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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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1시 30분, 토요일...
혼자 게이바에 들어섰다.
시끄러운 댄스바.
항상 햇볕이 들지 않는 공간...
평소 토요일에 모이던 고정 멤버들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몇 안되는 사람들끼리 서로 탁구공의 움직임같은 눈길만 주고 받고 있을뿐...
굉음같은 댄스 음악을 멈춘다면 아마 탁구공이 바닥에 튀는 소리가 날 정도의
움직임이다.
저런 사람들 의식하지 않고 미친듯이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을 억누루고 있다.
문앞에 서있는 삐끼의 입술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다시 나왔다.
풋내기 은행나무 같은 녀석!
문앞 거리에 오히려 사람들이 더 많았다.
빠에서 오른 더위를 식히려고.
웃통을 벗고 잘 발달한 대흉근과 삼각근 그리고 승모근등에 온갖 힘을 주어가며
서있는 마틴.
길거리 백열등의 역광때문인지 더 드라마틱하게 근육이 돋보인다.
그의 앞가슴의 승모근과 흉쇄유돌근이 만나는 코너에 고인 땀방울을 초점으로 그의
뒷편에 평소 뽈을 알기전에 호감이 가던 20대의 영국 사내가 체크 무늬 반팔 남방
을 입고 왼손에 칵테일 잔을 들고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를 쳐다본다.
난 그의 패션 스타일이 맘에 든다.
늘씬하고 훤칠한 그의 인물과는 조화가 안되는 약간 촌스런 스탈.
하지만 그의 눈빛은 열흘을 굶은 검은 퓨마처럼 날카롭고 강렬하고 뜨겁다.
항상 상의는 큰 체크 무늬 남방을 입고 바지는 약간 달라 붙는 정장 바지를 입
는다.
특히 서양인치고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작고 볼록한 이쁜 엉덩이를 가진 영국 사내.
바지가 약간 붙으니 당연히 대전근(엉덩이와 허벅지가 연결되는 뒷근육)이 움직이는
동작을 하게 될때면 그의 엉덩이는 그 어떤 포르노 영화의 제목 보다도 가슴을 설레
이게 한다.
대전근이 힘의 강도에 따라 아래위 또는 좌우로 수축했다가 이완했다가.., 그의 무의
식적인 동작의 춤노예.
동시에 바지가 팽창되면서 항상 12시 방향으로 세워 놓은 그의 장검이 힐끔 힐끔
드러나 보인다.
가끔 그 장검이 사냥감에 입도 벌리지 않고 조준을 하듯 섬짓할 정도로 날을 세운
적도 난 몇번 본 적이 있다.
\"아하~ 저 앞에 데이비드가 있구나!\"
무지 반가웠다.
웃으며 다가갔다.
날보고 반가워하는 데이비드.
얄삭한 그의 입술이 엡솔루트 보드카 냄새를 풍기며 내 양볼에 키스를 했다.
그리곤 물었다.
프랑스에 간 뽈이 보고 싶지 않냐고, 그에게 전화는 왔냐고...
얼버무렸다.
주위 시선을 의식해야 했다.
뽈과 나의 관계를 잘 아는 유일한 친구 데이비드.
알고보면 뽈을 만나게된 계기도 데이비드 덕분이었다.
인종과 성을 구분하지 않는 봄맞이 파티에 한국인인 나를 데리고 가준 데이비드.
오늘이 5월 26일이니까, 불과 한달 열흘 정도 전의 일이다.
파티가 열린 집은 꽤 넓었다.
이층과 아랫층을 합하면 200평은 훨씬 넘을 듯 했다.
그런 파티가 익숙치 않은 난 혼자 와인잔을 들고 하얀 기둥에 기대어 애써
사람들의 시선을 외면하며 집의 인테리어만 평가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쪽에서 스페인어가 저쪽 건너편 소파에선 억양이 강한 영국 사람의 영어가 들리기
도 하고 저쪽 부엌쪽 입구에선 프랑스어가 들렸다.
리듬없는 소음이었다.
누가 음악 좀 틀어 줬으면.
