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피 (1) - 17세의 나레이션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야 일로와봐!\"

하늘은 회색빛이 감돌고 있었다. 붉고 검은 띠가 하늘을,갈라놓고 있었다.

나는 흐린 날씨를 싫어 했기에 교무실 창문 너머로 하늘을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네? 저요?\"

반 아이들은 이런 나를 '악마의 자식'이라며 곧잘 놀려댔다. 태양이 가려져

있지 않은, 쨍쨍한 맑은 날씨를 좋아한다고 떠벌렸더니 악마가 천사인 척

일부러 과장한다고 붙여준 것이었다.

\"너...13반 반장이지? 너희 반만 아직 성금이 덜 모였는데?\"

담임선생님의 부탁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사례로 귤 하나를 받아들

고 나오려는데 어떤 사람이 날 불러 세웠다. 안경을 벗고 있었으므로.가까

이 가서 보니 국어선생님 이었다.

\"아...그건 아직 내지 않은 아이들이...\"

\"오늘이 마감일인데 무슨 소리야!\"

흐릿해서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그는 인상을 아주 심하게 구기고

있는듯 했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이 돈을 걷는 일을 맡았다는

것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어쨌든 네가 돈을 메꿔서라도 오늘까지 내도록 해!\"

\"네...\"

어정쩡하게 대답을 하고는 고개를 수그리고 교무실을 나오면서 나는 나의

장래희망을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해 보았다. 그러나

어차피 마지막에 도달하는 것은 나의 능력문제 였으므로, 일단은 이제까지

의 희망을 접어두는 것으로 혼란을 마무리 지었다. 나의 좀 전까지 장래희

망은 교사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교무실을 나오려는데 대걸레 자루를 부러뜨려 만들었

다는 나무 막대기를 흔들며 무언가 중얼거리듯 말하는 지리선생님이 보였다

.어떤 아이가 그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 나는 지리선생의 취

미가 우리들중 하나를 불러내어서 이른바 '사랑의 매'를 휘두르며 설교하는

것 이라는걸 알고 있었기에 눈여겨 보지 않고 교실로 향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