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정사이(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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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소름돋는 손이…채연의 팔목을 이끌자..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뿌리쳐 보는 그녀였다..

채연 : 손대지마!! 불결해!!

자신이 내뱉은 한마디에 놀라….남자의 구타를 기대하며..눈을

꼭 감아보는…채연이다..

하지만…기다리는..그의 거친 손길을 좀처럼 다가올생각을 하지 않았다..

살며시..눈을 뜬…채연은….잠시스치는….슬픔에 불과했지만..

분명히 보았다…

남자의 눈에..보였던…..

잠시..스쳤던…

커다란..슬픔을….

“ 일..어..나..”

남자의 조용한…음성에..긴장한 마음을 추스리고..서서히…일어나는 채연..

“ 옷입어..”

낮은 명령조의 말은…그뜻을 거스를수 없게 만들었다..

채연이…자신의 옷을…다시한번…추스린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남자가….키폰전화를 눌러..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

“ 종만이….차 대기시켜라..”

<예..형님..>

“ 그리고..상구놈 올려보내..”

<예…그러지요..>

간단한..대화…

채연은 잠시나마 부드럽게 풀렸던..그의 표정을 살피며..한가닥의 희망을 품어

본다…

자신을 다시…돌려보내줄거라는..가느다란 희망..

그의 옆모습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눈치를 살피는 채연..

그런 그녀의 모습을 느꼈는지…남자가 해답을 쥐어준다..

“ 돌아가….”

채연 : …..

“ 널..돌려보내주마..”

의외로…쉽게 풀어지는 이상황을..이상하게 생각하는 채연이다..

설마…..

준후를 건드리려는건..아니겠지…

나를 돌려보내고..그를 건드리려는건…아니겠지….

안돼…..

절대로..안돼..

채연 : 안가…!!!!

갑작스런 채연의 말에…놀란 남자가…그녀를 바라본다..

채연의 까만 눈동자에는 단호함이 담겨져 있었다..

자신에 의해…겁탈당하던..그런 연약한 채연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녀의 눈에….오기가 서려 있었다…

가지 않겠다는………그런……어이없는…..오기…

방금전까지만해도….집에 보내달라고 애원하던..그녀의 갑작스런 반응에

당황하는 사내..

“ 왜…가지..않겠다는..거지..??”

채연 : 그러는 당신은 왜 날 보내주겠다는거야..??

“ ……”

채연 : 나 돌려보내고..준후를 끌어들일 생각은 그만..접어…
차라리 내가 여기서 나가지 않겠어..!!
내가..당신 옆에 있을 테니…준후는 건드리지마..

채연의 말에….

채연의 눈빛에….

남자는….떨고 있었다…

준후를 향한…채연의 사랑…

한때는…자신도..죽고 못사는 사랑을 했었다…

물론..지금은 혼자 남겨진 자신이지만…

그는……2년전…자신이 죽도록 사랑했던..한 여자를 떠올리며..

채연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큰 상처가 있지만…..당당해 보이는…눈빛..

그…상처를…..자신감으로…감싸버린채…다시는..어느 누구에게도

내비치지 않겠다는듯…그렇게…보이지 않는 슬픔을 안은 여자..

닮았다..

공포에 떨면서도…준후의 이야기만 나오면…이를 앙물고..

자신의 생살이 뜯기는 고통이라도….달게 참아낼줄 아는..여자..

자신의…옛..사랑과…너무도 닮은 채연이다..

남자가..채연의 눈동자를 바라보며..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리곤….채연의 뺨에..자신의 손을 가져가 보지만…

여전히..그녀는 웅크리고 만다..

하지만…..결국…남자의 손이…채연의 보드라운 뺨을 스치고…

이내….남자의 입술이 ..채연의 입술을 덮고 만다..

숨막히는 입맞춤..

남자의 갑작스런..행동에 놀라..방어할사이도 없이..덮쳐내렸던..

그의 입술을..느끼며…다시한번…지옥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에… 치를 떠는 채연..

