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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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놈위로 올라서는 순간.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너! 뭐하는 세끼야! 경찰서 가자!"

"아니요. 안 그럴게요. 그게 아니구요......"

순간 '쨕! 쨕!' 하고 큰소리가 온 수면실을 가르고 지나갔다.

'썅! 여기는 항상 이모양이냐. 이제 여기 오지 말아야지!'

이렇게 항상 후회하지만, 솔로 생활을 하면서 이 곳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는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 나가서 저녁이나 먹을래요?"

그놈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그놈은 한동안 나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샤워를 한다는 몸짓을 보이고는 나가버렸다.

나도 곧 놈을 따라 나갔다.

우리는 샤워를 마치고, 근처에 한 식당으로가서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놈이 그 안에서 나에게 말을 별로 하지 않은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놈은 최근에 우리나라로 들어온 조선족이었다. 이름은 봉달이란다.

'박봉달'

원래 이 세계를 잘 몰랐다고 하는데, 이곳에 와서 파키스탄 사람들과 같이 방을 썼는데 거기 있던 두사람이 서로 커플이었다나, 가끔씩 봉달이가 잠이 들면 그 두사람이 그 짓을 했단다. 그러다 그걸 보고 흥분이 되고, 자기도 하고 싶었다고, 그래서 거기에 왔다고 한다.

원래 중국에서는 육상선수 생활을 했다는데, 워낙 육상이라는 운동이 경쟁인 치열한 종목이라서 그만두고 일하러 한국으로 온거라고,

이렇게 봉달이와 2-3시간을 떠들며, 봉달이에 대해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이놈이 괜찮은 놈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 올드패션이 마음 한 구석에서 영 찜찜하게 남았다.

'하긴 그거야 내가 바꿔주면 돼지.'

 

"봉달아. 우리 만나볼래? 여기서 그냥 이러는거 말고, 정식으로? 어때?"

봉달이는 또다시 한참을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뭐.. 그러지요. 근데 전 처음이라서."

이렇게해서 봉달이와 나는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서로의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웬지 모르게 내 입에서는 자꾸 노래가 흘러 나왔다.

'내가 미쳤나?'

암튼 그날은 다른날과 달리 채팅방을 헤매거나, 오지도 않는 메일을 확인하러 메일사이트를 확인하거나 하지 않고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뉴스에서는 내일부터 청명한 가을이 시작될 거라고 한다.

하하. 내일부터는 가을 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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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씨와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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