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새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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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 wrote:
> 참 이른 가을이네요.....
> 늘 열대야에 시달리며 잠못 들던 때가 엊그제 같건만
> 어느새 계절은 가을로 치달아와서 우리곁에 조용히 머물고 있었지요. 지난밤 모처럼 달게 잠을 자고 나서
> 아침을 맞아보니 선득선득 하더군요.
> 그래서 알았습니다. 벌써 가을이라는 것을.....
> 지난 여름은 정말 더웠지요?
> 그렇지않아도 무거운 몸에 열마저 많아 늘 땀과 함께 사는 제게 여름은 참으로 악몽의 계절이죠.
> 젊었을 적에야 치기로라도 이 몸에 어울리지도 않을
> 나시라든가 반바지를 걸쳐보기나 했지요.
> 이 나이 먹어버리니까, 그러기엔 체면과 뱃살이 그리고 남자치고는 너무 허멀건 살색이 방해를 해서 말이죠....삼복더위에도 늘 껴입고 다녔더니 글쎄 점점 더
> 속살이 하야지더라니까요....지금 웃고 계시죠? 그러지 마세요, 전 심각하답니다. 남자가 어느정도의 야성미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제겐 그쪽으로는 빵점이라니까요. 암것도 없어요. 남들에게 다있다는 다리털마저 보일듯 말듯...거기에다가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마저
> 있는듯 말듯....참나 이러니 누가 날 보고 야성미는 커녕 비웃지나 않으면 다행이라고 하지요...
> (오늘 메일은 좀 Y담으로 나가는 것 같죠.^^ 두고 보세요 앞으로 더 심해질테니....^^)
> 오늘밤은 참 좋군요.
> 하늘엔 별이 총총하고
> 가슴엔 우수가 가득하니
> 그래요... 오늘 같은 밤이면 지난번에 제가 하려고 했던 말을 남김없이 쏟아낼 수가 있겠어요.
> 아~ 마침 지금 시디플레이어에서 그 노래가 나오는 군요.....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십년이 훨씬지나 그래서 이제는 삐걱대기까지하는 낡은 피아노...그앞에서 지친 목소리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런 마음은 담겨 있습니다......
> 그래요. 그때 내가 할려던 말은 사랑이었습니다.
> 압니다...무척 놀라셨죠.
> 이 나이에, 이미 가정까지 있는 제가 이런 감정을 갖게 되다니....더구나 우리 부부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걸 님께선 아시니까 이런 감정이 분명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니 당신은 무척 놀라셨을 겁니다. 그렇지만 늦바람이 무섭다고 뒤늦게 내가 몰랐던 내 자신을 알게되고 또 그런 와중에 만난 사랑과의 만남이 나를 불속에 날아드는 부나방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궤도를 이탈한 청룡열차가 되게 해 버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나를 여태 어디에도 자랑스럽지 못한 놈이라고 스스로를 자학하던 나를 세상 누구보다도 아껴주고 위해주는 사랑앞에서 난 정말 깨기 싫은 꿈을 꾸고 있었던 것만 같습니다.
> 그래요 이제 부터 차근 차근 적어 드릴테니 너무 조급해 하지 마시고 잘 들어보세요. 요즘 너무도 한가해져서 시간이라면 길가에서 굴러다니는 낙엽처럼 널려 있으니까요.......................................
> 작년 오월이었죠.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녀석의 성화로 결국 컴퓨터를 들여 놓고나서 아내와 저는 한동안
> 냉전을 벌여야 했답니다. 아내는 가계부를 생각해서
> 조립품을 사자고 했고 저는 A/S라든가 신용을 봐서
> 대기업제품을 고집했거든요....그런데 결국 아내에게
> 이길 수는 없었기에(그러고 보니 결혼 후 한번도 이겨본 적은 없었군요...잠자리에서 조차.....) 동네의 컴퓨터 가게를 돌아다니며 그나마 괜찮은 제품을 찾아다니고 있었답니다. 그러다가 찾은 곳이 사랑이 근무하던 가게였답니다. 그는 그날도 제품배달을 하느라 가게에는 없었고 사장으로 보이는 여자가 우릴 맞았죠.
> 아들녀석은 그저 게임만 붙들고 있었기에 제가 얘기를 해서 앞으로 몇년은 사용할 만한 사양으로 맞춰보니 약 150만원대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그걸로 계약을 했지요(이게 참 이상한게 그 전의 가게에서도 분명 이정도의 가격이나 그 이하의 가격도 있었는데 유독 이 가게에서 결정을 해버렸다는 겁니다. 전 나중에 사랑에게 운명이라고 얘길 했더랬지만 이제 생각해보면 분명 체질탓이었던것도 같습니다...더웠거든요...오월인데도^^;) 그렇지만 그렇게 계약을 끝내고
> 집에 들어와서도 아내와 전 별 말을 안했지요. 제가
> 아내에 대한 분풀이로 택한 유일한 방법이었죠. 침묵은....아내는 유독 제 침묵을 못 견뎌 했기에 자주 불만을 나타내는 방법으로 제가 선택했던 방법이었죠.
