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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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접어두고 나의 마음은 분주하리만큼 옆집으로 쏠리고 있었다.
어떻게든 누렁이가 희생량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서둘러 시골 장터를 향했다.
그래도 한솥밥을 먹고 자란 누렁이기에, 나도 모르게 누렁이를 생각하면서 등치큰 놈을 골라 값을 계산하였다.
비록 나에게 조금 이문이 있지만, 그 사내들이 꼭 누렁이를 선택하지 않아서 다행인 듯 하다. 말을 할 수 없지만 주인을 따르는 행동이며, 보초병 역할을 하는 문지기를 하루아침에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어째든 그렇게 하여 누렁이의 목숨을 면 할수 있었고, 그런 누렁이도 나의 고마움을 알고 있는지 전과의 행동보다 반기는 투가 많이 달라진 듯 보였다.
내가 휴가랍시고 시골에 머물고 있지만, 그사이 정이 들었는지, 누렁이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누렁이를 의지하고 누렁이를 그리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 다시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비록 인간과 같이 평등하게 생활하고 있지 않지만, 누렁이를 보노라면 어느 문지기가 부럽지 않았다.
동민아.
어.
고기는 바로 배달 될거야.
미리 주문한 것이라 시간 맞추어 배달해 주기로 했거든.
그건 그렇고, 네가 나 좀 도와줘야 되겠어?
무슨 도움이 필요해?
동네 어르신한테 회관으로 식사하러 오시라고 좀 해 줄래?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이장님한데 방송하면 간단한 것인데 번거롭게 하고 있어.
그런 방법도 있어?
TV에서도 농촌 드라마에 많이 나오잖아.
그래.
순간 나는 사회물정은 전혀 모르고, 아버지의 뜻대로만 행동하는 진호가 새삼 안타까워 보였다. 누렁이만도 못한 처지임에 사내가 측은해 보였다.
내가 알아서 이장님한데 말씀 드릴테니 얼른 식사준비나 하자.
그러자.
그렇게 분주하게 “말복”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다.
뭐든 서투른 사내를 바라보면서 역시 순진함 그자체인 듯, 짜증까지 내면서 사내를 부려먹을 생각은 없었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누렁이만도 못해 보였다.
누렁이는 말이라도 잘 듣는데, 뭐를 시키면 투덜대는 사내를 나무라지도 못하고 그저 가슴만 답답해 옴은 그 누가 알아줄지?
잔치 분위기 인 듯, 동네 어른들 모두 들뜬 분위기가 역역하다.
이제 나도 조금만 있으면 이렇게 떵떵 거리때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스스로 위로하면서 몸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지만, 금새 마을은 조용하다 싶이 바쁘게 움직이는 손놀림에 또 한번 어른들의 행동에 머리가 숙여지고 있었다. 그렇게 맛나게 드시고는 너나 할 것 없이 분주하게 들녘으로 향하는 어른들을 보노라니, 나의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후회스러운 눈빛은 새삼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지 감이 오질 않았다.
말복 분위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을 때, 나는 문득 사내를 찾아보았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지만 한동안 사내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무슨 다급한 일이 있기에 주인공이 없어지고, 객만 즐기고 있는지 두리번 거려 보았다.
혹시 탈이라도 났나 하고 화장실을 기웃거려 보아도 찾을수가 없었다. 쭉 힘이 빠지고 이것저것 잔 심부름을 한 탓인지 피곤함이 몰려오고 있었다.
서둘러 눈이라도 붙일 겸 집에 들어와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한참 만에 눈을 뜨고 일어나 보니, 어느새 산등성이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뭔지는 모르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근데 문지기가 없어 사뭇 긴장하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서둘러 동네 어귀를 돌면서 문지기를, 아니 누렁이를 불러 보았다.
누렁아,
누렁아.
왠지 불길한 생각이 멈추지 않았고, 불러도 대답이 없는 누렁이를 생각하면서 여기저기 누렁이를 찾고 있었다. 복날이라 누가 누렁이를 데리고 가지 않았나? 하는 의심도 해보면서 목이 터지도록 누렁이를 불러 보았다.
대답이 없었다.
기운이 쭉 빠지고 있는 육체를 가다듬고 나 홀로 쓴 소주병을 들이키고 있었다.
무슨 인연이 있기에 정들만 하면 헤어지는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누렁이의 행방 찾는데 몰두하고 있어서인지 취기가 오지 않고 연실 소주병을 기울고 있었다.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다.
