..이런식으로 여잘 안지 않는다..
너도 예외일순 없어..
나와 살을 섞으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다른남자의 생각으로 가득찬 여자..
몸은 내것일 망정..심장만은 다른남자에게 주고 온 여자..
전혀..매력 없어!!

너무도 뜻밖의 말이었다..

사랑이란는 말과..전혀 어울리지 않는 남자..

친근감 가는 외모이지만.. 성격만은 절대로 용납할수 없는 남자..

그런 그가.. 단지 자신의 욕망을 식히기 위한 도구로 여자를 보는게 아니라..

그녀의 심장까지 원한다니..

채연 : 뜻밖이군요..!!
하지만 당신 그런 모습..모순이라는거 알아..??
얼마전 날 강간했을땐..당신..나에 대한 배려라곤 눈꼽만큼도 찾아볼수 없었어..
내가 아파 숨넘어가도..당신 욕망 채우기에 바빴어..!!
새삼스레 왜그래..!!
온순한척..착한척..그렇게 거짓모습 보이지 않아도 좋아!!
내앞에서 당신 채면 세울거 없잖아..??
난 이미..당신을 알아..

동준 : 입다물어!!

멀떡 일어나..그녀의 턱을 움켜쥐는 동준의 행동에 놀란다..

하지만..할말을 하고 봐야겠단..생각에 끝까지 말을 잇는 그녀였다..

채연 : 가져봐!!
당신 이걸 원하고 날 여기까지 끌고 온거 아냐..??
갖고 싶으면 가져!!
어차피 당신한테 더러워진 몸뚱어리야..!!
또한번 더러운 똥물에 빠진다 해도..아쉬울것 없다구!!

- 쫙 –

채연의 볼에 불이 붙는다..

한순간 충격으로 인해..뒤로 주춤 물러나버린 그녀가..쓰라린 볼을 감싸안고..

다시한번..그를 바라본다..

동준 : 입닥쳐!!
그래..난 네가 알다시피 신사가 아니야..!!
야만인이고..개자식이다..!!
그래서..난 날 넘어서려고 하는 인간들은..가차 없이 없애버린다..
물론 너도 예외는 아니야..!
니가 사랑하는 그남자도..내가 없앨 마음만 먹었다면..
지금 이순간..이 호텔에 있을수도 없어!!
무슨 말인지 알아..??!!
젠장할..!! 어서 옷입어!!

난폭하게 소리를 질러대며..바닦에 널부러져 있는 채연의 옷을 집어

그녀에게 던져준다..

그가 던져준 옷을 바라보며..알수 없는 그의 행동에..

묘한..호기심이 일어나는 채연이었다..

니트와 바지를 입으며..조용히 입을 연다..

채연 : 그여자..사랑하나 보지..??

동준 : ..뭐..!!???

채연 : 당신의 배후에 있는 그여자말이야..훗..
당신은 지금 준후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지만 차마 죽이지 못하잖아!!
아니 죽이고 싶은 마음도 없다 했잖아!!
그여자가 준후를 사랑하기 때문에 속만 태우는거 아니야..???
그래서..내게 화풀이 한거 아냐..??

동준 : 나가라..!!

채연 : 나..여기서 나가면..당신 신고해 버릴지 몰라!!

동준 : 나가..!!

채연 : 어리석군..!!

동준 : 젠장할..!!!

조소어린 그녀의 눈빛에 참지 못하고..다시한번 입술을 훔쳐보는 동준이다..

경멸하는 듯한..그녀의 차가운 눈빛..

비웃는듯 말려올라간 입술..

그런 그녀의 모습이 오히려..동준의 호르몬을 자극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동준의 기습키스에..어쩔수 없이 다시한번 입술을 내주고

마는 채연이었지만..왠지 그런 그의 입술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느낀다..

난폭한듯 하면서도 힘있는..그의 키스..

준후와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항상..부드러움에만 익순해 있던..그녀인지라..처음엔 거부감을

느꼈지만.. 깊어지는 키스를 느낄수록..달아오르는 몸은 주체할수 없었다..

자신의 얼굴을 욺켜쥔채..거칠게 키스를 하는 그의 목에 팔을 둘러본다..

그러자…동준은 갑작스런..채연의 행동에..멈짓하는 듯 했지만..

감겨오는 팔과..살포시 기대오는 그녀의 몸을 느끼며..

한가닥 남은 이성의 끈마저 놓아버린다..

그녀의 입술에서 볼로..볼에서..귀로..

동준의 입술의 그녀의 얼굴위를 흘러다닌다..

그의 뜨겁게 달아오른 입술을 느끼자..채연의 꼭 감긴눈이..파르르 떨리기 시작하고..

자신의 엉덩이를 움켜쥐는 강한 손을 느끼며..

준후와 헤어진 이래..처음으로 여자가 되어본다..

“ 뭐야..!!!!”

날카로운 목소리..

그 목소리에 놀라..동준의 가슴을 밀어내며..그에게서 떨어져 나가려는

채연이었지만..도무지 놔주질 않았다..

그상태에서..고개를 돌린 그들..

채연이 동준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있는덕에..

지금 이순간..그녀가 유혹했다 해도..믿을만한 그런 상황이었다..

동그란눈의 상당히 귀여운 이미지..

그런 이미지에..신경이 곤두선듯..살짝 올라간 눈썹이 상당히 인상적인 여자였다..

혜미의 등장으로 인해..잠시나마 불붙었던 자신의 감정을..추스르며..

크게 쉽호흡을 하여..거칠어진 숨을 가다듬어 보는 동준이었다..