> 아내는 아내대로 제가 그러거나 말거나 아들녀석과 죽이 맞아 신나하더군요. 전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속으로 그랬습니다. 흥~ 내가 그 놈의 컴퓨터 만지기나 하나 보라지....제가 좀 속이 좁은 놈이란건 아시죠?
> 암튼 그런 제 결심은 그날 저녁무렵에야 겨우 제 집에 도착한 가게 점원의 등장과 함께 흔들대더니 그와 함께 설치를 돕고 또 그의 설명을 듣는 동안 순식간에 깨어지고 말았답니다. 그는...그래요 참으로 신비한 사람이었습니다. 듬직한 외모와 사람좋아 보이는 웃음을 씨익 지으며 내성적인 아들녀석과도 금새 친해져서 이것저것 묻고 귀찮게 하는 아들놈에게도 잘 대해주면서도 제게 자세한 설명까지 해주는 그를 보면서
> 전 참으로 그 사람 장사 수완이 좋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이상을 깨닳은 거죠. 저두 이 나이를 먹고 보니 누군가를 만나서 그사람을 알아보는 눈정도는 익혔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그에게 신비함마저 느꼈던 것이지요.
> 젊은 나이였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등은 단지 장삿속으로 치부하기엔 모자람이 있었답니다. 아뭏든지 그는 모든 설명이 끝난후에 제게 명함을 넘겨 주더군요....
> "혹시라도 사용하시다가 불편한 점이나 모르는 점이 있으시다면 전화를 주십시요. 그렇지만 요즘은 너무 바빠서 전화를 못받는 경우도 생기니까 여기 마지막의 메일로 편지를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일과 후에는 꼭 확인을 하는 편이거든요. 그럼 잘 사용하세요. 명아, 형아 이제 갈거거든...컴퓨터 잘 쓰고, 너무 게임만 하지말고 공부도 하는 거다. 알았지? 그래 안녕...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 사무실이 사무자동화 된지는 이미 오래라 왠만큼은 컴퓨터를 다룰 수 있었기에 그럴일은 없었지만
> 난 왠지 그에게 메일을 보내고 싶었기에
> 그날부터 아들녀석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아빠에게
> 얘기하라고 했답니다. 그리곤 아들녀석이 묻는거라면
> 제가 아는 것이든 모르는 것이든 뭐든지 그에게 메일을 보냈지요. 대부분의 것들이 방문할 필요도 없는 사소한 일이었지만 난 무리를 해서라도 꼭 방문해 주길 부탁했고 또한 방문 시간도 제 퇴근 시각을 맞춰서
> 해주는 것으로 요구를 했답니다. 마치 내가 옆에서 확인을 해야 하는 식으로.....
> 그래요. 저도 처음에는 그런 제 자신에게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누군가를 이렇게 갈망하는 느낌은....헉~ 써 놓고 보니 저말이 정답이었던 것 같군요. 당시
> 제가 그에게 느낀 감정이 바로 저런 것이었습니다.
> 목마르게 그를 보고 싶고 그의 웃음소릴 듣고 싶어하고 했던 것이... 문득문득 스스로 이게 도대체 무슨 감정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저는 홀린 사람처럼 그와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 아들녀석은 결국 게임만 해대다가 다른 장난감처럼 컴퓨터도 한달만에 실증을 내더군요. 그렇지만 이미 그와난 무척이나 친해진 뒤라 자연스럽게 저는 그와의 메일을 주고 받는 사이로 발전했답니다. 그는 제가 무척이나 자상한 아빠인줄로 알고 있었을 테지만 전 젯밥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었죠. 암튼 그렇게 하루에 한번씩 메일을 주고 받으며 그와의 인연을 쌓아가면서 전 그에게서 좀 색다른 느낌을 받았던 첫인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우선 그는 제게 여자얘기를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 그 나이라면(그는 26살이라더군요.) 분명 한창나이고
> 여자랑 많이 만나고 할 나이였을텐데 그는 그런 얘기를 하지도 않았고 제가 은근히 그런 얘기를 꺼내도 그저 사귀는 여자는 없다며 말꼬리를 돌리고 하더군요.
> 그리고 가끔씩 그가 집에와서 컴퓨터를 보는 일이 있을때 ....그가 주는 눈길에서 저역시 뭔가를 느꼈습니다. 비록 오래전 얘기지만 제가 집사람을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되었을 적에 했던 그런 따뜻하고 또 상대방을 지긋이 지켜보는 그렇지만 막상 눈길이 마주치면
> 얼른 붉어진 얼굴을 숙이곤 했던 그런 표정을 알게 모르게 몇번이나 봐왔던 겁니다. 그리고 속으로 저는 흠칫했답니다. 혹시 저 사람이 내가 그러는 걸 알아채고
> 순진한 마음에 나를 배려해서 저러는 것이 아닐까....
