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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아.
네.
오늘 스케줄이 어떻게 되니?
별일 없어요.
심심하고 따분해서 강의 들으러 온거에요.
그래.
그럼 저녁에 소주한잔 할까?
소주요?
좋죠.
그렇게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얼떨결에 소주한잔 하자고 했지만, 내가 너무 성급하게 처신 하는 게 아닌가 되돌아보았다.
어떻게든 사내에게 나의 마음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공과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여 꿋꿋하게 생활하고 있는 동식이를 생각하면 잘되었다 싶기도 하고 부러울 따름이기도 하였다.
뭐든 남과 같이 어울려  하는 방식 과는 달리, 꿈을 가지고 행동하는 동식이를 생각하면서 나의 반성도 한번쯤 되 집어 보기로 한 것은 다행일지도 모른다.

어, 이쪽이야.
얼떨결에 학사촌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식이가 몸을 보여 주었다.
언제 봐도 나에게는 샘이 나는 얼굴이었다.
저렇게 생겼으면 나도 한가닥 하면서 지내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연예계로 진출해 볼만도 한데, 가을분위기에 걸맞은 옷차림에 감각이 있는 듯, 심플한 셔츠에 청바지 차림이 돋보인 동식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뭔지는 모르지만 나의 마음은 한없이 사내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 대고 있는 느낌뿐, 아무 생각없이 소주잔을 기울고 있었다.
자 한잔 받아.
네.
다소 곳 하면서 내성적인 성격이 때 묻지 않는 예쁜 장미처럼 수줍음이 많은 사내인 듯 하다. 겉으론 육중한 몸매로 남의 시선에 자극을 줄지 모르지만, 속마음은 여리게만 느껴지는 나는 무슨 속셈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왜 소주잔을 기울고 있는지 착각할 정도로 나의 망상에 빠져 들고 있었다.
비록 같은 사내끼리 정을 나눈다  해서 흠이 되고 난처하지는 않을텐데,
머리에서 쥐가 나고 취기가 오르고 있었다
동식아.
전공은 포기하고 그쪽으로 진출할거니?
모르겠어요.
혹시 바람 든 무우처럼 갈팡질팡 하지 말고 한 우물을 파라.
비록 전공과 다른 분야지만, 그쪽에 적성이 맞고 취미도 그쪽이 좋은 듯 싶으면 과감하게 밀고 나가,  비록 성공의 길은 좁고 험난하지만,
그래도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호박이라도 찔러야 될 것 아니냐.
분위기가 고조 되면서 나는 사회 선배라고 좋은 말만 연실 퍼붓고 있었다.
형,
그런데 아직까지 갈 길을 못 정하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고지가 너무나 높아서 엄두도 못 내고 있어.
가장 시급 한 게 병역 문제 잖아.
가을학기 접으면 군대가야 하는데.............
그렇구나.
그렇지만 군대 같다 와서 다시 시작 하면 되잖아.

지금도 중요하지만 군대 제대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테고.
이런저런 얘기가 나의 후배인 듯 그렇게 오가는 대화가 진지해지고 있었다.

이제 서서히 사냥을 할 시기인 것 같다.
뭔지는 모르지만 나의 마음을 사로잡고 수렁에 빠지게 한 장본인이기에 나는 서서히 사내를 유혹하려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막상 현실로 부닥치고 보니 무슨 일부터 해야할지 막막했지만, 나의 끼를 발휘하여 은근히 사내에게 접근을 시도하고 있었다.
비록 내가 접근하는데 넘어오지 않더라도 나만의 방법을 동원하여, 아니 추억으로 한 페이지를 장식할지언정, 나는 다시 한번 숨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동식아.
많이 취하는 것 같은데 한잔 더할래?
그러지요.
한잔 더 주세요.
그렇게 잔에다 소주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형이 부터 술이 취한 것 같다.
술잔에 술이 넘잖아?
그렇구나.
그렇지만 내가 정이 많아서 일부러 가득채운거야.
정말?
그럼 내가 동생같은 사람한테 뭐 하러 거짓말을 해.
이해하면서 단숨에 소주잔을 비우고 있었다.
오버 하는게 아닌가 싶어 제동을 걸었다.
이제 그만 마시고 일어나자.
2차가려고?
그게 아니고 술이 과한 것 같아서,
나는 괜찮은데,
바람 쏘이고 입가심을 하던지..........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데 사내는 벌써 온몸에 취기가 있어서인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이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 가지고 몸을 가누지 못하면 술로서는 약한 체질일 수밖에 나는 판단하고 다시 한번 사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많이 지친 탓인지 얼굴이 수척해 보였다.
가엾은 생각에 측은하리만큼 안되 보이는 사내를 젖 먹던 힘까지 다하여 밖으로 나오는데 성공하였다.
술의 양이 많은 것인지, 사내의 말투에는 혀가 꼬여서인지 제대로 알아 들을수 없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근처 의자에 앉아서 술기운을 하늘로 날려 보내려고 긴 한숨을 몰아 쉬었다. 축 늘어진 육체를 다소곳이 세워 다시 의자에 뉘었다.
금새 잠이 들었는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잠시 서성거리면서 담배 한대를 입에 물었다.
괜한 생각에 나의 욕심이 과하다는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내가 그립고 허전한 마음을 달랠길이 없었으면 후배에게 눈독을 들이 대는것도 옳지 않다고 판단하면서도, 유독 동식이를 보노라면 나의 육체가 고동치는 것은 무엇인지 미묘한 갈등만 자아내고 있다.
긴 담배연기가 아무 거침없이 빈 공간을 덮더니 금새 사라지고 만다. 나와 동식이와의 관계로  잊혀지지 않을 연인처럼 두려운 생각에 휩 쌓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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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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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편 기대할께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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