혜미 : 내가 나가자 마자 여자를 끌어들이다니..!!

혜미의 날카로운 목소리..!!

어디선가 어렵풋이 들어본 목소리였다..

곰곰히 생각에 잠긴 채연..

곧이어..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를 기억해 내고 만다..

동준 : 어딜 갔다 온거냐..!!

혜미 : 흥!! 지금 그런 말이나와..??
내가 방해가 됐나 보지..??
방금 본..오빠..모습..
지금 당장이라도..저여잘..바닦에 쓰러트릴 폼이던데..

- 쫙 –

바람을 가르는 소리…

그리곤..여지없이..걷어붙여진..혜미의 뺨!!

아픈 뺨을 감싸쥐고..순간 놀란 혜미가..채연을 잡아먹을 듯 노려본다..

혜미 : 뭐야..!!너!!

채연 : 너지..??

혜미 못지 않게 살벌한 눈이었다..

하지만 채연의 눈에 담긴..증오와 경멸은.. 막상 큰소리치며..

고개를 돌린 혜미로 하여금.. 머뭇거리게 만들정도로 강렬했다..

채연 : 네가 범인이지..??!!!!

물어보는 말투가 아니라..확신을 주는 말투였다….

그녀의 눈은..네가 범인이구나..라고..혜미에게 말하고 있었다..

혜미 : 오빠..이여자 무슨 소릴 하는거야..??

채연 : 내말 잘들어!! 그누구에게 책임돌릴 생각따윈 말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내 성격상 돌려말한다는건..비위에 안맞으니까..
준후..건드리지마..당한 사람은 나하나로 족해..!!
생각같아선..확..집어넣어버리고 싶지만.. 일 크게 확대시키고 싶지
않아 참는거야..! 당신 같은 여자..발가벗고 춤춘다 해도..준후 ..
눈하나 깜빡하지 않아..!! 아무리 떼쓰고 용써봐야..당신 힘만빼는꼴이라구!!
바다가..있는한..그 누구도..준후의 심장을 차지할순 없어..!!

혜미 : 너야말로 정신좀 차리지 그래..??!!!
넌..네가 상당히 잘난줄 아나 보지..??
가진거라곤 돈하고..권력..번지르르한 외모..뿐이잖아..!!
바보같이..네가 안된일이라고..
네가 하지 못했다고..나도 못할거란 생각하지마!!
난 너랑 달라..
넌 곱게 길러진..애완용 강아지에 불과해..
네아버지의 돈과 권력이 없다면..넌..폐인이야..!!
니 몸뚱어리 하나로..할수 있는 일이라곤..남자품에 안겨 애교떠는 일밖에
더있어..??
말해봐..!! 아니라고..!!말해봐!!
네 아버지가 없었으면..지금의 너도 존재할수 없어..!!
곱게 길러지고..갖은 응석..다 부리며 자란 넌..쉽게 포기하고 좌절하지..!!
하지만 난 달라..! 내손으로 여기까지 왔어..! 날위해주고..날 사랑해주는
사람따윈..없었어..!!!!
내겐..너같이 부모란 존재가 없었다구!!!
돈…?? 권력..??? 모두 머나먼 꿈에 불과했어..!!!
그럼에도 지금의 내가 있을수 있었던건..무너지고..패배할수록..
다시 딪고 일어설수 있는 끈기가 있었기 때문이야..!
너처럼..자존심 하나로 똘똘 뭉쳐..
그 자존심이 상하기라도 하면..너무도 쉽게 무너저 버리진 않는다구!!!
네가 뭘알아..!!
너야말로..얼마나 많이 알기에 그런 소릴해..!!

한순간 너무도 많은 말을 쏟아낸 혜미가..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흥분으로

인해 가뿐 숨을 몰아쥐고 있었다..

준후…

생각만 해도..온몸에 따스한 기운이 돌정도로..부드러운 남자..

단 한번도..포근함이라곤 느껴보지 못한 혜미였기에..어쩌면 준후에게

빠져든 그녀의 행동이 당연하다 볼수도 있었다..

아니..그런식으로나마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시키고 싶었다..

준후를 처음 본 순간..

자신에게만 웃어줄거라 생각했던..미소..

그..웃음이..또다른 여자에게..비춰진다고 생각한 순간…

혈관을 타고 흐르는.. 걷잡을수 없는 분노로 인해..온몸이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리고..머릿속을 맴도는 생각..

절대로 놓쳐선 안된다..!!

절대로..나눠가질수 없다..!!

자신이 내린 결론이고..자신이 내린..확답이었다..





이제와서..선배를 포기하라고..??

내게..처음으로 사랑을 가르쳐준 사람이야..!!

따스한 감정..내게도 이런 감정이 있었구나..하고 처음으로 느끼게 해준 사람이야..!!

강채연..네가 안된다고..나도 못할거란..그런 유치한 발상 하지마!!

넌 공주가 아니야..

넌 여왕이 아니야!!

네 집에선..널 공주처럼 받들고..여왕처럼 모실지 모르지만..

네 집밖으로 나오면..여느 사람들과 틀리지 않다는걸 알아야해..!!

물론 네 환경이 도움이 될순 있겠지..

하지만..네게 있는 돈과..권력이 사랑까지..보장해주진 않아..!!




혜미의 위험스러울 정도로..강한 눈동자가 채연을 바라본다..

하지만..그런 그녀의 비난에도..눈하나 깜짝하지 않고..여유있게 혜미를 마주하는

채연이었다..