그러나…그의입술에…자신도 모르게..안정감을 찾고 만다..

자신을 덮쳤을때와는 다른느낌…

거칠고…자신의 욕망만을 추구했던..그전의 키스와는 달리..

그녀를 배려하는듯한…부드러운 키스에..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열어주고 마는 채연이다..

짧고 진한 키스가 끝난후…남자가 고개를 들어..그녀를 바라본다..

그리곤…가슴아픈 눈동자로..그녀에게 이야한다..

“ 돌아가라…
너한텐…잊을수 없는 상처가 되어버린…어젯밤을..깨끗이..지워라..
네가…걱정하고 있는…네 사랑…아프게 하는일..다시는 없을 테니..
이대로..돌아가서…깨끗이..잊어라..”

깊은 목소리….

준후의목소리에서…부드러움을 느낀다면..

그의 목소리는…거부할수 없는…강함을 느낀다..

곧..노크 소리와 함께…한 사내가 들어오고..

그에게..간단한 지시를 한후..남자는..담배를 꺼내 문다..

남자의 지시를 받은 사내가..채연의 팔목을 잡아 끌고..

침대에 앉은채..담배를 꺼내물며…라이타를 켜고 있는 그에게서..시선을

떼지 못한채…끌려나가는 그녀였다..


당신…왜 상처받은 눈을 하고 있는거야..??

당신 때문에….아파해야 할 사람은 난데…

왜..당신이…날보며..아파해야 하느냐고…

잊지 않겠어…

당신은 잊으라 했지만….절대로 잊지 않아..

당신 앞에서..구겨진..내 자존심…

당신 앞에서…무릎꿇고 빌어야 했던..치욕..

절대로..잊지 않아..

당신이..잠시나마..느끼게 해주었던…그…어마어마한..공포를..

절대로..잊지..않겠어…

바다의 납치 사건 이후..신경이 곤두설대로 곤두선..준후였다..

테이블위에..어지럽게 널부러진…흰종이들..

알수 없는 말들과…엄청난 수치의 숫자뿐이었다..

준영이…차키를 들고…자신의 방에서 나오며…준후를 본다..

그리곤…그의 그런 모습에…의아함을 느낀듯…한참을 바라보고만..서있다가..

이내..말을 건다..

준영 : 형이..사업에도 관심이 있었어..??

준후 : ……어디 가니..??

준영 : 어…운동하러..

준후 : 그래..

준영 : 이거..정훈이형..회사네..??

준후 : ..

준영 : 뭐하는거야..???

준후 : 할일이 있어서..

준영 : 할일 되게 없네…남의 힘든 회사 사정까지 봐줄정도라니..

준후 : 운동이나..잘하고 와라..!!

준영 : 같이 가자..!!

준후 : 이거 끝내야해..

준영 : 알았어…

못내 아쉬운듯..돌아서는 준영..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준후가 말한다..

준후 : 고맙다..준영아..

갑작스런..준후의 말에…고개를 돌려 형을 바라보는…준영이다..

그런..그를…부드럽게…바라보는 준후의 눈은..동생을 향한 따뜻한

정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준영 : 뭐..가..??

준후 : 그냥…너 때문에…소중한것을 지킬수 있었어..

준영 : …?????

암호 같은..준후의 말에..고개를 갸웃거리더니..이내..투덜거리며..나가

버리는 준영이다..

준영 : 가끔…알아들을수 없는 말로 나를 욕하나 본데…
자꾸…그러면 가만 안둬!!

그의 모습이…현관문 너머로 사라지자..

쇼파등받이에..피곤한듯..고개를 젖혀보며..눈을 감은채…

보이지 않는 준영이지만…그에게…혼자말을 해본다..

준후 : 네 덕분에..바다와 내 자신을 지킬수 있었다..준영아..
아마도…바다에게..무슨일이 생겼다면..나도..같이 죽었을거야..
하지만…네..덕분에…그녈 지킬수 있었다..
그리고….나도…살수..있었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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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사 : 뭐라고..??

