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사냥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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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직도 거리를 서성거리고 있는 배고픈  늑대인 듯,
왠지는 모르지만 아직까지 독수궁방 하는 처지이고, 나의 취향도  만만치 않아서 그렇게 솔로로 생활한지가 오래된 것 같다.
가끔 사내들이 우굴거리고 있는 공연장엘 가고, 경기장엘 가도, 나의 눈을 황홀하게 하는 사내를 만나지 못하여 아직까지 거리를 서성거리고 있는 배고픈 늑대인 듯 싶다.

오늘도 모든 일에 지쳐서인지 아무 생각없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었다.
늘씬한 사내의 다리를 보면서 나는 한번 더 쳐다보고, 잘생긴 외모에 취해서 뒤를 따라다녀보아도 내 눈에 들어오는 사내는 아직까지 만나보지 못하였다.
비록 남들이 눈이 높다하여 손가락질 하여도 나의 취향에 걸 맞는 사내를 아직까지 접하지 않아서 인지, 모든 사내들이 한결같이 그렇고 그렇게 생겨 맘에 쏠리는 사내는 드문 듯 하다.

한통의 편지가 왔다.
대학 졸업하고 곧 잘 어울렸던 동기인데, 결혼식이라고 축하해 달라는 내용의 청첩장이다.
나이 30도 넘기지 못하고 결혼을 한담.
얼마나 여자한테 푹 빠졌으면 서둘러 결혼을 할까?
혼자 꿍시렁 대 봤지만 내 처지하곤 인생이 다르고, 결혼하면 여자한테 쥐어 살아야 되는데 뭐 그리 서둘러 결혼을 하는 지 알수 없는 미스테리였다.
그 친구 놈도 여자 에게 홀린 늑대인지는 모르지만.........


여하간 나는 특별한 스케줄이 없어 우선 예식장에 들러 축하나 해 주기로 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었다.
입구부터 하객들이 우굴 거리고 있어, 나의 눈은 쉴새없이 좌우회전으로  움직이고 있었다.오늘따라 근사한 신사들이 우굴대는 바람에 종잡을수 없을만큼 머리에서 쥐가나고 있었고,
어떤 사내를 찍어야 되는지 앞이 캄캄할 정도로 시야가 흐려지고 있는 자신을 돌이키면서 나는 나의  친구가 있는 룸으로 찾아갔다.
제법 신랑들 치고는 친구놈이 그래도 핸섬해 보였다. 분장한 탓도 있겠지만 나의 친구이기에 잘생겨 보였는지 친구놈이 그중에선 가장 눈에 들어왔다.

동식아.
축하한다.
근데 벌써부터 잡혀 살려고 일찍 장가를 가니?
벌써가 뭐야.
내일 모레면 30인데.......
농담식으로 축하해주고 하객들을 향하여 두리번 대고 있는 나는 구석진 의자에 몸을 지탱하면서 한동안 앉아있었다.
주례사의 말씀이 끝나고 내빈들의 기념촬영이 있나보다.
한동안 멍하니 지켜보고 있는 자신을 돌이키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친구 놈들이 많이 참석한 듯 하다.
다들 양복을 입고 왔다갔다 하는 행동에 당황하고 있는 나도, 덩달아 신랑 옆에서 한 장의 추억을 남기려 하고 있었다.
순간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내를 발견하고 늑대인량 호시탐탐 눈요기를 하고 있었다.
초라한 점퍼차림에 꾸미지 않은 두상이 나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처음보는 사내이다.
친구 놈하고 가까이 지내면서 거의 사내들을 많이 알고 있었는데 그 사내는 오늘이 처음이다. 설레이는 가슴을 달랠수 없듯 가슴이 천둥을 치듯 쿵당쿵당 하고 있었다.
서둘러 기념 촬영을 마치고 한쌍의 커플을 위한 만찬 장소로 몸을 향하고 있었다.
비록 초라하고 힘들어 보이지만 나는 사내에게 첫눈에 반한 듯 사내 앞으로 다가갔다.