하지만..동준은..채연의 떨리는 손에..힘이 들어가며..주먹을 꼭 쥐는 모습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채연 : 뭔가 오해가 있었나 보군..!!
당신..뭘 잘못 알고 있어..!!
물론 난 당신의 암울한 과거따윈 아무런 관심이 없어..!!
당신이 얼마나 힘든 어린시절을 보냈건..내가 상관할바 아니야..!!
난..충고를 해주고 있는 거라구..!!
당신이..지금 하고 있는 이 유치한..놀이..!!
이미 나도..해봤어..!!그 유치한 놀이에..10여년동안 미쳐있었어..!!
솔찍히..당신보다 더..심하게 발버둥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야..!!
하지만..내가 얻은게 무언지 알아..??
당신 말처럼..쓰라린 패자의 상처였어..!!
그리고…그런..내 상처보다..더 마음아팠던건..그런 내 행동으로 인해..
준후가..상처받았다는 거야..!!
단지..그게..참을수 없었어..!!
그리고..사랑에는 방법이 가지각색이라는 것도 참 좋은 교훈으로 깨달았지..!!
내것으로 만드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야..!!
나만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야..!!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지켜주는 것도 사랑이야..!!
그사람이 웃고..행복한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충분히..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
그의 사랑이 날 향한건 아니지만.. 내가 그를 사랑하는 만큼..그가 행복하다면..
나또한..같은 행복을 느끼는 것..!!
그게..내가 선택한..사랑이야..!!
그게..내가할수 있는 유일한 사랑이야…!!
하늘이 내게 허락해준..유일한 사랑의 방법이라구!!!

하늘이 그녀에게 허락해준 사랑..

지켜보는 것만이 허락된..그녀의 사랑..

채연의 사랑은 그런 것이었다..

너무 늦게 깨달았을뿐… 채연은 그것으로도 분에 넘친다 생각했다..

이제 겨우.. 행복해지려는 그녀를…

이제 겨우..행복해지려는 준후를..

이름 모를 그녀가.. 헤집어놓는다는 것만으로도.. 채연은 심한 분노를 느꼈다..

이제껏 행복했던 순간보다.. 아팠던 순간이 더 많았던..준후에게..그리고..채연에게..

혜미의 존재가..끼어들어.. 다시한번..시간을 과거로 타이머를 돌려놓으려

하고 있었다..

마치..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보고 있는듯..

지금의 혜미를 약간은 이해하지만..그녀의 그런 행동을 절대로 채연은 용납할수

없었다..

채연 : 내게 있는 돈과 ..권력..당신..비웃었지..???!!
아버지가 없다면..난 빈껍질일 뿐이라고..!!
그래 인정해..!! 그건 인정해..!!
하지만..적어도..내게 있는 그것이…유용할때도 있어..!!
바로..사랑이라는 감정이 연류되지 않은..관계라면..
아주..유용하지..!!
내말 잘들어..!!
만약..더 이상..그들을 방해한다면..내가 가만히 있지 않아..!!
그들은 방해한다는건..결국..내 사랑을..방해한다는것과 같으니까..!!
내게 있어..단한가지뿐인..사랑을..그런식으로 짖밟는건 용납못해..!!
내사랑..내가 지켜..!!
준후는..내가 지킨다고!!!

혜미 : 오빠..이여자 하는 말 들었어..??!!
이여자..눈빛 봤어..???!!
이런 여자가 언닐 닮았다구..??!!
죽은 언니가 들으면…관에서 벌떡 일어나겠네..!!

자신을 잡아먹을듯한..채연의 성난눈빛에..잠시동안의 두려움이..온몸을 타고..

머리로 전달됐다..

결코..채연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또한..그녀의 가지고 있는..힘을..인정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더욱더..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혜미였다..

거의 악을 쓰다시피 하는 혜미를.. 더 이상 바라보지 못하고..

잡아끄는 동준..

채연은..그런 그들을 보며.. 살벌한 눈빛을 거둬들이고..방을 나가 버린다..

그러나..그녀는..자신의 뒤에서..악에 받친..혜미의 목소리를 다시한번 듣고 만다

혜미 : 너 같은 여자한테 지지 않아..!!
내가 보여주겠어!!
네가 하지 못한일..내가 해보이겠어..!!

동준 : 그만해!!

혜미 : 그만하라고..???!!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야..??!!
방금 저여자 하는 소릴 듣고도..
저여자..눈빛 보고도..
그소리가 나와..??!!
도대체 ..저여자 어디가 언니를 닮았단 거야..!!
저여자..광끼어린 눈빛..!! 그 눈빛이 닮았다고는 감히 말하지 않겠지..!!
오빠가..저여자의 어느면에서..언니를 보았을진 모르지만..
지금 저여자 눈빛에서 내가 본건..끝을 모르고 치솟는..자만심이야..!!
오만방자하고 부도덕한 저여자의 어디가..언니를 닮았다는거야..!!
말좀해..!! 입있으면 말좀 해보란 말이야..!!!





멋대로 외쳐..!!

나..이제 그런 외침에 너무 익숙해져 있으니까..!!

멋대로 떠들어봐..!!

눈하나 깜빡하지 않아..!!

이미..마음 비운지 오래야..더 이상..남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기로 했어..!!

두고봐..!! 네가 바다와 준후의 사랑에..걸림돌이 된다면..

내가..걷어내겠어..!!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채연이 숨을 가쁘게 몰아쉰다..

아직도 가라앉이 않은 분도로 인해.. 심장이 조여옴을 느끼고.. 자신의 가슴께로

손을 가져가 보는 그녀였지만..

