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부 그녀석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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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야!
너, 잠깐만 집 앞으로 나와라.\"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
녀석이 전화로 말했다.
\"왜, 무슨일 있냐? 거기 어딘데?\"
\"글쎄, 내려와 보라니까!\"
공원에서의 그 일이 있은 후.
녀석과 나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전처럼 편한 사이로 돌아와 있었다.
녀석의 장난스런 '뽀뽀공세'는
횟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아주 자연스러워졌고,
나는 그런 녀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내려가 보니 헬멧을 허리에 안은 녀석의 옆에는
오토바이 한 대가 있었다.
\"아니! 이거 웬거냐?\"
\"하나 구했지!\"
\"너, 결국 해냈구나!\"
녀석은 몇 달 전부터 오토바이를 한 대 사 달라고
부모님께 말했었고, 녀석의 부모님은
'나중에, 나중에...'라며 미뤄왔었다.
\"야-! 이거 죽이는데!!\"
\"야 ! 타 !\"
녀석은 하나뿐인 헬멧을 내게 건네주며 오토바이에 올랐다.
앞에 앉는 녀석이 써야지 무슨 소리냐며 괜찮다는 내게
녀석은 굳이 헬멧을 씌워주고는,
자신은 찬바람을 그냥 맞으며 나를 뒤에 태우고 달렸다.
\"어디로 가냐?\"
나는 녀석의 허리를 붙잡고 소리를 질렀다.
\"우리집에...\"
녀석도 소리를 질렀다.
(녀석의 등 뒤에서, 녀석의 허리를 꽉 안은채 달리면서
나는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차가운 줄도 몰랐었다.)
녀석은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차가 별로 다니지 않는 길을 골라 한참이나 달린 후에야
집에 도착했다.
오토바이에서 내린 녀석은 차가운 바람에 무척이나 상기된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웃었다.
\"잠깐만 기다려라!\"
녀석은 내가 뭐라고 말할 사이도 없이 가게로 뛰어가더니
손에 까만 비닐 봉지 하나를 들고 나왔다.
녀석의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들 어디가셨냐?\"
\"부부동반 송년모임에.
오늘 안들어오실지도 몰라!\"
\"누나는?\"
\"준희가 이런 기회를 놓치는거 봤냐?\"
\"야! 넌 누나보고 준희가 뭐냐?\"
\"겨우 두살 차이가지고 뭘!\"
\"겨우 두살? 두살이면....\"
\"또 시작이냐?
넌 어떻게 우리 부모님보다 잔소리가 심하냐?\"
\"이게 다 아우를 위해서 그러는거 아니겠냐!\"
\"야, 야! 그만하고 이거나 마시자!\"
녀석은 아까 가게에서 들고나온 까만 봉지에서
색깔이 아주 짙은 술을 한 병 꺼냈다.
\"준석이 너!
이걸 먹이고는 설마 날 어떻게 해보겠다는건 아니겠지?\"
\"짜식 여전히 눈치는 빨라서...\"
녀석은 웃으며 내 어깨를 쳤다.
나는 녀석의 그 말에 여름 방학 전,
녀석의 집에 와서 잤던 기억을 떠올렸다.
\"자! 너도 한 잔 해라!\"
나는 녀석이 따라준 술을 마신 뒤 잔을 녀석에게 건넸다.
\"어! 이것봐라!
형님한테 한 손으로 따르네!\"
\"형님? 좋아!
받으십시오. 형님!\"
나는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으로 녀석의 잔을 채웠다.
\"그렇지!
아이고 귀여워라. 짜식!\"
\"너~!\"
\"참, 그래 그래! 내가 잘못했다.
아이고 이쁜 놈!\"
나는 녀석을 뒤로 밀어 넘긴 후.
녀석 위에 올라탔다.
\"야,야! 그만해!
다 쏟았잖아!\"
녀석은 내 밑에 깔려서 소리를 질렀다.
나는 입술로 녀석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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