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욕망에 관하여....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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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욕망에 관하여....[04]
형님의 13층 아파트에서는 멀리 시내쪽이 환히 보였다.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저녁이 가까워지는 햇살이 잘드는 거실에 작은 술상을 차리고 마주 앉았다.
형님이 내어준 내겐 좀 큰 형님의 반바지에 런닝셔츠바람으로 앉아
시작한 술자리에선 주로 형님의 이야기가 이어져 갔다.
평소에 말수가 적고 담담한 사람이었나 싶을정도로 둘이 마주한 술자리에선
이런저런 재미난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자네가 청라도를 가봤다니 기분좋구만,
그런의미에서 건배."
그런식으로 연거푸 마신 맥주는 아파트 상가에 다시 배달을 시켜야 할만큼
속도를 붙여가며 줄어들었다.
청라도. 언젠가 사진을 찍으러 다녀왔던, 곧 신도시가 들어설 계획인
인천서부의 한 섬. 뭐 지금은 뭍으로 연결되어 섬이라 할것도 없지만,
내가 우연히 다녀온 그곳이 형님의 태어난 곳이란다.
"자네랑 둘이 다니면 참 재미나겠어.
요즘사람 답지않게 예의도 바르고, 게다가 사진찍는걸 좋아한다니
같이 낚시터 다녀도 좋을거 같고. 자 한잔 더 받게."
맥주를 마시는 동안 창밖은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둘이서 얼마를 마셨는지.
어제 마신 알콜까지 깨어나와 머리를 혼미하게 했다.
"형님."
"어, 그렇게 부르니 기분좋구만,왜?"
"어제 마신 술까지 한꺼번에 다 올라오는거 같습니다.
이러다 집에도 못가겠어요."
그렇게 말하며 조금 물러나 앉아 등뒤 소파에 기대었다.
"허. 그럼 여기서 자면되지 뭘 그러나?
형네집인데 불편할것도 없지 안그래?"
"그건 그런데, 전 벌써 막 잠이 와서....
술이 많이 취한다 싶으면 습관처럼 잠이 오걸랑요."
어느새 발음도 꼬이는것 같다. 이런..
"그래? 그럼 이거 이제 좀 접으까?"
그러고는 주섬주섬 널부러진 것들을 술상위로 집어올리고선 주방으로 가져다놓고
내가 기대어 앉은 소파위에 앉아 리모콘으로 텔레비젼을 킨다.
"편하게 누워서 좀 자게.
어제보니 자네 잠깐 눈붙이더니 금방 괜찮아지던데."
"오늘은 좀 오래 자야될거 같은걸요? ㅎㅎ"
형님이 앉은 옆자리로 올라가 앉으며 말했다.
"잠깐만, 그러면 이렇게 누우라고, 자, 이제 한숨자."
형님이 하란대로 소파위에있던 쿠션을 카페트 바닥위에 놓고 누웠다.
형님도 소파에서 바닥으로 내려와 내 옆에 베게를 하나놓고 누워 텔레비젼을 본다.
지는 햇살이 베란다를 통해 들어와 불을켜지 않은 거실을 희미하게
텔레비젼빛만 반짝거리고 있었다.
........................................................................
얼마나 잠을 잤는지, 목마른 갈증에 눈을떠보니
언제그랬는지 형님이 아주 이불까지 갖고나와 덮어주고는 형님도
내 옆에서 텔레비젼을 보다가 잠이 들었는지.
베게위에 팔베게를 하고 텔레비젼을 켜둔채 잠들어있었다.
살며시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한잔을 꺼내마시고, 화장실을 다녀와 다시 누웠던 자리로왔다.
잠든 형님의 얼굴이 늘상 사무실에서 함께 생활하던 상사의 얼굴이라고 믿기 어려울만큼
친숙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술에취해 곤히 잠든모습이 어딘가 귀여워 보일만큼 .... 쩝.
리모콘을 찾아서 텔레비젼을 꺼야하는데
리모콘이 보이질 않는다.
소파위를 더듬거리다가보니 리모콘이 형님의 가슴위에 올려져 있다.
살짝 리모콘만 집어들고 텔레비젼을 끈것 같은데
그걸 느꼈는지 형님이 슬쩍 뒤척인다.
조용히 누웠던 자리로 들어가 돌아눕는데 형님의 한쪽팔이 내 목을 감아온다.
- 저땜에 깨셨어요?
말이 없다. 습관처럼 옆에 누운사람이 형님의 부인인걸로 착각했는지
돌아누우려는 나를, 형님 옆으로 바짝끌어다 안는다.
- 형님, 저에요. 흐흐. 숨막히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를 향해 형님이 돌아눕는다.
내가 했던 말이 전혀 들리지도 않았었는지.
내 몸위로 다리를 하나 턱 걸치고는 한손으로 내 가슴이며 배며 훌훌 훑어내려간다.
힘껏 밀쳐내야 하는데, 온몸에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다.
이런. 망할놈의 본능은 벌써부터 온몸으로 퍼지는 듯 하다.
헉.
형님의 고개가 날향해 돌아와 내 입술을 덥치고있다.
벗어나야 상책인데, 순간 형님이 잠결에 하는 행동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팽팽히 힘이 주어진 내 반바지 안으로 형님의 손이 스윽 들어와
내 그놈을 힘주어 잡고 있었다.
순간의 나락;;
그리고 선택할수 없는 상황은 이어져갔다.
눈을 뜰수가 없었다.
이순간 눈을 떴다가 혹여 눈이라도 마주치면 그땐 또 어떡할것인가.
내 입술안으로 들어오는 뜨거움은 어떻게 할수가 없었다.
이대로 받아들이면, 나또한 나의 실체를 여지없이 까발리는 것이 될것이고.
그렇다고 여기서 놀란척 밀쳐버리면,
이사람이 느낄 공허함을 모르는것도 아닌데,
게다가 진실로 진실로 내가 모면하고 싶은 순간은 아니지 않은가.
머릿속이 복잡해진 나를 읽기라도 한듯.
형님이 내 속옷속에서 손을 빼고는 슬며시 일어나 앉는다.
쩝. 난 이순간 어떻게해야 하는가.... 생각하는동안, 말없이 옆에서 마른담배를 피우고 있는듯하다.
그냥 그자세 그대로 눈을 감고 있었다.
다만, 어둠속에서 내 얼굴이 형님의 눈에 잘 느껴지지 않길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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