> 한동안 열병처럼 속앓이를 하다가 마침내 어느 늦은 밤에...그래요 마치 오늘처럼 의식이 너무도 맑아 잠이 달아나 버린 그런 날에 그에게 편지를 보냈답니다.
> 그때까지 제 스스로도 정리를 못하고 있었지만 어렴풋하게 결정을 했던 그에게 향한 저의 마음을 어렵게 글로 적어서 보냈지요. 화면 절반정도의 분량이었지만 한시간 반동안 고민고민해서 적어 보낸 걸로 기억하는데 뜻밖에도 잠시 인터넷을 항해하던 제게 메일도착을 알리는 화면창이 뜨길래 뭐지 하는 맘에 가보니 그의 편지가 도착했더군요. 난 놀란 마음에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로 클릭을 했습니다. 여기 그의 편지를 옮겨 보겠습니다.----------------------------------
> -----------------------------------------------
> [형님. 보내주신 글은 잘 받아보았습니다.
> 형님이 그런 글을 제게 주시기까지 마음고생이 무척이나 크셨으리라 여겨지고 또 그럼에도 결심을 하시고 행동으로 옮겨주신 것에는 더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 형님의 그 감정은 분명 지금까지의 형님의 인생에서는 낯설고 어긋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또한 분명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감정일 것입니다. 다만 형님이 여태 몰랐던 것이었고 혹 전에 그런 비슷한 감정이 일었더라도 애써 참아냈던 것일 뿐이겠지요. 물론 형님도 그 감정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고 계시겠지만......
> 저역시 형님이 제게 느끼는 감정을 형님을 처음 뵈었던 순간부터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저의 경우는 이런 감정이 처음이 아닙니다. 형님도 왠만큼은 눈치 채셨겠지만 전 이성에 대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 어려서부터 너무나 순박한 어머님에게선 부드러운 모성의 사랑을 받고 자랐고 누님에게선 엄하면서도 아낌없는 자애를 입고 컸기에 여자를 보는 제 관점은 어머니아니면 누나로만 비쳐졌습니다. 저랑 나이가 같거나 어린 여자들에게선..... 그저 친한 친구나 동생으로만 비춰진 것 같습니다. 전에 몇번 여자애들에게서
> 프로포즈비슷한 걸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 전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는 말로 그들을 위로했던 기억이 있고 그 후부턴 일부러 여자애들에게 제 이미지를 나쁘게 보일려고 바람둥이라는 소문을 내버린 적이 있었답니다...그 후론 그런 일들이 없어져서 속은 편했지만....후~ 잠시 얘기가 옆길로 새버렸군요. 그렇게 여자에대한 관심은 없는 대신 남자에게서 특히나
> 연상의 남자에 대한 관심은 무척이나 컸습니다.
> 국민학교 2학년때 여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었을까요. 저는 제 아버지처럼 덩치가 있는 남자를 언젠가부터 무작정 좋아해버렸습니다. 국민학교 6학년때의 담임선생님을 필두로, 중학교때 같은반으로 전학온 J를, 고등학교때의 B, 대학교때의 교양학과 교수님...
> 그렇게 제가 좋아했던 분은 다들 제 아버지같은 이미지의 남자들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전 자연스럽게 제가 성적으로는 일반과는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는 것을
> 깨닫게 되었고 후에 그걸 이반이라고 부른다는 걸 알게되었죠. 사람들이 호모니 게이니 하고 표현하는 바로 그런 사람이 바로 접니다. 물론 사람들이 얘기하는 무절제하고 무방비한 생활로 제 스스로를 좀먹는 짓을 하는 것은 아니구요.....^^
> 제 스스로 이런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거나 자학하는 것만은 아니란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 형님께서도 이점 유의하십시오. 분명 우리 나라에서는
> 이반이라는 위치가 환대받지 못하는 ....손가락질 받는 자리일지언정 그것은 대중들이 가지는 편견이고
> 일부분일뿐 그들이 뭐라하든 자신에게 당당하고 솔직하게 사는 것이야 말로 인간이 누려야할 바른 삶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형님앞에서 오늘은 제가 좀 이것저것 아는 척을 많이 했군요....하지만 이건 다
> 이제 막 이반의 길에 접어든 신입생에게 선배인 제가 드리는 조금만 가르침의 길이었습니다. 실은 선배라지만 저역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저도 인터넷에서
> 많이 본것들이랍니다.....암튼 형님의 편지로 저도 이제까지의 제 마음이 보상을 받은 기분입니다......<후략>-----------------------------------------------------------------------------------------------
> 그리고나서 그는 다음날 어디에서 만나자는 말과 글 말미에 절 사랑한다고 써주었습니다. 님도 나이가 왠만큼 드셨으니까 이런 감정을 무조건 나쁘다고 보시는 것은 아니시겠죠? 우리가 메일친구로 만난것도 벌써 4개월째니까 이제 서로 왠만큼은 이해가 되었다고 생각했기에 오늘 이렇게 용기를 내서 글을 드린 것입니다. 설마 지금 마우스로 삭제버튼을 클릭하시는 것은 아니시겠죠? 그럼 전 무척이나 서글플 겁니다.
