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소방관과의 동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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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초콜릿상자와 같은 거란다.. 열어보기 전엔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것이지.. "

엄마가 죽기 전에 아들에게 한말이다.
엄마가 죽고 혼자된 아들의 집에 사랑하는 여자 제니가 오게 되고 둘은 같이 살게된다.
그리고 재니는 아들과 단 한 번의 잠자리를 한 후 갑자기 떠나버린다.
그 후 다시 혼자가 된 아들은 문득 달리고 싶어지는 욕구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달려 결국엔 국토 대장전을 하게 된다.
그의 행동에 감명 받은 많은 사람들은 그를 따라 계속 뛰게 되고, 그 뒤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의 제자가 된 것처럼 계속 늘어간다. 그리고 달리는 도중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게 되고, 조언을 받은 사람들은 사업에서 성공하게된다.
결국엔 바다까지 온 아들은 이제 힘들다고 하면서 집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여기까지가 주인공이 회상하면서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과거를 들려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화면은 바뀌어서 벤치에 앉아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6년동안 소식이 없었던 재니의 집에 초대를 받고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버스를 기다리던 할머니가 재니의 집 주소를 보고 어딘지 알고는 버스를 탈 필요가 없다면서 자신이 앉아 있는 벤치에서 좀더 걸어가면 갈 수 있다고 해준다. 놀란 아들은 괜히 기다렸다고 하면서 버스정류장을 떠난다.

잠시 후 아들은 재니와 재회를 하게되고, 재니는 아들을 울면서 맞이한다. 하지만 아들은 재니의 집에 한 꼬마아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며, 재니가 결혼하고 자식을 낳았다는 것에 아쉬워한다. 그런 아쉬움도 잠시 재니는 아들에게 만화를 보고있는 꼬마아이에게 가서 인사를 시킨다. 재니는 자기 자식의 이름이 "포레스트" 라고 소개한다.

그 꼬마는 검프의 자식이었다.
재니는 검프와 잠을 자고 임신 한 채로 떠났고, 혼자서 애를 낳아 길렀던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검프는 재니의 남편이자 포레스트의 아빠가 된다.
검프는 매우 기뻐했지만, 재니가 자신은 많이 아프다고 말한다. 검프는 감기인 줄 알았지만 재니는 병을 앓고 있었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검프는 재니의 무덤 앞에서 울며 사랑했던 얘기를 한다. 그리고 어머니가 죽기 전에 했던 말을 다시 한다. 꼬마 포레스트는 학교에서 아주 잘 하고 있다는 칭찬도 받고 그 소식에 검프는 눈물을 흘린다.

시간은 지나서 검프와 그의 자식은 자신의 고향집에 오게된다.
장면은 바뀌고 아침이 되어서 검프는 자신의 자식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자신이 어릴 적 탔던 그 학교스쿨버스정류장으로 배웅나간다. 그 스쿨버스의 버스기사는 여전히 껌을 씹으며 검프의 아들을 태우고 떠난다. 그리고 검프는 그 자리에서 한동안 많은 생각을 한다.
영화는 결말을 맺으며 그의 발밑에 있던 깃털이 바람에 날라 어딘가로 날아간다. 제일 첫장면에 깃털이 날리는 것처럼 ....그리고 영화는 끝이 났다.

영호는 죽은 재니가 검프와 예전에 뛰어 놀던 나무 밑에 묻히는 장면에서 참을 수 없을 만큼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보였다. 벌써 세 번이나 본 DVD이지만, 그 장면에서 어김없이 눈물샘이 터져 버린다.
아이큐가 80도 안 되는 한 남자는 혼자라는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달렸고, 그 과정에서 많은 친구들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유명해져 잃어버린 옛 사랑도 다시 찾게 되고, 팔자에도 없던 자식을 얻게 된다. 단순한 구도를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 사랑을 다시 찾아가는 감동적인 내용이었다.

