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우정사이(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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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미의 눈에..채연의 떨궈진 손이 보인다..

힘없이..늘어진 그녀를 안고 있는 준후의 눈에서 쉴새없이 눈물이 흐르고..

그런 그에게..감히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혜미였다..

울고 있는 설을..껴안으며.. 준후의 아픈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는 혜미는..

채연에게 눈길을 돌리며.. 속으로 울분을 토하고 있었다..




강채연..

당신은 강하다 생각했는데..

정말..여러 사람 아프게 하는군..!!

나조차도 눈물이나..

나..알고 있어..!!

당신이 지키려 했던거..

오빠가 아닌 선배라는걸..

당신눈동자엔..오직 선배만이 비춰지니까..

그거 알아..??

지금 선배..당신 때문에..아파하고 있어..

흘러내리는 눈물이..옆에 있는 내게도..전달되어.. 숨이 멎을 것 같아..

나.. 감격이란거 모르고 살아온 사람이야..

감정이란거..동정이란거.. 그런거..전부 유치한..사랑놀이에서

생기는..소꿉장난 같은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지금의 내모습이..그런걸..??

당신의 마음을 어느정돈 이해할 것 같아..

그래..인정해줄께…당신..우리 언닐 닮았어..

당신 눈동자..오직 한남자만을 바라보며..죽기살기로 사랑한 우리 언니와 닮았어..

그래서..인정해주기로 했어..!!!

당신이 지키지 못했던..사랑..

당신이 끝까지 쉽게 눈감을수 없었던..이유..

내가..짊어질께..

당신이..목숨까지 내어가며..지키려 했던 것..내가..지켜줄께..

그러니..편히..가..

아주…편안히…





혜미의 눈에서..동준의 눈에서..

알수없는..후회의 눈물이..흐른다..

눈앞에 있는 채연의 죽음에..스스로 인정하면서도..마음아파..차마 지켜볼수가

없어..고개를 돌리고 마는 그들..

그때..시끄러운 발자국소리가..복도를 울리며..곧이어..무장 경찰들이..

룸안으로 들이닥쳤다..

처절한 안의 상황에.. 멈칫하던 그들이..곧이어..혜미와 설을..일으키며..

조심스럽게..이야기 한다..

“ 일단..여기서 나가시죠..!!”

그들이 이끌어주는대로.. 안내를 받아..나가던..혜미는.. 준후의 조용한 목소리를

다시한번 듣고는.. 그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고 만다..

준후 : 손대지마..!! 날..내버려둬..제..발..좀..

숨을 거둔 채연을 안고 있는..준후에게 손을 내밀다..멈칫하던 경찰이..

이내.. 포기해버리고.. 그런..그들의 시선에는 상관하지 않는다는듯..

죽은 그녀를 안고..몸을 일으키는 준후였다..

하지만..그의 눈동자를 바라본..혜미는 느끼고 만다..

이젠..예전의 장준후가 아니라는 것을..

뼈를 깍는 고통을 내포하고 있는 그의 깊은 눈동자가..

한없이..슬퍼보인다…





&&&&&&&&&&&&&&&&&&&&&&&&&&&&&&&&&&&&



준후의 모습이 입구에서 사라지자..바짝 마른 입술을..혀로 촉촉히..적시며

자신의 초조함을 다래고 있는 바다였다..

아무나 잡고..묻고 싶었다..

그가..왜 저리도..급하게..호텔안으로 발길을 옮겼는지..

하지만.. 3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후.. 경찰들과 함께.. 걸어나오는 준후를

보았을때..그녀는 그 이유를 알수 있었다..

준후의 품에 안겨..나오는..여자..

죽은듯..축 늘어져 버린..그녀의 몸에서..짇은 피비린내가 나며..

그녀에게서 흐르는 피가..준후의 몸을 적시고 있었다..

채..연..

바다의 동공이 커지며..준후에게로 달려가보지만..그녀는 절망하고 만다..

이미..숨을 거둔듯.. 핏기없는 채연의 얼굴에..알수 없는 공포를 느끼며..

머리를 욺켜쥐어보는 바다였다..

정실장 : 아가씨…아가…씨..??

