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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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아...나랑 이번 토요일에 롯데월드 가자.."
"엥???애도 아니고 무슨 놀이공원이야..."
"가자..나 일부러 티티알~ 카드 만들었단 말이야.."
녀석의 애교는 날이 갈수록....애교를 넘어선 교태로 이어졌다.
이 녀석이 하는 데로 그저 바라만 봐도 소름끼칠 정도로 이뻤다..

암묵적인 데이트들은 계속 되었고...이기적인 인간은 별 수 없이
우정과 사랑중에 사랑을 선택할 수 밖에...

확실히 남자 두명이 롯데월드를 간다는 건.....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지방에서 올라온 녀석이 타본 놀이 기구라고는 바이킹이 전부였다지..
팔딱 팔딱 들떠있는 녀석을 한 걸음 떨어져 걸어가면서...
저녀석이 녀자였으면....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랬으면...원없이 안아주고...
그리고...
또...
사..랑..한다는 말..
해줬을텐데...

개장시간부터 문 닫기 직전까지 열심히 뛰어다닌 녀석은
버스에 오르자 마자 쌔근거리며 졸고 있었다.
난 어깨에 기댄 녀석이 깨지 않게 숨도 참았다가...내쉬곤 했다.
한참을 가다가...
녀석이 기댄 어깨가 조금씩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으~~녀석 침까지 흘리공...'
하며 녀석의 얼굴을 살며시 돌려다보니..
녀석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놀랄 겨를도 없이
녀석의 손이 내 팔을 꽉 쥐는 것이었다.

서글픔...
왜 우는 지 묻지 않아도...말하지 않아도..알 수 있다면..
그거,,정말 텔레파시일까???

조용히 녀석의 눈물을 닦아내고...
팔을 잡은 손을 쥐었다...
녀석의 팔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정수리에 입을 대고...
아주 작게...처음으로 고백을 했다...
"사랑해......"

이내 녀석은 어깨까지 들썩이며...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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