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린 아저씨 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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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전역 신고를 마치고 부대 근처 허름한 터미널에 도착해 집으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탑승한 현동. 오늘따라 더욱 덩치가 좋아보인다. 위풍당당 전역모를 쓰고 위병소 밖을 나오니 바깥 세상은 괜히 더 아름다워 보이고. 그토록 바라온 오늘을 맞이하자 기분이 더 자유롭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네시간은 올라가야 집이 있는 서울에 도착한다. 나를 다시 일상의 공간으로 데려다 줄 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밝게 인사를 하는 현동. 그러자 운전석에 앉아 아침부터 쌓인 피로를 밀어내듯 관자놀이를 스스로 지압하고 있던 버스 기사 아저씨가 현동의 우렁찬 목소리에 놀라듯 현동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어. 어우 옙. 충성.’
‘하하하. 저 이제 군인 아닙니다. 막 전역했습니다.’
아저씨가 장난스럽게 충성도 해주는데 그저 현동은 얼른 군인 티를 벗어나고만 싶단다. 기사 아저씨는 그런 현동을 바라보며 꼭 자신의 아들 바라보듯 대견한 눈빛을 보낸다.
‘후우.’
고속 버스를 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현동은 뒷 자리에 앉으면 괜히 항상 멀미가 나고 답답하다. 그래서 항상 앞 자리 예매. 버스 기사 아저씨가 보이는 입구 바로 앞 자리에 짐을 풀고 앉는 현동. 기사 아저씨가 괜히 저만치 밖을 바라보다가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현동에게 말을 건다.
‘전역해서 좋겠네’
‘아 좋죠 그럼. 저는 군인이 체질에 안맞습니다’
‘왜. 군복입은 모습이 남자답고 늠름한게, 딱 군인 체질이구먼.’
‘흐하. 이거 이제 입을 일 없어요. 벗어야지.’
여느 말년 병장들이 그러하듯 어떻게든 빨리 군인 신분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듯한 현동. 현동은 기사 아저씨가 군복입은 자신의 모습을 훑어보자, 오히려 보란듯이 더 서둘러 디지털 군복 상의를 벗는다.
몸에 다소 달라붙는 까만 반팔 차림이 된 채로 벗은 상의를 하반신에 덮는 현동. 기사 아저씨는 또 괜히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듯 주변을 두리번대다가는 현동을 힐끔 바라본다.
‘키야. 근육이 좋구먼. 힘 좋아 보여'
‘근육 아니고 다 살입니다 이거’
기사 아저씨의 다소 부담스러운 칭찬에도 능글맞게 넘어가며 자신의 팔뚝을 주물럭대는 현동. 반팔 티셔츠를 입은 현동의 팔뚝이 꽤나 두툼하고, 티셔츠 밖으로 선명하게 라인 잡힌 가슴골이 노골적이다.
평생을 살집이 좋았어서 그런지 성인이 되어도 쉽게 빠지지 않는 살들. 또래보다 훨씬 늦게 키가 훌쩍 자란 현동이라 이제는 오히려 살쪘다는 이야기보다는 건장하다는 말들을 많이 듣는다.
군대 안에서는 여자들은 마른 남자를 좋아한다고 함께 살을 빼보자는 동기도 있었지만, 사실 현동의 눈에는 지금 균형잡힌 자신의 통통한 몸이 이뻐보인다.
또한 현동은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갖지 않는다.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통통하고 풍채가 좋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 성인이 되었다. 정체성의 확립에는 천수의 영향도 컸고, 군대에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왜 이런 취향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해답은 꽤나 명쾌했다. 성구 아저씨지.
그 와중에 성욕이 요즘은 매일 폭발할 정도로 넘쳐흐르는 현동은 기사 아저씨를 힐끔 바라본다. 사실 티는 안냈지만 눈을 마주칠 때부터 느꼈다. 섹시하다. 앉은 자리의 각도 때문에 아슬하게 보이지 않는 아저씨의 가랑이. 키가 작아 짧은 다리지만 충분히 현동을 자극시키고도 남는 저 토실한 허벅지. 바짝 당겨앉은 탓에 말려 들어간 바지 사이 앞섶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그 축축한 앞섶에 코를 박고 원없이 얼굴을 뭉개보고 싶다. 그러면 기사 아저씨의 입에서 어떤 날 것의 탄성이 터져나올까.
50대 정도 되어보이는 기사 아저씨의 저 귀여운 통통한 볼살 만큼이나 푹신해보이는 아저씨의 뱃살. 방금 처음 본 아저씨지만 저 아저씨의 뱃살을 이리저리 꼬집듯 괴롭혀보고 싶다.
