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사람의 사랑 방식 -2부 곽도혁 그의 시점-8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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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숙연해진 분위기가 내 어깨를 강타하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기만 하는 나와 도희는 평생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을 가진채로
장례식장에 들어 섰다.
"아버지... 할머니는... 분명 좋은 곳에 가셨을거에요..."
아무렇지도 않게... 표정하나 안변하고.... 저런 말을 뱉어내는 도희를 보자 나는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결국 내가 하려던 일을 좀더 깔끔하고 뒷탈없게 처리해낸 그녀를 보자
알 수 없는 경외감 마저 느껴졌다.
할머니의 영정을 든채로 한동안 흐느끼던 아버지라는 이 인간...이 인간은 도희의 위로를 받더니
다시금 상복을 고쳐 입으며 최대한 깔끔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내 눈물을 닦아내며 말이다...
잠시 후 여러 방송국과 기자들이 찾아와 마구 잡이로 취재를 하기 시작했다.
나와 도희를 미리 쪽방으로 대피 시킨 이 인간은 능숙하게 대처 하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플래시 세례가 끝나고
언론사와 기자들이 몇시간에 걸쳐 돌아간뒤 기진맥진 했는지 그 자리에 앉았다.
그로부터 몇달이 지난뒤 이 인간은 정식으로 회장의 자리를 이사 회의를 통해 승계하게 되었다.
그렇게 할머니가 죽은 뒤로 생애 처음으로 자유를 느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난생 처음 맛보는 자유는
나라는 존재를 방황케 하기에는 충분했다. 곽회장 이 인간은 나를 대학으로 집어 넣으려 했지만...
일부러 수능장에서 난동을 부려서 쫓겨나고 그나마도 로비를 해서 입학 시키려는 것도 깽판을 부려서 파토를 내버렸다.
당신뜻대로 내가 살거 같은가? 어림도 없지...
그렇게 무의미한 시간이 흘러가고 1년이 지나고...또 2년이 지나고... 허무함과 공허함이 나를 엄습 해올때면
나는 방황의 숲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방탕하고 인생을 허비하며 살아갔다.
그렇게 내 주변엔 내돈과 배경만 보고 몰려온 인간들로 가득했다. 그 중엔 어떻게든 나와 엮어보려 밑바닥까지 보여주는 놈들이나..
몸까지 함부로 굴릴려는 년들이나... 전부 진저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평소에 놀던 년놈들이 많이 취했는지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직원들이 말리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모두 부모들의 그림자에 불과한 허세 가득한 사회적 지위를 들먹이며 말하자 말리던 직원들이 하나 둘 그저 행패를 방관할 뿐이였다.
"야!! 니네 씨x말이야...직원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레...사장 나오라해!!"
잔뜩취한 한놈이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니네~ 다 죽었어!!... 울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어!?"
잠시 후 문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머리를 조아린 사람들이 사이로 한 여성이 걸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취기가 있던 내눈 이였지만 딱봐도 보통사람은 아닌듯한 풍기는 아우라가 달랐다.
"후후후...제가 여기 사장이랍니다...젊으신 고객님들이 뭐가 많이 언짢으셨나보군요.."
그 여성의 말이 끝나자 잔뜩 취한 놈이 다가다더니 기분나쁜 희롱을 해대며 만지려하자
그 손을 잡아 꺾어서 넘어트린뒤에 발로 머리를 지긋이 밟아주기 시작했다.
"아!! 아아아... 야이 미친x아!! 우리 아버지가 누군줄 알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입을 열었다.
"그럼요...도련님... 그쪽 아버님 김잔휘 의원님 이시잖아요? 제가 아주~~잘 ~~아시는 분이죠"
말이 끝나자말자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헐레벌떡
녀석의 아버지인 김잔휘 의원은 달려오더니 연신 그 여성에게 사과를 하더니
그놈의 머리칼을 잡고 질질끌고 가는 것이였다. 여유만만한 미소로 우리를 쳐다보는 그녀의 포스 앞에서
전부 알아서 뿔뿔히 흩어졌다. 그리고 이내 나랑 눈이 마주치더니 서서히 걸어와서 말했다...