커다란 사기 그릇에 담아 놓은 나쵸와 와인을 들이키고 있는데 다 마신 와인잔을 채
우려 부엌쪽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아주 묘하고도 괴이한 시선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중년의 프랑스 신사가 부엌입구에서 날 한없이 주시하고 있다.
와인때문인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부끄러워 잠시 고개를 내려 인도산 수공 양
모처럼 보이는 카페트로 시선을 피했다.
내가 봐도 슬림한 내 몸.
하지만 가는 허리때문인지 작은 엉덩이임에도 불구하고 힘있고 다이나믹하게 느껴
진다.
혹시 그가 내 몸을 주시하는건 아닌지.
온통 검은색의 몸.
달라붙는 검은색의 리바이스 바지에 검은 보브 면쫄티.
그리고 어린왕자가 새겨진 친구가 선물한 백금 목걸이.
괜히 백금 목걸이를 만지작 거렸다.
그 목걸이가 어렸을때 교회에서 엠티갔다가 상으로 받은 검은 큐빅이 박힌 십자가
목걸이였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할때 마다 그 십자가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면 기분이 나아지곤 했었다.
크리스챤임을 포기하기로 결심한 날 아마 그 목걸이를 하수구에 던졌을게다.
이젠 됐다 싶어 시선을 다시 제 자리로 되돌리는데 이미 그는 내 옆에 다가와 서있었
다.
그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되지도 않는 영어로 대답을 해버렸다.
계속해서 말을 걸어대는 중년신사.
영어는 잘했으나 발음은 프렌치라고 일부러 강조 하는듯 어색했다.
목이 말라서인지 그는 그의 와인잔을 내 눈치를 보며 홀짝 홀짝 꺽었다.
내가 미대에 다닌다는 것을 매우 관심 있는척 하며 이층에 좋은 그림이 있다고
이층에 올라가자고 했다.
순진하게 순순히 그를 따랐다.
이층은 예상밖으로 그 넓은 공간에 벽하나 없는 원룸식으로 되어 있었다.
온통 하얀색조로 꾸며진 직각의 공간이 많은 모던한 스타일의 침실이었다.
난 계속 그 좋은 그림이란 것들을 찾았다.
앵글과 구도가 진부하기 짝이없는 윤기 흐르는 남자의 나체 사진 몇 점만 여기 저기
걸려 있을뿐,
작품이란 것은 없었다.
침대앞에 작은 서재처럼 꾸며 놓은 공간이 있었는데 거기 책이 몇줄 꽃혀 있었다.
난 일부러 침대를 피하려 그 쪽으로 가서 사진에 관련된 서적을 하나 뽑아 들고
유심히 읽었다.
매우 적막했다.
책장을 넘기는 내 손이 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려 무지 애씀에 조금씩 떨기 시작
했다.
저쪽에서 그의 거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물론 그에게 호감은 갔지만 이런 식은 정말 싫었다.
일부러 다가오는 그의 눈과 내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책장을 조금 빨리 넘겼다.
예상할 수 없는 그의 행동을 몇초 안되는 순간에 생각해 내려니 머리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내옆에 그가 느껴졌다.
어느 향수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은은한 무스크의 잔향이 풍겨 오는 것으로 보아
파티 바로 전에 향수를 뿌리고 왔음에 틀림이 없었다.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순간 그의 손의 내 책장을 넘기는 손으로
올라와서는 무슨 책이냐고 물었다.
대답하려는 그의 눈을 쳐다보는 순간 그의 얼굴은 이미 내 얼굴에 너무도 가까이 다
가와 있었다.
어색한 순간.
자세를 바로 하려고 몸을 돌리려는데 그가 너무 가까이 있어서 허리를 뒤로 재끼며
피하려다 그만 넘어지기 직전으로 몸을 휘청거렸다.
반짝거리는 그의 파란 눈이 내눈위에 계속 떠나지 않은 채로 뒤로 넘어지려는 내 허
리를 양팔로 감싸고 말았다.
어색한 자세였다.
내 몸은 뒤로 완전히 제쳐진 채로 하체만 그의 하체에 맞닿아 버렸다.
