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력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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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보아도 맘에드는 회사에선 늘상 연락두절이라 안절부절 못하는 나의 마음을 그 누가 알아주는가?  혹시 그중에 합격이라는 두 단어로 인한 우편물이 도착했나 하루에도 서너 번씩 우체통을 감시하다 싶이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있었다.
비록 지방대학교를 졸업했지만, 나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가 이렇게 없을까?  의구심도 가져 보지만 취업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인 듯 취업하는데 어려움이 몰려들고 있었다.
전공을 살려 여기저기 이력서 낸 곳도 거의 50여통 이나 될 듯  싶다.
학점은 그나마 상위권에 들어 성적 가지곤 별 어려움이 없다 판단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까다롭게 힘든 취업이 될지 예전에 미쳐 몰랐다.
날이 갈수록 머리에서 쥐가 나고 있었다.
늘상 고학력의 취업이 메스컴에서 연실 떠들어 대고 있었지만, 귀담아 듣지 않고 내일이 아니다 싶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피부에 와 닿듯이 실감나게 고통을 겪고 있는 자신을 후회해 보기도 하였다. 나보다 못한 사내들도 거뜬하게 취업이 되어,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고 다니는데 나는 축 늘어진 어깨에 힘을 불어넣어줄 사내 한명도 없는 것을 보면, 지금까지 헛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간간히 가져보지만, 모든 것을 되 돌릴수 없기에 현실에 만족하면서 나만의 보금 자리를 찾고 있지만 말같이 쉬운 일은 없었다.

혹시 무슨 문제가 있나 하고 제출서류를 세밀하게 분석해 봐도 별다른 것은 찾아내지 못했지만, 냉담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긴 한숨만 연속이었다. 부모님 뵙기도 민망하고 동료친구들도 거의 취업이 되었는데 어찌 나 홀로 외톨이가 되어 백수 아닌 백수로 낙인 되고 말아야 하나, 후회를 해보고 동분서주하면서 일간지도 뒤척이면서 열심히 구인란을 헤쳐 보고 있었다. 젊은 사내가 포기 할만도 한데  자책하면서 꿍시렁 거리고 있는 사이, 동료 친구가 나를 찾아왔다.
석훈아.
잘 지냈어?
그래.
간단한 인사와 함께 지친 내 몸을 위로한답시고 맥주집으로 몸을 움직였다.
힘들 때 곁에 있어 줘야 되는 것이 친구라고 생각했는지, 호민이는 일부러 나를 찾아온 느낌에 감사할 따름이다.
비록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남들 앞에 앞서는 것을 싫어하고, 조용히 단둘이서만 있어야 하는 사내 마음이 좁쌀 같다고 늘 핀잔을 먹고 다녔지만, 그래도 취업은 일찍 서두른 탓에 공직에서 지금은 몸담고 있었다. 부러울 따름이지만, 나에게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연실 취업에만 몰두하고 있을때 찾아온 호민이가 여간 고맙고 힘이 되고 있는지 모른다.
많은 얘기는 나눠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학교에선 쓴 커피라도 만나면 가져다 주고,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묻곤 한 사내가 호민이 밖에 없었다.
측은하리만큼 안 되어 보였는지 큰맘 먹고 찾아온 호민이에게,
고맙다, 호민아,
뭐가?
위로한답시고 찾아온 네가 고마울 따름이야.
그런게 어디있어?
내 마음이 그렇게 표현하래.
잘 되어가니?
글쎄,
여기저기 많이 이력서를 내어 봤는데......
소식이 없어.
많이 힘들겠구나.
최선을 다해야지
그래,
최선을 다하면 꼭 좋은 소식이 올거야.
위로하고 있는 호민이를 꼭 안아주고 싶은 심정이다.
많이 마신 것 같다.
그만 하고 일어나야지?
그럴까?
그러자.
그렇게 맥주를 창자에 집어넣었더니 목까지 차오르는 바람에 소화도 시킬 겸 밖으로 나가자고 사내에게 말을 건넸다.
비록 오늘의 만남이 수렁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단지 나의 마음을 위로한답시고 찾아왔다고만 생각했지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사내도 먹다 남은 맥주를 정리하고 나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있었다.