> 아~ 지금 다시 그 노래가 나오는 군요. 어느새 시디가 트랙을 다돌고 처음으로 돌아갔나 봅니다.....
>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이른 아침 감은 눈을 억지스레 뜨는 피곤한 마음 속에도... 나른함 속에 파묻힌체 허덕이는 오후의 앳된 심정속에서도 당신은 살아있습니다......
> 후~ 아무래도 반복재생 버튼을 눌러야 하겠습니다.
> 이 노래가 주는 여운은 정말이지 깊은 밤에 더욱 새록새록 쌓이는 것만 같습니다.
> 그와는 그후로 정말이지 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 그의 일과는 무척이나 힘들어보였습니다.
> 아침9시의 출근 하루종일 배달과 수리로 운전대를 놓을 새가 없고 저녁늦게 8시가 넘어서야 퇴근할 수 있고 그것도 혹시 늦어지면 10시까지 버텨야 하는 ....
> 제게는 도저히 불가능한 작업량을 그는 척척해내더군요...물론 그의 단단한 체격이 그걸 가능케 하는 것이겠지만 저는 그에게서 좀더 형편이 낳은 곳으로 직장을 옮겨보라고 권유도 했지만 그는 일이 좋다며 옮기더라도 좀더 일을 배운 몇년후가 될거라는 말로 제 걱정을 덜어주더군요. 그렇게 그와의 은밀한 그렇지만 너무도 행복해서 더욱 짜릿한 만남을 지소하면서 서서히 저는 욕심이 생겨났습니다.아내와의 10년의 결혼생활에서도 가지지 않았던 소위 말하는 의처증에가까울 정도의 감정이 그와의 생활2달만에 제게 일어났던 겁니다. 전 그와 매시간 통화를 했고 그와 매일 점심과 저녁을 같이 먹어야 했으며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만 안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이런 감정이 그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고 힘이 들거란 걸 알았지만
> 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후회를 하지만 그 당시엔 나중에 후회를 하더라도 지금 당장엔 그를 만나고 그와 통화를 해야만 했었습니다.......그는 그런 제 욕심을 잘 이해해주고 또 절 잘 다독여 주었습니다. 마치 그와 제가 뒤바뀐것만 같았습니다. 그가 나이많은 형처럼 절 위해주고 제 생각을 해주었다면 전 그의 막내처럼 그에게 투정을 부리고 성질을 내고 때로는 그에게 주정도 하고 그랬으니까요...... 후~ 왜 그렇게 어리석었을까요....
> 전 그게 사랑이라고 믿고싶었습니다. 마치 아내와의 평이했던 연애의 끝이 당시의 권태기를 만든것이라 여기고 그와의 만남은 다르게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고 위험한 사랑을 하느라 이성의 한쪽이 마비되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전 모든게 서툴렀고 그런 절 그는 잘 참아주고 이끌어 주었습니다.
> 그렇지만 결국 그도 인간인지라.....어느날 제게 긴 메일을 주더군요. 유학을 간다고 했습니다.
> 원래는 2년쯤 후에 떠날 계획인데 갑자기 좋은 기회가 닿아 무료로 배울 기회가 생겼다며 제게 메일을 주는 그의 글을 읽으며 전 깨닳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또한 그의 이별이 결국 제 탓이라는 것을.......그는 떠나는 그날까지 제게 미안해하며 제게 용서를 구했지만 저는 이미 결심한 바가 있었기에 그에게 매몰차게 대했습니다. 마치 그에대한 열정따윈 다 거짓이었던 것 처럼.....그래요...마치 전 닳고 닳은 창녀처럼 그에게 그동안의 제 모습은 연극이었다고 그렇게 그를 비웃어주고 외면해버렸습니다. 그후로도 한참을 그는 제게 메일을 보내왔지만...
> 전 한번도 답장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야 그가 마음을 돌릴 것 같았거든요. 또한 그것은 제 스스로에게 대한 다짐이기도 했구요. 그래서 이제 저도 마음이 가라앉게 되니까.....그도 지쳤는지 메일을 보내지 않는군요........후~~~~~~ 이제 정리가 된것 같습니다. 아직 못다한 얘기가 많이 남았지만....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나니까 그정도의 찌꺼기들은 무시할만 하군요....이렇게 마음을 털어놓고 얘기할 님이 계시다는게 너무나 다행스럽고 고맙습니다. 모쪼록 오늘 제 고백으로 메일친구인 우리 사이에 이상전선이 끼지 않길 희망하면서.....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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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지를 발송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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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새편지가 도착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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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멋있는 청년이군..하면 말겄을...
사람들은 가끔 너무 한가해서 엉뚱한 상상에
지랄 육갑을 떤다.