영호는 제일 기억에 남는 영화를 뽑으라면 어김없이 "포레스트 검프"를 꼽는다.
한 남자의 인생 역경이 다른 이로 하여금 끝없는 감탄을 만들어 자아내고, 다소 허무 맹랑하지만, 진지한 삶을 뜻을 보았기 때문이다.
세상과는 어울릴 수 없을것 같은 신체적 조건을 이겨내어 결국엔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자신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벗어날수 없는 마약처럼 영호를 취하게 만든다.
이반으로써  조금은 자기 방어적이고, 약간은 이기심으로 뭉쳐진 마음 한 구석이 시원스럽게 녹아내린다. 한번 더 따스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수 있고, 한 발 더 멀리 디딜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만든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될수 있게끔 따스한 마음을 가지길 원한다. 다들 각박해져만 간다고 하는 사회 생활에 다른 이들과 다르게 행복한 눈으로 사물을 볼 줄 아는 시선을 가지게 만드는 DVD가 너무 감사하다. 일반인들과는 다르게 변두리 삶을 이어가고 있는 나를 지구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만든다.

 레이 아웃과 함께 한 남자의 인생 스토리는 끝이 났고, 영호의 복잡했던 감정들도 눈물에 젖어 내렸다. 침대 머리 놓여 있던 티슈로 눈물을 훔친 다음 냉장고에 남아 있던 소주 반병을 꺼내 마저 마시고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담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가 타들어 가는 동안 태수 아제에 대한 알 수 없는 감정들로 혼란스러웠던 자신을 추스르고 잠시 눈을 감았다. 소주 기운이 은근히 퍼져서 눈이 감겼다.

잠시 눈을 감는다는 것이 피곤해서 잠이 들었나 보다.
무언가 목을 내리 누르는 듯한 답답함과 목으로 흘러내리는 땀에 가려워서 눈을 뜨려고 했지만, 오히려 의식이 점점 흐려져 더 깊이 잠이 들고 싶었다.
이상하리 만큼이나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가위에 눌린 것인지, 의식은 깬 것 같은데 소주 기운 탓인지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리고 마치 불가마 사우나에 갔던 느낌처럼 목을 타고 흘러내리던 땀이 등을 흥건이 적시었다. 감은 눈은 도저히 떠지질 않는다. 그래서 좀더 잠을 청할까 싶어 그대로 눈을 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전보다 몸이 더 뜨거워진 것 같았다. 땀은 비 오듯 흘러내리고, 안되겠다 싶어 감은 눈을 억지스레 떴다. 그리고 용수철이 튀어 오르듯이 누은 자리를 박 차고 안간힘을 다해 몸을 일으켯다.

그런데 눈앞에선 믿지 못할 광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싸이렌 소리가 좁은 골목길의 담벼락을 밀쳐댄다. 밀리지 않으려는 듯 벽돌사이의 시멘트가 삐쳐 나오고 있었다. 사람들의 고함 지르는 소리에 아득했던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어요? 있으면 대답하세요.."

"여...여기요"

"어디요?.."

"소파 있는데,.."

"아..거기.."

소방대원은 입에 물고 있던 산소 호흡기를 빼고서는 내 입에다 물려주었고,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선 현관문을 향해 끌고 가다시피 해서 나를 밖으로 내보내 주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른 대원들의 반은 이때다 싶어 물 호스를 끌고선 거실로 들어갔으며, 나머지 반은 여전히 바깥 골목에서 집 창문으로 향해 물대포를 쏘아대고 있었다.

영화 타워링에 나오는 것 마냥 검은색과 회색의 연기가 또아리를 치며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새벽녘의 하늘은 때아닌 불길로 인해 사이키 조명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으로 보랏빛에서 붉은빛으로, 다시 푸른빛에서 검은빛으로 그 얼굴을 푸닥거렸다.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들이 흡사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마냥 멍한 표정으로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다행이 그다지 큰불이 아니었던지 소방관들이 집으로 진입한 이후 5분도 안되어서 불길이 잡혀가고, 연기만이 집안을 자욱하게 메웠다.

한동안 정신이 멍해 있던 나의 어깨위로 누군가의 손이 올려졌다. 이내 눈길이 돌아갔고, 거기엔 어디선가 낯이 익은 듯한 사람이 한 명 서 있었다. 1년전 알 수 없는 두근거림으로 나의 코끝에 페튠의 향기를 맡게 해준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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