상쾌함의 극치인 듯 나의 온 몸은 날아갈 듯 할 기분도, 얼마 만에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
취업 때문에 거의 지치다 싶이 한 나의 육체도, 맥주 탓에 기운을 차릴수가 없어 옴을 스스로 판단하고 호민이에게 말을 던졌다.

열심히 노력하여 좋은 직장 잡으면 한턱 쏠께,
친구 간에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좋은 소식만 기다릴테니,  하는데 까지 열심히 해야 돼.
참, 그리고 나 너와 같이 오늘 지내면 안 되니?
안 될거야 없지만 왜?
그냥 너와 함께 지내고 싶어,
그렇게 하여 호민이가 나와 함께 동침을 한답시고 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별, 이상하게 생각해 본적은 없다.
다만 나를 위로한답시고 맥주나 한잔 더하고 싶은 모양이다 생각하고, 나는 나의 방으로 안내했다. 나만의 공간에 사내둘이서 한 이불을 덮고 자는 것도 오랜만이다.
오랜만이 아니라 혼자 생활하면서 처음인 듯 하다.
누가 옆에 있으면 잠도 안 오고 잠을 잔 것 같지 않아, 다음날이면 피곤하여 하루일과에 지장이라도 있을 것 같은 예감 때문에 늘 혼자 생활한 것이 버릇이 되어 늘상 혼자 잠을 청했다. 뭇 사내들처럼 여자나 데리고 와서 재미나 보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사내들끼리 어울려 희열을 만끽해 본적도 없지만 오늘따라 호민이가 동침을 한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에 나도 모르게 취기 때문인지 피곤함이 몰려오고 있었다.
실례인줄 알지만 호민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찌감치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졸음이 쏟아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  나 홀로 단잠에 취해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옆에서 치근적 대는 바람에 졸린 눈을 살며시 떳다.
사내의 행동에 나 자신도 모르게 제동을 걸고 있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사내는 진지하게 나의 육체를 탐하고 있었다.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해서 눈으로 거부를 하면서 사내의 행동을 멈추게 하고 있었다.
뭔지는 모르지만 사내의 행동에 부화가 치밀러고 있었다. 지친 몸을 가다듬고 몸을 추수려 방바닥에 뒹굴고 있는 캔 맥주를 들이키면서 사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불빛으로 윤곽만 내 시야에 들어오고 있지만, 적막한 방구석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고, 사내 역시 나의 행동에 미안해서인지 아무 말도 못하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듯 하였다.
호민아.
잠이 안 오니?
으응.
술이나 마시자.
그렇게 늦은 시간에 또 다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자신이 안타까운 듯 반성하고 있을 때, 옆에 앉아있는 사내가 말을 열었다.
석훈아.
왜?
사실 이렇게 너하고 지내는 것은 처음이지만 큰맘 먹고 찾아 온거야.
큰맘 먹고 찾아오다니?
무슨 말인지 정리가 안 되고 있었다.
측은하게 생각하여 찾아온 것이 아니고, 큰맘 먹고 찾아온 속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불을 밝혔다.
그러지 말고 이쪽으로 와서 같이 한잔 하자.
사내의 얼굴은 많이 붉어져 있었다.
지금 까지 혼자 술을 퍼마신 듯, 혀로 제대로 소리를 못 내고 오락가락 하는 폼이 꽤 많이 마신 듯 보였다.
그래,
모든 것은 다 잊고 요점만 말해봐.
사내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자세히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가에는 이슬만한 눈물을 머금고 있었고, 나를 쳐다보지 못하고 마냥 로봇처럼 앉아만 있었다. 사내를 뭐가 그리 슬프고 힘들게 했는지 모르지만 술이나 한잔 더하자고 권해 보았다.


누구의 잘못도 않인 듯 싶다.
사내의 마음은 어느새 나의 가슴 한켠에 묻어두고 지냈지 않는가?
그럴만 한것도 성격 탓에 속내를 혼자만 앓고 있다는 사실에 사내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비록 나의 행동도 잘 처신하지 못했지만, 사내의 이런 행동에 당황했던 것은 사실이다.
간간히 지칠때는 나도 모르게 사내들을 찾아 헤메이긴 하였지만, 그런 행동을 염탐이라도 한 듯 나에 대한 모든 일들은 사내가 지금 내 앞에서 주둥이를 놀리고 있는 까닭에, 한동안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듣고 나서 사내를 또다시 바라보았다.