통통한 중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세월의 흔적이 담긴 주름살과, 세월의 무게에 조금은 무너지듯 내려앉은 살집이라도, 그들에게는 여전히 귀엽고도 성욕을 자극하는 투박한 이목구비가 존재한다. 오히려 깊은 세월의 매력에 덮인 모습으로 말이다.
부웅-
그렇게 승객을 모두 태우고, 버스가 출발한다. 그리고 출발과 동시에 옆에 내려놓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하는 현동. 현동의 시선이 아저씨의 매력적인 옆선에 고정된다. 현동은 이제는 습관처럼 끓어오르는 성욕만큼이나 거칠게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슥- 슥-
버스가 달린 지 두시간쯤 되었을까, 고속도로 한복판에 있는 현동의 버스. 현동은 여전히도 연필을 쥐어잡고 있다. 선을 그렸다가 지우고, 빗금치듯 그림에 음영을 넣다가 고개를 돌려보기도 하고, 꽤나 신중하게 그림을 완성시키고 있는 현동. 현동은 손이 멈출 때마다 현동은 시선을 들어 기사 아저씨의 자태를 매섭게 노려보듯 바라본다.
꿈틀-
‘으음’
그 때, 앉은 채로 엉덩이를 꿈틀대며 깊은 숨을 내쉬는 기사 아저씨. 아저씨는 고속도로 저만치 먼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입술을 깨물듯 집어넣고 있다. 처음 현동에게 인사을 하던 그 장난스러운 모습은 어느 순간부터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ㅎ’
그리고 기사 아저씨가 질펀한 엉덩이를 의자에 문지르며 움직이자 그 움직임이 자극이 된다며 코웃음을 지으며 여유롭게 입꼬리를 올리는 현동. 다시 한 번 보이는 현동의 눈빛은 굉장히 매섭게 날카롭다.
슥- 슥슥-
그렇게 계속 그림을 완성시키는 현동. 그 때, 버스가 휴게소로 진입하려는 듯 차선을 이동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현동의 그림이 완성되는 속도와 엇비슷하게, 기사 아저씨는 식은 땀이라도 흘리듯 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한다. 얼굴이 살짝 붉어진다. 아저씨의 핸들을 잡은 두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간다.
‘우리 버스. ㅇ..예 이번 휴게소에서 15분 정차하고 가겠습니다. 12시 40분에 출발합니다. 시간 맞게 탑승해주십쇼..'
치이익-
휴게소 주차장에 도착한 버스. 아저씨는 마이크를 켜 안내방송을 마치고 나서야 한숨을 돌리듯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닦는다. 그리 덥지도 않은 날씨에, 에어컨까지 나오고 있는 버스 내부.
헌데 아저씨는 갑자기 왜 이렇게 땀을 흘리는 걸까. 그렇게 뒷 좌석에서 승객들이 하나 둘 일어나서 나오자, 그림을 그리고 있던 노트 사이에 연필을 껴서 가방 아래에 넣어놓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팔짱을 끼는 현동. 현동은 등받이에 살짝 기대듯 앉아서는 그저 기사 아저씨만 멀찍하게 내려다본다. 이미 현동의 상상 속 먹잇감이 된 듯한 아저씨. 어릴 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음란해진 현동이 무슨 그림을 그렸을지는 안봐도 뻔하다.
‘40분이요?’
버스에서 내리며 다시 한 번 출발 시간을 확인하는 승객들. 기사 아저씨는 이제는 아예 현동에게서 고개를 돌린 채 숙이고 있다가는 손님의 물음에 깜짝 놀라듯 고개를 들어올리며 대답한다.
‘엇 넵. 시간 맞춰 돌아오시죠'
‘네에’
그렇게 하나 둘 내리기 시작하는 손님. 현동은 가장 마지막에 내리려고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손님이 다 내리고 나서야 하반신을 덮고 있던 상의를 옆 자리에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현동.
그 때, 기사 아저씨가 힐끔 현동의 움직임을 살피더니 따라서 엉거주춤 운전석에서 일어나 후다닥 버스를 내려간다.
‘40분이요?’
먼저 버스에서 내리는 기사 아저씨에게 다시 묻는 현동. 기사 아저씨는 굉장히 엉거주춤한 자세로 내리다 말고 뒤를 돌아 현동을 바라본다. 방금 전 승객이 물은 질문을 똑같이 하는 현동에게 짜증을 낼 법도 한데, 오히려 깍듯한 태도로 대답하는 아저씨. 2시간동안 달려오며 아무런 말도 나누지 않은 두 사람인데, 현동을 대하는 아저씨의 반응이 아까와는 사뭇 다르다.