놀란 내눈은 할로겐등이 설치된 하얀 천장으로 고정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의 성기의 크기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아니 상상하기도 싫었다.
그러나 상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성기가 내몸에 닿았기 때문에.
한껏 발기되어 있는 그의 성기.., 너무나 커서 혹시라도 하는 생각에 겁이나기 시작
했다.
내몸은 그의 양손과 하체에 달려있다.
그가 손을 놓으면 난 뒤로 넘어지고 만다.
그의 선택에 맡길 수 밖에.
두가지의 선택.
그가 손을 놓느냐 나를 다시 제자리로 부드럽고 신사답게 세워 주느냐.
하지만 예상을 빗나갔다.
선택은 두가지가 아닌 세가지였다.
마지막은 그 위험에 처한 상황을 그가 이용하느냐.., 바로 그거였다.
그 포즈로 내 쫄티를 배꼽 아래에서 서서히 그의 입술과 회갈색 면도자국이 보이는
거칠은 턱으로 위로 올려 벗겨내기 시작했다.
정말 섬짓할 정도로 능숙한 솜씨였다.
쉐이빙폼 냄새가 점점 내 유두에 가까이 다가왔다.
뭔가 차가운 것이 살짝 살짝 유두끝에 느껴진다.
할로겐이 너무 밝은 것 같아 눈을 사리는 순간 갑자기 다시 눈을 크게 뜨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 내 예민한 유두끝에 \"쭉~\"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차가운 기운이 넓게 느껴
졌다.
내 가슴을 빨은체 깊은 호흡을 하는 그 신사.
유두가 화가 날대로 화가 난건지 딱딱하게 서버렸다.
침을.., 침을 삼켜야 했다.
하지막 목구멍도 뒤로 재쳐저 마구 흘러 나오기 시작하는 맑은 침을 삼킬 수가 없었
다.
내 입에선 맑은 침이 양옆으로 넘치기 시작했다.
혀를 길게 쭉빼낸 그의 얼굴이 목을 s자로 타고 올라와서는 내 양옆에 흐르는 침을
핧기 시작했다.
이미 부끄러움이 극에 달해 있던 난 신음 소리를 냈다.
그의 둔탁하고 거칠은 왼손이 내 검은 바지의 지퍼를 서서히 내렸다.
순간 밑층에서 비트가 강한 댄스 음악을 틀기 시작했는지 쿵쿵거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사람들이 의식이 된다.
그만하라는 신호로 나는 그 중년신사의 발등에 간신히 내 오른발을 올려 꾹밟았다.
이미 나도 한껏 발기된 상태에서 오른발을 움직이자 프리컴이 흘러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잠시 지퍼 내리는 것을 멈추고 그의 왼손이 내 앞부분을 아래위로 마구 문질러 댔다.
\"그만~~아~\"
신음 소리 섞인 저항이었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시 나의 왼발마저 가까스로 그의 왼발위로 겹쳐 꾹하고 밟으며 올라탔다.
그만하라고.
결국 내 두발은 그 중년신사의 양발위에 올라타고 말았다.
금방이라도 누가 올라올 것 같았다.
날 자기 양발위에 올려 태운체로 침대쪽으로 걸어서 인도하는 그 신사.
대담한 아저씨.
이사람이..,이렇게 남자다운 사람이.., 정말 이반이 맞는걸까.
나와 그의 심장 박동소리, 아랫층 음악의 진동..,
가까스로 이성에 집중해 있던 내 정신을 들뜨게 했다.
는 코발트색 양복 바지를 내렸다.
잘 벗겨지지 않자 발로 세차게 걷어 차버렸다.
내 바지도 내렸다.
내 바지는 무슨 이유에선지 완전히 벗기지 않고 무릎 바로 아래로 걸쳐두는 것이다.
어떻게 내 유두와 옆허리선이 예민한걸 금방 알아챘는지 계속해서 빨고 후후 불고
혀로 돌리고 했다.
내 검은 금박 팬티로 그의 혀가 닿는 순간 난 이미 황홀경에 빠져 있었고 그 또한
그제서야 눈을 감기 시작했다.
그의 왼손이 나의 오른손을 이끌어 그의 성기를 잡게 했다.