지금 이닌까 취업 때문에 신경이 곤두세우고 있지만, 한참 줄기차게 놀아 댈때는 나도 여는 사내 못지 않게 할 짓, 안할 짓 다하면서 행동한 것에 후회를 해본 적이, 지금에 와서는 반성의 기색이 역역하다. 일찍 취업이 되어 남들처럼 잘나갔다면 지금도 뭇 사내들을 찾아다니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을텐데.......
취업이 뭐 길래 하면서 나 자신을 한탄하고 있었다.
호민아.
그땐 그저 호기심과 재미삼아 행동한 일이고, 지금은 내 코가 석자야.
얼떨결에 사내의 입김에 빠져들기라도 한 듯 사내를 꼭 앉아주었다.
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오늘밤은 나의 몸이 불타오르도록 취하고 싶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파악하고 있는 사내의 행동이 진지하리만큼, 나의 육체에 의지하고 있는 것을 외면하지 않은채, 한 이불 속에서 끈끈한 만리장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얼마 만에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그간 모든 잡념을 잊고 취업준비에만 여념이 없던 나로서는, 묘한 기분에 사로 잡혀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렇게 밤잠을 설치면서 사내와 끈끈한 정을 쌓았다.
나의 행동에 민망했었는지 사내는 나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한 채 머리숙여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호민아.
괜찮아.
사내들이 다들 그렇지 뭐.
위로한답시고 호민이에게 말을 건넸다.
쑥스러운 것인지 내숭인지는 모르지만, 숫기어린 호민이가 귀로워 보였다.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라는 것을 안 나는 분주하게 또 다른 일에 몰두하기로 하였다.
가장 급한 것이 취업이기 때문에 오늘도 여기저기 동부서주 할때인 것을 사내도 모를리 없지만, 사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재빨리 나의 볼일을 볼 요량으로 밖으로 나왔다.
이해하겠지?
혼자 꿍시렁 대면서 노동부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필요한 정보가 있을듯하여 시내버스에 몸을 실고 여기 저기 두리번 거리면서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다.
비록 하루의 일과로 익숙해져 있지만 나의 자신도 거의 지치다 싶이 된 처절한 몸부림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다. 후회의 연속이었지만 때늦은 후회는 돌이킬수 없는 잡념뿐, 다시 일어나야 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마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호민이가 측은하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얼떨결에 같은 과로 인연이 되어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호민이의 성격에는 그러고는 충분히 남을 사내임에는 분명했다.
좀더 근사한 사내를 만나지?
나 같은 사내에게 매료 되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짚신도 제짝이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를 선택하지, 하필이면 나에 대한 배려가 나의 육신을 갈팡질팡하게 하는지 자신도 모르게 연민의 정이 흐르고 있었다.
잊을건 잊어가면서 생활해야지 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되새기고 있지만, 호민이의 생각은 그날 이후로 지워지지 않고 더욱더 그리워지는 까닭은 무엇인가?
제대로 된 직장을 못 구해 어리둥절한 자신을 또 한번 수렁에 빠지게 하는 자신도 헤어나질 못하고 그리워하고 있는 호민이에게 큰 맘 먹고 연락을 하였다.
호민아.
많이 힘든데 술이나 한잔 사줘.
일방적인 나의 통보에 당황했는지 아무말도 없었다.
비록 이기적인 나의 행동에 실망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시간과 약속장소를 알려주고 그렇게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시간은 흐르고 약속시간에 맞추어 밖으로 몸을 움직였다.
바람맞은 기분이 들었다.
약속시간 30분이 지났는데도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럭저럭 소주 한병을 비우고 밖으로 나왔다. 다시 전화를 할까하다 그만두고, 내가 즐겨 다니던 빠로 몸을 움직였다.
한참 젊음이 불타오르고 학교 다닐 시절, 자주 찾아간 빠를 오랜만에 들르기로 하였다.
모든 잡념을 잊어버리고 오늘만큼은 빠에서 즐기기로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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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기어린 호민이가 귀로워보였다...  무슨뜻인지요...
오타라면 수정하셔요. 전혀 태클이 아님은 아시죠.
님글 잘읽고 있음니다.   다음을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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