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오해(하)
작성자 정보
- 작성
- 작성일
본문
"안녕하세요.."
"예..어서와요."
"어라..여기 계셨네요.."
"아예.. 또 만났네요. "
"사람도 자꾸 만나도 보면 필연이 된다고 하던데, 우리도 그런건가요? 하하하.."
"아뇨.. 전 별로 그러고 싶지 않은데요.."
"태수 형님 잘 계셧죠?"
"예..민철씨도 잘 지냈죠?"
"얼래? 두사람 언제 통성명 했노?"
"아..좀 됐다.. 올 겨울에 그랬으니까 반년 조금 됐나보다.."
"그런데 나는 왜 잘 몰랐지?"
"그거야 영호 니 하고 민철씨하고 포장마차 들르는 시간이 틀리니까 그렇지.."
"그런건가?"
"네..그런건가 보네요..아참.. 영호씨라고요? 우리 이렇게 자주 만나는데 이름이라도
알아야죠. 전 김민철이라고 합니다."
"예..지는 영호입니다."
영호는 먼저 인사하는 갈색구두 청년 이름이 민철이라는 걸 알았지만, 통성명 하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잠시 후 태수 아제가 말 하지 않으려던 사실을 민철의 입으로 직접 듣게 되었던 것이다.
"낮에 서점에서 보고 또 보네요.."
"예..(이 사람 되게 눈치가 없다. 하기사 늦게 들어왔으니 상황 파악이 안될 수 밖에..)"
"아까 권해준 책은 사셨어요?"
"네.."
"책 무슨 책?"
"영호니 혹시 .."
"...........(조금 전에 아니라고 화를 냈는데 들통이 난 지금 뭐라고할말도 없었다.) "
"아~~사셨네요.. 저기 테이블 위에 책 있는 것 보니.. 사신 것 같네요."
"어때요? 내용이 괜찮은 것 같나요? 읽어본 사람은 내용이 괜찮다고 하던데.. 아참.. 태수
형님 지난 번 생일날 그 책 드렸었는데 읽어보셨으니까 알겠네요.. 어때요?"
"생일날요? 아제한테 책을 선물했다고요?"
"예..이번 생일에 선물을 드렸죠.."
한동안의 침묵이 포장마차 안을 무겁게 내리 눌렀다.
".태수아제..."
"...응...."
"태수 아제 미안한데.. 나 오늘 집에 일찍 가봐야 되거든.. 그래서 먼저 일어날게"
"왜요..영호씨 조금더 있다가 가세요.. 이렇게 만난 게 어딘데.. 그냥 가시면 섭섭하잖아요."
"아입니다..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서 집에 들어 가봐야 되니까.. 두분 얘기하면서 시간 보내
세요..아제 내 그만 가볼게.."
" 영호야 와그라노?.."
태수의 눈빛이 흔들렸다. 말하고 싶지 않은 걸 들킨 것 마냥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영호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영호도 태수의 마음을 읽었는지 애써 눈을 피하려 했고, 자신도 모르게 약속이 있다며 테이블 위에 책도 놓아 둔 채 그대로 나와 버렸다.
두 사람 사이에 자신이 끼어 버린 것 같고, 왠지 모를 어색함과, 태수 아제에 대한 배신감 등등..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포장마차 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영호는 자신도 기억 못한 생일을 기억하고 있는 민철이 미워졌고, 자신이 권했던 그 책을 태수아제는 민철에게 생일 선물로 받았다는 사실이 싫어졌다.
그리고, 그럴 수도 있는 일에 괜스레 화가 나는 자신이 힘들어졌다.
다른 사람이 아닌 민철이 태수의 생일을 챙겨줬다는 사실이 싫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형 동생하며 불러 대는 두 사람의 호칭 관계마저도 듣기 싫었다.
늘 시원하고 청량하게 느껴지던 밤 공기 마저 오늘 따라 무겁게 어깨를 내리누르는 것 같다.
초롱초롱 빛나던 하늘의 별들도 나만 두고 즐거워하는 태수 아제의 웃음 같아서 싫기만 했다. 태수 아제로부터 떨어져 나온 영호는 혼자라는 소외감 마저 느꼈다. 늘 곁에 있어 줄 것만 같던 태수 아제가 이제는 나와 떨어져 있는 사람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언젠가 태수 아제의 스잔을 들으며 아제가 외로워 보인다고 했다는 말을 새삼 되뇌이게 되었고, 그 외로움이 다른 이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태수 아제는 처음부터 내가 좋아하던 타입도 아니라고 생각과 그렇게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까지 있었나 하고 후회마저 들었다.
칵테일을 만들 듯 여기저기 숨어 있던 감정들이 한번에 솟아올랐다. 그리고 서로 뒤엉켜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태수에 대한 영호의 새로운 감정들을 만들어냈다. 달콤 쌉싸름한 오묘한 감정들의 뒤섞임을 풀어야 할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집으로 돌아 온 영호는 잠이 오지 않았다. 별 일도 아닌 일에 신경 쓰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끝도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의식을 맡기고 있었다.
머리가 지끈 거리며 아파 오는 것 같았고, 다리도 마비가 되는 것 같았다. 쓸데없는 생각에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영호는 DVD를 보기로 하고 기계의 전원을 켰다.
한동안 꺼내지 않았는지 DVD케이스의 먼지에 손가락이 찍혔다. 늘 그렇다.
외롭거나, 감정의 기복이 심할때면 늘 이 DVD를 틀어본다.