숨가쁨은 좀처럼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룸으로 들어와..준후의 옆모습을 곁눈질 하며..그의 심리 상태를 열심히

읽으려고 하는 바다였다..

하지만..좀처럼 속마음을 겉으로 들어내기 않은 그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갑작스런..채연과의 마주침과..혜미의 존재로 인해..

많이 당황하기는 했지만..의외로 침착한..반응을 보이는 준후에게..

약간의 서운함도 느낀다..

하지만..곧.. 테이블위에 뻔히 놓여있는 담배를 찾아..자신의 주머니를

열심히 뒤지는 그의 행동에.. 준후또한..많이 초조해 하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그런 그에게 바다가 조심스레 다가가..테이블 위의 담배갑을 내밀자..

어색한듯..웃어보인다..

준후 : 아..거기 있었구나..

바다 : 요새..담배 많이 피우나봐..!!

준후 : 응..???

바다 : 네 몸에 담배냄새가 배버렸어..!!

바다는 항상 느끼곤 했다..

준후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쟈스민 향을..

하지만..언젠가부터.. 그의 그런 향은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다..

준후 : 아..미안…!!
그것까진 신경쓰지 못했어..!!

바다 : 걱정하지마..!!
네 몸에서 나는 냄새는 …
설싸 그게..담배향이라 해도..
난…편안하고 좋으니까…

준후 : …

바다의 말에 피우려던 담배를 다시 집어넣으며..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그리곤..그녀를 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시선을 둔채..

준후가 조심스레 입을 연다..

준후 : 여길 오는게 아니었는데..
오늘 많이 당황했지..??!!

바다 : 그애긴 하지 말자..!!
채연이 봤던거…네 후배 만났던거..
전부 잊어버리자..
그냥 모른척 하자..!!

준후 : 미안해..
난 단지..널 편하게 해주고 싶어서 이곳을 택한 것 뿐인데..
이곳에서 채연일 보게 될줄은 꿈에도 생각못했어..!!

바다 : 제..발…그냥 모른척 해..줘..

계속되는 준후의 말에..바다가..자신의 귀를 틀어막으며..그를 말린다..

하지만..그런 그녀의 행동에..더욱더 가슴이 조여오는 준후였다..




미안하다..바다야..

너와의 마지막 여행..

널..공주처럼 떠받들어 주고 싶었다..

오늘만은…

아니..적어도 나와 있을때만은..남부러울것 없는..최고의 여자로 만들어주고

싶었다..

남에겐..무시당하고..짖밟힐지언정..

내게 있어 너의 존재는..아무리 내뻗어도 손에 닿을수 없고..잡을수 없는..

너무 높은 곳에 있어..한없이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그런..의미라는걸 가르쳐 주고 싶었다..

장준후에게 있어..신바다라는 여자는..

뼈를 깍는 고통을 감수하고도..얻을수 없는..높은 이상에 불과하다는 것..

그걸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준후 : 잘..자..
비행기도 타서..많이 피곤할텐데..
난..가서 쉴께..



당당해져라..바다야..

초라해 지지 말아라..바다야..

내 모든걸..전부 앗아가버린..너잖아..

단한번도..여자에 대해..고민한적 없었던..나였다..

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널 본후로…

단한순간도 편할날이 없었다..

널 내것으로 만들지 못했기에..

널..정훈의 여자로 바라봐야 했기에..

나로썬..산다는게 생지옥이나 다름없었다..

그만큼..장준후를 흔들어놓았으니…

이젠..당당해져도 되지 않느냐..

날.. 가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충분히 당당해질수 있지 않느냐..

헌데…

넌…끝까지 고개를 숙이고 날 바라보지 않는구나..

항상 그랬듯이..

오늘도..고개를 숙인채..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구나..





준후의 고통을 고스란히 드러낸 그의 눈동자가 바다에게로 향하고..

어깨를 움츠린채..귀를 막고 있는..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리곤..말없이..등을 돌린채..룸을 나간다..

텅빈 큰 룸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바다가.. 준후가 모습을 감춘후..

한참이 지나서야..자신의 귀에서..손을 내리곤..주위를 살펴본다..

방금 준후가 서있었던 자리며..그가 앉았던..쇼파가..눈에 들어오자..

벌써부터..스멀스멀 올라오는 그리움에..치를 떨고 만다..





혼자 남고 싶지 않아..

네가 내게서 등돌리는 모습..

언제나 봐도..가슴아파..

우리..함께 할순 없을까..??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너와 단둘이 살순 없는것일까..??

많은 걸 바라진 않아..

오직 내가 원하는건..너와 함께있는 것…그거 하나뿐이야..!!

정훈과 함께할 평생보다..

너와 함께할..하루를 택하겠어..!!

정말..그럴수만 있다면..

내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정말 그러겠어..

내게..그럴 자..격..만……………있..다..면..





준후가 앉았던 쇼파에서 눈길을 떼지 못한채.. 밀려오는 설움에..끝끝내..

눈물을 보이고 만 바다가..

기어이는 참지 못하고..문쪽으로 달려가고 만다..

같이 있고 싶었다..

준후와 지낼 하룻밤…

결국 헤어져야만 한다면..

그게..내일이 될지..내후년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함께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거라면..

오늘 밤만이라도..준후의 여자가 되고싶었다..

그에게 달려가..안아달라고..

사랑한다고..

단 한번만이라도 말할수 있다면..

여지껏 지켜왔던..자존심…

전부 버릴수 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그에게 전할수만 있다면…

천한 여자라 손가락질 받고…부도덕한 여자라 욕할지라도..

오늘만은..

오늘만은…

정말로..모든걸 다잊고..그의 여자이고 싶었다..