"후...이러는거... 부철씨는 알아요?"
그 여성의 입에서 곽회장 그 인간의 이름이 나오자 나도 모르게 화가 쏟구치며 그대로 테이블을 엎어버리자
그녀 옆에 있던 남자들이 나를 잡아 제압 하기 시작했다.
"아!! 아파...쌍!! 이거놔!! 이망할 것들아!!"
욕을 퍼부으며 눈을 부라리며 쳐다보았다.
"애들아...잠시만 여기 좀 얌전히좀 시켜놔...뭔말인지 알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나가자 그 남자들은 나를 강제로 앉히고 두팔을 못쓰게 연신 꽉 붙들고 있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움직일 수 없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더니... 곽회장 이 빌어먹을 인간과 아까전에 그 여성이 함께 들어왔다.
"인애.... 내가 미안해... 오늘 손해 본건 내가 전부 변상 처리 해주도록 함세..."
"부철씨... 친구로써 조언 한마디 해드리면... 아드님...관리 똑바로 하세요... 그렇게 어렵게 찾으시곤... 이리 망치면... 희주씨가..."
희...주...? 어째서 저 여자 입에서 우리엄마의 이름이 나오는 건가?
"어이! 아줌마!! 우리엄마 잘알아?! 누구야!! 당신 누구냐고!!!"
나를 보더니 그저 스윽하고 웃고 곽회장의 어깨를 두번 가볍게 터치하고 나가는 그녀였다.
그렇게 강제로 집으로 끌려왔다.
"도혁아...제발... 이러지 말거라... 그래... 이 아비랑 제발 이야기좀 하자꾸나.."
"씨x누가 아비야! 난 아비 없어! 그나마 하나 있던 어머니도... 그 잘난 누가 뺏어간뒤로 난 쭈욱 혼자였어... 난 고아야!! "
곽회장에 발밑으로 손에 잡히는 아무거나 집어 던진뒤 방으로 가려는 순간이였다.
짝!
얼얼해진 볼을 잡고 눈을 부라리며 쳐다보자 다시한번 손이 올라가는 도희를 곽회장이 뜯어 말리기 시작햇다.
"곽도혁! 너!! 씨x제발 정신 차려!!! 너 이러고 살라고 내가 그짓까지 한줄 알아!? 엄마 보기 부끄럽지도 않아!!"
말리는 곽회장을 뿌리치려고 온몸을 흔드는 도희였다
"아버지!! 이거 놔요!! 저놈 버릇 오늘 제가 고치고 맙니다 놔요!! 제발!!"
이내 울상이 되더니 곽회장을 잡고 오열하는 도희를 뒤로 하고 나는 내방으로 향했다.
분노로 온몸이 부들 거리시작 했다. 꺼지지 않는 불이 붙은듯 너무 괴로웠다.
이대로 있으면 정말로 죽을 거 같아 다시 나가려고 방을 나섰을때 였다.
곽도희와 곽회장 이 인간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연신 내 이름이 자꾸 나오길레 몰래 엿들어 보았다.
"아버지...방법없어요...저놈 사람 만들려면 저 처럼 홀몸으로 미국에 한번 버려져봐야 정신차리죠..."
"꼭....그렇게까지 해야겠니....어머니가 거의 너를 미국에 버리다 시피 방치해서 너도 알잖니... 그 고달픔 말이다.."
"아버지...제가 거기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별짓을 다하면서 인생의 해답을 찾았어요... 녀석도... 그럴 수 있을 거에요..."
둘이 진지하게 대화를 하더니 결국 나를 미국에 보내는 걸로 결정된듯 대화를 주고 받고 했다.
뭐? 내 인생을 지들이 뭔데 맘대로 해? 씨x장난해? ㅈ 까라해...
나는 그대로 집을 조용히 빠져 나가 아예 집을 나가 버렸다.
