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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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엄마! 꼭 가야 해? 안가면 안돼?"



서우는 근심어린 표정으로 엄마를 쳐다보았다.

서우 엄마는 미안하다는 듯이 서우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미안하다. 서우야! 중요한 프로젝트라 꼭 가야해 엄마 승진이 달린 문제거든...미안하다."



서우는 잠시 생각한 후,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어쩔 수 없지 뭐"

"고맙다."



서우 엄마는 서우를 꼬옥 껴안으며 서우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그런데 서우야 정말 혼자 집에 있을 수 있니? 1, 2주도 아니고 석달인데 힘들지 않을까?"

"아니 가정부 누나도 있고 난 이제 꼬맹이가 아니잖아"



서우는 엄마에게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솔직히 엄마랑 그렇게 오래 떨어져 있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가정부 누나가 있다고 해도 저녁이 되면 돌아가기 때문에 캄캄하고 무서운 저녁에는 혼자 있어야 했다.

서우는 덜컥 겁이 났지만 엄마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러지 말고 이모댁에 가있으렴"

"싫어... 이모댁은 불편하단 말야 그리고 이모한테 폐 끼치고 싶지 않아"

"그래도... 정 그렇다면 알아서 하렴. 그리고 음... 점심은 어떻게 할거니?"

"사먹지 뭐. 아님 내가 만들어서 싸 가던지 나 요리 잘하잖아 엄마 헤~~~"

"호호 울 서우가 대견하네... 많이 컸어"

"헤헤 엄마도... 나 걱정말고 열심히 하세요."

"그래"



서우엄마는 서우를 다시 한번 꼬옥 안았다. 이럴 때, 서우 아버지가 살아 계셨으면...



서우아버지는 서우가 5살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출장을 다녀오면서 하루라도 빨리 서우와 그의 아내를 보기 위해 무리하게 올라온 그날, 졸음 운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하는 트럭을 미쳐 피하지 못하고 정면충돌하여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서우엄마는 서우가 나이가 너무 어려 충격을 심하게 받을 까봐 서우에겐 비밀로 했었다.

하지만 서우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 더 이상 숨기고 있을 수 없어 사실을 털어 놓았다.

서우는 한동안 충격을 이기지 못해 몇 달동안 실어증을 앓았다.

서우 엄마는 그런 서우가 너무 안타까워 아비없는 자식이라는 놀림을 받을 까봐 서우에게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런 서우 엄마의 노력으로 서우는 훌륭하게 그리고 착하게 자라 주었다.



"서우야! 오랜만에 외식이나 할까?"

"와! 응 ^^"



"더럽게 덥네 욕밖에 안나온다."



혁이는 연신 부채를 휘두르며 말했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혁이는 짜증이 났는지 우통을 벗어 제끼며 서우에게 부채를 건내며 말했다.



"야 최서우 안바쁘면 부채 좀 부쳐줘"

"응 알았어"



서우는 자신도 더워 짜증이 났지만 혁이가 건내 준 부채를 열심히 부치며 혁이의 등에 흐르는 땀을 식혀 주었다.



"아 시원하다."

"다행이네."

"이젠 됐어 고마워 너도 더우면 말해 내가 시원하게 해줄게"



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보였다.



"참내... 혁이 너 흥분되게 계속 웃통 벗고 있을래? 얼른 입어"

"싫어 임마. 내맘이야"



진호는 얼굴을 찡그리며 혁이에게 눈을 한번 흘긴 후, 서우를 봐라보며 말했다.



"저기 서우야?"

"응 왜?"

"음... 너 있잖아 음... 우리랑 같이 살래?"

"무슨 소리야?"

"저기 나 혼자 살잖아 알지?"

"응 근데 왜?"

"혁이랑 나랑 우리집에서 같이 살기로 했거든 근데 너도 같이 살면 재미 있을 것 같아서"

"너네 둘이 같이 살어?"

"응. 너도 생각 있으면 같이 살자고 재미있을 것 같지 않냐?"

"그건 그런데..."

"야 최서우 생각 오래하지 말고 같이 살자"



혁이가 서우와 진호의 대화사이에 끼어들며 말했다.