> 참 이른 가을이네요.....
> 늘 열대야에 시달리며 잠못 들던 때가 엊그제 같건만
> 어느새 계절은 가을로 치달아와서 우리곁에 조용히 머물고 있었지요. 지난밤 모처럼 달게 잠을 자고 나서
> 아침을 맞아보니 선득선득 하더군요.
> 그래서 알았습니다. 벌써 가을이라는 것을.....
> 지난 여름은 정말 더웠지요?
> 그렇지않아도 무거운 몸에 열마저 많아 늘 땀과 함께 사는 제게 여름은 참으로 악몽의 계절이죠.
> 젊었을 적에야 치기로라도 이 몸에 어울리지도 않을
> 나시라든가 반바지를 걸쳐보기나 했지요.
> 이 나이 먹어버리니까, 그러기엔 체면과 뱃살이 그리고 남자치고는 너무 허멀건 살색이 방해를 해서 말이죠....삼복더위에도 늘 껴입고 다녔더니 글쎄 점점 더
> 속살이 하야지더라니까요....지금 웃고 계시죠? 그러지 마세요, 전 심각하답니다. 남자가 어느정도의 야성미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제겐 그쪽으로는 빵점이라니까요. 암것도 없어요. 남들에게 다있다는 다리털마저 보일듯 말듯...거기에다가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마저
> 있는듯 말듯....참나 이러니 누가 날 보고 야성미는 커녕 비웃지나 않으면 다행이라고 하지요...
> (오늘 메일은 좀 Y담으로 나가는 것 같죠.^^ 두고 보세요 앞으로 더 심해질테니....^^)
> 오늘밤은 참 좋군요.
> 하늘엔 별이 총총하고
> 가슴엔 우수가 가득하니
> 그래요... 오늘 같은 밤이면 지난번에 제가 하려고 했던 말을 남김없이 쏟아낼 수가 있겠어요.
> 아~ 마침 지금 시디플레이어에서 그 노래가 나오는 군요.....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십년이 훨씬지나 그래서 이제는 삐걱대기까지하는 낡은 피아노...그앞에서 지친 목소리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런 마음은 담겨 있습니다......
> 그래요. 그때 내가 할려던 말은 사랑이었습니다.
> 압니다...무척 놀라셨죠.
> 이 나이에, 이미 가정까지 있는 제가 이런 감정을 갖게 되다니....더구나 우리 부부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걸 님께선 아시니까 이런 감정이 분명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니 당신은 무척 놀라셨을 겁니다. 그렇지만 늦바람이 무섭다고 뒤늦게 내가 몰랐던 내 자신을 알게되고 또 그런 와중에 만난 사랑과의 만남이 나를 불속에 날아드는 부나방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궤도를 이탈한 청룡열차가 되게 해 버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나를 여태 어디에도 자랑스럽지 못한 놈이라고 스스로를 자학하던 나를 세상 누구보다도 아껴주고 위해주는 사랑앞에서 난 정말 깨기 싫은 꿈을 꾸고 있었던 것만 같습니다.
> 그래요 이제 부터 차근 차근 적어 드릴테니 너무 조급해 하지 마시고 잘 들어보세요. 요즘 너무도 한가해져서 시간이라면 길가에서 굴러다니는 낙엽처럼 널려 있으니까요.......................................
> 작년 오월이었죠.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녀석의 성화로 결국 컴퓨터를 들여 놓고나서 아내와 저는 한동안
> 냉전을 벌여야 했답니다. 아내는 가계부를 생각해서
> 조립품을 사자고 했고 저는 A/S라든가 신용을 봐서
> 대기업제품을 고집했거든요....그런데 결국 아내에게
> 이길 수는 없었기에(그러고 보니 결혼 후 한번도 이겨본 적은 없었군요...잠자리에서 조차.....) 동네의 컴퓨터 가게를 돌아다니며 그나마 괜찮은 제품을 찾아다니고 있었답니다. 그러다가 찾은 곳이 사랑이 근무하던 가게였답니다. 그는 그날도 제품배달을 하느라 가게에는 없었고 사장으로 보이는 여자가 우릴 맞았죠.
> 아들녀석은 그저 게임만 붙들고 있었기에 제가 얘기를 해서 앞으로 몇년은 사용할 만한 사양으로 맞춰보니 약 150만원대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그걸로 계약을 했지요(이게 참 이상한게 그 전의 가게에서도 분명 이정도의 가격이나 그 이하의 가격도 있었는데 유독 이 가게에서 결정을 해버렸다는 겁니다. 전 나중에 사랑에게 운명이라고 얘길 했더랬지만 이제 생각해보면 분명 체질탓이었던것도 같습니다...더웠거든요...오월인데도^^;) 그렇지만 그렇게 계약을 끝내고
> 집에 들어와서도 아내와 전 별 말을 안했지요. 제가
> 아내에 대한 분풀이로 택한 유일한 방법이었죠. 침묵은....아내는 유독 제 침묵을 못 견뎌 했기에 자주 불만을 나타내는 방법으로 제가 선택했던 방법이었죠.