준후에게 안겨 나오는..채연을 보며..절규하는 정실장..

하지만..바다는..그누구보다..상처받은 사람은..다름아닌..준후라는걸..너무도

잘알고 있었다..

죽은듯한..핏기없는 눈동자..

엠블런스에서.. 간이 침대를 끌고 나온..구급요원들이.. 준후를 웨워싼채..

채연을.. 빼앗아 보려 하지만..

이미 죽은줄 알면서도..그녀를 차마 놓지 못하고..안고 있는 그였다..

준후의 고통이..바다에게로 전달된듯..알수 없는.. 슬픔이..그녀의

심장을 쥐고..흔들고 있었다..

하지만..어쩔수 없는 상황에.. 그녀를 하얀 간이 침대에..곱게 눕혀보는..준후..

구급요원들 손에 의해..하얀 천이..채연의 얼굴을 덮어버리는 것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던..준후의 눈동자가..심하게 떨리며..

조용히..혼잣말을 한다..

준후 : 잘..가..거..라..

준후의 그 한마디에.. 그에게 다가서려던..바다가..멈칫하고..

작은 떨림으로 들썩이는 그의 어깨를..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울고 있어..

그가…울..고 있어..



채연의 죽음에..

눈앞에 있는..그녀의 차가운..체온에..

바다는..알수 없는..눈물을 흘려본다..

채연의 장례식..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듯한 준후였지만..바다는 알수 있었다..

영원히 치유되지 못할..상처를 입을 그라는걸..

그리고.. 바다는 장례식장에서 그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만다..

어디를 봐도..준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땅에 묻힐..채연을 보며..

두다리로 버티고 서있을 자신이 없었을지도..

아마도…

정말로..

그랬던 것이리라..

바다는 하얀 국화꽃이 만발한..채연의 관을 보며.. 다시한번..그녀를 원망해본다..





채연아..정말로..가버린거니..??

말없이..

한마디 예고도 없이..

정말로 가버린거니..??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있어..

너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이 있어..

이제..어쩔건데..??

준후를..어쩔..건데..??

너 때문에..자기 혐오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를..정말로..어쩔 건데..??

알려줘..!!

그를 지킬수 있는 방법을..

너..지금껏..준후를 지켜봐왔잖아..

그러니..네가 아는 방법을 내게 좀 가르쳐줘..!!

어떻게 하면..예전의 그로..돌아갈수 있는지..

제발..가르쳐..줘..채연아..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아파오는 가슴을 욺켜쥐고..

목구멍으로 넘어오는 설움을 쓰게 삼키며..결국은 주저 앉아 울고 마는 바다였다..

서러운듯..흐느끼는 그녀를 정훈이 조용히 일으켜 세우고..

가슴가득..끌어안아 본다..

정훈 : 잊자..바다야..
네가…아파할 이유 없잖아..
채연의 죽음으로 네가..아파해야할..이유..없는거잖아..

정훈의 한마디 한마디에.. 마음속으로 절규해보는 바다..

하지만..그런..그녀의 생각은.. 목소리가 되어..나오지 않았다..







알아..

내가 아파해야할 필요가 없다는거..

평소..채연은..날 그리도 미워했으니까..

우리..물과 기름처럼..너무도 다른 존재였으니까..

하지만..지금 이순간..내가 눈물흘리고 아파하는 이유는..

단순히..그녀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야..

그녀의 죽음으로..마음의 문을 닫아버린…준후..

그가 가여워..더..슬퍼지는 거야..

그의 슬픔이..내게도 전해져와..

그가..그렇게 아파하는데..

어딘가에서..자기 자신을 점점 죽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네품에서..웃고 있을 수가 없어..

채연이..미워..

그녀가..미워..

끝까지..준후의 심장을 거머쥐고 가버린..그녀가..너무..미…워..정훈아..



조용히 정훈의 어깨에 기대어..입을 막고우는 그녀를..바라보는 눈이 있엇다..

장혜미..

그녀가..멀리서..바다를 바라보며..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당신이었군..

선배의 심장을 거머쥔 여자..

바로 당신이었어..

죽은 강채연이.. 자신의 목숨 내바쳐가며..지켜주려 했던건..

바로..당신과..선배의 사랑이었어..