그렇게 새벽 거리를 활보하고 아침해가 떠서야 곽도희의 전화가 계속 해서 오기 시작했다.
쿨하게 그렇게 폰을 버려 버리고 이곳 저곳을 방황해 가며 나름 내게 호의를 보였던 녀석들에게 신세를 지기도 했지만
그때 뿐이고 다들 슬슬 부담스러워 하기 시작 할때면 다른 곳으로 돌고 돌았다.
그렇게 이제는 갈곳 조차 없을때 문득 Tv를 보았다. 사회 상류층들이 군입대 비리를 저지르며 가지 않으려한다는 뉴스 기사를 보았다.
그 순간 나는 바로 이거다!! 라는 생각이들었다. 제 아무리 그 잘난 현선그룹 회장이라도 함부로 손 잘못 대면 큰일 날수 있는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곳 바로 군대말이다...
그렇게 병무청을 통해서 빠른 시일내로 군입대를 신청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입대일이 되었다.
그렇게 육군 훈련소 앞에 아무것도 없는 몸만왔다. 훈련소 앞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온듯한 일행도 보였고... 친구들의 위로를 받으며
들어가는 놈들도.. 여자친구와 울면서 떨어져 나가는 놈들도... 모두 대부분은 그렇게 누군가와는 함께와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뭔가 알 수없는 쓸쓸함과... 공허함과 거기서 부터 따라오는 묘한 기분까지... 이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 짜증이 무엇인지 처음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남의 것을 한번도 탐하거나 부러워 하지 않았던 나인데...
어느 순간 위로를 받으며 들어가는 놈이 자리가 만약 내 자리였다면... 친구들의 위로를 받으며 들어가는 놈이 나였다면...
여러 복잡한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겨우때어내며 끝내 들어갔다. 그렇게 배치를 받고 훈련을 받아가기 시작했다.
듣기만 해봤을땐 견디지못할 고통을 육신과 정신이 피폐해진다기에 긴장했지만...막상 겪어 보니 별거 아니였다. 다들 죽는 소리를 내었지만...
한다련... 이 망할 할망구 때문에 나는 이보다 더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인 학대로 당해봐 그런지 훈련 받는 동안 아무렇치도 않았다.
그렇게 훈련소를 거쳐서 자대로 배치받고 시간이 흘러서 그때 그녀석을 만났다.
"이병 최한준! 전입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여느 신병처럼 긴장한듯 온몸에 군기가 바짝 들어있었다. 처음엔 긴장하지 말라며 선임들이 잘대해 주었고
2주적응 기간동안에는 그 어떠한 터치도 하지않았다. 웃음이 상당히 헤픈 놈이였다. 뭐만하면 씨익웃으며
이내 밝은 표정으로 대답을 하기도 하며 잘못해서 혼나고도 기어이 웃으며 결국 화가나있던 선임마저
웃게 만들곤 했었다. 세상 행복한 얼굴을 한 그녀석을 보니 나도 모르게 열등감이 들기 시작했다.
'뭐가 저리도 세상 행복한거지?' '저렇게 밝게 웃는 거지... 짜증나게...' 그렇게 알수 없는 열등감에
괜시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비뚤어진 내 마음은 그렇게 자리 잡아갔다.
어느날 녀석과 둘이 작업을 하게 되었을때 일이다. 엉망진창으로 작업을 해놓을 걸 보니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서 결국 한마디하고 말았다.
"하...넌 씨x지금 몇주가 지났는데 이거 하나 제대로 못하냐? 장난해? 선임들이 알아서 다해주니까 존나 대충해도 되나 싶지?"
괜한 녀석에 대한 열등감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문제를 나도모르게 과민하게 받아들이면서
괜한 분풀이를 하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갈굼 당하고나면 마치 풀이 죽은 강아지마냥 슬픈 표정을 하고 있다가도
이내 다가와서 말하는 녀석이였다.
"우와...곽도혁 일병님... 진짜 멋있는거 같습니다.."
순간 흠칫하며 녀석을 쳐다 보았다. 방금 혼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밝은 모습으로 꼬랑지를 흔들어대는
강아지마냥 신기해 하며 보는 녀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뭐?"