난 다시 놀라 눈을 떠버리고 말았다.
울퉁불퉁 느껴지는 그 신사 성기의 혈관과 할례받지 않은 귀두.
너무나도 커서 난 단호하게 소리지를 수밖에 없었다.
\"안돼!\"라고...
하지만 그땐 이미 그의 입술과 혀가 나의 항문과 딥키스를 하고 있었고
내 괄약근이 오므라졌다 풀렸다 하는 것을 느꼈다.
때론 빠르게 때로 혀끝으로 천천히 그러다가 갑자기 혀에 있는 힘을 다주고 항문속
으로 밀고 들어왔다.
그러는 사이 신기하게도 내 항문이 침인지 아님 항문에서 나온 액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로 젖어버렸다.
그런 상태로 천천히 그의 부드런 반곱슬 금갈색 머리카락이 내 상체를 다시 타고
올라왔다.
양손으로 내 다리를 \"V\"자로 활짝 벌린채.
이번엔 혀끝으로 유두끝에만 살짝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깨물었다.
현란한 솜씨였지만 두려움때문에 이미 온 신경은 나의 애널에 가있었다.
그의 귀두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고개를 꺼떡거리며 아래를 빼꼼히 여러 번 내려다 보았다.
내 머리카락이 면침대 카바위에 긁혀대는 소리가 유난히 귓구멍속으로 크고
강하게 들려왔다.
나의 두려운 눈이 그의 눈과 마주치자 그의 왼손이 이번에 내 힘이 들어간 엉덩이를
때려댄다.
힘을 빼라고 그가 부드럽게 속삭인다.
훨씬 덜 아팠다.
얼굴 표정이 좀 나아지자 반쯤 남은 그의 성기를 끝까지 밀어넣었다.
코에서 탄내가 나기 시작하고 눈앞이 노랗게 변했다.
눈에서는 눈물이 났다.
그의 입안이 내귀를 덮었다.
아랫배에 통증이 왔다.
그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속 직진을 할때는 그나마 기분이 괜찮았지만 좌우로 움직일때는 다리를 펄떡이며
그만하라고 사정을 했다.
그는 애걸하듯이 부드럽고 단호한 목소리로 \"안돼\"라고 하며 고개를 저어댄다.
그럴수록 난 그의 양팔을 더 세게 붙잡는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올려 아래를 내려다 보니 그의 성기가 확실히 내 항문에 들어왔다 나갔다 하
고 있었고 특히 나갈때는 나의 항문의 주위기 쭈욱 빨려 그의 성기둘레를 따라 나가
기도 했다.
딸랑 거리는 내 목걸이..,
어린왕자가 새겨진 목걸이.
이게 옛날 죄책감을 느낄때나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만지작 거리던 그 십자가
목걸이였음 하는 간절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온 동안 아무도 들어 주지 않았던 푸념같은 독백들이 공기속에서 내 신음
소리를 비웃는듯 주위는 답답했다.
땀이 흘렀다.
그도 그런 생각일까 하는 생각도 했다.
미간을 한껏 좁히며 눈을 감은 그의 얼굴을 가까스로 봤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그의 명상록에 따르면 철저히 이성에 따르라고 한다.
\"모든 것을 지배하는 이성, 당신은 이 이성에 주위를 집중시켜야 한다.
당신의 책들일랑 잊어버리고 더 이상 생각 하지 말라.
당신의 책들은 당초부터 당신의 일부분이 아니었다.
지금 죽음이 당신 앞에 와 있다고 생각하라.
당신은 늙었다.
이 세번째 부분을 더 이상 노예 상태로 내버려 두지 말라.
더 이상 이기적 욕망의 끈에 의해 조종되는 꼭둑각시 상태로 내버려 두지 말라!\"
-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
그는 감정이나 싸구려 감성이 인간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어쩌면 뽈은 날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철저하게 계산된 그의 욕구 분출의
놀이개로 여기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의 유형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길 바라지는 않았
지만 정반대의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뜨거웠던 땀들이 서서히 차가운 식
은땀으로 변했다.
생각없는 난봉꾼...
그가 뽈이다.
