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gedy [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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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내내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아마 분명히 밥도 안먹고 있겠지..하는 생각부터..
무슨 일인지..궁금하기도 했다.

\"...영훈아....\"
불도 켜지 않은 어두운 방안 구석에 영훈이 인듯한 실루엣이 그려졌다.
\"영훈아...\"
\"오지 말라니까 왜 왔어.\"
\"....밥은 먹은거야? 안 먹었지? 그럴 줄 알고 김밥 사왔어.\"
\".......\"

아무 말없이 앉아있던 녀석의 실루엣이 조금씩 가까워졌다.
그리고 울고 싶을때 기댈 누군가를 아주 오래 기다려 왔다는 듯이
녀석의 팔이 내 목을 둘렀다.
처음엔 훌쩍거리던 떨림이 조금씩 격해지면서
꺼억..거리는 심한 떨림이 느껴왔다.
녀석을 잡은 내 손에 힘이 주어지면 쥐어 질수록 녀석은 더 슬프게 울어댔다.

조금씩 영훈이의 눈물이 그치면서 이제 놓아야지..하며 둘렀던 팔을 빼는 순간
녀석의 입술이 조금씩 가까워 지더니 그 따뜻한 열감이 혀끝에서 느껴졌다.
나는 눈을 감았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눈이 감기고 그리고 아주 따뜻했다.
이미 이성을 잃어가고 있는 젊은 내 본능은 녀석의 단추를 하나하나 벗겨내고 있었다.
남자끼리의 섹스는 그 누구에게도 배운 적이 없었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정으로 이어졌다.
사정이 끝나고 나서도 한참동안이나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다는 것....무언가 다르게 느껴졌다.
어렴풋이 아주 오래도록 기억 될 것만같은 감정...
그것은 마치 위로에 대한 보상인 듯.. 치러진 의식같았다.
그게 아니라면 사랑일지도...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아버지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들이 나를 버리는게 싫어서 그래서 나는 늘...내가 먼저 떠나.\"
\"훗..그래서 집도 나오고?? 자알~한다\"
\"그래...쿡쿡 ......오늘 나때문에 당황했지?\"
\"뭐..뭐..가..\"
\"거봐..내가 오늘은 오지 말라고 그랬잖아.
 근데 오늘은 정말...너한테...위로받고 싶었어.\"
\"그렇다면 내가 오길 잘한거잖아 바부야....\"
\"그래도.............너..나한테 당했잖아..\"
\"쿠쿡..당해????\"

\"............경원아........\"
\"응????\"
\"너도 떠날꺼지?\"

어두운 방안에 그의 목소리가 마음으로 메어리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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