나에 짧고 짜증이 가득 담긴 목소리에 녀석은 아차 싶었던지 다시 풀이 죽은 표정으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도 이내 대답하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저는 다만 저는 노력해도 늘엉망인데... 곽도혁 일병님은 뭐든지 척척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고 진짜..대단하고 멋있어서 그만..."
녀석은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분이 묘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다시한번 말해봐..."
무표정에 건조한 목소리로 말하자 녀석은 정말 큰일난거 같은 당황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아니... 지금 내가 듣고 싶은 말은 죄송합니다 같은 말이 아니였다. 방금전... 그말...그말을 다시 듣고 싶었다.
"아니... 다시 말해보라고..뭐?"
녀석은 굉장히 큰일난듯 안절부절 하면서 불안해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뭐가 그리도 두려운지...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녀석에게 이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씨x....사람 꼭지돌게하네? 야! 아까말을 다시하라고 했지 누가 죄송하다 소리하래?"
녀석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과...곽도혁...일병님... 진짜 멋있습니다..."
이상했다. 다른 말도 아닌 그 한마디가 가슴에 와닿아가기 시작했다. 도데체 이게 뭐라고 말이다...
그저 내 뒷배경때문에 나에게 잘보이고 싶어서 내게 아부하거나 위선이나 가식을 떠는게 아닌
순수 나에 대한 인정과 칭찬을 처음 받아 보았던 순간이다. 나도 모르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내 표정을 보던 녀석이 으아한 표정을 짓자
그때...하지는 말았어야 할 행동을 하고야 말았다...
"하...나 어이없네... 이등병 찌끄레기 새끼가 ....어이가 없네...하..나..."
마치 기분이 좋아 지어진 미소가아닌... 어이가 없어서 화가난듯한 헛웃음으로 포장하고 말았다.
"저...죄송.."
"꺼저"
녀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진말로 녀석을 쫓아내었다. 더는 위험했다. 왠지 녀석과 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
나도 모르게 표정관리가 안될것만 같았다. 녀석은 이내 풀죽은듯이 어깨가 축처지고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나는 순간 회한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나에 대해 조금만 솔직했더라면... 그렇게 다른곳에서 내 눈치를 보며
작업하는 녀석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알 수 없는 마음이 계속해서 한구석에 자리 잡았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사람에 대한 미안함? 같은 거였을까? 계속 신경이 쓰였다.
불편한 마음때문에 이내 나는 그런 마음을 떨쳐내기 위해 녀석을 불러세웠다.
"이병! 최한준! 부르셨습니까?!"
사과를 하기 위해 불러 세웠지만 난생 처음 해보는 사과를... 표현을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계속 굳은 표정으로 응시만 하고 있었다... 그러자 이내 또 풀죽은 강아지같은 표정으로 눈을 내리까는
녀석이였다. 나도 모르게 속으로는 그런 표정...안지었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쳐 나대지말고 지내라. 내가 지켜본다..."
이정도면... 내 마음을 알아 주었을까? 사과하고 싶은마음을... 늘상을 거지같이 살아와서 그런지
사과를 어떻게 해야할지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될지 전혀 알 수가없어서 결국 나만의 방식으로
말을 했다. 하지만...녀석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영리했다. 금방 알아듣고는 대답했다.
"이병 최한준! 알겠습니다! 주의하겠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다시 안도감이 들었는지 다시 웃기 시작하는 녀석이였다.
도데체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였다. 방금 까지는 세상 잃은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번엔 사람...기분 이상해지게 만드는 웃음이라... 그렇게 사과아닌 사과를 한거 같으니
이젠 후련 해질 것 같은 내 마음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날 이후 녀석에게 시선이
더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불편한 마음이 계속 들고 녀석 생각은 끊임 없이 들었다.
"김 상병님! 제가 드디어! 해냈습니다!"
