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반장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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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추석 잘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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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섭이랑 학급 임원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딪힐 일이 없었다.
그렇게 몇몇 학교행사들이 지나가고 내일은 수학 여행을 간다.


아침이 왔지만 수학여행(소풍)이라고 들뜨는것은 초등학교 1,2학년때의 일이다.
뭐, 보통의 고등학생도 학교를 안 간다는 것 때문에 수학여행을 반가워하겠지만 난 수학여행도 학교행사의 하나로밖에는 보지 않는 사람이라 이 역시 별로 달가와하지는 않는다.
차타고 중학교때부터 항상 가던 곳에 가는것도 즐겁지 않고...
사람 많은데서 자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잠도 못 잔다.
잤다가는 다음날 아침에 잠잔것을 후회하는 상황들이 종종 벌어지곤 하니까....
게다가 이번년도에는 학급임원이라 더 신경써야 될 일도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학교차에 오르고는 구석에서 잠을 청한다.
다른 아이들은 여자애들과 떠들고 먹고, 음료수 마시고....다들 수학여행이라 기쁜가보다. 특히 여자애들은 아주 신났다. 잠을 청하는 나의 귓가에 여자애들 수다소리가 시끄럽게 전해져온다.
아~~~
"야..한현태..넌 수학여행인데 구석에 짱박혀서 잠이 오냐?"
"그~으~럼. 난 어제 수학여행이라고 들떠서 잠도 못주무셨더니 아주 잠이 쏟아진다. 그러니까 귀찮게 하지 말고 너희끼리 놀아라."
"에이~재미없는 녀석 같은이라고....."

같이 놀자는 애들의 청을 떨쳐내고 차창을 애인삼아, mp3를 친구 삼아 졸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 아이들이 일제히 '노래해! 노래해!'라고 외치는 소리가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보다 더 커서 잠이 깼다.
(후~~ 또 시작이군)
언제나 그렇듯이 버스안에서 노래부르고 떠들기 시작이다. 난 애늙은이인지 이런 상황에서 부를 노래도 잘 모른다. 요즘 애들은 랩도 하고 락도 곧잘 부르지만 난 노래방에 가더라도 발라드만 부르는 타입이라.....
(어..생각해보니 정말 나란 놈은 재미가 없는 놈이네...)

아이들이 입을 모아 '강우섭'을 외친다.
우섭이는 못이기는 척 나가더니만은 멋들어지게 노래를 불러 반 분위기를 띄워논다. 저녀석은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에게 재미있는 놈 같다.
(재수없는 놈 같으니라고... 하나쯤은 못하는게 있어봐라)
우섭이는 보기 싫었지만 노래 하나는 정말 잘했다. mp3 볼륨을 낮추고는 우섭이의 노래소리에 취해있었는데 우섭이의 노래가 끝나자 아이들이 내 이름을 외치는 소리에 당황해서는 계속 잠 자는 척을 했다.
아이들이 일어나라고 난리도 아니어서 일어나서는 밤에 부를테니 기대하라고 하고는 다른 놈들한테 떠밀어버렸다. 뿌리치기 쉽지는 않았지만 상황은 모면한듯 했다. 대신 잠은 다깼지만......


길고 긴(?) 여정 끝에 목적지에 다다르고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사실 설명도 필요없고 안내문을 볼 필요도 없다. 이미 4,5년전에 다 읽어본것들이다. 몇백년을 이어온 문화제들이 4,5년 사이에 바뀔일도 없고....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여서 사진찍고 자기들끼리 놀러다니는데 여념이 없다.
난 빨리 숙소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아~~ 지겨워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섰다. 별로 크지 않은 방들이다.
한방에 남자애들 10명씩 다 자라고 한다. 후...
어쨌든 짐 풀고 저녁 먹고 애들이 준비한 몇몇 공연을 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사실, 지금부터가 수학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은 꺼졌지만 자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여기저기 나가서 술도 먹고, 담배도 피고.... 선생님들도 모르실리 없겠지만 오늘은 왠만한 것들은 눈감아 주신다.