> 아내는 아내대로 제가 그러거나 말거나 아들녀석과 죽이 맞아 신나하더군요. 전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속으로 그랬습니다. 흥~ 내가 그 놈의 컴퓨터 만지기나 하나 보라지....제가 좀 속이 좁은 놈이란건 아시죠?
> 암튼 그런 제 결심은 그날 저녁무렵에야 겨우 제 집에 도착한 가게 점원의 등장과 함께 흔들대더니 그와 함께 설치를 돕고 또 그의 설명을 듣는 동안 순식간에 깨어지고 말았답니다. 그는...그래요 참으로 신비한 사람이었습니다. 듬직한 외모와 사람좋아 보이는 웃음을 씨익 지으며 내성적인 아들녀석과도 금새 친해져서 이것저것 묻고 귀찮게 하는 아들놈에게도 잘 대해주면서도 제게 자세한 설명까지 해주는 그를 보면서
> 전 참으로 그 사람 장사 수완이 좋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이상을 깨닳은 거죠. 저두 이 나이를 먹고 보니 누군가를 만나서 그사람을 알아보는 눈정도는 익혔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그에게 신비함마저 느꼈던 것이지요.
> 젊은 나이였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등은 단지 장삿속으로 치부하기엔 모자람이 있었답니다. 아뭏든지 그는 모든 설명이 끝난후에 제게 명함을 넘겨 주더군요....
> "혹시라도 사용하시다가 불편한 점이나 모르는 점이 있으시다면 전화를 주십시요. 그렇지만 요즘은 너무 바빠서 전화를 못받는 경우도 생기니까 여기 마지막의 메일로 편지를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일과 후에는 꼭 확인을 하는 편이거든요. 그럼 잘 사용하세요. 명아, 형아 이제 갈거거든...컴퓨터 잘 쓰고, 너무 게임만 하지말고 공부도 하는 거다. 알았지? 그래 안녕...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 사무실이 사무자동화 된지는 이미 오래라 왠만큼은 컴퓨터를 다룰 수 있었기에 그럴일은 없었지만
> 난 왠지 그에게 메일을 보내고 싶었기에
> 그날부터 아들녀석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아빠에게
> 얘기하라고 했답니다. 그리곤 아들녀석이 묻는거라면
> 제가 아는 것이든 모르는 것이든 뭐든지 그에게 메일을 보냈지요. 대부분의 것들이 방문할 필요도 없는 사소한 일이었지만 난 무리를 해서라도 꼭 방문해 주길 부탁했고 또한 방문 시간도 제 퇴근 시각을 맞춰서
> 해주는 것으로 요구를 했답니다. 마치 내가 옆에서 확인을 해야 하는 식으로.....
> 그래요. 저도 처음에는 그런 제 자신에게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누군가를 이렇게 갈망하는 느낌은....헉~ 써 놓고 보니 저말이 정답이었던 것 같군요. 당시
> 제가 그에게 느낀 감정이 바로 저런 것이었습니다.
> 목마르게 그를 보고 싶고 그의 웃음소릴 듣고 싶어하고 했던 것이... 문득문득 스스로 이게 도대체 무슨 감정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저는 홀린 사람처럼 그와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 아들녀석은 결국 게임만 해대다가 다른 장난감처럼 컴퓨터도 한달만에 실증을 내더군요. 그렇지만 이미 그와난 무척이나 친해진 뒤라 자연스럽게 저는 그와의 메일을 주고 받는 사이로 발전했답니다. 그는 제가 무척이나 자상한 아빠인줄로 알고 있었을 테지만 전 젯밥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었죠. 암튼 그렇게 하루에 한번씩 메일을 주고 받으며 그와의 인연을 쌓아가면서 전 그에게서 좀 색다른 느낌을 받았던 첫인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우선 그는 제게 여자얘기를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 그 나이라면(그는 26살이라더군요.) 분명 한창나이고
> 여자랑 많이 만나고 할 나이였을텐데 그는 그런 얘기를 하지도 않았고 제가 은근히 그런 얘기를 꺼내도 그저 사귀는 여자는 없다며 말꼬리를 돌리고 하더군요.
> 그리고 가끔씩 그가 집에와서 컴퓨터를 보는 일이 있을때 ....그가 주는 눈길에서 저역시 뭔가를 느꼈습니다. 비록 오래전 얘기지만 제가 집사람을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되었을 적에 했던 그런 따뜻하고 또 상대방을 지긋이 지켜보는 그렇지만 막상 눈길이 마주치면
> 얼른 붉어진 얼굴을 숙이곤 했던 그런 표정을 알게 모르게 몇번이나 봐왔던 겁니다. 그리고 속으로 저는 흠칫했답니다. 혹시 저 사람이 내가 그러는 걸 알아채고
> 순진한 마음에 나를 배려해서 저러는 것이 아닐까....