온통 준후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속이 꽉 찬 그녀가..

문을 힘있게 열어젖힌다..

하지만..단..한발짝도..더 이상 내딛을순 없었다..

방을 나간지 한참이 되었는데도.. 그곳에서 발길을 떼지 못하는 준후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놀란 바다가 고개를 들어 준후의 눈길을 보았을땐..이미 늦었다..

주체할수 없는 눈물이..그녀의 볼을 타고 흐르고..

서러운듯.. 그의 허리를 껴안은채…흐느껴 울어버리고 만다..

그런..바다가 가여웠는지..준후는 따스하게 그녈 안아주고.. 토닥여 준다..

준후 : 울지 말아라..
더 이상 이러는 널 보는게..힘들다..
지치고..괴로워..내 심장이 타들어가는 것 같다..
제..발..울지마라..
네눈에서 눈물이 흐르면..
내 심장에선 피가 흐른다..
네눈에서 아픔을 보면..
내 심장에선 피고름이 흐른다..
그러니..울지 마라..
제발..마지막 그순간 까지..웃는 모습을 보여다오..바다야..

그말 몇마디로..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순 없었다..

하지만..바다는 그것으로도..충분히..그를 이해할수 있었다..

준후 : 넌 강한 여자 잖아..
항상..그랬듯..이젠 제발 웃어라..

바다 : …준후야.. 오늘 하루만..같이 있으면 안될까..??
많이 바라지 않을게…
오늘 하루만..나..네여자로 만들어주지 않으래..??
네품에서 잠들수 있게..오늘 하루만..

준후 : …바ㄷ..

바다 : 아무말도 하지말고..
네가 날 부도덕한 여자라 생각해도 좋아..
우리..정말 이렇게 헤어져야 한다면..
오늘 하루만..
아니..단 몇시간 만이라도..
날..네여자로 생각해줘..
제발..부탁..이야..

바다의 떨리는 목소리가..준후의 심장을 파고 든다..

그녀와 단둘이 있게될 시간..

그녀가 무엇을 의미하든간에..그는 그녀와 있을 단 몇초라도 견딜 자신이 없었다..

그의 이성을 잡아줄..무언가가..이미..그에겐 없었기 때문에..

그녈 향한 욕망에.. 온몸의 전율을 느끼는 준후였다..

안된다는걸 안다..

그녀가..누구인지도..

그리고..자신이 누구인지도..

바다와 함께 비행기에 오를때부터..수없이 쇠뇌시키고..생각했다..

그녀는..안된다..

그녀는 넘어설수 없는존재다..

참아라..

단한번의 실수가..평생을 지옥으로 이끈다..

하지만.. 자신의 품에 안겨오는 그녀를 향한 욕망을..더 이상.. 자제할 수가 없었다..

울며 매달려오는 그녀를..더 이상 뿌리칠수가 없었다..

채연을 보고 놀란 가슴..

혜미를 보며..다시한번..가다듬어야 했다..

그녈 위해..많은걸 손해보고..참아야 했다..

지금 이순간.. 그녈 향해..내뻗는 자신의 손길이..그 모든걸 보상받기

위해서라고..변명해보지만..

이미 그런 변명따위로..설명되지 않는다는걸..그 누구보다 잘아는 준후였다..





함정이다..

이미..알고 있는 덪이었다..

하지만..피할수 없다..

피해가고 싶지만…도저히..피해갈수 없다..

다름아닌..신바다란..덪이기에..

네 포로인 난..네가 하는데로..이끌려 갈수 밖에..없다..





자신의 허리에 감겨있던 그의 팔이..자신의 몸을 더듬는 것을 느낀다....

옆구리에서..팔꿈치로..

팔꿈치에서 어깨로..

그리고..가는 목을 이어..

그녀의 볼로..

흐르는 눈물을 따라..준후의 손가락이..춤을 춘다..

부드러운 그의 손놀림을 느끼며.. 까치발을 들어..수줍게 키스를 해오는 바다였다..

준후의 큰키에 비해..바다는 여자로썬 보통 신장에 해당했기에..

까치발을 들어야만.. 그에게 닿을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입술에 바다의 입술이 닿기까지는 그리 힘들이 않았다..

바다의 행동을 미리 알아차린듯..그가 고개를 숙여..올라오는 그녀의 입술에

맞추어 주었기 때문이다..




사랑해 준후야..

늦게 깨달아버린 사랑이지만..

오늘밤..네게 수없이 되뇌어줄게.

평생을 너하나만 사랑하겠노라고..

네가..마직막 사랑이었노라고..

오늘만.. 네품에서..수없이..되뇌어 줄께…




평소..짧은 세번의 입맞춤 마저도..순전히..준후가 먼저 훔치듯 한 키스였기에..

죄스러움과 함께..많은 생각들이 맞물려 들어갔었지만..

지금 이순간은..

적극적으로..그에게 매달린채.. 준후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어오는

그녀를 느끼며..더 이상의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만다..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그가 느끼고 보이고..생각하는것은..바다였다..

참지 못하겠다는듯..그녀의 입술에서 얼굴을 들지 못한채..

바다를 안아올리는 준후였다..

그리곤..문밖에서..서서히 발길을 옮기는 그..

결국은..침대에 그녀를 살포시 내려놓고 만다..

하지만..결코..포기할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그는 평소의 장준후가 아니었기에..

미친짓인줄 알면서도.. 그녀의 몸을 찾아드는 자신의 손길은

그도 어쩌질 못했다..

침대에 누워..그의 손길을 기다린다는듯.. 따스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바다를 느끼며.. 준후도 침대에 체중을 실어본다..

