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게이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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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게이즈 출연진 소개]
박군 - 순박한 곰상 청년 / 33세 / 성향 공개 전 / 182cm 105kg
최군 - 인싸력 만렙 훈남 / 33세 / 성향 공개 전 / 177cm 82kg
강군 - 외유내강 돌직구남 / 35세 / 성향 공개 전 / 172cm 90kg
윤군 - 끼스러운 분위기 메이커 / 36세 / 성향 공개 전 / 170cm 58kg
김군 - 중후한 엘리트 의사 / 43세 / 성향 공개 전 / 180cm 86kg
장군 - 불도저 큰 형님 / 44세 / 성향 공개 전 / 176cm 110kg
뇌가 사랑에 빠지는데 고작 0.2초가 걸린다고 하는데, 식스 게이즈에 참여해 24시간을 보낸 여섯 게이들. 그들의 마음은 지금 누구를 향해 움직이고 있을까.
[2일차 아침]
7시.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간단한 러닝을 하고 있는 장군. 우락부락한 인상이지만 머리가 가라앉은 아침이라 그나마 조금 순해보인다. 얇은 반팔에 스포츠 반바지를 입고 숙소 근처를 가볍게 뛰고 있는 장군. 터질듯한 허벅지와 두툼한 상체가 도드라진다.
그 때, 박군이 막 잠에서 깬 듯 부은 얼굴로 숙소 밖으로 나온다. 그런 박군을 발견한 장군은 숨을 고르게 뱉으며 반갑다고 손을 들어 올린다.
'어어! 박군님!'
'어, 안녕히 주무셨어요'
'후..후'
숨을 내쉬며 박군에게로 달려오는 장군. 박군은 장군이 다가오자 얼굴을 문지르며 까치집이 진 뒷 머리를 매만진다. 한 손에 커피를 어색하게 들고 망설이는 박군과, 그런 박군을 보고는 미소를 숨기지 못하고 다가오는 장군. 장군은 역시나 아침부터 박군을 봐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요'
'원래 이 때 일어나다보니까 습관적으로 깼네요. 이거 마실래요?'
'아뇨. 박군님 드세요~ 엄청 부지런하시네. 어떤 일 하시는지 더 궁금해지는데'
오늘은 자기소개가 있는 날이다. 어제부터 유독 자기소개에 설렘을 갖고 있는 듯한 장군은 다시 박군을 보고 웃는다.
박군은 담배를 한대 피려는지 제작진이 미리 정해준 흡연 구역에 들어가며 담배를 물고, 장군은 첫날부터 호감을 표시해온 박군과 대화를 이으려는 듯 자연스레 따라 들어간다.
'음.. 저 .. 담배 한대만 피겠습니다'
자신을 따라 들어오는 큰 형님 장군이 의식되는지 살짝 부은 눈으로 담배를 들고 머뭇대는 박군. 장군은 그런 박군을 그저 빤히 쳐다보며 흡연 구역에 따라 서있는다.
'편하게 하시지 뭘 물어보세요. 내가 부담스러우시나'
'ㅎㅎ..그런 건 아니고요.'
그렇게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살짝 돌린 채 담배에 불을 붙이는 박군. 장군은 그런 박군을 한번 훑어본다. 아침이라 얼굴이 부은 건지 오늘따라 더 곰상인 박군. 장군 앞에 있으니 인상이 강한 박군도 어린 티가 난다.
담배를 피는 박군과 그런 박군의 엉덩이 라인을 힐끔 쳐다보는 장군. 건장한 체격에 튼튼하고 길게 뻗은 팔다리. 박군의 내추럴한 모습이 장군을 더 설레게 하는 듯 장군은 박군의 자태를 몰래 감상하다가 자신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벅벅 닦으며 입을 꾹 다문다.
흡연 구역에 들어와있는 식스 게이즈의 두 덩치남. 박군은 첫날 큰 형님 장군이 자신에게 화끈하게 표현한 마음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장군은 괜히 담배를 피는 박군 옆에 서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붙이기 시작한다.
'어제 잠 자리는, 괜찮으셨습니까'
'네 불편함 없이 잤어요. 방도 시원하더라고요. 장군님은요?'
