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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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서히 마음을 차지해가던 아이는 어느새 소중한 이가 되어버렸다
무엇을 하나 하여도 그 아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되었고
음식점이나 두타같은 곳을 가더라도 그아이와 연관이 되었다
이 음식을 좋아할까
이 옷은 그 아이에게 어울릴까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옷도 사고 혼자 히죽 웃기도 하고............

아무 발전 없는 4개월............
그렇게 친해지는 듯
그렇지 않은 듯 하면서........
스터디그룹도 만들게 되었고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오후시간엔 거의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이유를 만들어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곤 했다
그러다가 우연인지 운명인지
그 아이와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같이 하게 되는 일이 생겼다
갑작스런 이사가 그것이다

햇살이 뜨겁다 못해 집밖이라면 휴~~~~~~하고 한숨을 내쉬게 하는 날이었다
띠리링.........띠리링...............띠리링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유진이네 집이죠.........?"
"네 그런데요?"
"어.......나야.........이것봐라. 목소리도 못알아 듣고.........."
"누구............?"
"나야"
그 아이였다
반가움에.........그리고 처음으로 전화하는 낯설음에.............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응........그런데 무슨 일이야?"
"나 너에게 부탁 좀 하려구?"
"무슨 부탁?"
"전화로 하기는 그렇고 집이 신림이라고 했지?"
"응"
"나 지금 신림역인데 나 좀 데리러 와라"
"신림역?"
"응"
"미리 전화하면 나갔을건데........."
"그러기도 미안하구 해서....."
"그래...........그러면 8번 출구로 나와 있어 8번 출구 맞나?이궁"
"8번출구?"
"응, 을지병원 있는 쪽..........잘 모르면 그냥 역사 안에 있구?"
"아니야 나가 있을께?"
"그럼 잠시만 기다려"
그 동안 생각하고 있던 날씨에 대한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덥다는 생각도 땀이 난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집을 한번 둘러보고 - 난 그때 신림동에서 혼자 생활을 하고 있었다. - 대강 옷을 걸치고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
덥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눈 앞에 그 아이가 서있다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무엇인가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야! 더운데 뭐하냐?"
"그러는 넌 더운데 왜 이렇게 뛰어오냐?"
"그냥.........."
나도 모르게 수줍은 웃음을 지었다
"더운데 아이스크림이나 먹자!"
"너 지금 먹고 있잖아?"
"니가 아직 모르는가 본데........나 아이스크림 좋아해!"
그 아이의 특유의 웃음을 짖는다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그래"

집으로 가는 길에 간단하게 용건을 이야기했다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었기에 허락을 했고
그 아이는 고맙다고 했다

"그런데 .......... 또 하나 부탁하자"
"뭔데?"
"샤워 좀 하자..........그런데 속옷이 없거든........안입던 거나.......버릴 거 있으면 빌려주라"
나도 모르게 웃었다
이런 부탁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그 모습이 나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친구에게 느끼는 편안함이라고 해야 할까
"알았다 내가 가장 야한 것 빌려줄께"
잘 하지 않던 농담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난 급히 주방으로 나갔다
"그런데 어느 방 쓸거야"
"이쪽방은 조금 작고..........이방은 크구............"
그때 난 큰 방과 작은 책상방을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그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작은 방 사용할께"
시원스러운 답이다
"그래"
"그런데 샤워 좀 하자........욕실이............"
"주방 옆 문으로 들어가.......아마 조금 작을 건데......."
'괜찮다"
"그럼 뭐 마실래.......집에 수박하고..........쥬스 조금 있는데......."
"주면 고맙지.............."
"그러지 뭐........샤워하고 나와라.........."

...............

"시원하다"
"시원하냐 그럼 나도 샤워 좀 해야겠다"
"그렇게 하셔요"
장난스런 웃음을 짖는다
"야 그런데 집에 없는 것이 없다.........TV,오디오,텔레비젼,컴퓨터...........
좋은 집에 얻혀살아서 좋은 걸............."
"그러면 집에 얻혀사는 대신에 이것저것 좀 해라........."
"그럼 당근........내가 원래 한 요리한다
청소 기본.........빨래......세탁기가 울고 간다...........하하하하^^"
나도 큰 소리로 웃었다
혼자 있는 것에 익숙했던 나이기에 조금 불편할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나의 마음속에 있는 아이이기에 마냥 행복했다

그 아이와의 시간속으로의 여행..........
그 첫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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