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페이리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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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리 토스"
걸어서 돌아다니는 자라는 이름의 사나이로 그리스 신화에 종종 등장하는 인물이다. 흔히들 여기 저기 잘 돌아다니는 사람을 일러 역마살이 끼었다고 하던데, 내가 보기엔 그런 사람들은 전생에 페이리토스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반쪽을 찾아서 헤맨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곰곰이 생각 해보니 사람은 얼굴 하나, 팔 둘, 다리 둘, 몸통 하나 있어야 되는데, 반쪽을 찾아야 된다면 우리는 팔도 하나, 다리도 하나여서 다른 하나를 찾아야 된다는 말일까?
또 쓸데 없는 잡 생각이다.알고 싶은게 많고, 궁금한게 많아서 대머리가 되는것 아닌가 하면서도 반쪽을 찾아야 된다는 물음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 왔지만, 토요일 밤이라서 잠이 잘 오지 않는다.
깜깜한 새벽녘 하늘에 깜빡거리는 별을 올려다보며 불현듯 태수 아제와, 갈색 구두 손님, 용준형이 생각났다. 별들처럼 내 삶에서 잊을만하면 나타나고, 지칠만 하면 떠올려서 그리워하게 만드는 반복적인 일들에 서있는 우리의 관계가 우연인지 아님 운명인지도 한번 생각해본다.
새벽녘 별들이 실로폰 소리같이 은은한 잠을 몰고 온다.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KBS에서는 전국 노래 자랑의 CM송이 울릴 때 감은 눈을 억지스레 떠야만 했다.머리에 물도 묻히다 말고, 옷을 갈아입고 나갈 채비를 했다.
왜냐하면 난 전생에 페이리토스였기 때문에 길을 나서는 것이다.
걸었다. 9월초인데도 한여름 내리쬐는 퇴약 볕에 살갗이 따끔거린다.
그런 따가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전생의 기억을 되살려 보기로 하고선 무작정 걸었다.
내가 봐도 미친 짓이었다.
금새 얼굴은 화끈거리고, 땀으로 등은 젖어버려 끈적거린다. 비가 한바탕 뿌리고 난 뒤지만 또 다시 비가 오려는지 피부가 껌처럼 옷에 자꾸 달라붙는다.
아무래도 페이리 토스가 되기는 힘든 모양인가 보다..그래서 전생에 페이리 토스가 아닌 신화속 그의 뒤에 있던 나그네 1을 하기로 하고, 근처의 냉방이 잘되는 곳을 둘러보았다.
마침 서점이라고 간판이 시야에 들어왔고, 화장실에 들러 세수라도 하고 가야겠다며 문을 열고 들어섰다.
역시나 서점은 시원하다. 뜨거운 태양 볕이 아프다며 따끔거리던 피부들이 한숨을 내쉬면서 순식간에 편안해진다. 덩달아 껌처럼 달라붙던 피부들도 차가운 공기가 불고 있다라는 걸 알았는지 옷에서 떨어져 나왔다.
다리 아프게 이층까지 걸어 올라간 화장실에서 세수도 하고 땀에 젖은 목과 팔도 씻었다.
그리고 뒷 주머니에 잠자고 있던 손수건을 꺼내 깨우듯이 펄럭펄럭 흔들어 댔다.
더운 날 낮잠을 잤으니 일을 하려는지 조금 전에 씻었던 목과 팔에 묻은 물기를 닦아 내었다.
그래 손수건 너도 수고 했다. 그럼 다시 낮잠 자야지 하면서 반으로 접고, 또 반으로 접어 다시 뒷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온 난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팔 소매를 더 걷어올리고, 이왕 서점에 들른 것 책이라도 한번보고 가자며 여기저기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옛 그리스엔 "아리스토 파네스"라고 하는 희극 작가이자 사상가가 있었다.
그는 신들과 인간들이 아울러 사는 시대엔 인간들은 세 부류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굳이 열거 하자면 "남성, 여성, 양성"의 모습을 가진 것인데, 이들은 각기 "해, 땅, 달"의 형상을 닮아 둥글둥글한 외모에 팔 넷, 다리 넷, 얼굴이 둘이라서 기운이 세고 동작이 민첩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신들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프스 산을 넘보게 되었고, 위협이 될 정도가 되자 지켜보다 못한 신들은 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회의를 통해 신들은 이들을 반으로 가르기로 했고, 반으로 갈라진 인간들이 죽지 않게 하기 위해 의술의 신인 아폴론에게 재 빨리 치료 해줄 것을 부탁했으며, 이들이 죽지 않도록 반으로 갈랐다.
