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파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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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전날 저녁에 만난 인연이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진도 나가듯 우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형.
어.....
현우구나,
어제는 과음 한 것 같은데 속은 괜찮아?
네,
아침은.......
우리 같이 해장국이나 먹고 가자,
강의 시간이 늦어서 다음에 할께요.
간단한 인사를 마무리 하고, 사내는 쏜살같이 허벅지겁 강의실 쪽을 향해 가고 있었다.
늦었는지 허우적 대는 모습이 일년전 나의 모습과 너무나 비숫해 보였다.
나도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나만의 공간을 향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도서관도 꽤 한산한 것 같다.
예전 같으면 시끌벅적하고 자리를 챙기느라 아우성 이었는데, 입학 초기라 그런지 공부벌레들도 좀 쉬는 중인지 생각보다 한산하였다.
뭐든 분위기인데, 나도 남들처럼 책과 씨름 하는것도 실물이 났는지 스스로 농땡이를 쳐보고 싶었다.
에이석에 짐을 풀어놓고 나만의 광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첫 강의시간에 늦은 사람들이 제 갈길을 재촉하는 모습들이 예나 지금이나 늘 분주하고 바쁘게 생활하는 젊은이들이야 말로 나라의 기둥이고 동냥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커피는 아니지만  1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나의 눈요기는 아침부터 바쁘게 시작되고 있었다.
멋있는 사내, 어여쁜 아가씨, 고무신 끌고 다니는 사내 등등 온갖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듯 그렇게 즐비하게 지나가는 풍경도 새삼 재미있어 보인다.
진모야.
친구 한 놈이 찾고 있었다.
왜, 이렇게 나와서 뭐하는 거니?
아니......
답답하고 심심해서.......
책벌레가 답답하고 심심하다는 표현이 어디 있어?
그냥,
오늘따라 머리만 뒤숭숭하고 어제 먹은 소주가 소화가 안 되서 인지 배에서도 천둥을 치고 있고.......
그러지 말고 저쪽으로 잠깐 가서 앉자.
할 이야기가 있는데......
아침부터 무슨 이야기인데?
어제, 사실 신입생 한놈이 술이 과하여 몸을 추스르지 못하여 우리 집에서 같이 잤거든.....
왜?
글쎄, 그렇게 되었어.
그런데 그 사내놈이 좀 잠 버릇이 고약하더라.
그게 뭐가 이상해.
그게 아니고
손버릇이 자꾸 이상하게 치근덕 거려서
잠들은 척하고 있는데, 사내놈이 자꾸 내 물건을 염탐하려고 하잖아.
못 이기는척 하다 나도 모르게 사내의 유혹에 빠져들어 결국은 사내들끼리 젊음을 발산 하고 말았는데 나보고 사귀어 보자는 거야.
좋겠다.
말은 좋겠다. 했지만, 순간 나의 두뇌에선 어리럽기까지 하면서 어제 마신 소주가 올라 올것만 같았다.
친구놈도 그런 유혹에 물들면 어떻하나?
혼자만의 고민이 또 하나 늘고 있지 않나 생각중이다.
그래도 의지하고 친구처럼 지금까지 생활했는데, 갑자기 사내에게 육체를 맞기다니........
나 자신의 씁쓸함이 가슴 한켠에 못이 될지 모를 생각에 뚫어지게 친구 놈을 쳐다보았다.
그래서......
뭐가 그래서야.
그냥 기분이 묘하고 괜찮은 사내놈이라 생각했어.
그게 전부야.
괜히 호감이 가고 사내 놈을  오늘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했거든?
가슴이 내려않고 있었다.
나만 생각하고 의지할 친구 놈 인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주둥이에서 쌍스러운 욕이 튀어 나왔다.
왠지는 모르지만 오늘 아침부터 재수가 없을 듯 싶었다.
커피 맛이 독약이었다.
다 식은 커피를 내동갱이 치면서, 나만의 공간에서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친구놈도 나를 따라오면서 연실 고개만 갸우뚱 대고 있었다.
무슨 생각에, 내가 친구 놈에게 빠졌는지는 모르지만 불쾌했다. 나만의 욕심이 과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영 아니었다.
얘기를 듣고 마음의 정리를 하고 있었다.
첫날밤에 만리장성을 쌓을 수 있다는 격언도 있듯이 사내놈 둘이서 젊음을 밖으로 발산  했다면 볼거 못볼거 다 봤다는 증거 아닐까?
잡념으로 가득찬 머리엔 쥐가 나고 있었다.
배신 당한 느낌이 가시지 않고 습관화된 주둥이가 꿍시렁 대고 있었다.
시간이 꽤 지난 것 같다.
현우놈이 나를 찾고 있다기에 밖으로 나가 보았다.
속이 허해서 해장국을 먹자고 제의하고 있었다.
내 창자도 예사롭지 않아 같이 근처의 해장국집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다.
현우야.
어제 포장마차에서 소주 마실 때 너 옆에 있던 사내 기억나?
예.
왜요?
그 사내놈 잘 알아?
아뇨, 어제 처음이에요.
초면이라고 하면 될까요. 그런데  그 친구 오늘 강의 안 들어 왔던데........
그래.
저쪽 집으로 들어가자.
속풀이엔 역시 해장국이 최고에요.
그렇지.
그리고 다음 부터는 과음 하지 말고 적당하게 마셔.
예.
오붓한 식사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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