녀석은 무엇인가 해낸 모양인지 자신의 아버지 군번인 김상병과 죽이 굉장히 잘맞는게 웃으며 서로 농담을 주고 받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나도 모르게 짜증이 쏟구치기 시작했다. 녀석이 나한테 특별히 잘못한것도 아닌데 그냥 불쾌했다.
저렇게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니 그냥 이유없이 불쾌했다. 그런 불쾌함을 뒤로 하고 하루의 일과가 시작되고
어제 와 마찬가지로 녀석과 작업에 배치되고 작업을 시작할때 녀석은 또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웃으며 대단하다고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녀석의 웃음이 불쾌할 줄알았는데 이상했다. 분명히 아까까지만해도 녀석이 다른사람과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볼때 이유없이 불쾌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가까이 나와이야기 하며 웃는 모습을 보니 불쾌한 기분은 커녕...뭔가...묘한 기분이 들면서
머리가 어질 어질 했다. 순간 찰나의 생각 때문인지 손이 미끄러져 그만 내 손을 치고말았다.
"아! 씨x! 존나 아프네..아오 쌍..."
아파서 욕을 하자 옆에서 보던 녀석은 놀랐는지 다친 내 손을 부여 잡았다. 피가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피가 나는 것보다 녀석의 손이 내 손에 닿았을때 처음 느껴보는 짜릿함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순간 나도 모르게 흠칫 놀라서 손을 뒤로 빼내었다. 녀석은 당황해 하며 주변에 있던 천으로 내 상처를
감싸주기 시작했다. 그 때 그 상처의 통증보다도 녀석의 손길이 더욱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손길이 닿았을때 느낌이...마치 세상에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에 잠시 멍하게 있었다.
이내 녀석을 거칠게 밀어내며 나도 모르게 말이 이상하게 나갔다.
"아! 쳐나대지마! 씨x! 너 앞으로 내 옆에 오지마라? 병x새끼때문에 손다쳤네 쌍..."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는 녀석에게 왜그랬는지... 심술돋힌 말이 나갔다.
"그리고 이등병 새끼가 존나 이빨 쳐보이고 다니네? 너 앞으로 웃고 다니지 마라. 내가 지켜본다 "
이게...아닌데... 나도 모르게 나간 내말에 나도 모르게 녀석의 눈치를 보자
녀석은 적잖게 당황한듯해 보였다. 아니야... 내맘은 이게 아니야...
하지만 끝내 표현하지 못한채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녀석은 그날 이후 내게 가까이 오지도 않았고 최대한 나를 피해 다니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하고는 웃고 농담을 잘 주고 받다가도 나랑 시선이 마주 치면
이내 표정이 차가워 지더니 시선을 회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느꼈던 묘한 기분을 나는 다시 느끼고 싶었다. 녀석에게 말을 걸기위해선
명분이 필요했었다. 그렇기에 사소하게 넘어 갈 수 도 있는 문제를 일일히 걸고 넘어지면서
집요하게 녀석을 괴롭혔다. 이렇게라도 녀석의 관심을 끌 수 있으니...나는 계속하게
집요하게 굴었다. 오죽햇으면 선임들은 나에게 한마디 씩 하길..
"어! 저기 최한준을 보면 짖는개다!"
"담당일진이네 아 졸라웃겨... 니 뭐 쟤랑 원수졌냐?"
한마디씩 하는 선임들의 말을 뒤로 하고 오늘도 녀석의 관심을 갈구 하기위해
유심히 녀석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어느 덧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흘러서
나는 상병이되고 녀석은 일병이 되었을때도 여전히 상황은 반복되고 있었다.
어찌나 녀석에게 관심을 가졌던지... 녀석이 뭘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매번 PX에서는 뭘사는지 그리고 왜 자꾸 식당에서 오이가 나올때마다 먹지않는건지
하나하나 기억하면서 녀석에 대한 모든걸 머리속으로 넣어가기 시작했다.
나도 왜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유독 녀석에게만 집착하게 되는 듯했다.
그렇게 오늘도 녀석을 유심히 관찰하던 도중 선임들이 웃고 떠드는 이야기가 들렷다.