그 후 갈라진 이들은 번식을 하기 위해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울 필요가 있었고, 그 모자란 부분인 반쪽을 찾아 짝을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반쪽을 찾을 때에도 남성에서 갈라진 반쪽은 여성 반쪽에는 관심이 없었고, 여성 반쪽에서 갈라진 반쪽은 남성 반쪽에게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양성에서만 갈라져 나온 반쪽만이 이성에게만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분주히 이책 저책 뒤지다 특이하게 먼지가 묻은 겉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서점에서 먼지가 묻은 책은 보질 못했는데 하면서 책을 집었고, 그 책에는 사람이 사랑을 찾아 헤매이는 이유를 설명하는 문구의 글이 있었다.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로부터 따지자면 이집트 기자 지구의 대 피라미를 시작으로 지금 이 시간에 내가 이런 글이 적혀 있는 책을 집어 들었다는 것이 믿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다.
새벽녘까지 반쪽이란 게 뭐 일까 하고 고민하며 밤을 지샜는데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물음이 거짓말처럼 풀려버렸다.
스스로 생각해서 풀어냈다 보다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 날 이 서점으로 들어와서 먼지가 쌓여있는 책을 들어야 된다고 예언이라도 되어있는 것 같았다. 그런 예언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나와 내 주변에 있는 이 모든 사람들도 나와 만나지기 위해 그 전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
서로가 벗어나려고 뛰어 다녀도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국은 헤어나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인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야 할 운명이라면 만남에 연연하지 말고 언제 어디서 만나고 어떻게 헤어지던지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누구나 다 감싸 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될 것만 같은데, 그것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물음은 멈추려고 해도 멈출 수 없는, 꼬리의 꼬리를 무는 수학에서 사용하는 파이(π )같다.
그와 더불어 사람과의 만남도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멈춤이 없다. 이런 속성을 가진 만남이라면 지금 연결되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을까? 라는 물음을 더 해본다.
"아이구~!!"
"...죄송..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제가 잠시 생각을 하느라 ...죄송합니다.."
"아녀.. 괜찮....."
발을 밟힌 사람이 괜찮다는 말을 하다 말고 얼굴을 빤히 들여다본다. 언젠가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얼굴이다. 재빨리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밟아버린 갈색 구두의 발등은 끝없는 경쟁심의 흔적을 도장을 찍듯 하얀 발자국을 남겼다. 이것이 뫼비우스의 띠 안에서 돌고 있는 우리의 운명인가보다.
걸어서 돌아다니는 자라는 이름의 사나이로 그리스 신화에 종종 등장하는 인물이다. 흔히들 여기 저기 잘 돌아다니는 사람을 일러 역마살이 끼었다고 하던데, 내가 보기엔 그런 사람들은 전생에 페이리토스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반쪽을 찾아서 헤맨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곰곰이 생각 해보니 사람은 얼굴 하나, 팔 둘, 다리 둘, 몸통 하나 있어야 되는데, 반쪽을 찾아야 된다면 우리는 팔도 하나, 다리도 하나여서 다른 하나를 찾아야 된다는 말일까?
또 쓸데 없는 잡 생각이다.알고 싶은게 많고, 궁금한게 많아서 대머리가 되는것 아닌가 하면서도 반쪽을 찾아야 된다는 물음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 왔지만, 토요일 밤이라서 잠이 잘 오지 않는다.
깜깜한 새벽녘 하늘에 깜빡거리는 별을 올려다보며 불현듯 태수 아제와, 갈색 구두 손님, 용준형이 생각났다. 별들처럼 내 삶에서 잊을만하면 나타나고, 지칠만 하면 떠올려서 그리워하게 만드는 반복적인 일들에 서있는 우리의 관계가 우연인지 아님 운명인지도 한번 생각해본다.
새벽녘 별들이 실로폰 소리같이 은은한 잠을 몰고 온다.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KBS에서는 전국 노래 자랑의 CM송이 울릴 때 감은 눈을 억지스레 떠야만 했다.머리에 물도 묻히다 말고, 옷을 갈아입고 나갈 채비를 했다.
왜냐하면 난 전생에 페이리토스였기 때문에 길을 나서는 것이다.
걸었다. 9월초인데도 한여름 내리쬐는 퇴약 볕에 살갗이 따끔거린다.
그런 따가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전생의 기억을 되살려 보기로 하고선 무작정 걸었다.
내가 봐도 미친 짓이었다.
금새 얼굴은 화끈거리고, 땀으로 등은 젖어버려 끈적거린다. 비가 한바탕 뿌리고 난 뒤지만 또 다시 비가 오려는지 피부가 껌처럼 옷에 자꾸 달라붙는다.