한번의 기회를 더..줄께..

그기회..내가 만들어 주겠어..

그러니..절대로 후회없는 선택을 하길 바래..




장례식장에서..오열하는 많은 조문객들을 바라보며..

혜미의 차가운 눈동자가..촉촉히 젖어온다..

그리곤..뒤돌아서며..손마디가 하얗게 변할때까지..주먹을 꼭 쥐어보는 그녀가..

굳은 결심을 한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차에 오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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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연이 죽은지 벌써 2주가 지났다..

어느정돈..안정을 찾은 준후가..연구소로 나오자..

혜미의 어두운 눈이 밝아지며.. 그를 반겨준다..

혜미 : 선배..이젠 좀 괜찮은가 봐요..??

준후 : 응..많이 좋아졌어..!!

밝게 웃어보이며..혜미의 말에..대답을 해주는 준후였지만..

허한..그의 웃음에..많은 아픔이 숨어있다는걸..누구보다도 잘알고 있었다..

준후 : 혜미야..

준후가 이상하게 말끝을 흐리며..그녀를 부르자..내심 놀라며..고개를 돌리는

혜미였다..

그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잔뜩 긴장을 하며.. 조용히 준후의 눈을 응시한다..

준후 : 저기..너..발령났다며..??

혜미 : 아..그거요..??
예..!! 제가 지원했어요..!! 그냥 갈사람도 없고 그런다기에..
설마..선배..벌써부터..저랑 헤어지는게..서운해서 그러시는건 아니죠..??!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저만한 조교 없다..생각하셨나 봐요..??
그러길래..평소에 좀 잘하시지 그랬어요…??
소잃고 외양간 고치면 뭘하나..
이미 잃어버린 소는..다른 주인을 찾았는데..

혜미가 밝게 웃으며..그에게..능청을 떨어보지만..

그런 그녀의 행동이 무색할만큼..준후의 눈동자는 아파보였다..




아직..슬퍼하고 있군요..선배..

채연이란..여자..

사랑하진 않았지만..

아니..사랑이란 감정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선배에게 있어..

상당한 의미였나 보군요..

알수 있어요..

선배 아픈 눈동자 하나만으로도..

그동안..그녀의 죽음으로 인해..선배의 심장이 흘렸을..피..

충분히..예상이 가요..!!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잖아요..!! 그러니..그런 눈빛 하지말아요..

이런 선배 모습..그녀가 보면..아마도..저승으로 가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세상을 떠도는 원귀가 되지 않을까..걱정이 되요..

그러니..이젠 웃어요..선배..

죽은 그녀에게 보답하는길..

그건..바로..선배의 사랑을 지키는 거예요..

바보같이 물러서지 말아요..!!

강채연이란 여자가..죽도록 노력해도..얻지 못했던..그 대단한 사랑..꼭 지켜보란 말예요!!





혜미 : 나 미국가면..선배 얼굴 보기 힘들겠네..??
아무튼..잘되서 올 테니..걱정말아요..!!
나 선배 없어도..내 처신하나는 똑바로 잘할 테니까..!!
그렇게..벌레 씹은 표정 말란 말예요..!!

준후 : 혜미야…나한테 양보하지 않을래..??
내가..그곳으로 갈게..
나한테..한번만 양보해줘..

뜻박의 말에.. 할말을 잃은 혜미가 그를 바라본다..

도피..??

현실도피..???

혜미의 머릿속을 맴도는 단어는 그것뿐이었다..

채연의 흔적이 묻어있는 이곳을 떠나고 싶은 것이리라..

죽도록..그립고 미친 이상황에서 도망가고 싶은 것이리라..

하지만..인정할수 없었다..

혜미는 그런 그를 인정하지 못했다..

채연이 눈을 감는 순간까지..안타까워했던..것..

준후와..바다의 사랑..

아직..결말을 보지 못했으니까..

혜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눈을 꼭 감고..이야기 한다..

