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어쩌면 그리 반가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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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를 허전함에 가까운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셨네.
독한 것이 사랑인줄만 알았는데
그 보다 더 독하고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
한 잔 마시고 또 한 잔 마시니
술보다 더 독한 것이 있습디다.
시작도 끝도 모른 채 돌아서야 했던 사랑.
옆에는 연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너무도 다정하게
서로의 술잔을 채워주고 있었지요.
이제 더 이상 마시면
내 자신이 무너질 것 만 같아
술잔을 놓고 일어섰지요.
거리로 나서는데 비가 세차게 내리더군요.
우산도 없는데 하는 걱정보다
내리는 비가 어쩌면 그리 반가운지.
꼭, 그대를 다시 만난 것 같았지요.
(그 사람 생각에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셨답니다.
너무 취한다 싶어 일어섰는데
비가 얼마세 많이 내리는지
저는 그냥 우산도 없이
걸었지요
꼭 비가 저를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아
너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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