곧이어..준후의 입술이 다시한번 바다의 입술을 찾아들고..

평소와는 다른 그녀의 적극적인 몸짓에..

여지껏 억눌려왔던..틀에서 벗어나버린듯한 그의 손이..

행방의 자유를 맛보며..거침없이..바다의 피부를 스치고 지나간다..





안아줘..

절대로 잊을수 없게..날 안아줘..준후야..

오늘만이라도..내가 정훈의 여자라는걸 잊게 해줘..

네가 그의 친구라는 것..

우린 결국 헤어져야 한다는 것..

전부 잊어버리게..날..꼭 안아줘..

모든걸 잊을수 있게..

오늘만은 네 여자로써..

가망없는 미래일지언정..

짧은 순간이나마.. 네손길아래..잠들수 있게..

그렇게..날..안아줘..





입술에서 귓볼로..

귓볼에서..목으로…가슴으로..옮겨지는 그의입술을 느끼며..

다가올 가망없는 미래에 대한..설움을 터트리고 마는 바다였다..

하지만..두눈에서 흐르는 눈물과는 반대로..

바다의 입에서 나오는..소리는.. 준후로 하여금 더없은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고 만다..

“ 사랑..해…
장준후…널..사랑해..”
..

자신이 방금 들은 사실을 믿을수 없는 형우였다..

어제 동준과 같이 있었던 그여자가.. 신영호텔의 주인이라니..




겁없군..이동준..

네신분을 망각하고 있어..!!

후후..점점더 재미있어지는군!!

신영호텔 카지노의 영업권을 가지고..옥신각신 하는 판에..

그..주인과..사랑을 불태운다..후후..

정말 괜찮은 스토리야..

그렇지 않아도.. 신영호텔측에서 머리아프게 나와..골치썩는판에..

이애기가..큰형님의 귀에 들어가면..넌..바로 제명이다..!!

하지만.. 네가 이일에서 손을 땐다는 것만으로..만족할 내가 아니지..!!

널 신임하시는 큰형님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내가 직접 널 벌한다..

용서할수 없다..!!

갑작스레 나타나..모든걸 탈취해 버린..네가..정말 원망스럽고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실력은 있지만..정은 없는 네가..굳이 동일파에 붙어있는 이유..

그건..네 대신 죽어간..네사랑을 위한 복수때문이겠지..

난..안다..!!

단지 네가 못느끼고 있을뿐이지..

그런식으로까지 널..끌어들인 동일파에 충성을 다하는 것은..

조직이 무서워서가 아니라..그녀에 대한 복수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는걸..




형우의 눈이 길게찢어지며..웃음을 보인다..

그리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여는 사람들과 섞여..자연스레..행동한다..

사람들과 섞여 나오며..주머니에 손을 꽂은채..무심고..홀을

지나치던 형우가 멈칫 한다..

자신의 눈으로 방금 본..것을 믿지 못하겠다는듯..

그의 가늘게 찢어진 눈이..충격으로..크게 떠진다..

눈부시도록 하얀 피부에..붉은 입술..

빨간 스포츠 머리..

선글러스로 작은 얼굴의 반을 가리긴 했지만..

어느모로 보나..그녀의 육감적인 매력을 감추진 못했다..

권..설..!!

동일파 보스의 여자..

그녀가 왜 이곳에 온것일까..??!!!

형우는 홀에서..카드를 쥔채..엘리베이터에 오르는 그녀를

자세히 바라본다..

그리곤..그녀의 뒤를 따라..조심스럽게..허리에 손을 올리며..

그녀에게 웃어보이는 남자를 보고 만다..

설이..여자치곤 큰키덕에..그리 크지 않은 남자와 마주볼수 있었다..

형우는 알고 있다..

그가 누구인지..

한형준..검사..

까무잡잡한 그의 피부와 설이의 하얀 피부가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형우의 눈이..긴장감으로 인해 어두어진다..

알수 없는 희열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권..설..!!

도대체..얼마나 형님의 눈밖에 나야 네 속이 풀리겠냐..

제금 네 행동..목숨걸고..마지막으로 발버둥 치는거냐..??

그것도 한검사와..

미쳤군..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

후후..이번기회에..동준과 널 함께 쓸어버려야 겠군..!!

하늘이 준 기회야..!!



권설은..동일파의 보스인..민훈의 여자였고..또한..돈좀 있는 집안 딸이며.

그녀에겐 어머니..아버지가 없다고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 유일한 혈육이라곤..할아버지..

그녀의 할아버지가 러시아 마피아와 연관된..보스란 소문도 은근히

나돌고 있다....

미스터리한 여자.. 알려고 해도..알수 없는..그런 여자..

바로..권..설..

그런 그녀가 요새들어.. 민훈에게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솔찍히 반항이랄것도 없었다..

언젠가부터 설의 마음이..훈을 떠났다 봐야 옳았다..

그게 전부다..한형준..때문이었다..

그녀가 검사인 그를 만나면서..훈이 하는 일에 시시콜콜..테크를 걸기 시작했고..

얼마전.. 훈의 룸에서 큰싸움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동일파 보스인 민훈이 살아오면서..가장 인자하다 느낄때는 권설을

대할때뿐이었다..

아무리 소리높여 싸우고.. 버르장머리 없이 굴어도..설의 몸에 손하나

까딱하는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때문인지..동일파나..그근방에 난다 긴다는놈들은 하나같이 전부

권설을 피해다녔다..

감히 그녀가 누구의여자인지..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누구도..그녀에게 먼저 손을 내뻗는 자는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용감무쌍하게 먼저 손을 내미는 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한형준이었다..

