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인간 - 악덕남녀를 평정하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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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예상대로 강 대표는 화장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퍼마셨으니, 몸을 비워야겠지. 똥오줌을 누면서, 자신의 욕심도 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깐 허튼 상상을 해봤다. 

  난 그들 눈에 안 띄게 조심하며 거미처럼 천정을 따라 움직이며 강 대표의 뒤를 따랐다. 복도가 온통 어두우니, 그들이 날 볼 확률은 거의 없었다. 진아는 머릿결을 매만지며 복도 중앙의 대형어항 옆에 서서 기다리려는 모양이었다. 알았어, 내 금방 오지!   


  난 강대표의 뒤를 따라 유령처럼 소리 없이 화장실로 잠입했다.

  그는 아무 소리도 못 들은 게 확실하다. 콧노래를 부르며 오줌 발사대 앞에 서있는 걸 보면 말이다. 이놈의 강 대표는 오줌을 누는 데에도 온갖 거드름을 다 피우더니, 이윽고 힘찬 오줌 줄기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나로썬 다행이었다. 난 시큼한 맥주와 꼬냑 합성물을 마실 생각이 조금도 없었으니깐!

  어차피 남자엔 성적으로 관심이 없는 나이기에, 이 강 대표는 빨리 해치우기로 결심했다. 더군다나 지저분한 화장실 안이 아닌가? 이런 데에서 뭘 먹는다는 건, 아무리 유전자가 변형된 문어 인간이라고 해도 좀 짜증이 난다.


  난 천정에 붙인 빨판들에서 힘을 빼며 일부러 쿵하고 바닥에 착지했다. 그가 놀란 눈으로 돌아보는 듯하더니 냅다 펀치를 날렸다. 오, 놀라운 걸! 제법 빠르고 강한 주먹이군! 이 상황에서 내 외모를 보고도 이런 결단을 내리다니, 역시 거물은 달라도 뭐가 다르군!  하지만 나는 시간이 없으니, 이해하게!

  가볍게 그의 스윙을 피한 나는, 다짜고짜 그의 오른 팔을 꺾은 뒤에, 그대로 목 뒤로 돌려버렸다. 부러진 뼈와 근육에 성대를 눌린 그는 찍 소리도 내지 못했다.

  왼쪽 팔도 똑같이 빙 돌려서 꺾어버린 나는, 병신 춤 추는 광대처럼 기묘한 자세로 혀까지 쭈욱 빼문 그를 웃음을 참으며 바라보았다. 연예인들을 수족처럼 부린다고 자부하더니, 이젠 자신의 수족도 뜻대로 부리지 못하게 됐군 그래?!


  난 그의 복부를 무서운 힘으로 세게 한 방 올려친 뒤, 맛이 홱 가버린 그의 멱살을 잡아 한 팔로 들어올린 다음, 주저 없이 목 줄기를 물어 체액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에이-! 역시나 답배와 술, 고기에 쩔은 그의 내용물은 맛이 없었다. 1/3쯤 빨다가 화장실 좌변기 안에 먹은 걸 토해버린 나는, 쭉정이처럼 늘어진 그를 잡아 좌변기 안에 대고 복부부터 얼굴까지 좌악 쥐어짜기 시작했다. 지저분한 체액들과 혈액, 내장찌꺼기들이 토사물처럼 변기 안으로 쏟아진다. 속이 시커멀 줄이야 알았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세상에나--!
 
  70초 뒤, 규칙적인 운동과 보양식으로 관리돼온 그의 건장한 몸통이, 이젠 다 먹은 쮸쮸바처럼 축소돼 버렸다. 난 생즙을 몽땅 다 짜내 버린 그의 시체(!)를 아무렇게나 꼬깃꼬깃 구겨서 변기 옆 쓰레기통에다 집어 쳐 넣어 버렸다. 이제 앞으로, 다시는 다른 사람들을 쥐어 짜내지 못 하겠지? 그러니까, 사람은 모두 자신이 직접 당해봐야만 그 고통을 알게되는 것이란다, 이 양반아! 난 밖에서 이 '쮸쮸바'를 기다리고 있을 미녀 여의사 악당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복도 중앙의 대형어항 근처에서, 여성잡지 모델처럼 한창 똥 폼을 잡고 서 있던  진아는, 내가 내는 기묘한 소리에 이끌려 고개를 두리번거린다. 그러더니, 아름답고 뽀얀 얼굴에 매력적인 웃음을 신기루처럼 띄우며, 그 예쁜 입을 열었다.

  "C-8!  재미 없어, 빨리 가자-!"

  잉?  음‥  제 딴엔 강 대표가 장난을 치는 줄 아나보다.

  쮸쮸바(강대표)는 쓰레기통속에 있으니, 이런 장난을 칠 수가 없지, 이 여자야!
그리고 '속이 다 비었기 때문에', 걘 이런 장난을 칠 수도 없어요!

  난 강 대표처럼 거만한 걸음걸이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아름다운 눈매로 앙증맞게 나를 흘겨보며 우아하게 다가온다. 에, 저런 건 아마 대학생 때 모델워킹을 배우며 익혔겠지?  낸장 맞을, 너 무슨 TV 미니시리즈 촬영 하냐?  아가씨, 이건 엽기 몰카네 엽기 몰카, 그것도 바다 괴수(怪獸) 몬도가네-!     

  나를 본 그녀의 동공이 잠시 흔들린다.

  체격은 강 대표와 언뜻 비슷하지만, 차림새와 얼굴이 다른 날 본 그녀는 이상한 사태를 직감하며 곧장 도망가기 시작했다.  아쭈?? 눈치는 제법 빨라?
 
  난 그녀의 머리 위를 날아 넘어, 그녀의 도주방향 앞에 착지한 뒤, 그녀의 팔을 비틀어 땅바닥에 자빠뜨렸다. 그러나 내 팔 힘은 초인적이기 때문에, 힘에 부쳐 과격하게 그녀를 다치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녀는 마치 구름 위에 떠있는 기분으로 공중을 날아, 침대 위로 떨어지듯 사뿐하게 복도 바닥으로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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