아랫층에서 누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혼자 게이바에 들어섰다.
시끄러운 댄스바.
항상 햇볕이 들지 않는 공간...
평소 토요일에 모이던 고정 멤버들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몇 안되는 사람들끼리 서로 탁구공의 움직임같은 눈길만 주고 받고 있을뿐...
굉음같은 댄스 음악을 멈춘다면 아마 탁구공이 바닥에 튀는 소리가 날 정도의
움직임이다.
저런 사람들 의식하지 않고 미친듯이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을 억누루고 있다.
문앞에 서있는 삐끼의 입술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다시 나왔다.
풋내기 은행나무 같은 녀석!
문앞 거리에 오히려 사람들이 더 많았다.
빠에서 오른 더위를 식히려고.
웃통을 벗고 잘 발달한 대흉근과 삼각근 그리고 승모근등에 온갖 힘을 주어가며
서있는 마틴.
길거리 백열등의 역광때문인지 더 드라마틱하게 근육이 돋보인다.
그의 앞가슴의 승모근과 흉쇄유돌근이 만나는 코너에 고인 땀방울을 초점으로 그의
뒷편에 평소 뽈을 알기전에 호감이 가던 20대의 영국 사내가 체크 무늬 반팔 남방
을 입고 왼손에 칵테일 잔을 들고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를 쳐다본다.
난 그의 패션 스타일이 맘에 든다.
늘씬하고 훤칠한 그의 인물과는 조화가 안되는 약간 촌스런 스탈.
하지만 그의 눈빛은 열흘을 굶은 검은 퓨마처럼 날카롭고 강렬하고 뜨겁다.
항상 상의는 큰 체크 무늬 남방을 입고 바지는 약간 달라 붙는 정장 바지를 입
는다.
특히 서양인치고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작고 볼록한 이쁜 엉덩이를 가진 영국 사내.
바지가 약간 붙으니 당연히 대전근(엉덩이와 허벅지가 연결되는 뒷근육)이 움직이는
동작을 하게 될때면 그의 엉덩이는 그 어떤 포르노 영화의 제목 보다도 가슴을 설레
이게 한다.
대전근이 힘의 강도에 따라 아래위 또는 좌우로 수축했다가 이완했다가.., 그의 무의
식적인 동작의 춤노예.
동시에 바지가 팽창되면서 항상 12시 방향으로 세워 놓은 그의 장검이 힐끔 힐끔
드러나 보인다.
가끔 그 장검이 사냥감에 입도 벌리지 않고 조준을 하듯 섬짓할 정도로 날을 세운
적도 난 몇번 본 적이 있다.
\"아하~ 저 앞에 데이비드가 있구나!\"
무지 반가웠다.
웃으며 다가갔다.
날보고 반가워하는 데이비드.
얄삭한 그의 입술이 엡솔루트 보드카 냄새를 풍기며 내 양볼에 키스를 했다.
그리곤 물었다.
프랑스에 간 뽈이 보고 싶지 않냐고, 그에게 전화는 왔냐고...
얼버무렸다.
주위 시선을 의식해야 했다.
뽈과 나의 관계를 잘 아는 유일한 친구 데이비드.
알고보면 뽈을 만나게된 계기도 데이비드 덕분이었다.
인종과 성을 구분하지 않는 봄맞이 파티에 한국인인 나를 데리고 가준 데이비드.
오늘이 5월 26일이니까, 불과 한달 열흘 정도 전의 일이다.
파티가 열린 집은 꽤 넓었다.
이층과 아랫층을 합하면 200평은 훨씬 넘을 듯 했다.
그런 파티가 익숙치 않은 난 혼자 와인잔을 들고 하얀 기둥에 기대어 애써
사람들의 시선을 외면하며 집의 인테리어만 평가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쪽에서 스페인어가 저쪽 건너편 소파에선 억양이 강한 영국 사람의 영어가 들리기
도 하고 저쪽 부엌쪽 입구에선 프랑스어가 들렸다.
리듬없는 소음이었다.
누가 음악 좀 틀어 줬으면.
