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보는 데서 특별한 냄새를 맡는 버릇이 생겼다. 자세히 말하자면 후각적인 냄새가 아닌
시각적인, 아울러 심적인 냄새를 말한다. 이해하겠는가. 통속들이여

누군가를 만나 그 첫인상을 말한다. 이 사람에게서는 어떤 냄새, 그래 사람들마다 후각적으로도 그 사람만의 체취가 있다.
내가 만난 사람들에게선 늘 시멘트 가루 냄새가 났다. 숨막힌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땐 그래서 되도록이면 말을 않는다. 그 사람들은 회색의 빛깔이다.

그럼 난

누군가를 운명처럼 사랑하게 된다면
우선 물냄새를 맡고 싶다 생각이다. 초록의 냄새. 풀냄새는 분별없이 성욕을 불러일으키고
하얀 색은 소독약 냄새고, 그런데 물은 그 무엇도 흉내낼 수 없는 그만의 냄새를 가지고 있다.
그래 난 오늘도 물을 먹는다. 물이 좋다.
바라건대 내 사랑이여 지금 그대는 물처럼 내 곁에 있는데 아직 아무런 냄새도 색깔도 없어
그래서 가까이 있을 수 있는데, 그대 새파란 풀의 냄새로 나를 왜 끌어들이려 하오. 난
바라건대 우리 물로 머물고 머물러 영원히 함께 지내길 바라오. 물 같은 사랑을 꿈꾸는 건
아무래도 모순인가요

통속들아.
나 발가벗고 빈방 어두운 바닥에 드러누어 그대들을 기다린다. 날
채워다오. 이 빈 가슴 물로 채우고 싶은 마음의 나와
풀 냄새로 미칠 것 같은 성욕에 시달리는 나 너무도 다른 '나'들이
서로 밀고 당기고 얽히고설켜 있구나. 시간이 가면 모두 사그러들리라. 하진 마라 통속들아
내 사랑은 물로 남겨두고
풀의 마음은 너희 통속과 살 부비며 채운다.

관련자료

댓글 1

<span class="sv_wrap"> <a href="https://ivancity.com/essay?sca=&amp;sfl=wr_name,1&amp;stx=..." data-toggle="dropdown" title="... 이름으로 검색" class="sv_guest" rel="nofollow" onclick="return false;">...</a> <ul class="sv dropdown-menu" role="menu"> 님의 댓글

  • <spa…
  • 작성일
미친놈......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