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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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군생활은 정말 착착 잘 진행되어 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난 작전병이었다. 그리고 우리 분대장은 포대에서 사람 좋기로 정평이 나있던 사람이었다.
군에서 좋은 고참을 만나는 것만큼의 행운은 없다.
게다가 난 작전병이라는 포반에 들어간 동기들과는 좀 차별화 된 특혜를 몇몇개 누릴수가 있었다.
난 그런 튼튼한 바탕(?)을 기반으로 하여 군에서도 좋은 평을 쌓아가고 있었다.
예전에 나였다면 간부들한테나 좋은 평을 받았겠지만, 우섭이의 영향인지 몰라도 성격이 많이 변해서 고참들도 나에게 잘해주었다.
"야..현태야. 넌 얼굴도 딱 잘생겼는데 여자친구 많지 않았냐?"
"없었습니다."
"한명도? 이녀석... 얼굴은 여자 홀리게 생겼는데... 재미없는 녀석이네. 좋은 학교 들어가느라 공부만 했냐?"
성격은 변했어도 내가 재미없는 놈이라는 것은 고등학교나 지금이나 똑같은가보다.
하지만 성격만큼이나 얼굴은 많이 변했나보다.
이상하게 군에 와서 잘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나는 거울을 봐도 맨날 보는 얼굴이라 어디가 변했는지, 잘생겼는지 못생겼는지 알수가 없다.
' 내 얼굴이 변했나?'
평탄한 나의 군생활은 별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자대에 배치받은지 두달이 조금 넘어서 나는 백일휴가를 다녀왔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휴가를 나가서 학교를 잠깐 방문했다가 오랫만에 여민이를 만났다.
여민이도 우리 학교를 다녔지만 정말 오랜만에 보고 짧은 머리에 아직 4월이지만 눈과 태양에 그을린 나의 피부 때문인지 나를 처음에는 잘 알아보지 못했다.
"야.. 현태냐? 우와. 너 정말 많이 변했다. "
놀람인지 반가움인지 몰라도 나의 얼굴과 몸 여기저기를 더듬으면서 입에서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 기집애....세월이 흘러도 성격은 그대로이다.
"야..콧날도 이제 완전히 서고 눈썹도 짙어지고...턱도 각져지고.... 우와..너 멋있어졌구나. 어깨도 벌어지고... 엉덩이도 탄탄해졌는데..."
"야..야..야.. 너는 어디 몇년만에 만나는 외간 남자 엉덩이를.... 죽을래?"
"우리가 그냥 친구 사이냐? 난 너한테 잊을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 친구잖아."
그말에 우섭이의 얼굴이 스쳐간다.
얼마되지 않은 일인데도 10년은 지난일처럼 아득히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우섭이의 얼굴은 어제 본 사람처럼 선명하다.
표정으로 내 쓸쓸함과 그리움이 드러날까 말을 돌린다.
"야. 나 그렇게 얼굴이 많이 변했냐? 요즘 그런말 꽤 자주 듣는다."
"얼굴이 변했다기 보다.. 훨씬 남자다워졌네. 너 몰랐냐? 고등학교때에도 너 꽤 미남이었다니까. 내가 몇번 귀뜸해줬는데. 너 얼굴을 원래 멋진 얼굴이야. 하지만 지금은 몸도 멋져졌는걸. 헤헤..이제는 얼짱, 몸짱인데."
"그랬나? 난 네가 농담하는 줄 알았지. 그리고 말투가 그게 뭐냐? 선머슴처럼.."
"뭐냐.. 그럼 지금 시비거는거냐? 재수없어 그리고 그 대답은 지금은 니가 잘생겼다고 인정하겠다는 반응 맞지? 왕자병 같으니라고.."
"뭘..어쩌라는거냐? 참.."
"하하..이번이 농담이다.임마. 정말 재미없다니까....그러지 말고 오래만에 만났으니까 밥이나 먹자."
나의 백일휴가는 어머니, 여민이와 시간을 거의 보냈다.
고참들이 여자랑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와서 할 얘기 거리나 만들어오라고 했는데, 전자는 달성했어도 후자는 별로....
하지만 나름대로 좋은 휴가였다. 오랫만에 사회 구경도 하고, 혼자 계실 어머니 걱정도 덜고...