‘옙. 40분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현동은 그저 식은땀을 흘리는 아저씨가 화장실이 얼마나 급해 저러나 싶어서 웃기다. 그리고 귀엽다. 저런 아저씨 체형에는 꿈뻑 죽는 현동. 허나 또래도 아니고 아저씨면 더 이뤄질 연결고리가 없다. 군대 내에서도 지나치다 보는 중년 간부들에 성욕을 느끼면 현동은 그저 그림이나 그리며 상상만 할 뿐이었다.
그렇게 화장실로 뒤뚱대듯 급히 걸어가는 기사 아저씨. 현동도 큰 보폭으로 그런 아저씨의 뒤를 쫓는다. 물론 시선은 아저씨의 두툼한 허리와 엉덩이에 집중이다. 의자에 눌려 꾸깃해진 아저씨의 바지 뒷태. 움직일 때마다 포동포동한 엉덩이가 라인을 드러내니 현동은 그냥 그대로 달려가 아저씨를 박아버리고만 싶다.
휴게소 화장실은 항상 왜 이렇게 큰지. 소변을 볼 수 있는 라인이 몇군데나 된다. 먼저 저만치 앞에서 화장실에 들어가버린 아저씨는 그새 어느 라인으로 사라진 건지 보이질 않고, 현동은 괜히 화장실에 들어가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한 번 점검하듯 확인한다. 아직은 쓰고다녀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전역모가 그저 화려하고 멋있다.
기웃-
그리고는 이쪽 저쪽을 기웃대며 괜히 기사 아저씨를 찾아보는 현동. 식은땀까지 뻘뻘 흘리는 걸 보면 대변이 급했던 걸까. 괜히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아저씨가 어디서 용변을 보고 있을까 두리번 대는 현동.
헌데 그 때, 현동과 눈이 딱 마주치는 기사 아저씨. 구석 저만치에서 소변기 앞에 선 채로 현동과 눈이 마주쳐버린 아저씨는 이상하게도 현동을 피하듯 급히 고개를 숙인다.
‘푸후’
자꾸 저 아저씨는 왜 저러나. 처음 인사를 나눌 때와는 너무 다른 아저씨의 반응에 헛웃음이 나오기까지 하는 현동. 아저씨가 꼭 현동을 볼 때마다 당황을 하는 듯한 눈치다. 허나 이미 아저씨를 향한 음란하고도 비밀스러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던 현동은 다소 짖궂게 아저씨의 바로 옆 소변기 까지 걸어가서 지퍼를 내리기 시작한다.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지.
지익-
쏴아아-
'으어 시원하다'
그리고는 당당히 지퍼를 내리고 2시간 동안 장전한 오줌 줄기를 내뿜는 현동. 아저씨는 그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현동의 옆에 서서 계속 오줌을 싸고 있다. 같이 서 있으니 현동의 큰 키에 비해 더욱 작아보이는 아저씨의 키. 그래도 딴딴해보이는 어깨는 현동과 비슷하게 듬직하다.
힐끔-
‘ㅇ..’
그 때, 시선을 대놓고 힐끔 돌려 소변기 안으로 내놓고 있는 아저씨의 꼬추를 훔쳐보는 현동. 아저씨는 현동의 시선이 느껴지는지 곧바로 무성한 털 속에 뽈록 고개를 내밀고 있는 꼬추를 소변기에 바짝 붙인다.
귀여워 죽겠네. 그런 아저씨의 예상보다 민망해하는 반응에 오히려 더욱 흥분감이 올라오는 현동. 현동은 반대로 오히려 괜히 소변기에서 몸을 떨어트리며 대놓고 아저씨 보라는 듯 오줌 줄기가 힘차게 뿜어져나오는 꼬추를 쥐어잡아 올린다.
힐끔-
그렇게 옆에서 움직이는 현동의 꼬추를 향해 절로 시선이 돌아가는 아저씨. 아저씨는 두툼한 현동의 꼬추를 보고는 그 크기에 놀란 듯 눈을 꿈뻑이며 다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는 자신의 꼬추를 급하게 탈탈 털고는 바지 안으로 집어 넣는 아저씨. 현동은 귀여운 아저씨의 반응에 그저 흥분감이 올라오는지 실실대고 있다.
스윽- 꾹-
'!'
그 때, 바지춤을 정리하고 먼저 현동을 지나치며 나가려하던 아저씨의 손이 여전히 오줌을 싸고 있는 현동의 엉덩이를 꾸욱 스치듯 누른다.
