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gedy [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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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밥해...배고파..\"
녀석이 툭툭 발로 찼다.
\"야..김영훈..밥하라니까..나 배고파..\"
곰같은 녀석이라니...밥하라고... 힘들게 잠든 나를 깨운다.
어제 위로 해주던 그녀석 맞아?
일찍도 일어나 밥달라는 저 뻔뻔함...

\"오늘 너희 어머니 생신이지?\"
\"응.....같이 갈래?\"
\"야..미쳤냐? 내가 왜가..\"
\"우리집 썰렁하잖아. 니가 가서 분위기 띄워줘. 식구도 많지 않은데..머..\"
\"맛있는 거 많겠지??\"
역시 단순한 녀석이야.

본가로 가는 길에 살짝 녀석의 손을 잡았다.
역시 그녀석은 먼저 내민 손이 무색하리만큼 힘껏 잡더니
거의 끌고 다니다시피 했다.

거리에 풍경이 많이 달라지긴 했다.
이제는 이반 커플들도 제법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다닌다.
내가 이반이라...그런 사람들만 눈에 들어오는 것일까?

\"영훈아, 우리나라도 이제 게이 공화국인가봐.\"
\"왜??? 이봐. 남자들끼리 손잡고 다녀도 아무도 신경 안쓰잖아.
 오는 길에도 남자끼리 손잡고 걷는 거 얼마나 많이 봤냐..\"

친구를 데려온 나를 보고 어머니는 약간의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셨지만
적적하셨던지 반갑게 맞아주셨다.
경원이는 특유의 넉살로 어머니께 애교를 떨었고,
어머니가 간만에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데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한그릇 더 주세요.\"
아들 자식을 기르면서도 한번도 이런 일은 없었던 것 같다.
형들이나 나나 한번도 어머니께 살갑게 대한 적이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어머니는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직장엘 다니셨고
손수 밥을 지어주신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 갈 무렵 대문까지 배웅을 해주시며 어머니께서 부탁을 하신다.
\"우리 영훈이랑 좋게 잘 지내요. 자주 집에 놀러도 오고...영훈이가 오기 싫다고 하면
끌고서라도 와..알았죠?\"
\"네..어머니..저..자주 놀러올께요. 그래도 되지요?\"

우리가 안 보일때까지 손을 흔드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짠해졌다.
\"원래 그렇게 잘해?\"
\"뭘??\"
\"원래 친구 어머니한테 그렇게 잘하냐구..\"
\"특별히 잘한거야.\"
\"왜???\"
\"아까 그 분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의 어머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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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 작성일
지금의 사랑이 영원히 아름답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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