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대하여(2)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택시는 쉽게 잡혔다.

"합승은 사절이고 세브란스 병원으로 갑시다"

택시에 타자 마자 인재는 건조하게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요샌 합승 같은건 안합니다"

기사는 심드렁하게 인재의 합승 사절을 못마땅해했다.

"네 그래요 죄송합니다.뭘좀 생각할게 있어서요"

"꼭두 새벽부터 병원에 가는 걸 보니 뭐 안좋은일 있나보네요"

.........................

인재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가 않다.그냥 조용히 그냥 가만히 병원으로 향하

는 시간 만이라도 자신을 좀더 추스리고 싶었다.

차창밖은 이제 서서히 밝아져 가고 있었다. 초겨울의 스산한 이른 새벽이 인

재를 더욱더 서글프게 만들었다.뜨거운 스팀이 쉴세 없이 뿜어져 나오는 차

안과는 대조적인 밖깥 풍경이 한없이 슬프지만.또 한편으로는 왠지 모를 후

련함이 베어나오는 인재의 마음과 잘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차안은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 했다.겨드랑이에서부터 서서히 땀이 베어나기 시작 했다.창문

을 조금 열어 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참기로 했다.참는 것이 언제나 미덕만

은 아니라는걸 잘알면서도.........

차는 이제 강변도로를 달려 신촌으로 접어 들기 시작했다.달리는 차 너는 아

는지 모르는지 나의 이 두려움을..... 그냥 한번의 주저함도 없이 앞으로 앞

으로 달리고만 있구나

이제 다 왔다. 나는 돈을 지불하고 이 차안에서 내려야 한다.그래 그래야만

한다.

날씨는 생각보다 더 추운 것 같았다. 코트깃을 세웠는데도 귓볼이 금새 빨갛

게 변했다.

더운 차안에서 생성된 땀이 차가운 바람에 증발되면서 온 놈을 한기들게 했

다.

주머니에 손을 꼽고 영안실을 향해 걸었다.그리고 숙일수 있는 만큼 자신의

고개를 숙였다.차마 영안실이지만 최은영이란 글자를 보며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인재는 되도록 천천히 걷기로 했다.자신의 발등이 한발짝씩 옮겨질때

마다 번호를 메겼다.초조했다 두려우 다.점점더 현실로 다가오는 은영의 죽

음이 인재는 무서웠다.메겨지는 걸음의 수는 이제 그가 자신의 목적지에 거

의 다 왔음을 말해준다. 이젠 카운터 다운이 시작된다.

10....9.....8.....7.....6.

"아 벗어나고 싶다.지금 이 순간 날 이 어두운 수렁에서 건져 내줄수 있는

구세주가 있다면.....

아 구세주가아니라도, 아니 구세주가 없다면 날 은영에게서 도망치게 만들었

던 그녀의 아버지라도 나타나서 날 밀쳐내준다면........"

"오셨군요"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