때늦은 저녁시간인데도 누렁이는 나타나질 않았다.
모든 걸 포기해야만 하는 나의 심정은 소주병을 기운 탓인지 창자에서 요동을 치고 있었다.누구 때문에 이렇게 쓴 소주를 마셔 댓는지 알수 없지만, 그날따라 누렁이가 보이지 않아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잊을건 잊고 다시 냇가로 몸을 향하고 있었다.
갑자기 진호도 보이지 않고 누렁이도 보이지 않아 한 동안 냇가에서 멍하니 하늘 만 쳐다보고 있었다. 모든 걸 잊기로 하고 묵은 잡념을 씻어 버릴 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흐르는 시냇물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시냇물에 의지하고 있으니 추위가 온몸에 파고 들고 있어서 몸을 가누면서 밖으로 나왔다.
멍,멍,멍,
먼데서 누렁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나의 알몸이라는것도 잊은 채 누렁이의 소리가 나는대로 발길을 재촉했다. 손살같이 뛰어오는 누렁이를 감싸안고 한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천만 다행인 듯 그렇게 한동안 누렁이를 살펴보았다.
뒤에는 젊은 사내가 누렁이를 뒤따라오고 있었다.
어둠 때문에 잘 식별할수 없지만 진호라는 느낌이 들어서 인지,
진호야.
으응.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충격에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 주져 앉았다.
얼떨결에 주저앉아서 인지 나의 궁둥이에 뭔가가 짖누르고 있어 정신이 돌아오고 있었다.
나의 육체를 살펴보면서 나의 행동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 나는 나도 모르게 시냇물에 몸을 숨기고 말았다.
어떻게 된거야?
한참을 찾았잖아.
답답하고 따분해서 저쪽 산등성이에 다녀오는 중이야.
이렇게 늦게까지 연락없이 안 오면 어떻하니?
걱정하는 사람, 생각 좀 해야지.
나도 모르게 목청이 높아지고 사내를 향해 주먹질이라도 하고 싶은 충동이었다.
비록 참아가면서 내일을 꿈꾸고 있지만, 사내 행동에 사뭇 진절머리가 나고 있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일은 이쯤에서 마무리 짓고 아무일 없듯이 두사내는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어떻게든 누렁이가 희생량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서둘러 시골 장터를 향했다.
그래도 한솥밥을 먹고 자란 누렁이기에, 나도 모르게 누렁이를 생각하면서 등치큰 놈을 골라 값을 계산하였다.
비록 나에게 조금 이문이 있지만, 그 사내들이 꼭 누렁이를 선택하지 않아서 다행인 듯 하다. 말을 할 수 없지만 주인을 따르는 행동이며, 보초병 역할을 하는 문지기를 하루아침에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어째든 그렇게 하여 누렁이의 목숨을 면 할수 있었고, 그런 누렁이도 나의 고마움을 알고 있는지 전과의 행동보다 반기는 투가 많이 달라진 듯 보였다.
내가 휴가랍시고 시골에 머물고 있지만, 그사이 정이 들었는지, 누렁이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누렁이를 의지하고 누렁이를 그리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 다시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비록 인간과 같이 평등하게 생활하고 있지 않지만, 누렁이를 보노라면 어느 문지기가 부럽지 않았다.
동민아.
어.
고기는 바로 배달 될거야.
미리 주문한 것이라 시간 맞추어 배달해 주기로 했거든.
그건 그렇고, 네가 나 좀 도와줘야 되겠어?
무슨 도움이 필요해?
동네 어르신한테 회관으로 식사하러 오시라고 좀 해 줄래?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이장님한데 방송하면 간단한 것인데 번거롭게 하고 있어.
그런 방법도 있어?
TV에서도 농촌 드라마에 많이 나오잖아.
그래.
순간 나는 사회물정은 전혀 모르고, 아버지의 뜻대로만 행동하는 진호가 새삼 안타까워 보였다. 누렁이만도 못한 처지임에 사내가 측은해 보였다.
내가 알아서 이장님한데 말씀 드릴테니 얼른 식사준비나 하자.
그러자.
그렇게 분주하게 “말복”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다.
뭐든 서투른 사내를 바라보면서 역시 순진함 그자체인 듯, 짜증까지 내면서 사내를 부려먹을 생각은 없었지만 행동 하나하나가 누렁이만도 못해 보였다.