아무래도 페이리 토스가 되기는 힘든 모양인가 보다..그래서 전생에 페이리 토스가 아닌 신화속 그의 뒤에 있던 나그네 1을 하기로 하고, 근처의 냉방이 잘되는 곳을 둘러보았다.
마침 서점이라고 간판이 시야에 들어왔고, 화장실에 들러 세수라도 하고 가야겠다며 문을 열고 들어섰다.
역시나 서점은 시원하다. 뜨거운 태양 볕이 아프다며 따끔거리던 피부들이 한숨을 내쉬면서 순식간에 편안해진다. 덩달아 껌처럼 달라붙던 피부들도 차가운 공기가 불고 있다라는 걸 알았는지 옷에서 떨어져 나왔다.
다리 아프게 이층까지 걸어 올라간 화장실에서 세수도 하고 땀에 젖은 목과 팔도 씻었다.
그리고 뒷 주머니에 잠자고 있던 손수건을 꺼내 깨우듯이 펄럭펄럭 흔들어 댔다.
더운 날 낮잠을 잤으니 일을 하려는지 조금 전에 씻었던 목과 팔에 묻은 물기를 닦아 내었다.
그래 손수건 너도 수고 했다. 그럼 다시 낮잠 자야지 하면서 반으로 접고, 또 반으로 접어 다시 뒷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온 난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팔 소매를 더 걷어올리고, 이왕 서점에 들른 것 책이라도 한번보고 가자며 여기저기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옛 그리스엔 "아리스토 파네스"라고 하는 희극 작가이자 사상가가 있었다.
그는 신들과 인간들이 아울러 사는 시대엔 인간들은 세 부류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굳이 열거 하자면 "남성, 여성, 양성"의 모습을 가진 것인데, 이들은 각기 "해, 땅, 달"의 형상을 닮아 둥글둥글한 외모에 팔 넷, 다리 넷, 얼굴이 둘이라서 기운이 세고 동작이 민첩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신들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프스 산을 넘보게 되었고, 위협이 될 정도가 되자 지켜보다 못한 신들은 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회의를 통해 신들은 이들을 반으로 가르기로 했고, 반으로 갈라진 인간들이 죽지 않게 하기 위해 의술의 신인 아폴론에게 재 빨리 치료 해줄 것을 부탁했으며, 이들이 죽지 않도록 반으로 갈랐다.
그 후 갈라진 이들은 번식을 하기 위해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울 필요가 있었고, 그 모자란 부분인 반쪽을 찾아 짝을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반쪽을 찾을 때에도 남성에서 갈라진 반쪽은 여성 반쪽에는 관심이 없었고, 여성 반쪽에서 갈라진 반쪽은 남성 반쪽에게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양성에서만 갈라져 나온 반쪽만이 이성에게만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분주히 이책 저책 뒤지다 특이하게 먼지가 묻은 겉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서점에서 먼지가 묻은 책은 보질 못했는데 하면서 책을 집었고, 그 책에는 사람이 사랑을 찾아 헤매이는 이유를 설명하는 문구의 글이 있었다.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로부터 따지자면 이집트 기자 지구의 대 피라미를 시작으로 지금 이 시간에 내가 이런 글이 적혀 있는 책을 집어 들었다는 것이 믿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다.
새벽녘까지 반쪽이란 게 뭐 일까 하고 고민하며 밤을 지샜는데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물음이 거짓말처럼 풀려버렸다.
스스로 생각해서 풀어냈다 보다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 날 이 서점으로 들어와서 먼지가 쌓여있는 책을 들어야 된다고 예언이라도 되어있는 것 같았다. 그런 예언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나와 내 주변에 있는 이 모든 사람들도 나와 만나지기 위해 그 전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
서로가 벗어나려고 뛰어 다녀도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국은 헤어나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인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야 할 운명이라면 만남에 연연하지 말고 언제 어디서 만나고 어떻게 헤어지던지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누구나 다 감싸 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될 것만 같은데, 그것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물음은 멈추려고 해도 멈출 수 없는, 꼬리의 꼬리를 무는 수학에서 사용하는 파이(π )같다.
그와 더불어 사람과의 만남도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멈춤이 없다. 이런 속성을 가진 만남이라면 지금 연결되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을까? 라는 물음을 더 해본다.
"아이구~!!"
"...죄송..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제가 잠시 생각을 하느라 ...죄송합니다.."
"아녀.. 괜찮....."
발을 밟힌 사람이 괜찮다는 말을 하다 말고 얼굴을 빤히 들여다본다. 언젠가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얼굴이다. 재빨리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밟아버린 갈색 구두의 발등은 끝없는 경쟁심의 흔적을 도장을 찍듯 하얀 발자국을 남겼다. 이것이 뫼비우스의 띠 안에서 돌고 있는 우리의 운명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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