"야! 그래서 그렇게 좋냐?"
오상병에 말에 내 동기놈은 흥분된 얼굴과 목소리로 말했다.
"아 미치겟지 말입니다... 자꾸 생각나고 보고 싶고... 하...빨리 휴가좀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번에 휴가때 살짝 손만 닿아도 짜릿했습니다.."
본인의 여자친구 사진을 보여주며 대화를 주고 받는게 들렸다.
"야! 너 임마 이렇게 군대에 있는데 다른 남자가 니여자 친구한테 말걸고 친하게 지내면 어떻할려고 그러냐?"
"아! 그런말씀 하지도 마십시오. 진짜 그러면 개빡치고 불쾌 할거 같습니다... 하...미진아... 너 때문에 미치겠다...오늘도...전화 하려고 합니다"
"미친놈.. 어휴..."
저둘의 대화를 유심히 들어보니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싸한 느낌이 들었다.
"야... 너 그러면 니 여자 친구를 사랑하는거네?"
내말을 듣던 동기놈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야! 그럼이게 사랑이지 뭐겟냐 짜식아...아!! 미진아!! 좀만 기다려라..."
설마... 녀석이 다른사람하고 웃으면 불쾌하고.... 녀석이 계속 눈에 들어오고...손이 닿았을뿐인데 짜릿하고...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생각이 자꾸나고... 언제나 녀석의 관심을 갈구 하려고 하고...
설마...나 지금... 같은 남자새끼인 녀석을 지금!!.?!... . 그럴리가 없었다.... 내가 지금?!
그렇게 혼자서 그럴리가 없다고 연신 머리를 쥐고 생각을 하던 차였다.
오늘도 자기 동기놈과 웃고 떠들며 들어오는 녀석을 보자 나도 모르게 괜시리 불쾌한 기분이 쏟구쳤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이내 표정이 다시 굳은 녀석을 보자 이상하게 마음이 아파왔다.
"최한준 엎드려!"
난데없이 시작된 갈굼에 녀석은 이해 할 수없는 표정을 지으며 엎드리기 시작했다.
"표정관리 안하지?"
그말에 녀석은 진짜 억울한듯 아무말없이 그저 이를 악물 뿐이였다.
그러자 TV를 보던 김상병이 이내 안됬는지 커버를 쳐주기 시작했다.
나는 그만 녀석을 일으켜 세웠고 도저히 머리가 복잡해서 안될거 같은 느낌에 머리를 식히러 씻으러 갔다.
그렇게 씻고 나와서 점오를 받고 있는데 전우조 문제 때문에 당분간은 잘 지키라며 신신당부를 하는
당직사관에 말이있었다. 콧방귀를 뀌며 평소처럼 혼자 복잡한 마음에 담배를 태우러 가려는데
전우조를 지키지 않다가 걸려서 얼차려를 받는 놈들이 보였다. 지금 담배한대를 태우지 않으면 짜증날것 같은데
발만 동동구르던 차에 최한준과 그 동기놈이 보였다. 또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니 짜증이 쏟구쳤다.
나도 모르게 녀석과 그 녀석의 동기놈을 불러 세워 억지로 흡연장으로 끌고 갔다.
둘다 비흡연자였기에 역한 담배향이 좋지 않은 모양인지 표정이 좋지않았다.
와중 아까 최한준과 웃고 떠들던 그 동기놈 표정을 보자 나도 모르게 괜한 심술이 돋았다.
그래서 담배 한모금을 얼굴에 대놓고 뱉었다. 상당히 괴로워하면 콜록 되는 모습을 보니
속이 다 시원했다.
"그만 하시지말입니다!"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녀석은 무엇이 그리도 화났는지 표정이 일그러지며
내게 말하기 시작했다.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건데...
나는 떨리는 마음을 감추고 말했다.
"왜? 너 얘 좋아해? 니애인이냐? 너 씨x 호모새끼야?"
나도 모르는 과민한 반응이 나가고 말았다. 왜 그런말을 했는지 나도 이해 할 수 없었다.