실수인 듯 하면서도 선명한 아저씨의 손길. 이번엔 현동도 놀란다. 느껴지는 아저씨의 손길에 무언가 신호를 받기라도 한 듯이 두 눈이 번쩍 떠진다. 그렇게 반대편으로 걸어가는 아저씨를 살짝 놀란 채 다시 돌아보는 현동.
그리고 굉장히 머뭇대며 대변기 칸으로 들어가려 하는 아저씨. 방금 오줌을 쌌으면서 또 볼일을 보려는 걸까. 현동이 순간 기대치 못한 전개에 심장이 두근대며 아저씨를 계속 바라보자, 아저씨는 무언가 결심을 한 듯 대변기 칸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시선을 돌려 현동과 또렷하게 눈을 마주친다.
마치 따라 들어오기라도 하는 듯한 눈빛이다. 아저씨를 지배한 저 감정은 왠지 몰라도 성욕이 분명해보인다. 그 무력함에 살짝은 울상을 짓고 있으면서도 너무나도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아저씨의 눈빛.
이게 대체 무슨 기적같은 일인지. 현동은 그렇게 주변을 돌아본다. 그리고는 망설임도 없이 바지춤을 올리고는 아무도 보지 않는 틈을 타서 아저씨가 들어간 대변기칸으로 성큼 들어간다.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쿵- 덜컥 덜컥-
‘끄허..허어..’
그리고 좁은 공간에 갇히자 그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흥분감에 지배되는 두 사람. 서로의 눈빛을 읽는다. 아저씨가 먼저 들어간 칸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닫아 잠가버리는 현동과 그런 현동이 몰고오는 거친 공기의 흐름에 흥분하듯 입을 벌려 현동을 올려다보는 아저씨의 얼굴.
가까이서 마주보니 나이든 곰돌이 푸같은 아저씨의 얼굴이 참으로도 섹시하고 귀엽다. 그렇게 아저씨의 흥분한 얼굴이 주는 확신감에 망설이지도 않고 그대로 아저씨의 바지 앞섶에 손을 갖다대는 현동. 아저씨도 통통한 두 손으로 군복 위로 힙업이 되어있는 빵빵한 현동의 엉덩이를 쥐어잡는다.
괜히 옆 칸에 들리기라도 할까 숨 죽여 서로를 더듬으며 눈을 맞추고만 있는 두 사람. 보면 볼수록 귀여운 아저씨. 결국 현동은 군대 안에서 쌓여있었던 중년 아저씨들을 향한 성욕이 폭발한 듯이 두 눈빛이 또렷하다 못해 불타오르듯 선명해진다.
계속해서 아저씨의 꼬추를 주물럭대며 만지는 현동. 아저씨는 그럴수록 더욱 세게 현동의 엉덩이 두 쪽을 쥐어잡는다.
그렇게 서로의 몸이 바짝 달라붙자, 현동은 불편한 자세로 만지고 있던 손을 올려 아저씨의 얼굴을 쥐어잡고, 아저씨는 그저 이 흥분감에 황홀함을 느끼듯 살짝 눈이 풀린 채로 입을 벌린다.
키 차이 때문에 살짝 들어올려져 있는 아저씨의 목. 나이 차이는 아버지 뻘이지만 현동의 눈에 아저씨의 이 절박하고도 순종적인 표정이 그저 미친듯이 귀엽기만 해보인다.
‘꺼허ㅇ..웁’
그렇게 아저씨의 다물어질 줄 모르는 입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으며 입을 덮어버리는 현동. 순식간에 현동의 혀가 아저씨의 입 속을 파고 들어가고, 그저 얼어붙은 듯 입안에서 붕 떠있던 아저씨의 혓바닥이 그대로 현동의 혀에 눌리듯이 뭉개지기 시작한다. 아저씨 혓바닥의 차가운 촉감. 현동은 아저씨의 목구멍을 찌르듯 혀를 깊숙히 박아내기 시작하고, 결국 현동의 딥키스에 현동의 엉덩이를 쥐어잡고 있던 아저씨의 손에서는 힘이 풀리고야 만다.
꿈틀- 꿈틀-
엉덩이를 꿈틀대는 아저씨. 눈을 질끈 감은 아저씨와 키스를 하면서 순식간에 발기가 된 군복 바지 속 꼬추를 아저씨의 꼬추 위에 문지르기 시작하는 현동. 아저씨의 바지 속에서 힘 있게 커져오르는 꼬추의 부피감이 느껴진다.