커다란 사기 그릇에 담아 놓은 나쵸와 와인을 들이키고 있는데 다 마신 와인잔을 채
우려 부엌쪽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아주 묘하고도 괴이한 시선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중년의 프랑스 신사가 부엌입구에서 날 한없이 주시하고 있다.
와인때문인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부끄러워 잠시 고개를 내려 인도산 수공 양
모처럼 보이는 카페트로 시선을 피했다.
내가 봐도 슬림한 내 몸.
하지만 가는 허리때문인지 작은 엉덩이임에도 불구하고 힘있고 다이나믹하게 느껴
진다.
혹시 그가 내 몸을 주시하는건 아닌지.
온통 검은색의 몸.
달라붙는 검은색의 리바이스 바지에 검은 보브 면쫄티.
그리고 어린왕자가 새겨진 친구가 선물한 백금 목걸이.
괜히 백금 목걸이를 만지작 거렸다.
그 목걸이가 어렸을때 교회에서 엠티갔다가 상으로 받은 검은 큐빅이 박힌 십자가
목걸이였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할때 마다 그 십자가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면 기분이 나아지곤 했었다.
크리스챤임을 포기하기로 결심한 날 아마 그 목걸이를 하수구에 던졌을게다.
이젠 됐다 싶어 시선을 다시 제 자리로 되돌리는데 이미 그는 내 옆에 다가와 서있었
다.
그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되지도 않는 영어로 대답을 해버렸다.
계속해서 말을 걸어대는 중년신사.
영어는 잘했으나 발음은 프렌치라고 일부러 강조 하는듯 어색했다.
목이 말라서인지 그는 그의 와인잔을 내 눈치를 보며 홀짝 홀짝 꺽었다.
내가 미대에 다닌다는 것을 매우 관심 있는척 하며 이층에 좋은 그림이 있다고
이층에 올라가자고 했다.
순진하게 순순히 그를 따랐다.
이층은 예상밖으로 그 넓은 공간에 벽하나 없는 원룸식으로 되어 있었다.
온통 하얀색조로 꾸며진 직각의 공간이 많은 모던한 스타일의 침실이었다.
난 계속 그 좋은 그림이란 것들을 찾았다.
앵글과 구도가 진부하기 짝이없는 윤기 흐르는 남자의 나체 사진 몇 점만 여기 저기
걸려 있을뿐,
작품이란 것은 없었다.
침대앞에 작은 서재처럼 꾸며 놓은 공간이 있었는데 거기 책이 몇줄 꽃혀 있었다.
난 일부러 침대를 피하려 그 쪽으로 가서 사진에 관련된 서적을 하나 뽑아 들고
유심히 읽었다.
매우 적막했다.
책장을 넘기는 내 손이 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려 무지 애씀에 조금씩 떨기 시작
했다.
저쪽에서 그의 거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물론 그에게 호감은 갔지만 이런 식은 정말 싫었다.
일부러 다가오는 그의 눈과 내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책장을 조금 빨리 넘겼다.
예상할 수 없는 그의 행동을 몇초 안되는 순간에 생각해 내려니 머리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내옆에 그가 느껴졌다.
어느 향수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은은한 무스크의 잔향이 풍겨 오는 것으로 보아
파티 바로 전에 향수를 뿌리고 왔음에 틀림이 없었다.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순간 그의 손의 내 책장을 넘기는 손으로
올라와서는 무슨 책이냐고 물었다.
대답하려는 그의 눈을 쳐다보는 순간 그의 얼굴은 이미 내 얼굴에 너무도 가까이 다
가와 있었다.
어색한 순간.
자세를 바로 하려고 몸을 돌리려는데 그가 너무 가까이 있어서 허리를 뒤로 재끼며
피하려다 그만 넘어지기 직전으로 몸을 휘청거렸다.
반짝거리는 그의 파란 눈이 내눈위에 계속 떠나지 않은 채로 뒤로 넘어지려는 내 허
리를 양팔로 감싸고 말았다.
어색한 자세였다.
내 몸은 뒤로 완전히 제쳐진 채로 하체만 그의 하체에 맞닿아 버렸다.
놀란 내눈은 할로겐등이 설치된 하얀 천장으로 고정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의 성기의 크기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아니 상상하기도 싫었다.