'저는 좀 아쉽습니다. 박군님이랑 자고 싶었는데. 끄흐흐'
'아아 ㅎㅎㅎ.. ㅎㅎ.'
역시나 쉬지 않고 호감 표현을 하는 장군. 박군은 사회에선 쉽게 느낄 수 없는 이 분위기에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웃는다. 워낙 사람이 순해보여서 싫은 표정은 잘 못지을 것 같기도 하다. 그 때, 특유의 강한 눈빛을 날리며 질문을 잇는 장군.
'근데 박군님은 담배는 언제부터 피셨어요'
'담배요.. 아, 군대에서부터?'
'오호.. 담배 몸에 안좋은데~'
'ㅎㅎ..'
혼자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대는 장군. 박군은 처음으로 살짝 표정이 찡그려진 채로 웃으며 묻는다.
'끊어야 되는데 쉽지 않네요. 장군님은 애인이 담배 피면 어떨 것 같으세요'
'내 맘 같아선 못피게 하고 싶지요'
'아..그렇죠'
'근데 박군님은 그래도 필 거 같어'
'저요?'
'네 은근히 말 잘 안들을 거 같아요 흐흐흐'
'제가 그런가요ㅎㅎ 일단 애인이 있어야 생각해볼 것 같긴 합니다'
'내가 그래서 지금 물어보잖아요. 내가 애인이다 가정 했을 때 그래도 필 거 같지 않아요?'
'아 장군님이.. 애인.. 하하... 애인이 정말 싫어하면 담배 끊으면 좋죠. 끊어야죠..'
'오오, 역시 박군님 멋있는 남자구만'
그렇게 박군에게 엄지 척을 들어주고 웃는 장군. 허나 미묘하게 달라지는 박군의 표정. 여전히 애매하게 들고 있는 커피잔.
장군은 결국 어색한 분위기가 풀리지 않자 주위를 둘러보다가 마저 뛰러가겠다며 살짝 목례를 한다.
'편하게 피시고, 좀있다 안에서 봅시다'
'넵'
박군은 그런 장군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그제서야 안도하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는다. 들고 나온 커피를 처음으로 홀짝이는 박군. 박군은 저멀리 뛰어가는 장군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본다.
[인터뷰 - 장군]
'박군님 담배 피시는 거요? 아무 상관 없습니다~ 괜히 물어봤나 싶긴 했어요. 나는 그냥 무슨 말이라도 하려다보니까 담배 얘기를 한 건데 박군 표정이 영.. 하하'
'끊는 게 건강에 좋겠지만, 본인이 핀다는 거 내가 이래라저래라 할 문제도 아니죠. 사실 저도 담배 십여년을 피다가 끊은 사람이라서, 결심하기 어려운 거 누구보다 잘 알아요. 흐흐. 그냥 박군이면 난 뭘 해도 좋다니까'
[인터뷰 - 박군]
'오늘 자기소개가 있는 날이라서 긴장이 되가지고, 아침에 생각정리 좀 할 겸 담배 한 대 피려고 나왔는데 장군님이 계시더라고요 ㅎㅎ'
예상치 못한 장군의 등장이 박군에겐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담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 비흡연자인 애인을 만나면 늘 이슈가 되는데. 워낙 직설적인 장군의 질문 스타일을 박군은 어떻게 느꼈을까
'ㅎㅎ 솔직히 마냥 좋진 않았습니다. 나쁜 의도로 말씀하신 건 아니실텐데, 제가 아직 장군님이 풍기는 아우라에 압도되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조금 강압적인 분위기를 느꼈어요. 마치 당장 담배를 꺼야 될 것 같은? ㅎㅎ..그랬습니다.'
[부엌]
잠시 후, 하나 둘 부지런히 일어나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는 남자들. 최군은 가장 먼저 샤워를 하고 나와서 살짝 젖은 머리를 말리며 1층 부엌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식탁에 아직 잠이 덜 깬채로 앉아서 식빵을 주워먹고 있는 강군을 발견한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강군님'
'어 네 안녕하세요 최군님'
강군의 등에 살짝 손을 올리는 최군. 강군은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하고 고개를 돌려 최군을 바라본다.