결국 더욱 질펀하게 아저씨의 앞섶을 찔러대기 시작하는 현동. 앞으로 박아대기라도 하는 듯 현동이 힘있게 허리를 움직인다. 아저씨는 낑낑대는 소리를 내며 점점 엉덩이가 뒤로 빠지고. 어느새 아저씨의 얼굴을 쥐어잡은 현동의 두 손은 점점 벌어지며 아저씨의 뒷머리 아래로까지 넘어갔다. 아저씨는 마주본 자세로 묵직한 현동의 꼬추에 찔릴 때마다 얼굴 가득 울상을 지으며 인상을 쓴다.
결국 그런 아저씨에게 다소 공격적인 키스를 퍼붓다가 아저씨를 변기에 앉히는 현동. 아저씨의 두 다리가 절로 벌어지고. 현동은 급히 혁대를 풀어 군복 바지를 내린다. 그리고 눈 앞에서 튕겨져나오는 현동의 꼬추를 보고 숨이 넘어갈 듯 헐떡대는 숨을 겨우겨우 죽여내고 있는 아저씨. 아저씨는 얼굴이 그새 시뻘개져서는 현동의 침이 죄다 묻은 입을 다물지를 못하고 있다.
거의 17센치는 될 듯 보이는 완전히 발기가 된 현동의 꼬추. 현동은 살짝 까치발을 들 듯 엉덩이를 밀어붙여 아저씨의 입가에 꼬추를 문질러대고, 그제서야 입을 훕 다물고는 두 눈을 질끈 감는 아저씨. 현동의 프리컴에 젖은 귀두가 아저씨의 콧구멍을 문지르고, 턱을 올려치고, 볼을 건드리다가는 결국 아저씨의 입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그렇게 턱이 빠질 듯이 입을 벌리고 현동의 꼬추를 빨기 시작하는 아저씨. 아저씨는 어느새 내린 손을 꼼지락대며 남대문을 열어 자신의 발기가 된 꼬추를 빼내고 있다. 그렇게 한 손으로는 자신의 꼬추를 문지르며 입으로는 현동의 꼬추를 목 끝에 닿을 듯이 깊숙하게 빨기 시작하는 아저씨.
아저씨가 질끈 눈을 감고 있다가는 반쯤 풀린 두 눈을 떠서 현동을 올려다본다. 자신의 꼬추를 무력한 표정으로 물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너무나 야한 아저씨의 얼굴. 현동은 계속해서 그런 아저씨의 입에 발기된 꼬추를 박아대며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아저씨의 입 주변 까슬한 수염자국이 현동의 사타구니에 느껴진다. 현동은 그 까칠한 통증에서도 흥분감을 느껴내며 더욱 더 강하게 아저씨의 얼굴을 가랑이로 뭉개댄다.
‘뭐야?'
‘어디 간거야’
궁시렁 대고 있는 승객들. 약속한 40분이 13분이나 지난 53분이 되었는데, 기사 아저씨가 운전석에 보이질 않자 하나 둘 짜증을 내고 있다. 그 때, 헐레벌떡 버스에 오르는 기사 아저씨. 현동과의 거사에 붉어진 얼굴이 아직 가라앉지도 않은 상태다. 아저씨는 급히 뛰어와서는 어쩔 줄을 몰라하며 숨을 헐떡대고 고개를 꾸벅 숙여 사죄를 한다.
‘허억. 헉. 어이구. 죄송합니ㄷ..'
‘아~ 죄송합니다. 제가 배가 너무 아파가지고. 기사 아저씨가 좀 기다려 주셨어요. 죄송합니다!’
그 때, 그런 기사 아저씨를 보호해주듯 뒤이어 탑승하며 더 큰 목소리로 손님들에게 사과를 하는 현동. 기사 아저씨가 약속한 시간에 늦으면 문제가 생길수도 있겠지만, 갓 전역한 군인 아저씨가 배가 좀 아팠다는데 그 누구도 몇 분 늦은 걸로 뭐라할 수가 없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몇몇 승객들은 피식 웃기도 하고, 몇몇은 그제서야 이어폰을 끼기 시작한다.
‘가시죠. 출발 하시죠. 큼.’
그리고 여전히 순식간에 휘몰아친 흥분감에 당황한 상태인 듯한 기사 아저씨를 향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하고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현동. 기사 아저씨는 운전석에 앉아 생수를 들이키며 마른 목을 축인다.
그렇게 다시 출발하는 버스. 아저씨와 아주 만족스러운 짧고 강렬한 경험을 했다. 현동은 자꾸 어이없는 이 상황에 헛웃음이 나고 사정까지 해서 아저씨에게 정액을 먹인 자신이 은근히 뿌듯한 듯 운전을 하고 있는 아저씨의 옆모습을 빤히 쳐다본다.
