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사냥꾼01(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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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러운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던 승우로선 반갑지 않은 일이었다.
 승우는 시골 할아버지의 제사에 가는 길이다. 원래는 가족과 같이 출발했어야 했지만, 과음을 하고 친구집에서 늦게 일어난 승우는 차로 뒤늦게야 출발한 것이다.

 ' 젠장... 열받네! 다음 휴게소에서 쉬자! '

 승우는 휴개소 푯말을 보았다. 어차피 늦은 것, 머리라도 식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휴개소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자 차디찬 빗방울이 그에게로 쏟아졌다. 우산이 없던 승우는 손으로 대충 가리고 화장실로 뛰었다.

 대충 볼일을 보고 거울 앞에서 머리를 털고 있는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잠깐 보니 이십대로 보이는 그 남자는 상당히 덩치가 크고 스포츠 머리에 조폭 같은 더러운 인상이었다.
 승우는 그에 비해 외소한 편이었다. 키가 작은 것은 아니지만, 약간 핸썸하고 선한 인상이 그와 대조되자 일견 유약한 느낌마져 주는 것이다.

 불유쾌한 시선이었지만, 기세에서 밀렸으므로 일단 속으로만 욕해주고 승우는 밖으로 나갔다. 다시 세찬 바람과 섞인 빗방울이 따깝게 얼굴을 때렸기에 승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때 누군가 불쑥 그에게 우산을 씌워주었다. 고맙기보다는 당황한 승우가 돌아보자, 아까 그 조폭 같은 사람이었다. 일견 황당했지만, 일단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 감사합니다. "
 " 아닙니다. 날씨가 변덕스럽죠? "

 물론, 승우는 이 황당한 녀석과 말을 섞을 마음은 없었지만, 녀석의 인상이 더러운 터라 조심스럽게 말을 해야 했다.

 " 그렇군요, 전 이만 휴게실로 가야 해서. "
 " 저도 거기로 갈 생각이었습니다. "

 공손한 어조지만 어딘지 집요한 그 사람이 승우는 맘에 안들었지만, 아무튼 같이 휴게실로 가게 되었다. 승우는 간단히 음료수나 하나 사려고 하는데 녀석이 같이 계산해 주었다.  불유쾌한 친절(?)이 맘에 안들었지만... 승우는 간단히 생각하기로 했다.

 ' 어차피 곧 헤어질 건데 뭐.. 특이한 녀석 하나 만난 셈 치자. '

 승우는 단숨에 음료수를 마시고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녀석은 역시나 집요했다.

 " 제 이름은 공병용이라고 합니다. "

 엉뚱한 자기 소개에 승우는 짜증이 났지만,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대답했다.

 " 제 이름은 김승우라고 합니다. 나이는 스물일곱입니다. "

 굳이 나이를 꺼낸 것은 그 녀석의 나이가 나보다는 어릴 것 같은 감 때문이다.

  " ... 예, 전 스물 둘밖에 안되는데, 형님이시네요^^ "

 어릴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조금 의외였다. 외모로 보면 스물 다섯 이하로는 안보이는데... 인상이 험악해서 그런가? ... 앗, 어쨌든 어린 녀석이잖아!

 " 공병용이라했죠? "

 " 네. "

 " 붙임성 좋은 것은 좋지만, 초면에 갑자기 말을 거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는 생각은 안해봤는지... "

 " 하하 제가 좀 막무가네라는 소리는 듣죠^^ "

 약간은 비꼬는 말이었는데 전혀 무안해하지 않는다. 이런 녀석의 외모에 긴장한 것도 약간은 열받고 어차피 다시 안볼 녀석이란 생각에 나는 조금 심한 말을 했다.

 " 그러니까 기분나쁘다는 소리야. "

 " 죄송합니다. "
 
 그는 별로 죄송해 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공손한 태도로 고개를 숙였다. 나는 약간 심하게 말한 듯하여 그런지 마음이 좀 풀리는 것을 느꼈다.

 " 죄송할 것 까진 없고... 난 이만 가볼께. "
 
 " 네. 안녕히가세요. "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조금 불쾌하긴 했지만 사과도 받았고 녀석이 의외로 예의바른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난 곧 그를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불유쾌한 방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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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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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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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재밌네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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