어제는 하루종일 초록 모자를 쓰고 있던 강군, 모자를 벗고 있으니 이미지가 또 색달라보인다. 귀여운 외모에 수염을 기른 강군은 모자를 벗으니 라인이 깔끔하게 정리된 더벅머리 느낌의 투블럭 머리다. 그런 강군 앞에 모닝 커피 한잔을 따라오며 앉는 최군.
'강군님 모자 벗으신 거 처음 보는데요?'
'제가 모자를 자주 쓰고 다녀서 잘 안벗긴 해요'
'벗으신 것도 잘어울리시는데? 워낙 귀엽게 생기셔서'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지금 마주보고 있는 서로를 첫인상 원픽으로 뽑은 두 사람. 강군은 첫날보다 확실히 긴장이 풀려서는 예상 외의 털털한 말투로 최군과 가벼운 농담을 나눈다.
'예? ㅋㅋㅋ아침부터 이렇게 칭찬을...? 최군님은 잘생기셔서 삭발해도 멋있으실 거 같아요'
'삭발 ㅋㅋ 네ㅋㅋㅋ전 머리 허리까지 길러도 이쁘죠'
어제 오늘 계속해서 최군은 능숙하게 분위기를 리드하고, 다소 행동반경이 크지 않음에도 강군은 무리 없이 계속 최군과 티키타카를 이어간다. 벌써부터 꽤나 서로 잘 맞는 느낌.
최군은 자연스레 잔에 담긴 커피를 나눠주며 손을 뻗고, 강군은 그런 최군에게 식빵 하나를 꺼내준다. 그리고 동시에 식빵을 한입 무는 두 사람.
강군이 또 괜히 식탁 모서리를 바라보며 말이 없어지자 최군이 말을 잇는다.
'왜 근데 자꾸 먹어도 먹어도 배고플까요?'
'그쵸?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저는 배고파서 깨자마자 식빵 쪼가리 주워먹으러 내려왔어요'
'오 근데 식빵 이거 맛있는데요?ㅎㅎ 뭔가 카메라도 많고 해서 긴장이 되는 건가, 오늘은 좀 밖에 나가서 맛있는 거 먹고 오고 싶네요'
'나갈 수 있나?'
'나가서 데이트하고 오고 그런 거 있을 걸요?'
'오.. 데이트? 재밌겠네요..'
그렇게 자연스레 데이트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는 최군, 강군의 마음을 떠보려는 건지 너무 자연스러운 대화의 흐름에 강군은 혼자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인터뷰 - 최군]
'강군님이 이거, 윤군님에게 주신 걸 수도 있지만 저한테 주신 거 였으면 좋겠어서 제가 일단 갖겠다고 했어요 ㅋㅋㅋ'
인터뷰를 하다가 강군의 첫인상 고백 선물이었던 핸드크림을 꺼내는 최군. 최군은 과일 향이 나는 핸드크림을 발라 한번 냄새를 맡아보며 말을 잇는다.
'근데 강군님은 제가 강군님한테 드린 줄은 모르시는 거 같아요. 그리고 그 모습이 엄청 귀여웠어요. 아닌 척은 엄청 하시는데, 골똘히 생각하실 때 약간 멀티가 안되는 느낌? 이 있으시거든요ㅋㅋ생각에 잠기셔서 가만히 멍때리고 계신 그 표정이 조금 취향저격 이었습니다'
강군은 최군이 데이트 이야기를 꺼내자 마음이 심란해졌는지 최군이 말한대로 멀티가 안되는 듯 생각에 잠겨 있다. 그런 강군이 귀엽다고 힐끔 보고 몰래 웃는 최군.
알면 알수록 새로운 캐릭터가 보이는 강군의 매력. 최군이 잠시 강군을 기다려주듯 시간이 지나고, 결국 최군에게 질문을 잇는 강군.