혜미 : 아뇨..!! 선배가 왜 그곳에 가는거죠..??!!
왜..도망가려해요..??
채연씨 죽음이..그렇게도 맘아팠어요..??
그러면…그녀가 죽기 전에..그녀에게 그런 선배의 마음을 표현했던가요..??
아니잖아요..!! 채연씨..죽는 그 순간까지.. 선배사랑..안타까워했어요..
헌데..그런 그녀의 죽음을 헛되게 하진 않겠죠..??
채연씨가..죽도록 노력해도 얻을수 없었던 사랑..
너무도 쉽게 앗아가버린 그녀에게..선배 마음을 밝혀야죠..
그리고..결말을 지어야죠..!!
도망가지 말아요..!!
도망가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니..절대로 피하려 하지 말아요..!!
채연씨가..죽어가며..지키려 했던걸..그렇게 허무하게 무너트리지 말란 말예요!!

신경질적으로..말을 내뱉곤..준후를 노려보며..고개를 돌려 버리는 혜미..

온통..하얀색뿐인 연구소 복도는..그녀의 높은 굽 소리만이..삭막한..정적을

가르고 있었다..
..

어두운 방안..

커튼 사이로..들어오는 가느다란 햇살만이..방안에서 볼수있는 유일한 빛이었다..

넓은 킹사이즈 침대와.. 빽빽히 꽂혀 있는 책들..

그리고..깔끔히 정리된..책상..

딱딱할것 같은..그런 이미지의 방이었지만..

따스한..아이보리 커튼과.. 같은 계통의 침대커버가..

남성스런..이미지에..부드러움을..가미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무엇보다도..방안의 이미지를 포근하게 만드는건..바로..준후..였다..

그의 존재 하나만으로도..방안의 분위기는 화사함으로 바뀌고 있었지만..

요즘들어..유난히도..어두운..그의 눈빛만이..방안의 따스함과..대조되고 있었다..

연구소에서 일찍 퇴근해버린..그가..쇼파에..몸을 묻은채..뜬눈으로

앉아있는게..벌써 3시간 째다..

그의 머리속을 헤집고 다니는 얼굴..

바로 채연이었다..

끊임없이 괴롭히는 채연의 영상이..그를 불면증으로 몰아갔고..

결국은…설치는 잠으로 인해.. 체중까지 줄어버린..그였다..

- 똑똑,,

노크소리가 들려오며..낮고 깊은 목소리가..문너머에서 울려퍼진다..

“나야..형..들어가도 돼..??”

분명..선명히 들려오는 준영의 목소리였지만.. 준후는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의 허락이 없더라도..강제로라도 밀고 들어올 준영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아는 그였기 때문이다..

역시나..문이 열리며..어두운 방안으로 발을 내딛는 준영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준영 : 형..바다누나..찾아왔어..!!

준후 : ……

준영 : 형..!!

준후 : 돌려보내..!!

준영 : 일주일째야..!! 왠만하면 좀 만나주지 그래..??!!!
바다누나가 뭘 그렇게 잘못한거야..??
채연이 누나의 죽음이..형을 이렇게 만든거야..??
빌어먹을..말좀해..!!
형..이주째..그얼굴에..그표정..그말투..!!
이젠 정말 참기 힘들어!!!

준후 : 만나고 싶지 않아..
만나야 할 이유도 없고..

준영 : 형의 약혼녀야..!! 잊었어..??!!

준후는 준영의 어이없는 말에..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만다..

그렇다..

파혼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것이다..

채연의 죽음으로 인해.. 그누구도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고..준후마저도..깜박 잊고

있다가..준영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약혼녀란 소리에..흠짓 놀라며..혼자 웃어보인다..

하지만..준후의 그 웃음은.. 공허한 것이었다..

웃고는 있었지만..마음으로는 그누구보다도 처절하게..절규하고 있었다..

준후 : 파혼이다..!!

준영 : 뭐..??!!

준후 : 파혼이라고..!!

준영 : 형..미쳤어..???파혼..?? 그게 있을수 있는 이야기야..??
우리집에선..약혼같은거..애들 장난처럼..받아들이지 않아..!!
아버지..미치는거 보고싶어..??

준후 : 정해진 레파토리야..!!
파혼을 전제로한 약혼이었다..!!

준영 : 아니..결혼을 전제로한 약혼이었다고 해야지..!!

준후 : 틀렸어..준영아..!!

