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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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구와 함께 있으면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성교 체위라는 체위는 다 해본다. 세상을 살아 오면서 마음속에 품어 온 온갖 번민이나 시름이나 긴장이나 자질구레한 생각을 떨쳐버리면 성적인 흥분이 최고에 달하여 성기의 요도구에서 정액을 내쏘듯이 밖으로 내보낸다. 나의 자지가 사정하고 날연해서 친구를 뒷전에 둔 채 세상 모르고 잠에 빠졌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려고 했는데 눈꺼풀이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양손을 눈에 갖다대자 거칠한 느낌이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 벽면을 더듬으며 감각으로 욕실로 와 세면대에서 눈 부위를 씻자 미끈한 느낌 때문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눈 부위를 씻고나니 눈이 떠지는데 시각 장애인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게 생각할 때 탁자 위에 있는 스마트폰 벨소리가 들렸다. 스마트폰을 귀에 대자 친구가 웃느라고 제대로 말을 못한 채 중간중간 핵심적인 사연을 말했다.
"야, 아침에 눈이 떠지 돼? 킥킥-. 니 눈에다 딸딸이 쳐서 쌌는데. 킥킥-. "
"그러지 않아도 씻을 때 냄새로 알았어."
"열새끼, 너만 싸고 날 그대로 놔두고 잠만 자서 복수하는 거야."
"그래, 잘하는 짓이다."
나는 친구의 말을 듣고 울화통이 터져 분했지만 꾹꾹 참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했다.
그 뒤로 하루가 멀다고 전화하던 친구는 소식을 끊었다. 나는 복수심에 달아올라 틈만나면 전화를 걸어 친구를 다독이며 사탕발림했다. 한동안 넘어오지 않을 것 같던 친구는 내가 끈질기게 설득하자 만날 듯이 말했다.
"야, 우리 아무 일 없던 거처럼 만나는 거다?"
"내가 친구만 아니면 이러지 않는다."
"좋아, 어디서 만날까?"
나는 친구가 나오지 않을 걸 대비해서 만나는 장소를 역전 광장으로 정했다. 그리고 어떻게 복수해야 통쾌하게 갚을 수 있는지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먼저 시계탑에서 기다리며 친구가 올 방향을 주시하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머뭇거리는 모습으로 걸어왔다. 친구가 내 곁에 오기만을 기다리며 평소보다 더 온화하고 인자하게 웃으며 친구를 맞이했다. 친구가 긴장을 풀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 앞에 오자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낚아채며 입맞춤했다. 그리고 왼손으로 허리띠를 풀으려는 찰나 친구는 기겁하고 뒷걸음질로 도망가면서 소리쳤다.
"너 죽을려고 환장했구나!"
"어때, 기분 좋으냐?"
"열새끼 지랄하고 있네."
역전 광장 주변에 있던 사람의 시선을 벗어나기 위해서 빠른 걸음으로 가까운 골목길로 접어들자 스마트폰 벨소리가 들렸다. 나는 의식적으로 친구의 전화임을 알고 받지 않은 채 내버려두었다. 잠시 끊겼던 스마트폰 벨이 또 울렸다. 내가 능글능글 웃으며 전화를 받자 친구는 열받은 모습을 고대로 전하듯 언성을 높였다.
"이 열쌔끼 조치원이 얼마나 좁은 줄 알아? 그런데 역전에서 그게 뭐하는 짓이냐?"
"그게 어때서 니가 좋아 그랬는데."
"너, 나를 생매장시키려고 용쓰는구나."
그 일이 있은 뒤부터 친구에게 전화오면 일부러 받지 않았고 나도 연락하지 않은 채 지냈다.
속담에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하더니 역전에서 욱일 아파트 방향으로 가는 긴 육교를 걷다가 앞에서 친구가 오는 것을 보았다. 친구는 잘 만났다는 듯이 성큼성큼 걸어서 내 앞으로 오는 반면 나는 주춤거리며 위기를 벗어나려고 번개처럼 묘안을 생각하는데 친구가 의외로 다정하게 말했다.
"친구야 오랜만이다."
"그래, 잘지냈냐?"
"내가 마음을 비우니까 편하더라."
나는 친구의 말에 봄날에 눈 녹듯 긴장이 확 풀리면서 안심되었다. 친구를 새삼스럽게 바라보며 그동안 생식기에 모아놓은 정액을 배출하기 위해서 애교부렸다.
"어때, 한번 할 생각없냐?"
"좋지. 오랜만에 너네 집으로 가자."
"그래 우리 응어리를 풀고 화해하는 뜻으로 하자."