백일휴가를 마치고 귀대하는 날에 어머니께서는 힘든일은 이웃에서 많이 도와주시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나에게 건강에나 신경쓰라고 몇번이고 당부를 하신다. 저는 어머니, 당신이 더 걱정인데...
그렇게 돌아오기 싫었지만 막상 귀대를 하니까 집처럼 또 편하게 느껴지기도한다.
백일밖에 안지났는데도.... 난 적응이 빠른 놈인가보다.
여기저기 휴가 담배를 돌리면서 난 다시 군대 모드로 나의 모든것을 전환했다
그렇게 일상적인 시간이 흘렀다.
군대에서는 정말 시간이 안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정말 빨리도 흘러간듯하다.
기억에 남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없으면 일상적인 생활들로 이뤄지기 때문에 더욱 그런듯 하다.
백일휴가를 다녀와서는 훈련,
진급, 휴가.....,
제초작업과 폭우이후 정비,
훈련......,
제설작업......,
진급, 휴가......,
혹한기 훈련......
그렇게 한 싸이클이 돌았다.
정말 금방이었다.
그리고 변한것은 사람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없었다.
난 여전히 군대에 있었고, 밖은 나없이도 잘 돌아가고 있었다.
다만 나는 핀 군번이라 군에서의 내 지위는 상병을 달았지만 서열 반이상을 훌쩍 넘었고, 그러는 기간에 다른 고참들과 친분이 더 쌓이고 후임들이 늘어났다는것.... 변한게 있다면 그런것들이었다.
두번째 맞는 봄은 금방 지났다.
군에서의 봄, 가을은 워낙 짧다. 금방 추웠다가도 또 금방 더워진다.
4월의 마지막 날이라 아직은 추웠지만 이제 곧 더울 시기였다.
밤에 상황근무를 마치고 돌아가 내무실에 들어가다가 화장실에 들렀더니 강지성상병이 화장실에서 라면을 먹고 있다.
그동안 밥이 없어서 별로 친하게 지낼 기회가 없었지만 강지성상병도 워낙 사람이 좋아서 후임들은 대부분 그를 좋아했다.
나 역시 좋은 고참이라 생각하고 잘 따랐지만 근무지가 달라서 서로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
" 뭐 합니까? 화장실에서..."
" 보면 모르냐? 라면 먹잖아."
" 강지성상병님.. 안 춥습니까?"
그는 담배를 입에 물고는 손옷차림으로 날 삐딱하게 쳐다본다.
"야.. 지금 몇시냐? 12시 넘었잖아. 그럼 나 병장이지 왜 상병이냐? 강지성 병장님 해봐라."
"하하.. 아직 진급 신고도 안했잖습니까?"
"그래도 그렇게 불러. 너도 라면 하나 먹을래?"
"요즘 살찌는데.. 별로 생각도 없습니다."
"그러지 말고 오늘 나랑 같이 먹고 내일부터 운동 같이하자. 너도 이제 밑에 애들 많으니까 저녁에 시간좀 날거아냐."
빨리 핀 군번이지만 나 혼자서 많은 일을 도맡아 온지라 오래동안 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런 상황은 강지성 상병,,아니 병장도 마찬가지라 나의 사정을 잘 이해했다.
그 다음날 부터 우리는 정말 같이 운동을 시작했다.
일과가 끝나면 같이 잡아주면서 턱걸이도 하고 역기도 들고.....
같이 샤워도 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친해질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일과시간에는 나랑 친해진덕에 작업하다 적당히 눈치보고 상황실로 들어와 땡땡이도 치고, 차도 마셨다.
상황실은 간부들의 눈이 쉽게 가지 않고 또 간부들의 왕래를 미연에 알수 있는 곳이라 상황실 책임자인 사격지휘 분대장과 친분을 쌓으면 땡땡이 치기에 아주 적격인 장소였던 것이다.
일과가 끝나면 운동하고 취침점호 후에는 같이 TV를 시청했다.
취침점호 후에도 좋은 간부를 만나면 10시부터 11시까지 하는 쇼나 드라마등을 시청할수가 있었는데 TV가 내 침상 앞쪽에 배치되어 있던 터라 지성 병장은 언제나 내 침낭에서 같이 TV를 시청했다.
