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2월의 바람은 춥다.
그 기나긴 겨울의 터널의 막바지에 와 있는데 오늘은 왜 그리 바람이 찬지.....
동생 졸업식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식,
자신이 하고 있었던 일을 마무리 짓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에게는 늘 가슴 설렘과 새로움을 안겨준다.
초등학교때 새 학년으로 올라가는 단계에서 새 교과서, 새 공책, 새 연필.
이런 학용품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늘 가슴 벅찼던 기억이 있다.
새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담임 선생님, 그리고 새 교실.
나에게 배정된 자리와 또 새롭게 만나는 선생님들.
이 모든것은 나로 하여금 마음을 다시 긴장시키는 기분좋은 긴장이었다.

회자정리라 했던가. 사람이 사는 것은 모였다 흩어짐의 반복속에 이루어지지만
정들었던 친구들과 자신이 계속 연락을 취하고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 한
어쩌면 추억속에만 묻칠지도 모를 그 친구들.
일년동안 만나면서 쌍인 정들이 굳어지기도 전에
반이 바뀌고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고,
또 헤어지고.........
그렇게 사귄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
다시 새로운 출발을 향하여 마무리를 짓는 것이 졸업식으로
내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다.
조금만 더 친구들과 재미있게, 그리고 행복하게 보냈었더라면 하는 후회와
입시라는 문제에 걸려서 정신없이 보낸 현실에 대한 속상함,
그리고 정든 친구들과의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한채
오래전에 내 기억속의 졸업식은 끝이 났다.

오늘 동생의 졸업식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내 기억속의 졸업식을 더듬어 보면서
아련한 추억 속에 잠겼었다
참 유쾌한 기억이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동생에게 기쁨과 희망을 가지고
힘차게 출발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차가운 겨울, 이 바람이 사라지고
따뜻한 봄이 오면 진달래와 새하얀 목련이 필 것이다.
그 따뜻한 봄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며
2월 13일의 기억을 여기에 몇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