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잊을 수 밖에 없는 동생에게..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그 동생을 알게 된 지 거의 1년이 되어갑니다.

동생을 알게 된 건 작년 3월이었습니다.
동아리 후배로 들어오게 된 신입생과 선배인 재학생과의 만남이었지요.
첨엔 그냥 귀엽고 깔끔하게 생긴 동생모습에 잘 대해주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생도 절 잘 따랐었구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동생이 너무나 좋아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랑한다는 말이 더 어울릴 지도 모릅니다.
동생이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려오고,
어디를 가더라도 그 동생만을 찾게 되고,
재미있는 영화나 공연이 있으면 꼭 동생이랑 가고 싶고,
정말 분위기 좋은 곳을 알게 되면 동생이랑 다시 와 보고싶고,
뭐든지 예쁘고 멋있는 물건이 생기면 동생에게 주고싶고..
그렇게 무엇이든지 동생에게 해주고 싶었으니까요.

어떨 땐 혼자서 길을 걷다가 문득 동생생각을 합니다.
그냥 같이 이 길을 걸어갈 수만 있다면..
그냥 아무것도 바라지도 않을 테니까 옆에 계속 있어 줄 수만 있다면..
아무 생각없이 동생 손을 꼭 잡아볼 수만 있다면..
그럴 때 갑자기 제 앞에 나타난 동생을 보면, 심장이 멎을 것만 같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고 동생은 화가난 줄만 알겠지요.
본심은 그런 게 아닌데.. 오히려 그 자리에서 안아주고 싶은데..

이런 제 맘을 동생은 알고 있을까요?
차라리 이런 동생이 저에게 차갑게 대해주었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힘들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동생도 제가 정말 편하고 좋은 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항상 제 옆에 붙어다닐 때도 많지요.
둘이 같이 자게 되는 일이 있으면, 손을 꼭 붙잡고 잘 때도 있습니다.
전 그럴 땐 억지로라도 잠을 깰려고 노력합니다.
이처럼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저의 기억에 담아두기 위해서라도..
그럴 땐 말로 표현하지 못 할 만큼 정말 행복합니다.
제 손으로 전해져 오는 따뜻한 동생의 체온이 저의 모든 걸 행복하게 만들었으니까요.

동아리에서 동생이랑 저랑 사귄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동생과 저의 반응이 같습니다.
싫은 내색은 아니지만 변명도 하지 않은 채..
전 그럴 때마다 그게 사실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전 제가 남자라는 사실이 정말 싫습니다.
그 동생이 남자라는 사실 역시 정말 싫습니다.
같은 남자아이를 사랑한다는 사실이 정말 싫습니다.

동생이랑 술이라도 같이 마시는 날이 있으면,
억지로라도 많이 마십니다.
술 기운을 빌려 혹시라도 고백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한 순간의 고백으로,
사랑스런 동생을 평생 만나지 못 할까봐 걱정이 앞섭니다.
주위 사람들이 저에게 돌을 던지고 욕을 하는 건 겁나지 않습니다.
단지 동생을 다시는 못 만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동생에게는 정말 예쁘고 착한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 여자아이는 정말 착하고 예쁩니다.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기 좋고 예쁩니다.
동생은 여자친구가 생기면 저에게 제일 먼저 보여주고 싶다고 했었습니다.
전 친형이나 다름없다는 말과 함께..
정말 친형일 수밖에 없겠죠.. 사랑스런 형은 될 수 없겠죠..
그래두 형으로 나마 동생 옆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겠죠..
항상 옆에서 바라볼 수는 있잖아요..

지금은 동생이 그 여자아이와 영원한 사랑을 만들어가길 바랄 뿐입니다.
그 여자아이를 동생이 너무나도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그 여자아이랑 헤어지게 되면 동생이 너무나 힘들어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동생이 힘들고 아프면 저의 마음은 너무나 아프고 힘들어지기 때문에..
그러기 싫기 때문에라도 동생이 영원한 사랑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아마 모든 일이 잘 되겠지요.
간절이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는 동생을 제가 멀리하려 합니다.
이런 결심이 두달이 되어가지만 뜻대로 되지 않네요.
동생을 한 동안 안 볼땐 제 맘을 접은 줄로 알았는데..
막상 동생을 만나거나 목소리라도 듣게 되면,
다시 저의 마음은 겉잡을 수 없게 됩니다.
설레오고 떨려오는 마음..
이러는 제가 정말 싫습니다. 증오할리 만큼..

하지만..

이제는 정말 접어야겠지요..
그 동생을 위해서라도..
동생이 행복해진다면 이렇게 접어야겠지요..
전 그렇게 믿고 이만 접으려고 합니다.

먼 훗날..
저도 가정을 이루고 동생도 가정을 이루게 되는 날..
동생에게 말 할 수 있을까요?
널 진정으로 사랑했었다고요..
아니면 유언처럼 말 할 수도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한 번 만이라도 내 손을 잡아줄 수 있느냐고요..

관련자료

댓글 1

<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essay?sca=&amp;sfl=wr_name,1&amp;stx=brother" data-toggle="dropdown" title="brother 이름으로 검색" class="sv_guest"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brother</a> <ul class="sv dropdown-menu" r님의 댓글

  • <spa…
  • 작성일
사랑을포기할때 우정으로 그사랑이다가옴을느낍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