> 한동안 열병처럼 속앓이를 하다가 마침내 어느 늦은 밤에...그래요 마치 오늘처럼 의식이 너무도 맑아 잠이 달아나 버린 그런 날에 그에게 편지를 보냈답니다.
> 그때까지 제 스스로도 정리를 못하고 있었지만 어렴풋하게 결정을 했던 그에게 향한 저의 마음을 어렵게 글로 적어서 보냈지요. 화면 절반정도의 분량이었지만 한시간 반동안 고민고민해서 적어 보낸 걸로 기억하는데 뜻밖에도 잠시 인터넷을 항해하던 제게 메일도착을 알리는 화면창이 뜨길래 뭐지 하는 맘에 가보니 그의 편지가 도착했더군요. 난 놀란 마음에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로 클릭을 했습니다. 여기 그의 편지를 옮겨 보겠습니다.----------------------------------
> -----------------------------------------------
> [형님. 보내주신 글은 잘 받아보았습니다.
> 형님이 그런 글을 제게 주시기까지 마음고생이 무척이나 크셨으리라 여겨지고 또 그럼에도 결심을 하시고 행동으로 옮겨주신 것에는 더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 형님의 그 감정은 분명 지금까지의 형님의 인생에서는 낯설고 어긋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또한 분명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감정일 것입니다. 다만 형님이 여태 몰랐던 것이었고 혹 전에 그런 비슷한 감정이 일었더라도 애써 참아냈던 것일 뿐이겠지요. 물론 형님도 그 감정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고 계시겠지만......
> 저역시 형님이 제게 느끼는 감정을 형님을 처음 뵈었던 순간부터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저의 경우는 이런 감정이 처음이 아닙니다. 형님도 왠만큼은 눈치 채셨겠지만 전 이성에 대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 어려서부터 너무나 순박한 어머님에게선 부드러운 모성의 사랑을 받고 자랐고 누님에게선 엄하면서도 아낌없는 자애를 입고 컸기에 여자를 보는 제 관점은 어머니아니면 누나로만 비쳐졌습니다. 저랑 나이가 같거나 어린 여자들에게선..... 그저 친한 친구나 동생으로만 비춰진 것 같습니다. 전에 몇번 여자애들에게서
> 프로포즈비슷한 걸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 전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는 말로 그들을 위로했던 기억이 있고 그 후부턴 일부러 여자애들에게 제 이미지를 나쁘게 보일려고 바람둥이라는 소문을 내버린 적이 있었답니다...그 후론 그런 일들이 없어져서 속은 편했지만....후~ 잠시 얘기가 옆길로 새버렸군요. 그렇게 여자에대한 관심은 없는 대신 남자에게서 특히나
> 연상의 남자에 대한 관심은 무척이나 컸습니다.
> 국민학교 2학년때 여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었을까요. 저는 제 아버지처럼 덩치가 있는 남자를 언젠가부터 무작정 좋아해버렸습니다. 국민학교 6학년때의 담임선생님을 필두로, 중학교때 같은반으로 전학온 J를, 고등학교때의 B, 대학교때의 교양학과 교수님...
> 그렇게 제가 좋아했던 분은 다들 제 아버지같은 이미지의 남자들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전 자연스럽게 제가 성적으로는 일반과는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는 것을
> 깨닫게 되었고 후에 그걸 이반이라고 부른다는 걸 알게되었죠. 사람들이 호모니 게이니 하고 표현하는 바로 그런 사람이 바로 접니다. 물론 사람들이 얘기하는 무절제하고 무방비한 생활로 제 스스로를 좀먹는 짓을 하는 것은 아니구요.....^^
> 제 스스로 이런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거나 자학하는 것만은 아니란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 형님께서도 이점 유의하십시오. 분명 우리 나라에서는
> 이반이라는 위치가 환대받지 못하는 ....손가락질 받는 자리일지언정 그것은 대중들이 가지는 편견이고
> 일부분일뿐 그들이 뭐라하든 자신에게 당당하고 솔직하게 사는 것이야 말로 인간이 누려야할 바른 삶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형님앞에서 오늘은 제가 좀 이것저것 아는 척을 많이 했군요....하지만 이건 다
> 이제 막 이반의 길에 접어든 신입생에게 선배인 제가 드리는 조금만 가르침의 길이었습니다. 실은 선배라지만 저역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저도 인터넷에서
> 많이 본것들이랍니다.....암튼 형님의 편지로 저도 이제까지의 제 마음이 보상을 받은 기분입니다......<후략>-----------------------------------------------------------------------------------------------
> 그리고나서 그는 다음날 어디에서 만나자는 말과 글 말미에 절 사랑한다고 써주었습니다. 님도 나이가 왠만큼 드셨으니까 이런 감정을 무조건 나쁘다고 보시는 것은 아니시겠죠? 우리가 메일친구로 만난것도 벌써 4개월째니까 이제 서로 왠만큼은 이해가 되었다고 생각했기에 오늘 이렇게 용기를 내서 글을 드린 것입니다. 설마 지금 마우스로 삭제버튼을 클릭하시는 것은 아니시겠죠? 그럼 전 무척이나 서글플 겁니다.