나도 우리방애들이 술을 싸왔기에 동참해서 열심히 술을 마셨다.
아이들 가방은 마술백인가보다. 술을 마시다 보니 어디선가 끊임없이 공급되는 술의 양에 놀라울 뿐이다. 끝인가 싶으면 어디선가 계속 술이 공급되는것이다.
아이들이 망을 보며 긴장하고 먹느라 취하지도 않는건가...?
거나하게 술이 오를때쯤에 우섭이가 방으로 들어온다.
사실 이방에 있는 애들은 나보다 우섭이가 더 친하다. 반대로 다른 방에 있는 애들은 나랑 더 친하고... 우섭이가 친한 애들을 찾아 술을 마시러 왔나보다.
저녀석도 꽤 많이 마신듯했다.
우섭이가 들어와서 나도 친한 놈들을 찾아 다른 방으로 옮길려고 일어섰다.
"한현태.. 넌 나만 보면 도망다니냐? 그냥 같이 먹자"
"남이사....!!"
잘라버리고 문을 나선다.
복도를 걷고 있자니 선생님들이 모를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게 조용하다.
(날이 갈수록 아이들의 스킬은 늘어만 가는군)

조심조심 옆방으로 옮기는데 여자애들이 우리쪽으로 다가오는게 보였다.
그러더니만 내 입을 막고 자기들 방으로 끌고 간다.
(뭐야? ... 이거.)
여자애들 방에 들어섰더니 여자애들 사이로 남자애들이 꽤 보인다.
평소에 내가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놈들이 꽤 있다. 그리고 여자애들도 우리반 여자애들 뿐이 아니다. 우리반 애들도 몇몇 안보이는걸로 보아 친한 애들끼리 방이동을 했나보다.
내가 여기 끌려온 이유가 궁금해 얘기를 듣자 하니 자기들끼리 남자애들 얘기를 하다가 맘에 드는 애들을 데려오기로 했다나? 난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게 복도에서 우연히 남자애를 보고는 끌고 온건지, 나를 마음에 들어하는 애들이 있는건지 애매모호했다. 나를 끌고 온 무리들 중에 김여민도 있었다. 김여민은 나를 보자 흐뭇해 하면서 방애들을 둘러본다. 새얼굴이 들어와서인지 방여자애들도 모두 나를 쳐다보는 나쁘지 않는 시선이 느껴진다. 여자건 남자건 이런 시선은 나 역시 기분이 나쁘지 않다.

여민이가 나를 끌고 온 애들과 함께 나를 앉히고 게임을 하자고 한다.
(술마시러 나와서 여자애들하고 게임이나 하고 있을까?)
"야..나 게임 못해."
"이건 간단해. 순발력하고 눈치만 있으면 되는 게임이야"
(무슨 게임은 안그러냐?)
취기도 좀 올라 게임을 잘할 자신이 없었지만 여기 오래 있다가 선생님께 걸리면 나도 곤란할 상황이라 딱 5게임만 하고 간다고 그랬다.
여자애들은 좋아하면서 나에게 게임룰과 벌칙을 설명했다.
"눈치게임이라고 간단해서 빨리 끝나. 사람이 7명이니까 숫자 7을 말하는 사람이 지는거야. 숫자를 부르다 같이 외치면 둘다 걸리는거고... 벌칙은 요구하는거 한가지씩하고 술한잔하기."
(여자애들도 술을 가져왔나? 근데 7명??)
"야..내눈에는 4명밖에 안보이는데? 왜 7명이야?"
"우리 애들 2명이 다른 남자애 데리러갔거든. 아마 걔까지 오면 여기 있는 애들 시선은 다 우리한테 쏠릴걸...ㅋㅋ"
그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문이 열리고 여자애들 2한테 이끌려 오는 우섭이가 보인다. 우섭이가 들어오자 여민이의 말처럼 이방에 있는 애들은 자기들이 데리고 온 남자애들이 무안할만큼 부러운 시선을 우리에게 보낸다. 나를 제외하고....

대외적으로 우리반 반장과 내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우섭이를 꺼려한다고 해야하나?
우섭이를 보고 그냥 나가고 싶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러면 더 민망할것 같아서 그냥 빨리 5게임하고 나가자고 생각했다.
우섭이도 게임의 룰을 설명듣고는 게임을 시작했다.
첫게임때 난 여자애들의 순발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삽식간에 1,2,3,4,5이 외쳐지고 숫자를 못부른 사람은 우섭이와 나밖에 없었다.
감탄하고 있는 사이에 우섭이가 숫자를 외치고 내가 걸려버렸다.
(아..역시 게임은 못하는데..)
술을 마시는데 질문이 첫키스는 언제냐고 묻는다.
"없는데....."
"뭐?" "에이..거짓말" "뭐야~"
나의 대답에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다. 우섭이는 나랑 비슷한 상황인지라 그냥 웃고만 있는다.
"나 원래 재미없는 놈이잖아. 몰랐냐?"
"야..한현태..내가 오늘 잊지 못하게 네 인생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선사하마"
김여민이 능글맞게 웃으면서 내 어깨를 툭툭 친다.