그러나 상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성기가 내몸에 닿았기 때문에.
한껏 발기되어 있는 그의 성기.., 너무나 커서 혹시라도 하는 생각에 겁이나기 시작
했다.
내몸은 그의 양손과 하체에 달려있다.
그가 손을 놓으면 난 뒤로 넘어지고 만다.
그의 선택에 맡길 수 밖에.
두가지의 선택.
그가 손을 놓느냐 나를 다시 제자리로 부드럽고 신사답게 세워 주느냐.
하지만 예상을 빗나갔다.
선택은 두가지가 아닌 세가지였다.
마지막은 그 위험에 처한 상황을 그가 이용하느냐.., 바로 그거였다.
그 포즈로 내 쫄티를 배꼽 아래에서 서서히 그의 입술과 회갈색 면도자국이 보이는
거칠은 턱으로 위로 올려 벗겨내기 시작했다.
정말 섬짓할 정도로 능숙한 솜씨였다.
쉐이빙폼 냄새가 점점 내 유두에 가까이 다가왔다.
뭔가 차가운 것이 살짝 살짝 유두끝에 느껴진다.
할로겐이 너무 밝은 것 같아 눈을 사리는 순간 갑자기 다시 눈을 크게 뜨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 내 예민한 유두끝에 \"쭉~\"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차가운 기운이 넓게 느껴
졌다.
내 가슴을 빨은체 깊은 호흡을 하는 그 신사.
유두가 화가 날대로 화가 난건지 딱딱하게 서버렸다.
침을.., 침을 삼켜야 했다.
하지막 목구멍도 뒤로 재쳐저 마구 흘러 나오기 시작하는 맑은 침을 삼킬 수가 없었
다.
내 입에선 맑은 침이 양옆으로 넘치기 시작했다.
혀를 길게 쭉빼낸 그의 얼굴이 목을 s자로 타고 올라와서는 내 양옆에 흐르는 침을
핧기 시작했다.
이미 부끄러움이 극에 달해 있던 난 신음 소리를 냈다.
그의 둔탁하고 거칠은 왼손이 내 검은 바지의 지퍼를 서서히 내렸다.
순간 밑층에서 비트가 강한 댄스 음악을 틀기 시작했는지 쿵쿵거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사람들이 의식이 된다.
그만하라는 신호로 나는 그 중년신사의 발등에 간신히 내 오른발을 올려 꾹밟았다.
이미 나도 한껏 발기된 상태에서 오른발을 움직이자 프리컴이 흘러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잠시 지퍼 내리는 것을 멈추고 그의 왼손이 내 앞부분을 아래위로 마구 문질러 댔다.
\"그만~~아~\"
신음 소리 섞인 저항이었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시 나의 왼발마저 가까스로 그의 왼발위로 겹쳐 꾹하고 밟으며 올라탔다.
그만하라고.
결국 내 두발은 그 중년신사의 양발위에 올라타고 말았다.
금방이라도 누가 올라올 것 같았다.
날 자기 양발위에 올려 태운체로 침대쪽으로 걸어서 인도하는 그 신사.
대담한 아저씨.
이사람이..,이렇게 남자다운 사람이.., 정말 이반이 맞는걸까.
나와 그의 심장 박동소리, 아랫층 음악의 진동..,
가까스로 이성에 집중해 있던 내 정신을 들뜨게 했다.
는 코발트색 양복 바지를 내렸다.
잘 벗겨지지 않자 발로 세차게 걷어 차버렸다.
내 바지도 내렸다.
내 바지는 무슨 이유에선지 완전히 벗기지 않고 무릎 바로 아래로 걸쳐두는 것이다.
어떻게 내 유두와 옆허리선이 예민한걸 금방 알아챘는지 계속해서 빨고 후후 불고
혀로 돌리고 했다.
내 검은 금박 팬티로 그의 혀가 닿는 순간 난 이미 황홀경에 빠져 있었고 그 또한
그제서야 눈을 감기 시작했다.
그의 왼손이 나의 오른손을 이끌어 그의 성기를 잡게 했다.
