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그리고 돈에 팔린 육신(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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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하루도 무사히 아무 일 없이 지냈다.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게
            내겐 정말이지 행복 그 자체이다. 그리고 이렇게 내 안식처에 들어와
            내 육신을 뉘 울 수 있는 그 시간이 좋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끼가
            다분했던 터이라 소풍을 가도 캠프를 가도 항상 반대표로 노래를 불러
            우리 반 아이들이 식사를 먼저 한다던가 여하튼 좋은 혜택은 항상 1순위
            였다.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쭈욱 같은 동네에서 자라 근교의 학교로 배정을
            받은 터라 중학교에 진학 했어도 거의가 국민학교의 동창들이 거진 이어서
            나의 존재를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어느 날의 일일까. 학교에서도 근엄하고 무섭기로 유명한 학생부 주임
            선생님께서 나를 찾는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지은 죄는 없는 거 같은 데 괜시리 쪼는 이유는 무얼까.
            그냥 싫다.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던가.  학~~~~~~~주
           

            “어! 이리와라.”

            “네.”
            긴장....초조........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그 묘한 느낌.....

            “네가 정지원이냐?”

            “네. 그런데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는지 영문이라도?”

            “아이구 자식아 긴장하지 말고 이리 가까이 와봐.”

            “네.”

            “지원이 네가 그렇게 노래를 잘한다며?”

            “아니............ 그냥 쪼끔요.”

            “그럼 여기서 한가락 뽑아봐라.”
 
         

            정말이지 노래는 자신 있었지만 이런 자리 이런 분위기는
            싫었다. 누구라도 ...........

            “빨리 시작 하지 뭐해?”

            “네.”

            “저기 뭐냐,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 .......하고
            시작하는 노래 아냐? 너무 오래된 노랜가! 알겠냐?”

            알고 있었다. 어머니도 예전에 가수가 꿈이셨다고 누차 들어왔고
            우리 집에는 항상 뽕짝 메들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니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지 않았던가.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 노래 중에 하나다.
            그 시절 주현미 김준규의 쌍쌍파티가 한참 유행하던 때였다.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
            물항라 저고리가 궃은 비에 젖는 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소 소리 쳤소 이 가슴이 터지도록’



            정말 너무도 긴 시간이었다. 박수 갈채였다. 비록 여섯 분 선생님의
            앞 이였지만 대단한 박수소리였다.


            “조금한 녀석이 어떻게 흘러간 노래까지 맛깔나게 할 수 있냐?”

   
            이런 저런 얘기를 꺼 네 다간 길어 질 것 같아 그냥 문을 박차고
            도망치다 시피 학생부실을 빠져 나왔다. 그 후로 역시 학교에서는
            유명인사가 되었고 3년 동안 정말이지 편한 중학교 시절을 보냈다.



            오늘 ‘해적’에서의 알바생이 문뜩 떠오른다. 뭔지 모를 귀여운 어린 동생
            뻘이나 될까? 싹싹함 또한 나무랄 데가 없이..... 이름이 뭐였더라. 흔하지는
            않았는데.......  오늘 받은 신청 메모지를 하나 둘 넘겨본다. ‘아...다빈..
            정다빈.........이쁜 이름이네.’ 언제부터인진 모르지만 그 날 그 날의 신청
            메모를 모으는 습관이 생겼다. 가끔씩 예전의 메모를 읽으며 혼자서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기도 하고 그때 이런 손님이 있었구나 하고 회상하기도 한다.
            헌데 나도 모르게 자꾸 내 머릿속에 그 아이가 떠오르는 건 무슨 이유일까?
          이대로 잠들어 내일 아침을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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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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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 작성일
잘 읽고 갑니다.  계속해서 쭈~욱 좋은글 올려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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