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 서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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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바람이 귓볼을 핥고 지나간다. 아무리 세찬 바람이라도 窓(창)은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눈 덮힌 겨울산. 창의 산의 정상에서 몇 시간째 움직이질 않고 있다.
겨울산을 바라보면서 창은 그를 본다. 그를 만진다.
산을 오르며 창은 그의 몸을 더듬은 걸어 올랐다.
그의 몸은 순백의 탄력있는 몸이었다.
창은 목도리를 풀어 헤친다. 바람은 그의 숨결이다. 그의 호흡이다.
그의 입술이다. 그의 혀이다.
창은 옷 하나하나를 벗는다. 겨울산이 그의 몸이라고 창은 여기는 것이다.
그의 몸, 겨울산이 알몸이듯이 창의 몸도 알몸이다.
겨울산으로 창이 묻힌다. 그와 하나가 되기 위한 몸부림. 그 몸부림은 아름다운
행위이다. 창의 몸은 뿌리 끝까지 얼어붙는다.
맑은 하늘에 햇빛은 겨울산과 창의 몸을 더욱 눈부시게 한다.
먼 하늘 위로 한 쌍의 새가 날아가고 바람은 창의 몸을 눈으로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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