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욕망에 관하여....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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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고 눈을 뜨는 것이 얼마나 행복할수 있는가.
이사람은 내게 그런걸 가르쳐 주고 있다.
얇고 뽀오얀 여름이불을 덮은 너른 등을 보이고 있는 이사람.
날 위해,
그래 좀더 정확히 나와의 자유로운 하룻밤을 위해
과감히 일을 만들고, 또 여기 먼곳으로 데려와 준 사람.
내가, 내 안에 감추어두었던 욕망에 관하여.
그 스스로 억제하기에 급급했던 욕망에 대하여.
얼마만큼 자유롭게 뿜어낼 수 있는가를 가르쳐준 사람.
그의 하얀 목덜미에 다시 손을 올려보고 싶은 충동을 참고, 창가로 가서 커텐을 젖혀보았다.
대구.
이십대 초반, 조금은 어설프고 암울했던 내 대학시절을 보낸 도시의 가운데쯤에
난 지금 상상치도 못할만큼의 행운아로 서있다.
갑자기 가슴이 북받쳐 오르는 것 같고, 또 알수없는 성취감에
다시금 다짐을 해야만한다.
- 더이상은 아닐거야.
- 내게 이사람. 더이상으로 진전시켜서는 안돼.
-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욕심일뿐.
- 내게도 이사람에게도 그건 치유되기 힘든 상처일거야.
아주 깊고 고요하고, 그러면서도 뜨거운 행복감의 끝에
이렇게 비리도록 서러운 불안감이 따라야하는 걸 서운해 한다면
난 너무 많은걸 바라는 놈일까?
생각이 거기쯤 미쳤을때 등뒤로 따스함이 다가와 있었다.
"일찍 일어났네?
배고파? 몇시나됐지? 하긴... ㅋ 밤새 그랬으니 배도 고프긴할거야."
짧은 머리칼이지만, 이리저리 쓸려 엉망이 되어있고,
업드려 잠든탓에 얼굴에 시트자국이 나 있었지만
내겐 더이상 사랑스러울수 없는 표정이었다.
"어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빨리 씻고 나가야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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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부장에게 바랬던것이 어떤것인가.
혹여 내가 그에게 기대했던 것이 있었다면, 또 그것이 어떤것이란걸 알고 있었다면
내가 그에게 대했던 행동들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까?
대구 출장을 다녀오고 나서도 적어도 두어달은
위험천만의 살얼음위를 걷는것 같은 행복위에 서 있었던것 같다.
들키지말아야 할 사람들에게 - 정확히 들키지 않을만큼의 최상의 시간들을
함께 했었으니....
조금씩 장부장의 행동에 변화가 왔을때.
오히려 거리감을 주었던건 나였다.
그것이 형님의 사생활을 위한 나의 배려였는지
혹은 이외의 본능적인 내 방어였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형님의 생활에 - 좀더 정확히 말해서
형수님께서 무언가 느낀것이 아닐까 - 무척이나 걱정스러웠던 나의 예상과는 너무도
정말이지 너무도 다른 이유가 있었음을 알고난 후.
난 지금 방황하고 있다.
내 금지해 두었던 욕망에 관하여,
그 정곡 깊은 과녁에 불을던진 사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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