'최군님은 정말 인기 많으실 거 같아요'
'왜 자꾸 내가 인기가 많대요. 인기는 강군님이 많으시죠. 그 방에 선물 네개나 갔잖아요. 의자왕 된 거지'
'제가 아니고 박군님이 계시니까 그러죠 ㅎㅎㅎ 그리고 여기서 뿐만 아니라 밖에 나가서도.. 와 촤군님은 진짜 인기 많은 스타일이신 것 같아요'
'제가 어딜봐서요 그냥 완전 평범한데'
'아니에요. 완전 안 평범해요'
[인터뷰 - 강군]
'사실 최근 자존감이 바닥난 상태였어요. 어느 순간 제 성격이나 외모나 이런 것들이, 이쪽에서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아가지고. 저 딴에는 나름대로 멋있어지려고 많이 노력해왔거든요. 근데 그래도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힌 느낌'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사는 게 건강하다고는 하는데, 그게 쉽나. SNS에 보이는 것들만 해도 죄다 내가 갖추지 못한 빛을 뽐내고 있는 모습들 뿐인 걸.
'저는 이쪽 지인도 딱히 없어서 이런 순간들을 혼자 견뎌내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애인의 존재가 더 절실해진 시점에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진심 어린 고민을 고백하는 강군.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듯 하더니 말을 잇는다.
'서로에 대한 기준이 엄청 까다로운 이쪽 세계에서,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만큼 내가 대단한 사람일까? 라는 고민은 계속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멘탈이 약한 사람이 절대 아니거든요. 근데 아주 솔직한 마음이 그렇다구요.. ㅎㅎ'
[김군과 장군의 방]
아침이 지나고 드디어 제작진의 공지에 맞춰 자기소개 준비를 하는 사람들. 이미 하룻밤을 보냈지만 이제서부터가 진짜 게임이 시작되는 분위기라서 다들 좋은 인상을 남기려 한껏 멋을 내고 있다.
큰 형님들 방에도 역시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맴돈다. 거울을 보고 반팔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장군. 이미 멋드러진 수트 차림을 한 김군이 그런 장군의 패션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말을 잇는다.
'그 넥타이는 조금 아닌 것 같은데요'
'에? 왜요? 이상해요?'
'셔츠랑 색이 좀 안맞는 것 같아서'
장군을 위아래로 한번 훑는 김군. 장군은 어제부터 거슬렸던 김군을 거의 째려보듯이 쳐다보다가도 워낙 패션 센스도 고급진 김군의 옷차림에 은근 조언을 듣고자 말을 잇는다.
'그럼 그냥 넥타이 빼는 게 낫나?'
'예, 일로 와봐요'
그 때, 장군에게 다가가며 장군의 와이셔츠 옷깃을 다시 한번 접어주는 김군. 김군의 무심한 손짓에 장군은 어색함을 느끼는지 괜히 얼굴을 찡그리며 목을 살짝 돌려 허공을 쳐다본다.
'이거 배도 빼요'
'넣어 입을라고 했는데..'
'아니 배가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바지에 넣어입은 셔츠도 빼라고 조언해주는 김군. 그도 그럴 것이 워낙 골격이 큰 장군의 몸매에 뱃살까지 도드라지니까 몸이 부풀어오른 것처럼 보인다.
'아 그런가.'
솔직히 패션에는 영 자신이 없는 장군은 스타일이 좋은 김군의 조언에 바로 셔츠를 밖으로 빼낸다. 전국에 송출되는 방송이기도 하고 어떻게든 박군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애쓰고 있는 장군의 모습.
'음 이게 나은 것 같아요'
'그래요? 그럼, 나 이거 머리는 괜찮나'
끄덕-
평소 잘 손질을 하지도 않던 머리를 넘긴 장군. 이때다 싶어서 김군에게 괜히 머리스타일 조언도 받아본다. 김군은 머리는 별 문제 없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듯 마는듯 얼버무리고 다시 거울 앞에 서는 장군.
'크흠'
가슴을 한번 쫙 펼쳐내고 목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그런 장군을 다시 한 번 힐끔 바라보는 김군. 김군은 확실히 다른 참가자들에게 보이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무심함으로 장군을 대하고 있다. 느껴지는 시선에 다시 고개를 돌려 김군을 바라보는 장군. 수트빨을 받은 김군이 식을 떠나 꽤 멋있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자기소개 시간]
카메라가 본격적으로 세팅된 마당에 각자 준비를 마치고 모인 여섯 게이들. 게이들의 앞에는 통에 꽂힌 여섯개의 선택지가 놓여져있다.