난 다시 놀라 눈을 떠버리고 말았다.
울퉁불퉁 느껴지는 그 신사 성기의 혈관과 할례받지 않은 귀두.
너무나도 커서 난 단호하게 소리지를 수밖에 없었다.
\"안돼!\"라고...
하지만 그땐 이미 그의 입술과 혀가 나의 항문과 딥키스를 하고 있었고
내 괄약근이 오므라졌다 풀렸다 하는 것을 느꼈다.
때론 빠르게 때로 혀끝으로 천천히 그러다가 갑자기 혀에 있는 힘을 다주고 항문속
으로 밀고 들어왔다.
그러는 사이 신기하게도 내 항문이 침인지 아님 항문에서 나온 액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로 젖어버렸다.
그런 상태로 천천히 그의 부드런 반곱슬 금갈색 머리카락이 내 상체를 다시 타고
올라왔다.
양손으로 내 다리를 \"V\"자로 활짝 벌린채.
이번엔 혀끝으로 유두끝에만 살짝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깨물었다.
현란한 솜씨였지만 두려움때문에 이미 온 신경은 나의 애널에 가있었다.
그의 귀두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고개를 꺼떡거리며 아래를 빼꼼히 여러 번 내려다 보았다.
내 머리카락이 면침대 카바위에 긁혀대는 소리가 유난히 귓구멍속으로 크고
강하게 들려왔다.
나의 두려운 눈이 그의 눈과 마주치자 그의 왼손이 이번에 내 힘이 들어간 엉덩이를
때려댄다.
힘을 빼라고 그가 부드럽게 속삭인다.
훨씬 덜 아팠다.
얼굴 표정이 좀 나아지자 반쯤 남은 그의 성기를 끝까지 밀어넣었다.
코에서 탄내가 나기 시작하고 눈앞이 노랗게 변했다.
눈에서는 눈물이 났다.
그의 입안이 내귀를 덮었다.
아랫배에 통증이 왔다.
그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속 직진을 할때는 그나마 기분이 괜찮았지만 좌우로 움직일때는 다리를 펄떡이며
그만하라고 사정을 했다.
그는 애걸하듯이 부드럽고 단호한 목소리로 \"안돼\"라고 하며 고개를 저어댄다.
그럴수록 난 그의 양팔을 더 세게 붙잡는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올려 아래를 내려다 보니 그의 성기가 확실히 내 항문에 들어왔다 나갔다 하
고 있었고 특히 나갈때는 나의 항문의 주위기 쭈욱 빨려 그의 성기둘레를 따라 나가
기도 했다.
딸랑 거리는 내 목걸이..,
어린왕자가 새겨진 목걸이.
이게 옛날 죄책감을 느낄때나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만지작 거리던 그 십자가
목걸이였음 하는 간절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온 동안 아무도 들어 주지 않았던 푸념같은 독백들이 공기속에서 내 신음
소리를 비웃는듯 주위는 답답했다.
땀이 흘렀다.
그도 그런 생각일까 하는 생각도 했다.
미간을 한껏 좁히며 눈을 감은 그의 얼굴을 가까스로 봤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그의 명상록에 따르면 철저히 이성에 따르라고 한다.
\"모든 것을 지배하는 이성, 당신은 이 이성에 주위를 집중시켜야 한다.
당신의 책들일랑 잊어버리고 더 이상 생각 하지 말라.
당신의 책들은 당초부터 당신의 일부분이 아니었다.
지금 죽음이 당신 앞에 와 있다고 생각하라.
당신은 늙었다.
이 세번째 부분을 더 이상 노예 상태로 내버려 두지 말라.
더 이상 이기적 욕망의 끈에 의해 조종되는 꼭둑각시 상태로 내버려 두지 말라!\"
-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
그는 감정이나 싸구려 감성이 인간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어쩌면 뽈은 날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철저하게 계산된 그의 욕구 분출의
놀이개로 여기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의 유형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길 바라지는 않았
지만 정반대의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뜨거웠던 땀들이 서서히 차가운 식
은땀으로 변했다.
생각없는 난봉꾼...
그가 뽈이다.
아랫층에서 누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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