누렁이는 말이라도 잘 듣는데, 뭐를 시키면 투덜대는 사내를 나무라지도 못하고 그저 가슴만 답답해 옴은 그 누가 알아줄지?
잔치 분위기 인 듯, 동네 어른들 모두 들뜬 분위기가 역역하다.
이제 나도 조금만 있으면 이렇게 떵떵 거리때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스스로 위로하면서 몸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지만, 금새 마을은 조용하다 싶이 바쁘게 움직이는 손놀림에 또 한번 어른들의 행동에 머리가 숙여지고 있었다. 그렇게 맛나게 드시고는 너나 할 것 없이 분주하게 들녘으로 향하는 어른들을 보노라니, 나의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후회스러운 눈빛은 새삼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지 감이 오질 않았다.
말복 분위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을 때, 나는 문득 사내를 찾아보았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지만 한동안 사내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무슨 다급한 일이 있기에 주인공이 없어지고, 객만 즐기고 있는지 두리번 거려 보았다.
혹시 탈이라도 났나 하고 화장실을 기웃거려 보아도 찾을수가 없었다. 쭉 힘이 빠지고 이것저것 잔 심부름을 한 탓인지 피곤함이 몰려오고 있었다.
서둘러 눈이라도 붙일 겸 집에 들어와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한참 만에 눈을 뜨고 일어나 보니, 어느새 산등성이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뭔지는 모르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근데 문지기가 없어 사뭇 긴장하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서둘러 동네 어귀를 돌면서 문지기를, 아니 누렁이를 불러 보았다.
누렁아,
누렁아.
왠지 불길한 생각이 멈추지 않았고, 불러도 대답이 없는 누렁이를 생각하면서 여기저기 누렁이를 찾고 있었다. 복날이라 누가 누렁이를 데리고 가지 않았나? 하는 의심도 해보면서 목이 터지도록 누렁이를 불러 보았다.
대답이 없었다.
기운이 쭉 빠지고 있는 육체를 가다듬고 나 홀로 쓴 소주병을 들이키고 있었다.
무슨 인연이 있기에 정들만 하면 헤어지는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누렁이의 행방 찾는데 몰두하고 있어서인지 취기가 오지 않고 연실 소주병을 기울고 있었다.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다.
때늦은 저녁시간인데도 누렁이는 나타나질 않았다.
모든 걸 포기해야만 하는 나의 심정은 소주병을 기운 탓인지 창자에서 요동을 치고 있었다.누구 때문에 이렇게 쓴 소주를 마셔 댓는지 알수 없지만, 그날따라 누렁이가 보이지 않아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잊을건 잊고 다시 냇가로 몸을 향하고 있었다.
갑자기 진호도 보이지 않고 누렁이도 보이지 않아 한 동안 냇가에서 멍하니 하늘 만 쳐다보고 있었다. 모든 걸 잊기로 하고 묵은 잡념을 씻어 버릴 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흐르는 시냇물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시냇물에 의지하고 있으니 추위가 온몸에 파고 들고 있어서 몸을 가누면서 밖으로 나왔다.
멍,멍,멍,
먼데서 누렁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나의 알몸이라는것도 잊은 채 누렁이의 소리가 나는대로 발길을 재촉했다. 손살같이 뛰어오는 누렁이를 감싸안고 한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천만 다행인 듯 그렇게 한동안 누렁이를 살펴보았다.
뒤에는 젊은 사내가 누렁이를 뒤따라오고 있었다.
어둠 때문에 잘 식별할수 없지만 진호라는 느낌이 들어서 인지,
진호야.
으응.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충격에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 주져 앉았다.
얼떨결에 주저앉아서 인지 나의 궁둥이에 뭔가가 짖누르고 있어 정신이 돌아오고 있었다.
나의 육체를 살펴보면서 나의 행동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 나는 나도 모르게 시냇물에 몸을 숨기고 말았다.
어떻게 된거야?
한참을 찾았잖아.
답답하고 따분해서 저쪽 산등성이에 다녀오는 중이야.
이렇게 늦게까지 연락없이 안 오면 어떻하니?
걱정하는 사람, 생각 좀 해야지.
나도 모르게 목청이 높아지고 사내를 향해 주먹질이라도 하고 싶은 충동이었다.
비록 참아가면서 내일을 꿈꾸고 있지만, 사내 행동에 사뭇 진절머리가 나고 있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일은 이쯤에서 마무리 짓고 아무일 없듯이 두사내는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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