얼마전 민훈과 권설이 소리높여 싸운 이유가 분명 한형준 때문이리라..

헌데..그녀가..이곳에 나타나다니..

형우의 눈이 다시 한번 가늘어지며..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띄워본다..



후후..여기 이 신영 호텔이..권설과 이동준의 무덤이 되겠군..!!

기다려라..

그리고 맘껏 즐겨라..

난..한참 행복한 너희들 눈에 서린..끝없는 공포를 보고 싶다..



주머니에 손을 꽂은채..노랫말을 흥얼거리며..기분좋게 걸어가는 형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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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뿐한 마음으로 잠에서 깨어난 바다였지만..여전히 눈을 감은채였다..

준후의 팔을 베고.. 그의 품에 안겨 잠든 어젯밤을 생각하며..

혼자 웃음 지어본다..

단한번도..느껴본적 없는.. 따스함이 그녀의 온몸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따스한 준후의 체온을 느끼며..살포시 눈을 뜬 바다가..

그를 올려다 본다..

하지만..너무도 깊이 잠들었는지.. 작은 숨소리를 내며..눈을 감고 있는

준후였다..

까만 속눈썹이..어쩌면 바다 자신의 것보다 더 길다 느껴진다..

언제나 보아도 단정한 얼굴..

까무잡잡한 그의 피부가.. 유난히도 섹시해 보인다..

바다의 손이..준후의 벌거벗은 가슴을 쓸어본다..



이제보니..준후..운동을 많이 했나 보구나..

평소 상상했던 것보다..훨씬더…멋있어..



새삼..그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사실에 너무나 뿌듯함을 느끼는 그녀였다..

그저 단정한 옷을 입고 있는 그를 보았을뿐..단한번도..난잡하게

옷을 벗어던지는 그를 보지 못했던 터라..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바라보며..어두워진 눈동자로..셔츠를 머리위로

벗어버리는 그의 모습을 보고..숨이 탁 막혀옴을 느꼈었다..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그의 품을 지나갔을까..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그를 알고 있을까..

이젠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다..

물론 자신보다 먼저 준후의 손길을 받았던 그녀들에게 화가 나지 않는다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하지만..지금 이순간은 모든걸 훌훌털어버리고 싶었다..

준후란 존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굳이 그의 과거에 대해선 시시콜콜 따지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준후의 품에 안겨..처음 눈을떳을 때..느꼈던..푸근함..따듯함..

언제나 항상 그는 자신과 하룻밤을 같이 지낸 여자들은 늘 이런식으로

안고 잤을까.?? 하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끝없이 물고 늘어진다..

상상은 했었다..

준후라면.. 그와 하룻밤을 같이 보낸여자가.. 결국 천한 여자일지라도..

분명히..따스히 안아줬으리라..

그는..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준후는 그런 사람이니까..

바다의 눈앞이 뿌옇게 흐려진다..

요즘들어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는걸 절실히 느끼는 그녀였다..

행여나 준후에게 들킬까봐 조심스레 몸을 일으키는 그녀였다..

하지만..그녀는 몸을 반이상도 일으키지 못하고 다시 누워버리고 만다..

준후의 힘있는 팔이..그녀의 어깨를 감싸쥐고..다시 품으로 끌어당겼기 때문이었다..

잠결에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는걸 알수 있었다..

잠을 자는 있는 중에도..그는 자신의 여자가 품속에서 벗어나는걸..허락치 않은

모양이었다..

바다는 하는수 없이 준후의 품에 안겨..소리 없이 울어본다..

그의 따스한 체온을 느끼며..

그가 일어났을땐..웃음으로 맞아주기 위해..

지금 이순간에.. 흘린 눈물은 전부 흘려버린다..







준후는 바다의 손장난에..어렴풋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지만..

차마..그녀를 똑바로 바라볼수가 없었다..

그녀에게 무어라 설명을 해야 하는지..

그녀 얼굴을 보며 첫마디는 무어라 말해야 하는지..

정말 난감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생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바다의 손가락이 그의 가슴주위에 원을 그리며..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녀의 손끝에 닿아있는 자신의 피부가 팽팽히 조여옴을 느낀다..

너무 긴장해서..팔다리에 쥐가 날 정도였다..

그녀의 손가락이 멈추기만을 기다리며..젖먹던 힘까지 끌어내어

엄청난 자제력을 발휘하고 있는 준후였지만..이미..바닥까지 왔음을

절실히 느낀다..

하지만 어느순간엔가..그녀의 손가락움직임이 멈추고..준후의

팔에 놓여있는 그녀의 머리가 가늘게 떨린다..

그 떨림으로 인해..바다가 울고 있다는 것을 준후는 느낄수 있었다..

다시한번 마음이 아파온다..

단 한번도..여자를 안았다는 사실이 이처럼 아픈 현실로 다가올줄을

꿈에도 몰랐다..

가슴이 저려온다..

그녀를 달래주고 싶지만 그가 해줄수 있는 말이 없었다..

바다가 자신의 품에서 벗어나자 자신도 모르게 끌어당겨 버렸고..

맨가슴에 기대어 우는 그녀를.. 그냥..가만히 안아본다..





널 안지 말았어야 했다..

불타는듯한 욕망으로 내가 죽을지언정..

절대로 널 안아선 안돼는 거였다..

이젠..어떻게 널 떠나 보낸다지..??

너무도 예뻤던 네 입술..

내손아래서 떨던..네 피부..

이젠..어떻게 잊는다지..??