녀석은 이내 어이없는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네! 좋아합니다! 사람대사람으로서 동기로서 좋아합니다! 그런동기가 너무 걱정되고 안타까워서 그렇습니다.!"
녀석의 말은 가시가되어 내가 날라와 내 가슴에 박혔다. 이상하게 그말에 묘하게 짜증이나고 서운하고
초조하고 알 수없는 감정원망감이 하나가 되더니 나도 모르게 녀석의 볼귀짝을 후려 치고 말았다.
마침 지나가던 분대장이 뜯어 말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복귀후 심하게 질책을 들었다.
따로 보고는 안할테니 둘이 알아서 풀으라는 말을 들었다. 녀석을 곁눈짓으로 살짝 보았는데...
화가...많이 난거 같다... 이건 아닌데...이게 아닌데... 초조함에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난생 처음으로 겪어보는 당혹스러움에 감정이 요동쳤다. 짧다면 짧은 인생동안 산전수전 다겪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나보다... 고작... 이 녀석이 뭐라고...이렇게까지 기분이 가라앉을 수 있단 말인가...
밤새 한숨도 못잔채로 생각을 했다...녀석하고 어찌 사과를 해야 사이가 개선 될지 말이다...
그렇게 주말에 개인 정비 시간에 나는 녀석과 화해 하기를 결심하고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난생 해본적없는 화해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아무도 보지않는 곳에서 거울을 보며 연습까지 하고 있는 내모습을 보니
나도모르게 허탈해서 웃음이 나왔다... 이게 뭐라고...녀석이 뭐라고... 어찌나 연습을 했는지 다녹아 버린 아이스크림을
버려 버리고 다시금 하나 사들고 생활관으로 향했다. 주간 작업이 힘들었는지 편하게 뻗어있는 녀석의 뒷태를 보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이상했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렸을때 보았던 작은 강아지를 보는 듯한 이 설렘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녀석의 머리위로 아이스크림을 집어던져 버렸다. 또...또시작이다... 이게 아닌데..
사과연습만 1시간을 했던거 같은데... 녀석앞에만 서면 머리가 하애지는 것이 행동이 제멋대로 나갔다.
멍하게 쳐다보는 녀석에게 나도 모르게 거친 언사가 나갔다.
"생각해서 사줘도 지x이네 ? 먹기싫으면 쳐버려!"
다시금 긴장감이 돌려고 할때 였다. 분대장이 웃으며 내 성격을 지목하며
고양이과라서 사과도 저 따위로 하니 니가 이해하라며 중재하기 시작했다.
어쨋든 선임이 먼저 손내민거니 너무 기분나빠하지말라는 말에
녀석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했다.
"곽도혁 상병님...잘먹겠습니다.."
뭔가... 예의상 한말이지만 그 한마디를 들으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이왕 이렇게 된거 둘이 완전 풀라며 분대장은 나와 녀석을 데리고 흡연장으로 향했다.
10분뒤 올테니 알아서 잘풀으라며 잠시 자리를 비워줬다.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어떻게든 풀고 싶어서 입을열려는데 잘 안됬다...
하지만 먼저 녀석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어제는 제가 죄송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선임께 그러면 거였는데.."
녀석의 말에 나는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자꾸 만 눈에 들어오는것이... 점점 나는 미쳐 가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녀석을 응시 하고 정신 차릴려고 담배를 태우면 힘겹게 고개만 까닥 거렸다.
무언가 말을 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녀석만 보면 머리가 하애지는 것이
아찔한 기분도 들었다.
"그런데... 제가 그 아이스크림 좋아하는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녀석의 질문에 하애진 머리에게 어서 대답을 내놓으라고 재촉해도 묵묵 부답에 나는 입을 열지 못했다.
녀석은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녀석 앞에만 서면 바보가 되버리는 나는 아무런 말도 못했다.
말을하고 친해지고...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그런건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몰랐기에...
녀석은 이내 표정이 안좋아 지더니 그만 입을 열었다.