저...
동식이 친구인데,
처음 보는 분이라
예.
저는 이석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석훈 입니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더욱 친근감 있게 사내에게 뭐든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떻게 만난 친구입니까?
네 고향 친구 입니다.
아, 그렇군요
저는 학교 동기에요.
그럼 지금도 시골에 계세요?
네.
뭐가 그리 궁금한지 나의 주둥이는 연실 사내에게 매료되어 헤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이쪽으로 앉으시죠?
그렇게 한쌍의 커플이 탄생하는 축하 만찬이 무르익고 있는 분위기 인데, 사내는 아무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덩달아 나도 사내 뒤를 따라가 말을 건넸다.
잠깐만요.
사내가 뒤를  돌아보고 있었다.
왜 그냥 가세요?
바빠서요.
그러지 말고 다시 들어 갑시다.
못내 사내는 집으로 향한다고 하기에, 근처 술집에서 자리를 잡고, 나는 사내에게 할말도 없었지만 보기만 해도 좋은 듯 하여 술을 한잔 권했다. 고민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불만의 표시도 두상에 가득하고 ......
무슨 고민 있으세요?
아닙니다.
쭉 들이키는 맥주는 사내 목줄기를 타고 하염없이 창자로 집어넣고 있었다,
덩달아 연실 맥주를 마셔댄 탓인지 취기가 오르는 듯 두상은 어느새 홍조롤 변해가고 있었다.
꾸미지 않고 수더분한 사내의 매력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넋 나간 나로서는 사내의 행동하나하나를 주시하면서 분위기만 맞추고 있었다.
사내가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있어,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맥주만 축내고 있었다.
무슨말부터 해야될지 앞이 캄캄해지고 있는데, 사내의 입이 드디어 열기 시작 한듯하다.
혹시 배신당해 보셨어요?
예?
눈이 둥그러진 나는 무슨 말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무슨 배신요?
사실 오는 친구 놈 결혼을 축하해 줘야 되는데 제 마음이 그렇지 않네요.
무슨 말이지 당황해서 알아 들을수가 없었다.
친구 각시가 예전에 제 애인이었어요.
얼마전 까지만 해도
어렵게 살고 있는 나에게로 시집오기가 싫대요. 그리고 여자쪽 부모님들도 반대를 많이 하시고해서 얼떨결에 친구 놈하고 백년가약을 하고 있으니 제 마음이 오죽 하겠어요?
술기운인지, 진지하게 열변을 토해내고 있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측은하리만큼 안돼 보였고, 한편으로 불쌍해 보이는 나의 마음은 왠지 사내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그래.
잊어버리고 술이나 한잔 더 하자구요.
자,
위하여.
누굴 위하여 건배를 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나의 본분을 잊어가고 있었다.
내 시야를 자극한 사내가 그런 잊지 못할 러브스토리에 휘말렸는지 알수 없지만, 나의 본분을 위해 지금부터 사내에게 접근을 시도 하고 있었다.
어차피 엎지러진 물이기에 나의 궁색한 변명이 될지 모르지만 지금 나의 본분은 배고픈 늑대이고, 사내를 사냥하려고 지금 이곳에 있지 않은가.

오늘의 기회를 놓칠수 없어, 나는 사내에게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을 권하고 있었다.
횡설수설하는 사내도 이제 쉬어야 되는지 두상을 탁자에 의지한채 눈을 감고 있었다.
석진씨.
좀 괜찮아요?
얼떨결에 사내는 취할 대로 취한 듯, 몸을 움직이지 않고 그렇게 골아 떨어졌다.
다행이긴 하지만 근처 여관이라도 잡아서 편하게 쉬게 하고 싶은 심정이다.
억지로 사내를 등에 업고 근처 여관을  찾아 두리번 대고 있었다.
벌써 저녁노을이 물들고 있었다.

방 하나만 주세요.
다급한 나는 사내의 육중한 몸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한숨을 몰아쉬고 사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눈가에는 흘린 눈물자국으로 얼룩져 있었고 ,뭐가 그리 가슴 아픈지 안탑깝게만 느껴졌다.

나의 사냥은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씁씁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소곳이 사내 옆에 앉아서 한동안 사내를 쳐다보기만 하였다.
수건에 물을 적셔 사내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무슨 사연이 그렇게 복잡한지는 모르지만..............
내가 사냥에 나선 늑대이지만 오늘은 사내를 탐하고 싶은 욕망은 사라지고, 곁에 두고픈 욕망으로만 두뇌를 휘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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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허...ㅋㅋ 이름동식이 너무 귀엽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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