'이게 뭐에요?'
'데이트 할 사람 고르는 건가?'
역시나 먼저 진행 방식을 제작진에게 묻는 최군. 윤군이 데이트 이야기를 하자 모든 게이들은 은근 관심이 생기는 듯 일제히 제작진을 돌아본다.
그 때, 박군에게 전해지는 제작진의 메시지. 박군은 메시지를 열어 읽기 시작한다.
'여섯 게이들의 앞에는 여섯개의 선택지가 놓여있습니다. 자기소개를 하는 순서대로 하나씩 뽑고 자기소개를 시작합니다. 선택지 안에는 대답을 거절할 수 없는 슈퍼 질문이 적혀있고, 본인의 자기소개를 마치고, 슈퍼 질문의 내용을 원하는 사람에게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 박군]
'슈퍼 질문? 그것 때문에 더 긴장됐어요. 어떤 내용이 써있을지 모르니까? 근데 꽝도 있다고 하는데, 꽝이면 또 괜히 아쉬울 것 같더라고요ㅎㅎ'
[인터뷰 - 윤군]
'제가 사람들한테 궁금한 건 일단 성향이죠. 그리고 사이즈? ㅇㅈㄹㅋㅋㅋㅋ 그런 건 안써있겠죠? 아무튼 이런 거 엄청 재밌어해서 제가 먼저 하겠다고 냅다 손 들었죠'
'저요! 나 먼저 할래요'
박군이 메시지를 읽자마자 손을 번쩍 드는 윤군. 윤군이 자기소개를 첫번째로 하겠다고 하자 모두가 알겠다고 큰 상관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윤군은 고민도 없이 선택지 종이 하나를 뽑아서는 성큼성큼 자기소개를 위해 준비된 중앙 자리에 선다.
윤군의 앞 의자에 앉아있는 다섯 게이들. 이렇게 한명 한명을 주목하며 서로를 바라보니 기분이 이상하고 괜히 또 다른 설렘이 찾아오는 것 같다.
[자기소개 - 윤군]
'안녕하십니까, 식스 게이즈에서 독보적 우아함을 맡고 있는 윤군입니다 후훗'
'우와 ㅋㅋㅋㅋ짝짝짝'
'어이쿠 ㅋㅋ'
베이지색 면바지에 셔츠 차림으로 시작부터 우아한 발레 포즈를 지으며 끼를 부리는 윤군. 분위기가 바로 달아올라서는 모두가 웃으며 박수를 쳐준다. 그런 반응들에 미스코리아처럼 무릎을 굽히고 손을 흔들다가 이내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고 말을 잇는 윤군.
'일단 이렇게 제가 첫 타자로 자기소개를 하게 되어서 영광이고요, 아직 하루밖에 못봤지만 다섯 분들 모두 엄청 훈남이셔서 저는 지금 매우 신나있는 상태입니다'
'그래보이세요~'
'어머'
최군이 장난삼아 말을 덧붙이자 어이없다는 듯 최군을 노려보는 윤군. 모두가 다시 빵 터지지만, 장군은 계속되는 윤군의 끼가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은지 살짝 표정이 찡그려져있다. 근데 그런 장군의 표정을 바로 캐치하는 윤군. 윤군도 장군에게 기가 전혀 밀리지 않는다.
'장군 오빠 표정 푸시구요, 끼순이 혐오를 멈춰주세요~ 아무튼 다시 제 소개를 하자면, 제 나이는 올해, 서른 여섯입니다. 어머 나 늙었어'
'오오..'
'서울에 있는 H 대학교 졸업했구요 화장품 뷰티 업계에서 일하다 나와서 현재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 먹고 자고 적당히 꾸미고 즐기고 다니는 데에는 지장 없을 정도로는 벌고 있습니다'
'멋있다~'
'음..사실 전 가식 안부리고 말하면 속궁합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것 때문에 바람도 나는 거라고 믿구요. 그래서 연애 시작하기 전에 꼭 선 섹.스해야된다고 생각해요. 이 사람이 정말 나랑 잘 맞는 사람인가 알아보는 과정 중 하나니까요'
끄덕끄덕-
동의의 표현인지 존중인지는 모르지만 남자들은 윤군의 말에 일리가 있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살짝 팔짱을 낀 채 입술을 뾰루퉁 내밀고 있는 박군. 장군은 그런 박군의 반응을 힐끔 살펴보다가 다시 윤군의 자기소개에 집중하듯 고개를 돌린다.