박부장 : …사모님!!

이여사 : 박부장..자네 지금….

박부장 : 지금..회장님께서도…바쁘게..뛰어다니시지만…
이번..위기..넘기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여사 : 말..도..안돼…

박부장 : 사모님…

이여사 : 나가게….

박부장 : …

이여사 : 나가란..말이야..!!!

머리를 짚어 내리며…박부장에게 신경질적으로 손짓을 해보이는

이여사였다….

자금줄도 팍팍한 이 상황에…큰..공사건 오다가 취소되다니..

그 공사만..제대로 했다면..

밑바닦을 기던 신용도..어느 정도는 회복이 될것이고..

워낙에 큰 공사이다 보니..

그 공사만 마무리 되면…당분간은 무리가 없을줄로 알았는데..

머리가 아파옴을 느끼는 이여사는..지금 밖에서..동문서주하고 있을

자신의 남편을 떠올린다..

정부가 추진했던..공사이니만큼..그 규모도 컸지만…워낙에…중요한 오다였기에..

그만큼..타격도 컸다..

거의 다 된거라고 생각했다.

어제까지만 해도…유난히도..환한 얼굴로 귀가한 남편을 보며..어느정도는

맘을 놓고 있던..이여사였다..

그 오다만 따내면…정부가..그의 신용을 인정해주는 꼴이 되기 때문에..

그동안 막혔던..자금줄이며…공사건으로 돌아올 이익도..만만치 않다고

보아야 했다..

헌데…하루만에..최소라니..

아니..자격 미달로..후보에서..그렇게 허무하게 밀려나 버리다니..

이여사는 세차게 뛰는 심장을 주체할길이 없는듯..기어이는..안정제를

한알 먹고 만다..

그리고…이내..안정을 찾은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얼굴..

준후….

그의 큰 외삼촌이..건설 교통부 장관이다..

이번…공사를 정부에서 추진하는 만큼…건설교통부 장관인..그의 외삼촌 입김

이 상당히 셀것이다..

말한마디로..후보들을 탈락시키는 것은 아무것도..아닐것이다..

설마…

준후…너냐..???

단지…명목상..약혼녀의 일로..그리도 과민반응하는 너를..

이해할 수가 없구나…

정훈의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너는 정훈의..둘도 없는 친구이기에..

그친구의 실없는 사랑을 지키려..그녀를 네 옆에 두었던거..아니더냐..

헌데…그런 소중한 친구의 심장과도..같은…회사를…위협하면서까지..

그 사랑을 지키려는 네의도가..의심스럽구나..

지..금..네 행동은…사랑하는 여자에게..상처를 입힌..나에게..

마치…경고를 하는것 같아..

네여자를 다시는 상처입히지 말라는..그런…경고..

아니겠지..

돌아서며..잠시 내게 보였던…네 눈빛..

진심이 아니겠지..

절대로…그럴리 없겠지..



생각에 잠긴..이여사..

하지만…이내…안정제를 먹은 효과도 없이..심한..떨림을 멈추지 못한다..

- 그녀가.....잡초라도....
그녀가....제 영양분을 뺏앗아....말라비틀어져 죽는 한이 있어도..
저는 그 잡초....보호할겁니다....
밟아도 밟아도...죽지 않는 생명력....
제가....줄겁니다..!!!

마지막에 돌아서며..준후가 했던말..

이여사는…확신하고 만다..

그날..잠시 느꼈던..불안함을…

바다를 향한..준후의 사랑을….

아프다며…몇칠 결근을 했던..준후가 연구소에 출근하자..

여기저기서…인사를 건네온다..

준후 : 좋은 아침이예요..

“ 어머..팀장님!! 몸은 괜찮으세요..??”

준후 : 예..아주 좋습니다..!!^^

“ 많이 아프셨나 보네요..”

준후 : 예..독감에 걸려서..

혜미 : 요즘 독감은..입술도..찢기나 보죠..??