다시는..어느 누구도 안지 못할 것 같다..

그 어느 누구도..너만큼..날 충족해주지 못할것이다..

바다야..

널..어떤모습으로 보내줘야 할까..

널 어떤 모습으로 배웅해주어야..네가 웃으며 떠날수 있을까..

남겨진 나보단..먼 여행을 떠나야만 하는 네가..더..걱정이 된다..



소리 없이 우는 바다를..더욱더 꼭 안아보지만..

안아도 안아도..아픈 가슴은 어쩌질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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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연기로 인해..숨쉴 공간조차 없는 방..

형우는 그런 룸으로 발을 들여놓고 있엇다..

어지럽게 널부러진 병조각들..

어느누구도 치우려 하지 않아.. 지금은 쓰레기 장이 되어 버렸다..

형우 : 개자식들..!! 룸써비스에서 왔다간지 얼마나 됐다고..방을 이꼴로
만들어놔..??!!

“ 오셨습니까..??..형님..!!”

형우가 들어서자 왼팔에 깁스를 하고..인사를 해보이는 놈이 있었지만..

그냥 무시하고 지나쳐 버린다..

형우 : 담배 작작들좀 피워..!!

진철 : 왔냐..??

신경질적인 형우의 말에 시큰둥하게 대답하는 남자..

정말로 광이 날 정도로..빡빡 밀은 대머리에..

인상조차..그리 좋지 않다..

진철 : 어떻든..??

형우 : 뭐가..임마!!

진철 : 오치파 애들 동정말이다..!!
그자식들 움직임 아직 포착되지 않았지..??!!

형우 : 아직은..

진철 : 개자식들..!! 우리만큼 그자식들도..타격이 컸을거야..
아니..우리가 이정도면..그작식들은..당분간 들고 일어나진 못하겠지..!!

진철의 말에..형우가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연다..

형우 : 우리가 먼저 치는건 어떨까..??!!

진철 : 미친자식!!.. 그렇지 않아도 우릴 달갑게 보지 않는데..
우리가 먼저 내처봐..!!
섬촌놈들이지만..가만히 당하고만 있진 않을걸..??
그자식들이 정말 작정을 하고 동네 양아치새x들까지 끌고 들어와
우릴 잡아먹으려 들면..골치 아프다고!!
내말 무슨 말인지 알아..??
자식들은 실력이 없으면 대가리수로 밀고 나오는 놈들이야..!!
더 이상 시간끌면 안돼..!! 형님께서도 많이 화가 나셨어..!!
우리가 먼저 치고 들어갔다가..일이라도 크게 벌어지면..
화살은 우리가 맞는거라고!!

형우 : 우리가 맞는게 아니라..동준이 놈이 맞는거겠지..!!

진철 : 어줍짢은 소리좀 작작해!!
이동준의 형님의 오른팔인데.. 그자식이 그렇게 멍청하게 나올 것 같아..??!!

형우 : 누가..그자식 말 듣는데..??
우리끼리 움직이면 되지..!!

진철 : 뭐..??!

형우 : 움직이긴 우리가 움직이지만 책임은 동준이 지는거지..!!

형우의 말에.. 바짝 입이 타들어감을 느낀 진철이..

없는 머리를 한번 매만지며.. 담배를 꺼내문다..

진철 : 너무 위험한 짓이야..!! 이동준을 상대로..내기를 하다니..!!

형우 : 이건 어때..???

진철 : …뭘..??

형우 : solutionman을 끌어 들이는 거야..!!

진철 : solutionman..??

형우 : 그래..

진철 : 미친새x!! Solutionman 만나러 갔다가..우리가 죽어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엉뚱한 생각하지마!!

형우 : 바보 같은 자식..!!
그러게 미끼도 없이 그냥 들어가겠냐..??

진철 : 쥐뿔도 없는 놈이..미끼는 무슨..놈의 미끼..??

형우 : solutionman이 잠적한진 꽤 됐잖아..?? 음..벌써..8년이 넘었군..!!
하지만..그가 잠적한 이유는 민훈이 두려워서가 아니야..!!
민훈과 부딪친 자신을 감당하기 버거워서였을꺼야..!!
그가 보는 앞에서..철우놈을 죽인게 민훈이니까..!!
모르긴 몰라도..만약 민훈과 한번 부딪친다면.. 놈이 죽던가..민훈이 죽던가..!!
둘중 하나는 죽어야 겠지..!!한 공간에 두놈이 같이 숨쉬기엔..너무 좁은 세상
이거든..!! 헌데..지금 현재..민훈의오른팔격인 동준을 없애고..우리가 그의
편에 서주면서..잠잠하던 둘관계에 불을 붙이는거지..!!
어차피..동준은 놈의 실력을 빌어..없애버리고..
민훈과 놈중 한놈만 없어진다 해도..충분한 이득이 있잖아..???

진철 : 우리 목표가 뭐지..??

진철이 잔인한 눈을 빛내면..형우에게 되묻는다..

형우 : 첫번째는 얄미운 이동준을 없애는 것..!!
더 나아가서는..동일파를 우리 손안에 넣는 것!!

형우의 만족스런 대답에..입가에 웃음을 실어보는 진철..

하지만..그의 번뜩이는 대버리와..번질번질하..피부가..그의 그런 웃음을

살벌하게 전환시키고 있었다..




그렇단 말이지..

민훈과..동준..그리고..그놈까지..!!

훗.. 이세놈만 없으면.. 동일을 손아귀에 넣고 주무르는건..시간문제지..후후..



진철의 느끼한 웃음에 맞장구를 치듯..형우도 따라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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