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훈아명훈아-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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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옆 칸에 가서 자리가 나서 의자에 앉았다.
주변의 여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녀들은 나를 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명훈이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기분이 묘하기도 했지만
사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다.
별로 좋지만은 않았다.

한참을 가고 나서 몇 정거장 안 남았을 때에
어떤 여자 사람이 총총 들어왔다.
쭈욱 훑어 보니 모델 만큼의 몸매와
얼굴은 성형을 했겠지만 그다지 티가 나지 않게
자연스러운 외모였다. 화장도 아주 얇게 한 게 보였다.
기집애가 그렇게 깍쟁이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속은 털털하면서 교양도 있어 보였다.
-오호~ 나랑 비슷하겠군...하는 생각에 질투가 좀 났다.
내가 좀 시선을 주고 있는 것을 이 여자도 눈치를 챘는지

중간 중간 나를 바라보면서 살짝씩 미소를 보낸다.

아쉽지만 이 몸은 명훈이의 몸이 아니란다.

가 아니라... 명훈의 몸이기는 하지만 속은
은우가 차지하고 있단다....하는 생각으로
여자가 생각할 그 꿈을 깨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도 이 여자사람은 다른 애들보다는 확실히 눈에 들어왔다.
몸매를 보니깐 꾸준히 매일 관리하는 것 같았고
옷도 매치를 신경써서 입었다.
가슴 허리 허벅지 종아리...등의 탄력이 느껴져 보였다.

으?
허?

이게 뭔 느낌이지?

뭔가 몸속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이상하고 짜릿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뭘까?

마치 찬 얼음에 들어갈 때 그 순간의 짜릿함인 것도 같고
뜨거운 온탕에 발가락 하나를 담가서 온도를 알아낼 때의 그 느낌인 것도
같았다.

난생처음 느꺼 보는 이 느낌...
이게 뭘까....
조금 수그러 들어서 신기했는데
아까의 그 느낌이 궁금해져서 방금 하던 생각들을
끄집어 내보았다.
...그래 맞아. 앞에 앉아 있는 여자를 보고 있었지..
가슴 허리 허벅지 종아리... 탄탄한 피부....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느낌은!

이건 성적인 끌림이었다.
순간 내 눈은 점점 커졌다.
땀이 등줄기에서 줄줄 내려오는 것 같았다.
아니! 몸이 바뀌었다고 해서
갑자기 내가 이성애자가 될 일은 없지 않는가!

너무 심한 충격에 급히 일어나서 지하철에서 내려 버렸다.

이건 분명했다.
이건 내가 여자를 보고 흥분을 했다는 증거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느껴 본 적이 없던 그런 느낌....
기괴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소름끼쳤다.

세상이 너무 어지러운 것 같아서 의자에 앉아서 잠깐 쉬었다.

밖으로 나가고 2정거장 정도 남았기 때문에 걷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아까 그 여자의 몸매가 문득 떠오르고
내 몸은 그때마다 불뚝불뚝 반응을 보였다.

아아아아아악!!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왔고 주변의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보았다.

몸이 바뀌었다고 내가 이성애자가 될 일이 없지 않는가!!
그것도 내가 짝사랑하던 명훈이의 몸에서 이런 느낌을 얻게 되다니!

================

작업실에 도착해 보니 도어락 비밀번호를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도어락은 지문인식이 되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거지만 날도 더웠고 빨리 쉬고 싶은 마음에
지하계단을 내려갔다. 도어락을 딱 여는 순간
내 오른 손은 자연스럽게 5짜리 비밀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난 여러 가지 생각들로 복잡해서 방금 전의 일이 뭔지 금방 알아차리지는 못했지만
내 몸은 명훈이고 몸이 기억하는 무언가로 자연스럽게 작업실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이러다가 내 몸으로 정상복귀 하기는 커녕 그 전에 정신이상이 생길 판이었다.

큰 쇼파에 몸을 눕히고 머리 속을 비웠다.

덥다 에어컨 리모콘을 찾았다. 에어컨을 켰다.
에어컨이 켜지는 소리와 함께
방금 닫았던 도어락 비밀번호 눌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밖에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 오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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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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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훈이와 만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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