혜미의 가시돋힌말…

하지만…그런 혜미가 귀여웠는지…준후가..살며시 다가가…그녀에게..

환한 웃음을…보인다..

혜미 : 웃지마요..!! 난 선배의 그런 웃음 하나도 안좋아하니까..

준후 : 하하..정말이야..??

혜미 : 당연하죠..!! 임자 있는 남자한텐 흥미 없다구요..!!

당당하게 말을 해보이며..연구실을 나서는 혜미..

실험 자료들을 한 아름 안고 연구소 복도를 걸어가는 그녀의 구두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린다..

몇칠전 전화를 받았다..

채연을 돌려보냈다는…그의 이야기에…불같이 화를 냈던..혜미..

하지만..이내..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소리에..안정을 찾은 그녀였다..

준후는 채연을 사랑하지 않는다..

혜미는…채연이…다른 사내에게..발가벗겨져…심한…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언제나 따듯한…준후로써는 참기 힘든..곤욕이겠지 하는 생각에..

어쩌면..다른 이들로부터..몸이 더렵혀진 여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그의 모습을 기대하며..

하지만…그럴…이유가 없어졌다..

준후는…그곳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다..

사랑하는 약혼녀가…애처롭게..사정하는데도…그곳에 나타나지 않았다..

혜미는…혼자 회심의 미소를 지어본다..

&&&&&&&&&&&&&&&&&&&&&&&&&&&&&&&&&&&&&&&&&&&&&&&
퇴근시간….

혜미의 눈이 분주히 준후를 찾는다..

하지만..준후는 어느새 나가버리고 없다….

재빨리 나가면..따라잡을수 있다는 생각에..발걸음을 서둘러 본다..

그리고..주차장에 들어선 순간..

혜미는 숨이 멎을것만 같은..고통을 느껴야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자신이 어리석다고 생각한 순간 이었다..

채연과..준후…

퇴근시간에..그리도 빨리 서둘러 나갔던..그…



바보같이…

바보같이..

너무 쉽게..그의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짓고 말다니..

장혜미…

너..언제부터..그렇게..아둔해 진거니..

머리 회전이라면…

잔꾀라면..

그 누구에게도..지지 않을 네가…

그녀에게 한방 먹었어..

그녀는….선배에게..연락하지 않았던..거야..

아무것도 모르는듯…저렇게 웃음 지을 선배가 아니잖아..

적어도..

아무리 사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냥..지나쳐..스치는 인연이라도… 가볍지 않은 전화한통을 무시해버릴정도로..

냉정한..사람…아니잖아..

사랑한다면서… 욕심난다면서… 아직까지..선배의 그런 성격하나

파악하지 못할정도로.. 너..바보였던거니..??

그런거야..?? 장혜미..??




간단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두사람..

둘다..모두.. 많이…야윈 모습이다..

혜미는… 준후의 옆에 서서…그를 바라보는 눈빛 하나만으로도..

채연이..얼마나..그를 사랑하는지를 알수 있었다..

하지만..어딘지 모르게…슬퍼보이는 눈동자..

까만눈동자에는…준후를 향한 사랑뿐이 아니었다..

알수없는..깊은..슬픔..

같은 여자가 느끼기에도..너무나 아파보이는 그런 슬픔의 파도가

그녀의 눈에서…잔잔히..일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란..여자..

그..눈빛…도대체..뭐야..

선배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모자라…동정심마저 얻으려는듯..

한치의 빈틈도 주지 않고.. 선배를 옭아매려는듯…

그렇게…사랑과 슬픔을 동시에 내비치는 눈빛..

신경쓰여..

아파보이는 당신 눈빛…

선배를 향해..보이는 그…슬픔…

정말로….신경쓰인다고..


혜미는 자신도 모르게 하얀 뼈마디가 다 드러나 보일정도로 자신의 주먹을

세게 쥐어본다..

너무 당연한듯..판단을 내렸던..자신을 탓하며..

그런..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그저…가라앉지 않는 흥분에..부들 부들 떨고 있는 혜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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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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