아까는 그렇게 꿀떡 꿀떡 정액을 잘 받아먹드니만, 그리고 오히려 이 상황을 먼저 주도했으면서, 이제서야 충격을 받은 듯 선글라스까지 끼고는 현동의 시선을 이제 완전히 차단하는 아저씨. 아저씨의 살짝 벌어진 입만 봐도 정신이 나가있는 게 느껴진다. 허나 이 와중에도 현동은 그런 아저씨의 넋이 완전히 나간 반응이 더 섹시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다가 가방 아래에 내려놓은 그림 노트를 다시 들어보는 현동.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 현동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며 꽤나 놀랍다는 듯 고개를 갸웃댄다.
현동이 그려낸 그림 속의 아저씨의 모습. 아까 현동이 내려다 본 그 모습 그대로 입을 벌린 채 현동의 꼬추를 빨고 있는 모습이다. 아저씨의 두 볼은 상기되어 있고, 심지어 한 손으로 자신의 다리 사이 꼬추를 쥐어잡고 있는 그림. 반쯤 풀린 야시꾸리한 눈빛과 헝클어진 머리까지 완벽한 데자뷰다.
이 느낌. 6년 전 성구 아저씨가 초록 넥타이를 매고 나탔던 그 때의 느낌 그대로다. 어떻게 이런 요술같은 일이 다시 일어난 걸까. 이제는 요술이 아니지. 내가 초능력자라도 되는 건 아닐까. 너무나 정확히 묘사된 그림 속 모습에 어릴 때보다 보다 더 이성적인 확신이 드는 현동.
그렇게 현동은 시험 삼아 지우개를 들어 그려냈던 기사 아저씨의 그림을 빡빡 지우기 시작한다. 현동은 그러면서 기사 아저씨를 힐끔 바라본다. 살짝 넋이 나간 듯 벌어졌던 아저씨의 입이 점점 굳게 다물어지고 있다.
‘감사합니다.’
‘저기.’
서울에 도착한 버스. 역시나 모든 승객이 다 내리고 나서야 천천히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난 현동은 화끈한 추억을 선사해준 아저씨에게 다소 쿨한 작별 인사를 잇고 버스에서 내리려한다. 그 때, 그저 선글라스를 낀 채로 가만히 운전석에 앉아 있다가 현동을 부르는 아저씨. 현동은 내리다 말고 아저씨를 돌아본다.
‘네?’
‘아까. 그거..ㅇ.. 없던 일로 하자고.’
‘뭐요?’
‘뭐요라니? 아무튼 내가 정신이 잠깐 뭐에 홀렸던 거 같다고 아주. 나 집사람도 있고, 내 아들도 지금 군대에 있는 사람ㅇ..아무튼 없던 일ㄹ..’
‘저희 무슨 일 있었어요?’
‘... ㅇ..아니. 그게 아니고.'
'아저씨 저 좋아해요?'
'아니!! 임마! 남자끼리 어디서 그런 말을 하냐!!!'
‘넵. 아니죠? 조심히 가세요.’
결국 자신이 무언가에 홀렸었던 것 같다고 말을 하는 아저씨. 아주 화까지 버럭 낸다. 현동은 끝까지 모른 척을 하고는 버스에서 내린다. 그리고 허탈하면서도 무척 초조하게 현동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아저씨를 등진 채로 올라가는 현동의 입꼬리. 확실하다. 내 그림에는 심상치 않은 능력이 있다.
흐으음-
어쨌든. 드디어 2년 여의 군생활을 마치고 동네로 돌아온 현동. 현동은 추억이 담긴 둘리슈퍼가 보이자 반가운 고향의 냄새에 크게 숨을 들이마쉬며 평온함을 느낀다.
군대를 막 전역한 지금은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 그리고 이 와중에 무엇인가를 너무나도 하고 싶은 이 기분. 예상치 못했던 사건에 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오랄을 받고 물을 뺀지 몇시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젊음이 좋다고 그새 성욕이 재충전된 기분이다. 섹스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야한 짓을 하고 싶다.
아무튼 너무 그리웠다. 이 동네가, 이 냄새가, 그리고 현동이 가장 사랑하는 그 사람이. 현동은 어느새 도착한 집 앞에 서서 주변을 한번 둘러본다. 예전과 하나 다를 것 없는 풍경. 금방이라도 옆옆집 성구 아저씨의 집에 들러 안부를 묻고 싶지만, 일단 이 군복부터 얼른 벗고 옷을 갈아입어야겠다.
끼이익-
그렇게 대문을 열고 집 현관문을 열어 들어가는 현동. 현동은 다소 경쾌한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인사를 한다.