"그건 어렵지 않지만..."

"엥 어렵지 않다니 넌 엄마랑 단 둘이 살잖아"



진호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랬는데 엄마가 석달동안 출장을 가시거든 그래서 혼자 있어야 해"

"그거 잘됐네 같이 살자"

"생각해 볼게"

"그래 그럼 천천히 생각하고 나한테 말해줘"

"응 진호야"



진호는 씨익 웃으며 자기자리로 돌아갔다.



"서우씨...우리 날씨도 더운데 껴안기 놀이 할까?"



장난기 섞인 웃음을 지으며 혁이가 갑자기 서우를 끌어 안았다.



"왜 이래 징그럽게 앗! 더 워 어어어어어"



깜깜하다.

서우는 불을 킨 후, 썰렁한 집안을 둘러 보았다. 깨끗하게 정리된 거실. 아무도 없었다.

서우는 거실 한쪽에 자신의 가방을 놓은 다음 쇼파에 앉아 티비를 켰다.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가뜩이나 혼자 있기 무서운데 티비에선 귀신이 튀어나와 눈알을 깔고 재수없게 웃고 있었다. 서우는 깜짝 놀라며 티비를 껐다.



"에구구! 가뜩이나 무서운데 티비를 켜자마자 귀신이 튀어나오냐! 젠장..."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서우는 전화기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따르르르르릉



"하하하 여보세요"

"어 진호냐 나 서우"

"얼 서우 왠일이야? 야! 이혁! 그만 좀 웃어 안들려"



수화기를 통해 혁이의 자지러지는 웃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슨 재미있는 일 있어? 왜 그렇게 웃어?"

"어 혁이랑 비디오보고 있거든 제목이 뭐드라 곡슨가 뭔가?"

"재밌겠네..."

"재밌어! 한마디로 골까!"



여전히 혁이의 웃음소리는 계속됐다.



"저기 말인데 나도 가면 안될까?"

"안되긴 와! 혼자 있기 무섭구나?"

"그... 그건 아닌데 심심해서"

"자식 어여 와!"

"야 누구냐? 서우냐?"



혁이가 웃다말고 전화를 받고 있는 진호에게 물었다.



"어? 응!"

"바꿔죠. 바꿔죠. 여보세요"



혁이는 진호가 들고 있던 수화기를 빼앗아 들었다.



"혁이구나!"

"응 너 올려고? 빨리 와! 알았지?"

"아... 알았어 곧 갈께"

"그리고 올 때, 맛있는 거 사오고 내일 학교 갈 준비 다해 갖고 와라"

"어... 응 아... 알았어"

"기다릴께 서우씨...쪽"



자식 징그럽게...



서우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자기방으로 들어가 내일 학교 갈 준비를 했다. 노트, 체육복, 준비물... 그리고 잠옷.(콘돔과 젤은? ㅡ.ㅡ) 모두 다 가방에 가지런히 넣은 후, 문을 나섰다.

여름이라 그런지 한밤중이래도 장난아니게 더웠다.

서우는 혁이가 부탁(?)한 대로 편의점에 들려 과자랑 음료수 그리고 아이스크림등을 잔뜩 산 후, 택시를 탔다.



"아저씨. TBJ오피스텔이요 ^^;"



오피스텔...



"이야 많이도 사왔네..."

"후훗. 통 한번 크구나!"



진호와 혁은 서우가 사들고 온 군것질 꾸러미를 들쳐보고 기뻐하며 말했다.



"근데 술은 안사왔냐?"



혁이가 서우에게 실망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 니가 맛있는 걸로 사오라고 했잖아 그래서..."

"뭐? 에구 남자끼리 있을 땐 술이 최곤데..."



서우는 괜히 미안한 듯이 머리를 긁적 거렸다.



"술이라... 있긴 있어"



진호가 말했다.



"하지만 오늘은 안돼. 우리 토요일날 거하게 취해보자 어때?"

"얼... 그거 재밌겠는 걸"

"저기 난 술 한번도 안마셔 봤는데..."

"이 참에 배워! 임마!"



혁이는 서우의 등을 툭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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