'얘기를 하다보니 섹.스 얘기만 했는데. 저란 사람은 엄청 단순합니다. 기분 좋으면 좋다고 표현하고, 신나면 마음껏 신나고, 누가 건들면 미.친년되고 ㅋㅋㅋ 그래서 오히려 엄청 뒷말이 많다거나 음흉한 짓하는 여우같은 사람은 절대 아니라서, 알고보면 진실된 제 모습을 점점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저 윤군 많은 관심 부탁해요~ 호호. 지금은 좀 부족해~'
짝짝짝-
그렇게 윤군의 참 윤군다웠던 자기소개가 끝이나자 모두가 박수를 쳐준다. 윤군의 슈퍼 질문을 확인하기 전 윤군에게 질문을 하는 시간. 최군이 가장 먼저 손을 들어 묻는다.
'혹시 연애 경험은 얼마나 있으신가요'
'어디까지가 연애죠? 하룻밤의 연애도 가능한가요? 아 맞다 그럼 못세지 ㅎㅎ'
'ㅎㅎㅎㅎ'
'음, 진지하게 한달 이상? 만났던 분들은 한 세분 되는 것 같아요. '
'엥?'
서른 여섯의 나이나 윤군의 쾌활한 성격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적게 느껴지는 연애 경험에 놀라는 사람들. 장군이 가만히 앉아 있다가 손을 들고 질문을 잇는다.
'외적인 스타일 보는 거 없어요?'
'저는 얼굴보죠. 남자답고, 잘생긴 분들 좋아해요 호호'
'잘생긴 거 기준이 뭔데요?'
'딱 정해져있진 않은데, 그런 거 있잖아요. 여자들한테도 인기 많을 거 같은 사람?'
질문을 하는 건 장군인데 대답을 하며 박군을 한번 쳐다보는 윤군. 느껴지는 윤군의 시선에 장군이 살짝 당황한듯 윤군과 박군을 번갈아본다. 역시나 어색하게 웃고 있는 박군.
'네, 더 질문 없으시면 제 슈퍼 질문 까볼게요.'
그렇게 손에 쥐고 있던 질문지를 여는 윤군. 윤군은 질문 내용을 보고 입을 살짝 벌리더니 이내 재밌다고 미소를 지으며 앞을 쳐다본다.
'질문 재밌는데ㅋㅋ?'
이제 상황이 뒤집혀서 윤군이 거절할 수 없는 슈퍼 질문을 한명에게 해야되는 차례. 모두가 의미심장한 윤군의 표정에 은근 긴장하면서도 신나는 표정으로 윤군을 바라본다. 그 때, 박군을 향해 질문지를 뒤집어보이며 묻는 윤군.
'박군님.'
'네?'
'이 다섯 중에 본인의 성향을 고르래요~'
모두가 윤군이 보여주는 질문지를 바라본다. 다섯개의 성향이 T,AT,A,AB,B 자세히도 나열되어 있다. 순식간에 당황한 듯 얼굴이 붉어지는 박군과, 처음으로 성향을 공개하게 된 박군의 대답이 궁금하다고 눈을 반짝이는 남자들. 장군도 재밌다고 입꼬리를 올리고 박군을 쳐다본다.
'아.. 이거 막상 이렇게 주목받으니까 엄청 민망한데요.'
'거절할 수 없어요. 얼른 탑이라고 말하세요~'
'ㅎㅎㅎ.. 아.. 네 저는'
꽤 당황한 듯 말을 망설이는 박군. 박군은 주위의 시선을 한번 둘러보고는 결국 대답을 잇는다.
'저는 바텀입니다. 5번 B.'
'어이구.'
