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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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무게를 벗어버리고 도시를 벗어나 둘만의 여행은 작은 행복으로의 시작이었다. 온갖 틀을 벗어난다는 자유함이 그들을 더욱 들뜨게 하고 있었다. 두사람은 둘만의 여행의 탐콤함보다는 도시속에서 얽혀있는 모든 틀을 벗어난다는 자유함이 더욱 마음을 가볍게했다.
정민철은 사장이라는 사업의 무게에서 자유함이었고, 한동민은 반복되는 틀에서의 자유함이었다. 두사람은 역대합실에서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여행을 알리고 싶었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었다. 자유로움이 가져다주는 행복도 그들과 나누고 싶었다.
한동민은 정사장의 얼굴을 살피었다.
역시 정사장도 여행의 자유함에 취하고 있었다.
오고가는 사람들의 작은 행동하나하나에도 관심을 보였고 그들의 모습속에 함께 어우러지러했다.
역무실에서 내보내는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청량리발 강릉행21시 우등열차 개찰이 시작되었다는 안내였다.
두사람은 개찰구를 빠져나가 열차안으로 들어갔다.
"사장님 여김니다."
동민은 지정석을 찾아서 정사장에게 안내를 하고는 함께 동석했다.
정확히 밤9시가 되자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우리 여행이 시작된것가."
"예, 즐거운 여행되십시요. 사장님."
"자네도."
두사람의 얼굴엔 여유로움이 넘처나고 있었다.
열차가 도심의 불빛을 밀어내고 있었다.
화려한 불빛도 희미한 가로등도 열차에 무게앞에 점점 소멸되어가고 있었다.
창밖에 깊은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멀리서 다가와 부딪처 사라지는 희미한 불빛들이 간혹있었다.
"우리 어디서 내리는가."
창밖을 주시하다가 정사장은 동민을 보면서 말한다.
"지금부터 앞으로의 스케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동민은 열차를 타고나서도 스케줄에 대해 한마디도 정사장에게 알리지않았다.
정사장은 앞으로가 궁금했던 것이다.
"열차는 앞으로 3시간 30분후인 영시 30분에 풍기역에 도착합니다. 도착하면 근처 여관에서 휴식을 취하고 내일 아침 7시에 풍기읍에서 택시를 타고 삼가동으로갑니다.그곳 비로사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되어 약3시간후에 소백산 주봉인 비로봉에 도착합니다."
"목적지가 그곳인가?"
"아님니다. 비로봉에서 다시 국망봉을 뒤로하고 연화봉쪽으로 주능선을 타고 약 3시간을 더갑니다. 그리고 희방사쪽으로 하산할겁니다. 소요시간은 여유롭게 약7시간입니다."
"자넨 어떻게 소백산 지리를 그렇게 잘아나."
"대학때 산악회활동을 했습니다. 그덕분에 많은 산을 다녔습니다.지리산만해도 약 30여회 종주등산을 했습니다."
"역시 그랬군."
"앞으로 사장님 산행안내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좋았어. 잘해보자구."
정민철은 한동민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두사람은 악수한채로 손을 붙잡고 있었다. 가장편안한 온기가 두사람을 휘감고 있었다. 다시 정사장은 창밖을 내다보았다. 밤열차는 창밖의 어둠에 경치를 허락하지 않았다. 거울속에 얼굴로 반사 되어왔다.
정민철은 창문 가까이 얼굴을 갖다대었다. 어둠속에 밤에 경치를 찾고 있었다.
동민은 정사장의 손에 살짝 힘을 실어서 잡았다. 정사장이 동민의 행위를 응답하듯 정사장도 강하게 동민의 손을 부여잡았다. 두사람은 말없이 그렇게 서로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열차가 어둠속을 달려서 정확한 도착시간에 풍기역에 도착했다. 한무리의 사람들이 열차에서 내려 작은도시로 들어가고 있었다. 두사람도 낯선곳에 객이되어 쉴곳이 정해지지않은 낯선땅에 흔적을 남기려했다.
"사장님 이곳이 풍기읍입니다."
"낯설은 곳이네."
두사람은 대합실을 나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그리고 낯선 거리를 바라보았다.
저만치 여인숙의 불빛이 또렷이 다가왔다. 한동민은 사장님의 손을 붙잡았다.
깊은 밤 찬공기가 한기를 느끼게했다. 두사람은 다정한 모습이되어 불빛쪽으로 걸어갔다.
"아주머니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인기척에 누웠있던 아주머니가 일어나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동민은 여인숙 여인에게 인사를 했다.
여인은 동민의 인사에 다시한번 동민을 처다본다.
"아니 이게 누구야!"
그때사 알아차렸는지 반가워한다.
"빡빡이 총각아니야."
"맞습니다. 서울빡빡이 입니다."
"근데 많이 변했네. 아들은 몇인고?"
"둘입니다. 아주머니는 여전하시네요. "
"참말로 오래간만이네."
"한육칠년 됬지요."
"안오길래, 딴 여관을 이용하나 했재."
"아님니다. 그동안 소백산에 못왔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만나니 참으로 반갑구먼."
"따뜻한 방으로 하나주세요."
아주머니는 동민의 팔을 붙잡고는 방을 안내했다. 여전히 옛날 그대로 였다. 여인숙도 그대로였고 아주머니도 그대로였다.
"아주머니 내일 아침에 산행도시락좀 준비 해 주세요. 여유있게 해주세요."
"알았다. 몇시에 갈거고."
"일곱시 반쯤에 나갈겁니다."
"알았데이 ."
두사람은 주인 여자가 안내한 방으로 들어갔다. 따뜻안 온돌방이 두사람을 맞이했다.
방바닥엔 두툼한 솜이불이 깔려있었다. 색동을 입은 이블이었다. 오래된 텔레비젼이 골동품처럼 한쪽구석에 놓여있었고 퇴색된 벽지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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