그게 시초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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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난 작전병이었다. 그리고 우리 분대장은 포대에서 사람 좋기로 정평이 나있던 사람이었다.
군에서 좋은 고참을 만나는 것만큼의 행운은 없다.
게다가 난 작전병이라는 포반에 들어간 동기들과는 좀 차별화 된 특혜를 몇몇개 누릴수가 있었다.
난 그런 튼튼한 바탕(?)을 기반으로 하여 군에서도 좋은 평을 쌓아가고 있었다.
예전에 나였다면 간부들한테나 좋은 평을 받았겠지만, 우섭이의 영향인지 몰라도 성격이 많이 변해서 고참들도 나에게 잘해주었다.
"야..현태야. 넌 얼굴도 딱 잘생겼는데 여자친구 많지 않았냐?"
"없었습니다."
"한명도? 이녀석... 얼굴은 여자 홀리게 생겼는데... 재미없는 녀석이네. 좋은 학교 들어가느라 공부만 했냐?"
성격은 변했어도 내가 재미없는 놈이라는 것은 고등학교나 지금이나 똑같은가보다.
하지만 성격만큼이나 얼굴은 많이 변했나보다.
이상하게 군에 와서 잘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나는 거울을 봐도 맨날 보는 얼굴이라 어디가 변했는지, 잘생겼는지 못생겼는지 알수가 없다.
' 내 얼굴이 변했나?'
평탄한 나의 군생활은 별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자대에 배치받은지 두달이 조금 넘어서 나는 백일휴가를 다녀왔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휴가를 나가서 학교를 잠깐 방문했다가 오랫만에 여민이를 만났다.
여민이도 우리 학교를 다녔지만 정말 오랜만에 보고 짧은 머리에 아직 4월이지만 눈과 태양에 그을린 나의 피부 때문인지 나를 처음에는 잘 알아보지 못했다.
"야.. 현태냐? 우와. 너 정말 많이 변했다. "
놀람인지 반가움인지 몰라도 나의 얼굴과 몸 여기저기를 더듬으면서 입에서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 기집애....세월이 흘러도 성격은 그대로이다.
"야..콧날도 이제 완전히 서고 눈썹도 짙어지고...턱도 각져지고.... 우와..너 멋있어졌구나. 어깨도 벌어지고... 엉덩이도 탄탄해졌는데..."
"야..야..야.. 너는 어디 몇년만에 만나는 외간 남자 엉덩이를.... 죽을래?"
"우리가 그냥 친구 사이냐? 난 너한테 잊을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 친구잖아."
그말에 우섭이의 얼굴이 스쳐간다.
얼마되지 않은 일인데도 10년은 지난일처럼 아득히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우섭이의 얼굴은 어제 본 사람처럼 선명하다.
표정으로 내 쓸쓸함과 그리움이 드러날까 말을 돌린다.
"야. 나 그렇게 얼굴이 많이 변했냐? 요즘 그런말 꽤 자주 듣는다."
"얼굴이 변했다기 보다.. 훨씬 남자다워졌네. 너 몰랐냐? 고등학교때에도 너 꽤 미남이었다니까. 내가 몇번 귀뜸해줬는데. 너 얼굴을 원래 멋진 얼굴이야. 하지만 지금은 몸도 멋져졌는걸. 헤헤..이제는 얼짱, 몸짱인데."
"그랬나? 난 네가 농담하는 줄 알았지. 그리고 말투가 그게 뭐냐? 선머슴처럼.."
"뭐냐.. 그럼 지금 시비거는거냐? 재수없어 그리고 그 대답은 지금은 니가 잘생겼다고 인정하겠다는 반응 맞지? 왕자병 같으니라고.."
"뭘..어쩌라는거냐? 참.."
"하하..이번이 농담이다.임마. 정말 재미없다니까....그러지 말고 오래만에 만났으니까 밥이나 먹자."
나의 백일휴가는 어머니, 여민이와 시간을 거의 보냈다.
고참들이 여자랑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와서 할 얘기 거리나 만들어오라고 했는데, 전자는 달성했어도 후자는 별로....
하지만 나름대로 좋은 휴가였다. 오랫만에 사회 구경도 하고, 혼자 계실 어머니 걱정도 덜고...