‘아버지 저 왔습니다’
헌데, 전역한 아들을 반긴다기엔 너무 고요하기만 한 집 안. 인기척이 느껴지질 않는다. 허나 너무나 태연하게 방 안으로 들어가는 현동. 현동은 다시 한 번 비어있는 집에서 혼잣말을 잇는다.
‘아버지 잘 계셨어요. 저 무사히 전역했습니다.’
그리고 현동의 눈 앞에 보이는 아버지의 영정 사진. 사실, 현동의 아버지 철수는 뒤늦게 발견된 암으로 작년 세상을 떠났다. 참 비극적인 인생이다.
헌데 현동은 슬픔 보다는 그저 씁쓸한 마음으로 아버지를 보내드렸다. 워낙 아버지에게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라와서 그랬을까.
전역을 하고나서 다시 꿈에 그리던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그 일상의 9할은 성구 아저씨다. 현동의 마음 속에 아버지는 원래부터 크게 자리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현동에게 어찌 아버지가 더 이상 안계신다는 사실이 큰 감정적 동요가 될 수 있을까. 현동은 가족에 대한 감정이 너무나 많이 결여되어 있는 청년이 되었다.
오히려 한편으로 현동은 기분이 개운하기까지 하다. 현동조차도 아버지를 향한 자신의 감정이 이리도 메말라 있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러더라. 어느정도, 아니 이건 명백한 아버지의 잘못이다. 그래도 아버지를 원망하지는 않겠다. 그게 현동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자식으로서의 도리란다.
그렇게 아버지의 영정 사진에 잠시 눈을 맞추고는 다시 방을 나서는 현동. 부엌으로 걸어가니 오늘 아침쯤 차려진 듯한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져 있다. 그리고 남겨져 있는 고모의 쪽지 한 장.
잠시 볼 일이 있어서 저녁에 다시 찾아온다고 하신다. 그래도 현동의 전역을 챙겨주는 사람이 고모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그렇게 현동은 점심을 아직 먹지 못해 굶주린 배를 쥐어잡고 식탁에 앉는다.
수저를 들려하다가 급히 다시 식탁에서 일어나는 현동. 현동은 방으로 걸어가 내려놓은 가방을 열어 무언가를 들고 다시 부엌으로 걸어나온다.
'으하. 한번 볼까.'
자신이 그린 그림들이지만, 기대감이 부푼다. 그림 노트. 군대에서 항상 품에 간직하며 얼마나 많은 그림을 그렸으면 두꺼운 노트가 다 헐거워져 낡았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아니 보여주면 오늘 전역 못했다. 영창에 있겠지.
그렇게 그림 노트를 펼치며 밥을 먹기 시작하는 현동. 노트 속 가득한 그림들. 역시 성구. 성구. 죄다 성구의 그림이다. 말로 묘사하기도 너무나 적나라한 그림 속 성구의 모습들. 성구 아저씨의 수염있는 모습도 궁금해서 거친 피부 질감에 거뭇한 수염 자국까지 묘사를 해놔서 정말 그림 퀄리티가 좋은 작품도 몇 있다.
현동은 성구의 얼굴 조차 똑바로 쳐다보기 부끄러워했던 아이니까. 철저히 상상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욱 현동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판타지와 성구의 음란한 모습은 다 그려놓은 것 같다.
근데 만약,
오늘 버스 기사 아저씨에게도 그러했듯, 그리고 6년 전 넥타이 사건 때도 그러했듯. 이 그림들이 모두 실현이 될 수 있다면? 앞으로 그려낼 그림들이 모두 눈 앞에 펼쳐질 수 있다면?
상상만해도 쌍코피가 터질 것 같다. 현동은 점점 심장이 쿵쾅대서 지금 고모가 차려주신 맛있는 밥이 귀로 넘어가지는 코로 넘어가는지를 모르겠다.
띵- 동-
아버지 장례식때 보고 보지 못한 성구 아저씨. 1년 전 그 날, 성구 아저씨는 현동의 곁을 이틀 밤이나 함께 해줬다. 솔직히 말하면 그 때 아버지의 장례식이긴 하지만서도 한편으로 얼마나 설렜었는지. 철이 없는 아들이라고 누가 손가락질할까봐 티는 내지 못했지만, 설레는 걸 어찌하리. 그 때 아저씨가 현동을 안아줄 때 맡았던 아저씨의 체취는 여전히 현동의 코 끝에 배어있는 것만 같다.