"너..맨날 그것만 먹자나... 이등병때부터..."
뭐라도 말을 하라며 재촉하던 나의 머리는 결국 돌직구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아차 싶었다...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떻하지 부터 갖가지의 생각이 나를 불안하게 했다.
놀라운 표정을 짓는 녀석을 보니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잠시 후 분대장이 돌아오고 둘이 잘 풀었냐는 말에 나는 대답을 하지않았다.
"네! 잘푼거 같습니다!"
환하게 웃어보이는 녀석을 보자 확신했다. 나는 미쳤다...그리고 녀석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렇게 우리 셋은 생활관으로 돌아오고 씻으러 가자는 분대장 말에 그렇게 셋은 씻으러갔다.
서로 등이라도 밀어주면서 사이좀 트면 앞으로 괜찮아 질거라는 말에 그렇게 샤워장에서
서로 탈의를 하기 시작했다. 녀석의 벗은 몸이 이상하게 자꾸만 눈에 들어왔다.
새하얀 살결이 부드러워 보였다. 그러다 녀석과 시선이 마주쳤는데 녀석은
이내 시선이 내 몸으로 향해있었다.
"야! 뭘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오자 녀석은 당황한듯 말했다.
"아..죄송합니다...곽도혁 상병님 몸이 굉장히 좋은거 같아서 부러워서 봤습니다..."
이내 자신의 몸을 보더니 깊은 한숨을 쉬며 그렇게 샤워장으로 들어가 씻기 시작했다.
등을 밀어 달라는 분대장에 말에 나는 등을 밀어주고 나서 돌아가려는데 저놈도 밀어주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 천천히 다가가서 녀석의 등을 밀어주기 시작하는데
살결이 보들보들한것이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풍기는 은은한 소나무향 같은 녀석의 향취도 말이다...
순간 야릇한 생각이 들어버린 나는 정말 미친건가 하고 그만 밀고 내 자리에 돌아가서 그만 앉아 버렸다.
놀란 분대장도 녀석도 왜그러냐 물었다. 큰일났다... 점점 서가는 물건때문에 당황 스러웠다.
"아...엊그제 운동을 빡세게 해서 다리에 쥐난게 아직 안풀렸나봅니다 알아서 풀고 갈테니 먼저 나가십시오."
그말을 들은 분대장과 녀석은 다 씻더니 나가버렸다. 잔뜩 화가난 물건을 겨우 진정시키고 나왔을때
녀석은 바보같이 자신의 샤워바구니를 두고 가버렸다. 가져다 줄 심산으로 챙기려던 찰나에
녀석의 칫솔이 눈에 들어왔다. 이성이 마비되는 느낌과 동시에 나도 모르게 녀석의 칫솔로 손이 뻗어졌다.
그렇게... 녀석의 칫솔을 잡아서... 지금 뭐하는 짓인가 싶었지만... 그 칫솔을 그대로 내 입에 가져다 넣어 보았다.
묘한 쾌감과 흥분감에 나도 모르게 다시 물건이 화나는 듯 했다. 그때였다. 다급히 달려온 녀석을 보자 말자 칫솔을 얼른
감춰버리고 말았다.
"하...두고 갈뻔햇네... 다씻었습니까?"
녀석에 말에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않았다. 녀석은 이내 자기 칫솔이 사라진걸 알고 당황해하며 여기저기 찾았지만 찾을 수 없자
짜증을 내며 돌아가는 모습을 끝으로 퇴장했다.
'곽도혁...진짜 너 미쳤구나...' 괜시리 혼잣말을 하게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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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혁이와 한준이의 과거 만남이 도혁이 시점으로 전개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않았네요... 향후 몇편내에 우리 도혁이와 한준이를 떠나 보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네요... 하지만 앞으로 남은 회차동안 최선을 다해서
아쉬움 없이 끝내보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여러분!! 늘 시간 내주셔서 이렇게
작디 작은 저의 글에 환호해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는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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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첫아침을 이소설과함께!
1주일자가격리때문에 너무심심했는데 무료함을
날려보내네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