준후의 싸늘한 대답에..준영의 눈이 험악해지며..입을 떼지못한다..

아마도..끓어오르는 화를 눌러 참느라..입을 떼지 못하고..준후를 노려보는 것이리라..

준후 : 파혼 발표는..내일이다..!! 어차피 치뤄야할 홍역이라면..
일부러..늦게 미룰필요 없겠지..!!

준영 : 형..미친거야..!! 바다누날 만나봐..!! 누나를 만나보고..누나 눈동자를 바라보며..
형이 직접 말해..!!
할수 있어..??!!
할수 있냐고!!

준후 : 굳이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면..해야겠지..!!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이미 굳어진 준후의 마음을 돌릴길이 없는듯 했다..

준후에게로부터..등을 돌린..준영이..갑작스레 스치는 생각에 발길을 멈추곤..

그를 다시한번 돌아본다..

준영 : 설…마..형..!!
가족들마저 속인건 아니겠지..???!!

준후 : …

준영 : 젠장할..!!!

준후 : 제발..준영아..혼자 있고 싶다..

준영 : 너무 안심했어..!! 내가 너무 안심하고 형을 믿어버렸어..!!
애초부터..의심을 했어야 하는데..
정훈이 형과..죽고못사는 바다누나와..약혼한다 할때부터..뜯어 말렸어야
하는건데..!!

준후 : 네..행동이나 똑바로 하고 다녀라..!!
이번뿐이다..!! 이번만..넘어간다..준영아..!!

알수없는 준후의 말이었지만..

그 한마디로 인해..할말을 못해버린 준영이었다..

준후의 말뜻을 너무도 잘알고 있기에..

그리고..그가 무엇을 의미하는 너무도 절실히 느끼고 있기에..

그렇게 아무말 없이..돌아선다..

하지만..속으론..혈관이 터져나갈 것 같은 분노를 삭히느라..애를 먹는 준영이었다..

그가 나간후.. 어두운 방에 또다시 혼자 남겨진 준후..

바다가 다시한번 찾아왔단 소리에..숨죽여..울어본다..

비록..겉으론..멀쩡할지언정..그의 심장은 이미 녹아내려 버린지 오래였다..





바다야..지금 당장 네게 갈려가고 싶다..

널안고..널 사랑한다 말하고 싶고..

네 눈을 보며..평생을 함께하자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뿐이다..

널 생각하면 할수록..뇌리를 파고드는 채연의 영상이..날 무참히 짖밟는다..

어찌하야 하는것이냐..

정말로..널향한 내사랑이..채연이 목숨을 걸고..지킬정도로..

그리도 대단한 것일까..하는 회환이 든다..

그리고 후회한다..

그녀를 그렇게 보낼수밖에 없었던..내자신이..비참하고..초라해진다..

마지막..그녀를 마주쳤을 때..왜 좀더 따스히 대해주지 못했을까..하는

생각에.. 내 스스로..내목을 조이고 있다..

너와 함께 있을땐..채연의 존재가 보이지 않아..그녀에게 죄를 짓는 것 같다..

네 웃는 모습에..채연의 파리한 얼굴을 잊어버릴 것 같아..그게 두려운 것이다..

그녀가..끝까지 지키려 했던 것..

난..그게 무엇인지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다..

단지..내가 알고 있는건..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 만큼..

나또한 채연에게 그러한 사랑을 받아오면서도..그녀를 무참히 외면해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그녀의 믿을수 없는 죽음이..현실로 다가와 버린 이상..

절대로..너와 함께 하고프다는 내 욕심은.. 너무 과분한 것이 되고 말았다..

그냥..정말로..일말의 희망마저 보이지 않는..그런..꿈이 되고 말았다..






쇼파에 기댄채.. 관자돌이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아픔 머리를..

진정시켜 보려 하지만..

욱씬거리는 아픔은.. 전혀 가시질 않고..낮은 혜미의 중얼거림만..

그의 머릿속을 맴돌 뿐이었다..


- 채연씨..마지막 순간까지 선배 뿐이었어요..
채연씨가 지키려 했던건..다름 아닌 선배였다구요..!!
인간..이동준이 아니라..바로..장준후를 지키기 위해..목숨을 내던진 거란 말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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