밥을 먹고 나와 성구의 집 초인종을 누르는 현동.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현동은 사복으로 갈아입고 늠름한 자태로 성구가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아저씨가 집에 계실텐데. 현동은 초인종을 눌러도 곧바로 반응이 없는 아저씨에 다소 다급해진 마음에 한번 더 초인종을 누르다.
띵- 동-
‘예 누구십니까’
그 때, 대문 안으로 들려오는 익숙하고도 너무나 설레는 목소리. 성구 아저씨의 목소리다. 성큼 성큼 걸어오는 저 걸음걸이 소리 조차도 남자답고 흥분된다. 성구 아저씨는 현동에게 완벽한 남자다. 애초에 현동은 성구 아저씨를 사랑해서 게이가 된 것만 같다. 허나 그 어느 때보다도 혈기가 왕성한 지금, 현동은 성구 아저씨의 얼굴을 보자마자 발기가 될까봐. 오히려 그게 걱정이다.
덜컥-
‘누ㄱ.. 어어. 어어어.’
결국 대문이 열리고, 문 앞에 서 있는 현동과 눈이 마주치는 성구. 앞이 툭 튀어나온 회색 츄리닝에 슬리퍼 차림인 성구는 현동의 전역날이 오늘인 줄은 몰랐는지 몹시나 놀라며 말을 제대로 잇지도 못한다. 그런 성구를 보며 덩달아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현동. 현동은 그럼에도 씩씩하게 말을 잇는다.
‘아저씨. 잘 지내셨죠? 저 전역했습니다.’
‘어.. 어어어.’
헌데 이상하게도 그저 어어 거리기만 할 뿐 무척이나 놀란 표정으로 제대로 대답도 못하는 성구의 모습. 이제는 쉰살이 넘은 성구지만, 여전히 성구는 혼자다. 세월에 농익은 미모와 동네 제일 가는 풍채는 여전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성구의 얼굴에 자라난 거뭇한 수염 자국들. 성구가 어느 순간부터 수염을 바짝 밀지 않고 조금씩 기르고 있다. 물론 성구의 이미지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기에, 왜 진작 안길렀나 싶기도 하지만. 성구가 갑자기 수염을 기르게 된 데에도 다 추측할 수 있는 이유가 있을 것도 같다.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수염이 자라난 성구 아저씨의 얼굴을 보고 다시 한번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현동.
현동이 군대 안에서 과연 성구 아저씨가 수염을 길러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혼자 상상을 하며 그림을 그려보지 않았던가.
그리고 다시 마주한 성구 아저씨는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나타났고. 결국 현동의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빛난다. 확신이 가득찬 표정.
아직 성구 아저씨 앞에서는 미친듯이 떨리지만 무언가 든든한 자신감이 생긴 현동. 현동은 그렇게 성구의 집 안에 무턱대고 발을 들이며 말을 잇는다.
‘들어가도 되죠?'
‘으..응. 응 되지. 들어와라.’
예전 그대로 현동에게는 한없이 친절한 성구. 성구는 그제서야 처음으로 대답 다운 대답을 하지만, 성구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이미 대문을 들어온 현동의 행동에 조금은 당황한 듯도 보인다.
대문을 지나 현관까지 성큼 성큼 걸어가는 현동. 현동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렌다. 만약 내가 그린 모든 일들이 성구 아저씨에게 일어났었다면. 내가 군대에 있어서 보진 못했지만, 그 일들이 모두 실제로 펼쳐졌다면. 현동은 애써 상상만으로도 발기가 될 것 같아서 겨우겨우 흥분감을 죽여댄다. 그렇게 성구를 차마 돌아보지 못하고 먼저 현관을 활짝 열고 성구 아저씨의 집으로 들어가버리는 현동.
그리고 그런 현관을 활짝 열고 망설임도 없이 들어가는 현동의 뒤를 따라오는 성구. 성구의 눈에 다시금 나타난 현동은 어릴 때의 그 순수하고 유약하던 현동이 아니다. 오늘 막 전역한 혈기왕성한 청년의 모습. 뒷모습만 보아하도 이젠 자신보다도 키도 훨씬 크고, 또래 누구보다도 늠름한 덩치를 지닌 조카의 모습. 성구는 그저 당황한 듯 두 눈을 꿈뻑인다.
헌데 무슨 감정을 느끼는 건지 점점 불에 올려진 뜨거운 주전자 마냥 목부터 얼굴까지 붉어지기 시작하는 성구. 결국 성구의 불룩 튀어나온 회색 츄리닝 끝이 살며시 젖어들어가기 시작하고야 만다. 조카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지난 2년 간 이러면 안 되는 일을 너무 많이 겪었던 성구는 이미 자신의 나약한 자제력에 지치고 방치된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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