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짜리를 만났어요(3) - 만나기로 약속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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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그 동안 자신 있게 살아왔습니다. 공부, 일, 생활, '끼'떠는 것까지도



자신만만하게 행동해 왔습니다. 하지만 딱 한가지 자신 없는 게 있습니다. 다



름 아닌 H입니다. 주위로부터 '말발이 세다'고 늘 들어오면서도 H와의 통화에서



는 자꾸 말이 막힙니다.



  오늘은 원래 제가 경험한 사상 최악의 세 번째 번개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다른 꺼리가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H와의 사이에 약간의, 아주 약간



의 진전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사무실에서 온통 H 생각만 했습니다. 제가 다니는 사무실은 별반 근사



한 직장이 못되나서 청소를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해댑니다. 오늘은 제가 당번인



데 복사기를 청소하다가 그만 토우너를 온 사무실바닥에 쏟아 붓고 말았습니



다. 그게 다  H에 대한 생각 때문입니다.





  저는 그 동안 자신 있게 살아왔습니다. 공부, 일, 생활, '끼'떠는 것까지도



자신만만하게 행동해 왔습니다. 하지만 딱 한가지 자신 없는 게 있습니다. 다



름 아닌 H입니다. 그 애가 워낙 부담(사실 이 말도 아주 많이 걸러낸 표현이고



정확하게 말하면 싫어합니다)스러워 하는지라 전화하는 일도 대뜸 내키지가 않



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큰맘 먹고 전화를 했습니다. 통화는 아주 짧았고 ...여



러분께 100퍼센트 공개합니다.



나 : 여보세요. 이거 H전화 맞죠?



H : 네 그렇습니다.(아주 경쾌한 목소리, 이 상태의 목소리를 경쾌도 100으로



보겠습니다)

    *** 이 세상에는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분이 좋은 소리가 있습니다.



        그중에 으뜸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새들이 지저귀는 소



        리, 숲 속의 시냇물 소리, 아기가 웃는 소리라구요...... 아쉽군요.

     

        죄송하지만 모두들 오답을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H의 목소리랍니다.



        그 중에서도 무엇무엇 합니다로 끝날 때의 그 '...다'자는 낭랑, 영



        롱,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국어사전을 아무리 들쳐봐



        도 만족시켜주는 표현이 없을정돕니다.



나 : 응, 저기 OO형인데 오래간만이다.



H : .................................그런데요 왠일이세요?(경쾌도40)



나 : 왠일...이라니 지금 밖인가 보구나?



H : 저 지금 많이 바쁘거든요(경쾌도20)



    *** H는 제가 전화를 하면 통화를 끊기 위한 수단으로 '지금 바쁘다'라는



        말을 매번 씁니다. 저는 이 말이 가장 듣기 싫습니다. 가슴에 못이 됩



        니다.



나 : 언제 한 번 만나줄 수 있겠니?(거의 구걸수준이었습니다. 제가 자존심도



    없는 푼수라구요? 저는 구걸 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이 마당에 무슨 짓은 못하겠습니까)



H : 언제 만나줄 수 있냐니요? 그냥 언제 만날 수 있니, 그렇게 물어보셔야죠.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에요.(경쾌도50, 경쾌도 상승증!)



나 : (이게 왠 떡입니까. 의외의 소득!) 그...게 틀린 거 구나. 그럼 언제가 좋



    을까?



H : 제가 말씀드린 적 있죠, 7월엔 한가하다구요. 제가 이 달에는 너무 바쁘거



    든요. 7월에 전화주세요.



나 : 그래 그럼 약속했다. 그때 다시 형이 전화할게.



H : 네, 그럼 수고하세요(경쾌도80으로 회복)





  만세! 경사, 이런 경사가 또 있습니까.

 

  전체 기립!  H님께 대하여 일동 받들어 총!



  해서 저는 한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나라에 경사스러운 일이 생기면 특별



사면령이라는 것이 있어서 죄수들을 풀어주는 제도가 있지 않습니까. 저 역시



같은 맥락에서 벅차기가 한량없는 그 형의 사과를 받아드리기로 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 형은 수차례에 걸쳐 사과전화를 해왔지만 그때마다 제가 거절



을 하던 차였습니다. 하지만 화해요청을 받아 드리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 형



의 죄목이 너무나 큰 중죄인지라 사과는 받아들이되 계속적인 인간관계를 할 것



인가는 앞으로 더 두고 봐야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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