다음 게임에서는 우섭이가 걸렸다. 내가 단단히 벼르고 있던지라.....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
"아니..누구냐고?"
"질문은 하나만 대답할거다. 분명히 요구하는거 하나씩이라고 했잖아. ㅋㅋ. 다음에 걸리면 물어보던지.."
(위기모면에 있어서는 노련한 놈이다. )

그뒤로 두게임은 다 여자애들일 걸렸다. 우리를 걸리게 하려는 의욕에 불타 자기들끼리 동시에 숫자를 외치고 자멸해버리는 것이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방에 있던 다른 남자애들은 모두 돌아가고 우리 둘밖에 없었다. 덕분에 우리 둘은 그 방에 있던 애들의 시선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시계를 보니 선생님들이 순찰할 시간인듯 해서 나는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자 여민이가 내 손목을 끌면서 말한다.
"야..어디 가려고? 마지막인데 유종의 미는 거둬야지. 안그래?"
"하지만 선생님이 순찰할시간인데....야..강우섭. 너도 가야되잖아"
"어..그래"
하지만 우리둘의 합의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자애들은 모두 마지막 게임만 하고 가라고 우리들을 자리에서 못일어나게 한다.
"알았어.알았어. 빨리 끝내자"
우섭이가 포기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나도 빨리 끝내고 가야겠다는 우섭의 생각에 따르기로 했다.
"1" "2" "3"
"4" "4"
우섭이와 내가 게임을 빨리 끝내야겠다느 급한 마음에서이지 동시에 4를 외쳤다.
"야.. 빨리 하나씩 물어봐라. 가야되니까."
난 술이 올라서 거북하지만 벌주를 마시며 여자애들한테 말했다.
"야..누가 질문한데? 요구하는거 하나씩이잖아. 우섭이가 현태에게 첫키스를 선사해주거라.ㅋㅋㅋ"
난 여민이의 말에 벌주를 마시다가 뿜을뻔했다. 우섭이도 술이 올랐는지 당황해서인지 얼굴이 붉어져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하지만 정작 놀란 것은 우리 둘이고 여자애들은 모두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우리를 주목하고 있었다.
(젠장..이거 뭔가 당한 기분이다. 첫키스 상대가 우섭이라니...)
내가 우물쭈물 대고 있자 우섭이가 다가오더니 내 입에 뽀뽀를 '쪽' 하고는 일어나서 나가려고 한다.
(역시..이녀석. 위기대처 능력은 일품이네. 처음으로 맘에 든다.)
하지만 이번에는 잘 통하지 않은것 같다.
"야..강우섭.. 넌 뽀뽀하고 키스도 구분 못하냐? 그리고 첫키스의 추억인데 확실히 선사해야지. 안그래?"
(김여민. 앙큼한 기집애. 이거 집에서 야오이나 팸돔만 찾아보는거 아냐?)
난 뚱한 표정으로 여민을 쳐다보고 있을수밖에 없었다.
그때 우섭이는 뭘 결심했는지, 내게 다가와 나를 잡고는 입술을 포갠다.
(야..뭐하는거야?)
우섭이는 그냥 빨리 끝내려는지 정말 강렬하게 키스를 했다. 그의 혀가 내 입으로 들어왔을때 나는 놀랄수 밖에 없었다.
(이럴것까지는..... )
하지만 난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눈을 감고 우섭이를 처음으로 포근하게 느꼈다. 주위에서는 여자애들은 얼굴이 벌개져서는 마치 자기들이 키스를 하는지 부끄러워하면서도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웃긴 상황이다. 그렇게 많은 여자애들 사이에서 남자애들 둘이 키스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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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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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시절의 수학여행......
지금은 정말 아스라한 추억이 되고 말았네요.
거기다 첫키스의 경험까지....
아~~~  나도 그 게임에 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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