나의 집으로 오자마자 샤워하고 굶주린 욕구불만을 해소하듯이 친구와 관계를 가졌다. 나를 밑으로 친구는 69자세를 취하고 양손을 깍지끼더니 엉덩이를 꽉 잡고 갑자기 내 입에 소변을 보았다. 내 성질같아선 친구의 그곳을 꽉 깨물고 싶지만 나의 그곳이 친구의 입속에 있어서 어찌할 도리가 없이 친구의 소변을 입 속에 받았다. 안 그러면 침대 매트리스와 커버를 적셔서 바꿔야할 판이었다. 친구는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내 입에서 그곳을 빼며 좋아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입을 오므리고 욕실로 뛰어가서 수도꼭지를 입에 대고 물을 세게 틀어 입안을 헹궜다. 그래도 입안이 시원치 않아 양치하고 나서 내 방으로 와보니 친구는 없고 흐트러진 이불만 눈에 띄었다. 나는 분이 삭히지 않아서 베란다 창문을 열고 담배를 한 개비를 피우며 친구의 뒷모습을 쳐다보는데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나를 바라보고 손을 흔들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야, 내 소변 맛이 어떠냐?"
"너 만나면 그날이 제삿날인 줄 알아."
"열새끼, 안 만나고 오래 살거다!"
나는 죄없는 담배만 뻑뻑 빨며 친구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복수할 생각만 품었다. 그러나 친구의 모습이 내 시야에서 사라지자 허전함이 엄습했다.
친구의 말대로 만나지지 않으니까 나의 가슴속에 끓어오르던 복수심이 서서히 사그라졌다. 나는 친구가 사는 아파트에 찾아가 죽치고 친구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저만치서 오던 친구는 나를 보고 도망갔다. 나도 빠른 걸음으로 친구를 따라가자 친구는 가던 걸음을 갑자기 멈추더니 나에게 눈을 까뒤집고 대들었다.
"내가 왜 도망가야하지?"
"도둑놈 제발 저리니까 나를 피하는 거 아녀?"
"내발이 왜 저리는데?"
나와 친구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을 내가 단호하게 자르며 친구가 보고 싶어서 왔다고하자 일순간 친구가 경계심을 풀고 다가왔다. 친구는 내 어깨를 툭 치면서 집에 함께 들어가 저녁 먹고 놀다가라며 손을 잡고 끌었다. 나는 못 이기는 척 친구를 따라가 천연덕스럽게 친구의 어머니에게 인사하자 반색하며 말했다.
"그동안 안 놀러오고 뭐했니?"
"회사가 바빠서 잔업하느라고 피곤해서요."
"그래, 조금만 기다려 저녁 차려 줄게."
친구의 가족과 저녁을 먹고 내 집에 갈 생각하지 않은 채 놀다가 늦은밤 조용히 욕실에서 샤워했다. 친구에게 팬티 하나를 달래서 입고 침대에 눕자마자 나의 그곳에 손을 넣고 자위 행위를 행했다. 친구는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말렸다.
"야, 너 뭐해?"
"뭐하긴, 딸딸이 친다."
"제발 하지 마!"
나는 친구의 말을 흘려들으며 열심히 집중에서 자위 행위를 계속했다. 친구는 자위 행위를 막으려고 나를 덮치면서 흔드는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나는 친구를 있는 힘껏 밀치고 계속 몰입하면서 자위 행위가 절정으로 치닫았을 때 친구에게 전했다.
"니 팬티에 싸서 빨래 바구니에 담아 놓을 테니까 알아서 해."
"너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드네."
"한 가지 방법은 있어. 니 입으로 내 걸 받어."
친구는 내가 사정 직전의 표정을 주시하더니 팬티를 벗기고 그곳을 입속에 넣었다. 친구의 입속에 들어간 나의 그곳은 따뜻함이 전해지는 순간 그동안 모아 놓은 정액을 쏟았다. 나의 정액을 입속에 넣고 오물거리는 것을 보고 내가 친구를 간지럼 태우며 말했다.
"삼켜!"
"꿀꺽...웩웩"
"내 아이 임신한 느낌이 어떠냐?"
친구가 대답하지 않은 채 욕실로 뛰어가는 것을 보고 잽싸게 옷을 입고 아파트를 빠져나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다음날 친구가 화해의 뜻을 비치며 나에게 술 한잔 하자는 제의했다. 나는 친구의 본심을 알고 선뜻 응했다. 친구는 흥청망청 양주와 안주를 시키더니 도우미까지 불렀다. 막 분위기가 무르익고 흥에 겨워 주체하지 못할 때 친구는 방광이 찼다며 소변본다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뒤 웨이터가 나에게 와서 동행한 친구가 먼저 갔다고 귀띔했다. 나는 여유있게 흥을 돋우며 즐기고 나서 카운터에서 지갑을 꺼내 신용카드로 결재했다. 그리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야, 고맙다. 아까 니 지갑 슬쩍해서 술값은 카드로 결재했다."
"열새끼 너 정말이냐?"
"니 지갑 등기로 보내 줄까, 직접 찾으러 올래?"
내가 읍내에서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하자 어느새 친구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술 취한 척하며 친구를 껴안자 친구는 다자고짜로 지갑부터 챙겼다.
"내 지갑 내놔."
"우리집에서 같이 자면 주지."
"너, 나 싫어하잖아?"
'나를 귀찮을 정도로 못살게 구는 친구가 정말 좋다!'
친구의 질문에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속말하면서 친구를 꼬옥 안아 주었다. 친구는 겉으로는 아무 내색하지 않았지만 내가 싫지 않은 듯 가만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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