스크린 너머로 한 남자의 인생이 다큐멘터리처럼 끝없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예..어서와요."
"어라..여기 계셨네요.."
"아예.. 또 만났네요. "
"사람도 자꾸 만나도 보면 필연이 된다고 하던데, 우리도 그런건가요? 하하하.."
"아뇨.. 전 별로 그러고 싶지 않은데요.."
"태수 형님 잘 계셧죠?"
"예..민철씨도 잘 지냈죠?"
"얼래? 두사람 언제 통성명 했노?"
"아..좀 됐다.. 올 겨울에 그랬으니까 반년 조금 됐나보다.."
"그런데 나는 왜 잘 몰랐지?"
"그거야 영호 니 하고 민철씨하고 포장마차 들르는 시간이 틀리니까 그렇지.."
"그런건가?"
"네..그런건가 보네요..아참.. 영호씨라고요? 우리 이렇게 자주 만나는데 이름이라도
알아야죠. 전 김민철이라고 합니다."
"예..지는 영호입니다."
영호는 먼저 인사하는 갈색구두 청년 이름이 민철이라는 걸 알았지만, 통성명 하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잠시 후 태수 아제가 말 하지 않으려던 사실을 민철의 입으로 직접 듣게 되었던 것이다.
"낮에 서점에서 보고 또 보네요.."
"예..(이 사람 되게 눈치가 없다. 하기사 늦게 들어왔으니 상황 파악이 안될 수 밖에..)"
"아까 권해준 책은 사셨어요?"
"네.."
"책 무슨 책?"
"영호니 혹시 .."
"...........(조금 전에 아니라고 화를 냈는데 들통이 난 지금 뭐라고할말도 없었다.) "
"아~~사셨네요.. 저기 테이블 위에 책 있는 것 보니.. 사신 것 같네요."
"어때요? 내용이 괜찮은 것 같나요? 읽어본 사람은 내용이 괜찮다고 하던데.. 아참.. 태수
형님 지난 번 생일날 그 책 드렸었는데 읽어보셨으니까 알겠네요.. 어때요?"
"생일날요? 아제한테 책을 선물했다고요?"
"예..이번 생일에 선물을 드렸죠.."
한동안의 침묵이 포장마차 안을 무겁게 내리 눌렀다.
".태수아제..."
"...응...."
"태수 아제 미안한데.. 나 오늘 집에 일찍 가봐야 되거든.. 그래서 먼저 일어날게"
"왜요..영호씨 조금더 있다가 가세요.. 이렇게 만난 게 어딘데.. 그냥 가시면 섭섭하잖아요."
"아입니다..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서 집에 들어 가봐야 되니까.. 두분 얘기하면서 시간 보내
세요..아제 내 그만 가볼게.."
" 영호야 와그라노?.."
태수의 눈빛이 흔들렸다. 말하고 싶지 않은 걸 들킨 것 마냥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영호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영호도 태수의 마음을 읽었는지 애써 눈을 피하려 했고, 자신도 모르게 약속이 있다며 테이블 위에 책도 놓아 둔 채 그대로 나와 버렸다.
두 사람 사이에 자신이 끼어 버린 것 같고, 왠지 모를 어색함과, 태수 아제에 대한 배신감 등등..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포장마차 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영호는 자신도 기억 못한 생일을 기억하고 있는 민철이 미워졌고, 자신이 권했던 그 책을 태수아제는 민철에게 생일 선물로 받았다는 사실이 싫어졌다.
그리고, 그럴 수도 있는 일에 괜스레 화가 나는 자신이 힘들어졌다.
다른 사람이 아닌 민철이 태수의 생일을 챙겨줬다는 사실이 싫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형 동생하며 불러 대는 두 사람의 호칭 관계마저도 듣기 싫었다.
늘 시원하고 청량하게 느껴지던 밤 공기 마저 오늘 따라 무겁게 어깨를 내리누르는 것 같다.
초롱초롱 빛나던 하늘의 별들도 나만 두고 즐거워하는 태수 아제의 웃음 같아서 싫기만 했다. 태수 아제로부터 떨어져 나온 영호는 혼자라는 소외감 마저 느꼈다. 늘 곁에 있어 줄 것만 같던 태수 아제가 이제는 나와 떨어져 있는 사람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언젠가 태수 아제의 스잔을 들으며 아제가 외로워 보인다고 했다는 말을 새삼 되뇌이게 되었고, 그 외로움이 다른 이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태수 아제는 처음부터 내가 좋아하던 타입도 아니라고 생각과 그렇게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까지 있었나 하고 후회마저 들었다.
칵테일을 만들 듯 여기저기 숨어 있던 감정들이 한번에 솟아올랐다. 그리고 서로 뒤엉켜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태수에 대한 영호의 새로운 감정들을 만들어냈다. 달콤 쌉싸름한 오묘한 감정들의 뒤섞임을 풀어야 할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집으로 돌아 온 영호는 잠이 오지 않았다. 별 일도 아닌 일에 신경 쓰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끝도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의식을 맡기고 있었다.
머리가 지끈 거리며 아파 오는 것 같았고, 다리도 마비가 되는 것 같았다. 쓸데없는 생각에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영호는 DVD를 보기로 하고 기계의 전원을 켰다.
한동안 꺼내지 않았는지 DVD케이스의 먼지에 손가락이 찍혔다. 늘 그렇다.
외롭거나, 감정의 기복이 심할때면 늘 이 DVD를 틀어본다.
스크린 너머로 한 남자의 인생이 다큐멘터리처럼 끝없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