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옷소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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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아까 그 남자 누구예요?”
“누구?”
장현이 자리에 앉으면서 그렇게 묻는 윤주를 바라보았다.
“음식점 앞에서 오빠에게 인사한 남자 있었잖아요. 젊었을 때 톰 크루즈 뺨치게 생겼던데...”
“아...”
장현이 피식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어쩌지? 그 자식 남자 애인있는데.”
그의 말에 윤주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잘나가는 남자는 결혼했고, 잘 생긴 남자는 게이라더니....”
그녀가 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옆에 앉아있던 지환과 신입사원을 흘끗 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뭐, 어디에도 예외는 있기 마련이지만.”
“불청객이 말도 많아. 저녁 얻어먹으면서.....”
그녀의 말에 지환이 궁시렁거렸다.
첫잔에 술을 가득히 따른 후에, 모두 건배를 하고는 나는 새로 입사한 학규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학규씨, 한달동안 회사 생활해보니 어때?”
“그게....”
녀석이 잠시 주위의 눈치를 살폈다.
“사실은요.”
그가 말을 잇기전에 다시한번 나와 다른 녀석들을 흘끗 보았다.
“장현이 형이 소개시켜주는 회사 이길래 그래도 회사 내에서 썸까지는 아니더라도....내심 기대를 하고 왔는데요...”
녀석이 슬며시 고개를 저었다.
“그냥 일만 해야 하는 팔자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의 말에 옆에 앉아있던 지환이 ‘큭’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열심히 일 하겠습니다.”
녀석이 벌개진 얼굴로 웃으면서 술을 따르는 장현에게 빈잔을 내밀어 술을 받았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지환의 휴대폰의 액정화면이 순간 켜졌다.
슬며시 손을 뻗어 손에 쥐고는 지환은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다.
‘연락이 늦었네요. 지환씨.
심사숙고 한 후에 지환씨가 부탁한 일 맡기로 했어요. 그런데 시간 좀 걸릴 것 같은데 괜찮지요?’
문자를 확인하고 지환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술잔을 들었다.
잠시 후에 녀석의 휴대폰에 다시 문자 신호음이 울렸다.
‘진작에 알려줬어야 하는데 늦었네요.
이 곳이 인혁이가 있는 곳이예요.
사람들이 방해하지 못하는, 발이 닿지 않는 나지막한 솔밭에 있어요.
그래도 지환씨가 와준다면 녀석도 무척 기뻐할거예요.‘
곧 이어 사진 한 장이 액정화면에 나타났다.
푸른 바다와 파아란 하늘이 맞닿아 있는 곳에, 길다란 황금빛 모래톱을 따라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그 뒤의 낮은 언덕에 초록빛이 반짝이는 솔밭이 펼쳐져 있었다. 그 뒤로 나지막한 푸른 산이 수평선을 관망하듯이 솟아 있었고 그 위로 다시 파아란 하늘이 이어졌다.
“어머, 여기가 어디야?”
지환의 손에 있던 휴대폰을 빼앗듯이 가져다가 자신의 손에 쥐고 그녀는 그 사진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여기가 키도구나. 서해에도 이런 섬이 있었네?”
그녀가 다시 휴대폰을 지환의 손에 쥐어주었다.
“사장니임, 그리고 장현 오빠!”
그녀가 나와 장현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번 여름에는 저희 휴가 날짜 맞추어서 모두 다 같이 저 키도로 놀러 가면 어때요?”
그녀의 말에 학규가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말 없이 장현은 그런 그녀를 싱글거리면서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올 여름에는 저기로 꼭 같이 가요 네?”
장현을 바라보던 그녀가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면서 나는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손안에 쥐어져 있던 지환의 휴대폰에 다시한번 불빛이 들어왔다.
‘그 녀석에게 가시면 제 안부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말도 좀 전해주세요.
지금도 녀석을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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