> 아~ 지금 다시 그 노래가 나오는 군요. 어느새 시디가 트랙을 다돌고 처음으로 돌아갔나 봅니다.....
>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이른 아침 감은 눈을 억지스레 뜨는 피곤한 마음 속에도... 나른함 속에 파묻힌체 허덕이는 오후의 앳된 심정속에서도 당신은 살아있습니다......
> 후~ 아무래도 반복재생 버튼을 눌러야 하겠습니다.
> 이 노래가 주는 여운은 정말이지 깊은 밤에 더욱 새록새록 쌓이는 것만 같습니다.
> 그와는 그후로 정말이지 꿈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 그의 일과는 무척이나 힘들어보였습니다.
> 아침9시의 출근 하루종일 배달과 수리로 운전대를 놓을 새가 없고 저녁늦게 8시가 넘어서야 퇴근할 수 있고 그것도 혹시 늦어지면 10시까지 버텨야 하는 ....
> 제게는 도저히 불가능한 작업량을 그는 척척해내더군요...물론 그의 단단한 체격이 그걸 가능케 하는 것이겠지만 저는 그에게서 좀더 형편이 낳은 곳으로 직장을 옮겨보라고 권유도 했지만 그는 일이 좋다며 옮기더라도 좀더 일을 배운 몇년후가 될거라는 말로 제 걱정을 덜어주더군요. 그렇게 그와의 은밀한 그렇지만 너무도 행복해서 더욱 짜릿한 만남을 지소하면서 서서히 저는 욕심이 생겨났습니다.아내와의 10년의 결혼생활에서도 가지지 않았던 소위 말하는 의처증에가까울 정도의 감정이 그와의 생활2달만에 제게 일어났던 겁니다. 전 그와 매시간 통화를 했고 그와 매일 점심과 저녁을 같이 먹어야 했으며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만 안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이런 감정이 그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고 힘이 들거란 걸 알았지만
> 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후회를 하지만 그 당시엔 나중에 후회를 하더라도 지금 당장엔 그를 만나고 그와 통화를 해야만 했었습니다.......그는 그런 제 욕심을 잘 이해해주고 또 절 잘 다독여 주었습니다. 마치 그와 제가 뒤바뀐것만 같았습니다. 그가 나이많은 형처럼 절 위해주고 제 생각을 해주었다면 전 그의 막내처럼 그에게 투정을 부리고 성질을 내고 때로는 그에게 주정도 하고 그랬으니까요...... 후~ 왜 그렇게 어리석었을까요....
> 전 그게 사랑이라고 믿고싶었습니다. 마치 아내와의 평이했던 연애의 끝이 당시의 권태기를 만든것이라 여기고 그와의 만남은 다르게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고 위험한 사랑을 하느라 이성의 한쪽이 마비되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전 모든게 서툴렀고 그런 절 그는 잘 참아주고 이끌어 주었습니다.
> 그렇지만 결국 그도 인간인지라.....어느날 제게 긴 메일을 주더군요. 유학을 간다고 했습니다.
> 원래는 2년쯤 후에 떠날 계획인데 갑자기 좋은 기회가 닿아 무료로 배울 기회가 생겼다며 제게 메일을 주는 그의 글을 읽으며 전 깨닳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또한 그의 이별이 결국 제 탓이라는 것을.......그는 떠나는 그날까지 제게 미안해하며 제게 용서를 구했지만 저는 이미 결심한 바가 있었기에 그에게 매몰차게 대했습니다. 마치 그에대한 열정따윈 다 거짓이었던 것 처럼.....그래요...마치 전 닳고 닳은 창녀처럼 그에게 그동안의 제 모습은 연극이었다고 그렇게 그를 비웃어주고 외면해버렸습니다. 그후로도 한참을 그는 제게 메일을 보내왔지만...
> 전 한번도 답장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야 그가 마음을 돌릴 것 같았거든요. 또한 그것은 제 스스로에게 대한 다짐이기도 했구요. 그래서 이제 저도 마음이 가라앉게 되니까.....그도 지쳤는지 메일을 보내지 않는군요........후~~~~~~ 이제 정리가 된것 같습니다. 아직 못다한 얘기가 많이 남았지만....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나니까 그정도의 찌꺼기들은 무시할만 하군요....이렇게 마음을 털어놓고 얘기할 님이 계시다는게 너무나 다행스럽고 고맙습니다. 모쪼록 오늘 제 고백으로 메일친구인 우리 사이에 이상전선이 끼지 않길 희망하면서.....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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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를 발송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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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편지가 도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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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멋있는 청년이군..하면 말겄을...
사람들은 가끔 너무 한가해서 엉뚱한 상상에
지랄 육갑을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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