백일휴가를 마치고 귀대하는 날에 어머니께서는 힘든일은 이웃에서 많이 도와주시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나에게 건강에나 신경쓰라고 몇번이고 당부를 하신다. 저는 어머니, 당신이 더 걱정인데...
그렇게 돌아오기 싫었지만 막상 귀대를 하니까 집처럼 또 편하게 느껴지기도한다.
백일밖에 안지났는데도.... 난 적응이 빠른 놈인가보다.
여기저기 휴가 담배를 돌리면서 난 다시 군대 모드로 나의 모든것을 전환했다
그렇게 일상적인 시간이 흘렀다.
군대에서는 정말 시간이 안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정말 빨리도 흘러간듯하다.
기억에 남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없으면 일상적인 생활들로 이뤄지기 때문에 더욱 그런듯 하다.
백일휴가를 다녀와서는 훈련,
진급, 휴가.....,
제초작업과 폭우이후 정비,
훈련......,
제설작업......,
진급, 휴가......,
혹한기 훈련......
그렇게 한 싸이클이 돌았다.
정말 금방이었다.
그리고 변한것은 사람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없었다.
난 여전히 군대에 있었고, 밖은 나없이도 잘 돌아가고 있었다.
다만 나는 핀 군번이라 군에서의 내 지위는 상병을 달았지만 서열 반이상을 훌쩍 넘었고, 그러는 기간에 다른 고참들과 친분이 더 쌓이고 후임들이 늘어났다는것.... 변한게 있다면 그런것들이었다.
두번째 맞는 봄은 금방 지났다.
군에서의 봄, 가을은 워낙 짧다. 금방 추웠다가도 또 금방 더워진다.
4월의 마지막 날이라 아직은 추웠지만 이제 곧 더울 시기였다.
밤에 상황근무를 마치고 돌아가 내무실에 들어가다가 화장실에 들렀더니 강지성상병이 화장실에서 라면을 먹고 있다.
그동안 밥이 없어서 별로 친하게 지낼 기회가 없었지만 강지성상병도 워낙 사람이 좋아서 후임들은 대부분 그를 좋아했다.
나 역시 좋은 고참이라 생각하고 잘 따랐지만 근무지가 달라서 서로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
" 뭐 합니까? 화장실에서..."
" 보면 모르냐? 라면 먹잖아."
" 강지성상병님.. 안 춥습니까?"
그는 담배를 입에 물고는 손옷차림으로 날 삐딱하게 쳐다본다.
"야.. 지금 몇시냐? 12시 넘었잖아. 그럼 나 병장이지 왜 상병이냐? 강지성 병장님 해봐라."
"하하.. 아직 진급 신고도 안했잖습니까?"
"그래도 그렇게 불러. 너도 라면 하나 먹을래?"
"요즘 살찌는데.. 별로 생각도 없습니다."
"그러지 말고 오늘 나랑 같이 먹고 내일부터 운동 같이하자. 너도 이제 밑에 애들 많으니까 저녁에 시간좀 날거아냐."
빨리 핀 군번이지만 나 혼자서 많은 일을 도맡아 온지라 오래동안 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런 상황은 강지성 상병,,아니 병장도 마찬가지라 나의 사정을 잘 이해했다.
그 다음날 부터 우리는 정말 같이 운동을 시작했다.
일과가 끝나면 같이 잡아주면서 턱걸이도 하고 역기도 들고.....
같이 샤워도 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친해질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일과시간에는 나랑 친해진덕에 작업하다 적당히 눈치보고 상황실로 들어와 땡땡이도 치고, 차도 마셨다.
상황실은 간부들의 눈이 쉽게 가지 않고 또 간부들의 왕래를 미연에 알수 있는 곳이라 상황실 책임자인 사격지휘 분대장과 친분을 쌓으면 땡땡이 치기에 아주 적격인 장소였던 것이다.
일과가 끝나면 운동하고 취침점호 후에는 같이 TV를 시청했다.
취침점호 후에도 좋은 간부를 만나면 10시부터 11시까지 하는 쇼나 드라마등을 시청할수가 있었는데 TV가 내 침상 앞쪽에 배치되어 있던 터라 지성 병장은 언제나 내 침낭에서 같이 TV를 시청했다.
그게 시초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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