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제2부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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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쓰는 글 나부랭이가 많이 길어서 죄송하다는 말씀 거듭드립니다.
** 리플이나, 쪽지를 보내시면서 관심을 보여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구요.
** 2부의 10번글이 이 이야기의 마지막이 될것 같습니다.
** 끝까지 읽어주시길 기대하며 아울러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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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제2부 [06] - 파 경

양주임과 나의 만남(?)들은 늘상 그런식으로 이어졌다.
순전히 양주임의 일방적인 공격같기도 했지만,
가끔 그러한 순간들을 스스로 즐기는듯 느껴질때마다
가슴한편 스스로가 스러져가는 듯한 괴멸감과 허망함을 느끼곤했다.
선량하고 순박하기 그지없는 사람으로 모두에게 인정받는 양주임의 행동들은
가끔 숨막힐정도로 너무 완벽했다.
회사에서의 생활에서만 봐도 그랬다.
함께 밤을 보낸 다음날도 회사에서의 양주임은 전혀 그런 낌새를 느낄수 없을만큼
천연덕스럽고 자연스러웠다.
변함없이 내게는 친절한 부하직원이었고, 다른 모든사람들에게도
친절하고 늘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람이었다.
그러했기에 내게는 더없이 편하긴 했어도 가끔은 그런 양주임의 이중성이 더없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면, 그건 둘만의 공간에서였다.
늘상 남자답고, 서로 평등한(?) 관계와 최대한의 자유로운 관계를 즐기던 형님과는 달리
양주임은 늘 지배당하고 그러면서도 상대를 소유하려는 욕구를 함께보이는 편이었다.
언제든 스스로의 만족보다는 상대의 만족을 궁금해하는 편이라면 이해가 될른지...
간혹 직원들과 함께하는 술자리에서
일찌감치 취해가는 나를 즐기는듯 옆에서 챙겨줄때면,
내 허벅지위로 그 도톰하고 작은 손을 올려놓고 만지작거리는 것이
이후 최고의 변화라 할수 있을 것이다.

다시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다.
형님과의 절대만족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있었던 겨울이 지나고
다시 찾아온 처음 겨울....
두어번의 맞선을 통해 몇몇 아가씨들과의 교제가 시작되었다.
결혼.
- 용서할 수 없을만큼 이중성을 띄어가는 내 모습에 스스로 냉혈동물이 되어가는듯
가슴아프고 또 그러면서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고민의 날들이었다.
그런내 아픔에 형님은 멀리서 전화로나마
따뜻한 응원들을 보내주었고. 양주임은 묵인하고 말없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지난 겨울 최대의 사건은 그렇게 다가 오고 있었다.

겨울이되고 조금은 한가해진 회사일이 마무리되어가던 금요일저녁
양주임이 자신의 핸드폰을 건네주며 받아보라고 했다.
몇번정도 술을 마시고 만취한 상태에서 대면한적이 있는 양주임의 아내였다.
오늘이 양주임의 생신이고 조촐하게 준비한 저녁식사에 날더러 합석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옆에서 양주임이 그렇게하자는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양주임의 집에 도착하니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은 초대되지 않은걸 알수 있었다.
낯익은 양주임의 아내와 아들, 그리고
사범대를 졸업하고 안성에서 중학교 생물과목을 담당한다는 양주임의 딸도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다.
최대한 밝고 자연스러운 인사 - 그러면서도 내심 그자리가 편하지 못했음은 언급하지 않아도
이해되리라 믿는다. - 를 하고, 즐거운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양주임의 아내는 친절히 내게 큰딸을 소개하고, 혼기가 차서 좋은 자리를 찾는다는 말을 강조했다.
..... 이럴수가,
애써 외면하면서 모른척했지만, 양주임의 아내는 내심 나와 딸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양주임의 아내를 닮아 여성스럽고 고상한 이미지의 젊은아가씨라.
금새 좋은 사람을 만날수 있을거라 너스레를 떨며, 대답하고 있는 나를.
즐기는 듯, 아무런 반응없이 옆자리에서 웃고있는 양주임이
야속하다못해 화가 날 지경이었다.

한잔 술을 더하겠다는 핑계로 양주임과 함께 청담동을 향했고,
오피스텔을 들어서자마자, 양주임을 향한 나의 거침없는 말들은 시작되었다.
"사모님의 의도는 이미 알고 계셨던것 같은데,
 양주임님의 태도는 뭐죠?"
"......"
말없는 양주임의 표정엔 미안함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도대체가,
 하아, 참내... 이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 내가 양주임님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서 양주임님 손에서
 따님의 손을 받아 주례석 앞으로 걸어가도
 양주임님께선 괜찮으시단 말입니까?"
순간 양주임의 표정에도 불쾌함이 스치는 듯 했지만, 여전히 말이 없었다.
더이상 말을 끌 필요가 없었다.
목소리를 다소 낮추고 의연한 말투로 못을 밖을 필요가 있었다.
"양주임님.
 저는, 제 상대가 누가되든. 제 결혼에 대해
 저도 못참을만큼 비열함을 느끼는 놈입니다.
 결혼을 하고 남들보기 평범한 삶을 살아도, 내 안사람에게만 만족할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때문이고, ......
 아무튼. 아직 결혼을 해야겠다는 결심도 아직 서지 못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내 상대가 양주임님 따님이라면
 전 차라리, .....
 차라리..."

더이상 내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는듯 소파위로 털썩 주저앉은 양주임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이상 듣지 않아도 이해한다는늣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흥분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내 평상심을 찾을수 있었다.
맥주캔을 뜯어가며 서서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는 내게
그제서야 많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조용히 내 옆으로 와서 함께 창밖을 내다보는 양주임,
원체 키차이가 나는지라 숱이 줄어들고 흰머리가 늘어난 양주임의 정수리가 보였다.
나보다 좀더 창쪽으로 다가간 양주임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나 또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그런 양주임의 어깨에 슬쩍 손을 올렸다 내렸다.
슬쩍 돌아보는 양주임의 얼굴은 다시 여느때처럼
나이를 무시하는 밝은 미소가 띄어있었다.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양주임의 한쪽손이 내 허벅지를 더듬으며 올라옴을 느껴졌다.
- 하지 마세요, 오늘은 싫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말했지만, 이내 굵게 힘이 주어진 내 그것은 양주임의 손아귀에 잡혀있었고
양주임은 못들은 척 한참을 날 달구는데 노력하더니
그자세로 날 세워둔채, 창문을 등지고 앉아 내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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