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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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 3
버스 정류장. 영훈 선배와 나란히 앉아 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멈추어 뚫어져라 영훈 선배만 바라보고 싶다. 바라보기만 해도 이렇게 가슴 떨리고 좋은데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왜 떳떳할 수가 없을까? 왜 난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한마디를 하지 못할까.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이 이렇게 가슴 아픈 눈물이 될 줄은 난 몰랐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었다.
태현아 형 갈게. 조심해서 들어가.
네.
그래 수요일날 보자.
네.
버스 안 창밖에 사람들을 본다.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살까. 저 사람들은 무슨 고민을 하며 살까? 나이답지 않는 생각만 한다고 욕해도 좋다. 이것이 내 모습인걸...... 나도 내 나이 20 답게 밝고 쾌활하게 살고 싶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은 마치 안맞는 옷을 입은 듯이 불편했다. 난 혼자만의 이런 생각이 좋았다. 그게 나다.
휴대폰 진동이 느껴진다. 누굴까? 성진이구나 그래 고맙다 이때 전화해 주어서.
김성진. 유일하게 내 정체성을 알고 있는 친구다. 날 이해해주는 친구. 그래서 힘이 된다.
성진아 오늘 나 술좀 사줄래?
술? 뭔일 있어?
술 뭔일 있을때만 먹는건가. 너랑 한잔 하고 싶어서 그래.
그래. 오늘 오랜만에 얼굴 보자.
포장마차. 성진이의 얼굴. 변함이 없어서 좋다. 변함없이 날 이해해 줘서 좋다. 그리고 힘을 주어서 좋다. 그래 우린 친구다. 친구란 이런거다.
성진아. 나 요즘 너무 아프다.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그래서 아프다.
자식. 너 또 시작했구나. 아프다고 생각하지 말고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해. 누군가를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해. 누군가의 말을 들을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해. 세상엔 누군가를 보고 누군가의 말을 듣는것 자체를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 그 사람들 생각하면 넌 행복한거라고 생각해. 그래야 네가 덜 아프지.
고맙다. 내 곁에 있어 줘서. 네말 다 이해는 가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난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
난 더이상 네가 상처 안받았으면 좋겠어. 누구를 좋아하는게 죄는 아닌데. 왜 죄가 될까? 왜 네가 욕먹어야 할까 왜 널 욕할까 결국 가장 아픈건 너인데. 이제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
고맙다. 네말 눈물나게 고맙다.
야 우리 이만 일어서자. 많이 마셨어.
그래.
포장마차 앞 소나기가 쏟아진다. 할 수 없이 우린 비를 맞는다. 난 바보같이 또 눈물이 난다. 이번엔 빗물의 힘을 빌려 닦지 않는다. 바보 같은 이 모습 이것도 내모습이다. 그래서 이 모습 마저도 인정하기로 했다. 또 다른 내 모습으로........
저 빗물처럼 저 물방울 처럼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흘러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면 제 마음도 시원할텐데. 오늘 밤 제 모습처럼 구질구질한 밤입니다. 지금 당신은 무슨 생각하고 계신가요. 저처럼 사랑에 아파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조금만 아프세요. 사랑에 아픈건 약도 없데요. 조금만 아파요. 저처럼 울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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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구요? 정말 그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이라는 그 자체를 안한다면 그럴 수 있을라나요? 힘이 듦니다. 님의 글 잘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