'와 짝짝짝 내려오세요~'
박군이 더 민망해질까봐 얼른 박수를 치고 분위기를 리드하는 최군. 윤군은 원픽이었던 박군의 성향이 공개되자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놀란 표정을 짓고, 강군이 괜히 민망해하는 박군에게 웃어주며 어깨를 툭 친다.
[인터뷰 - 윤군]
'바텀이요? 내가 분명히 바텀은 죽음뿐이라고 했죠? 아니 올바텀도 선택지에 있었는데 어떻게 딱 바텀이래요? 박군님같은 탑상이 바텀이면 나는 어쩌죠?'
장난반 진심반의 윤군의 말투. 윤군은 거듭 성향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에 더 이 상황이 어이없고 웃기단다.
'ㅋㅋ진짜로 바텀이시면 저랑은 인연이 아니시고, 저는 다른 탑을 또 찾아야죠. 아휴, 박군님은.. 아쉽고 의외네요. 진짜 바텀이시려나?'
[인터뷰 - 김군]
'어느정도 예상은 됐어요. 탑은 이렇다 바텀은 이렇다 하는 규칙들은 저는 이미 오래 전에 깨졌었는데.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봤을 때 박군님은 좀 바텀같으셨던..'
[자기소개 - 강군]
그렇게 윤군의 자기소개와 박군의 성향 공개까지 이어지고 다음 차례로 자기소개에 나선 강군. 유독 잘어울리는 민트색 박스티에 반바지를 입은 강군. 모두의 박수 소리와 함께 강군의 소개가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저는 강군입니다. 나이는 서른 다섯이고요.'
'오?'
모두가 강군이 막내일 거라 예상했는데, 자신보다 두살이 더 많은 강군의 나이 공개에 최군이 놀란 표정을 짓는다.
'저는 판교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IT업계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야근이 꽤 잦은 편이라서 시간될 때마다 잠깐이라도 얼굴 볼 수 있는 거리에 애인이 있으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낯을 가려서 아직 제 성격을 제대로 보여드리지는 못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자기주장도 강하고 확고한 편입니다. 저는 아주 평범한 연애를 꿈꿔요. 만나서 커피먹고 영화보고, 맛있는 거 먹으러다니고 그렇게 소소하게 보내는 시간들을 좋아합니다. 네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짝짝짝-
항상 말을 할 때면 진정성이 느껴지는 강군의 자기소개가 끝났다. 역시 이어지는 질문들. 첫 타자는 박군이다.
'제가 룸메이트로 지내보니까 강군님의 그 낯가리는 첫인상보다 더 성격도 유쾌하시고 말씀도 많으시고 한데, 이쪽에는 나온지 얼마나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전 늦게 나왔어요. 제가 남중 남고 공대를 나왔는데,'
'천국이네'
'ㅋㅋ네 그렇게 나왔는데 고등학교 시절에 짝사랑하던 첫사랑을 한 10년동안 좋아했거든요. 대학도 따라갔고.'
'와.. 멋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첫사랑의 기억.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지만 누군가에겐 그 기억이 유독 더 강하고 짙다.
'저는 멋있진 않고, 그분이 멋있었는데, 그분은 일반이고 결국 결혼도 했어요. 저는 완전 찌질했고요. 암튼 그 늪에서 빠져나오느라고 좀 늦게 이쪽에 나와서 여전히 이쪽 지인이 딱히 없습니다'
'와 이제 우리랑 놀면 되겠네'
'놀아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ㅎㅎ'
윤군이 윙크를 날리자 다시 수줍은 듯 웃는 강군. 그 때, 그저 가만히 자기소개를 경청하던 김군이 손을 들어 질문을 한다. 김군은 첫 대면 때도 강군을 언급했고, 강군과 박군의 방에 첫인상 고백을 했었다.
'강군님이 좋아하는 스타일은요?'
'외모는 그때그때 다른 것 같고, 성격이 잘 맞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딱 어떤 성격이다 라기 보다는 같이 있을 때 편하고, 내가 내 모습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게 되는 그런 분을 만나고 싶어요'
'저도 질문 하나만'
그리고 답변이 끝나마자 손을 드는 최군. 역시나 강군에게 쏟아지는 질문에 김군은 최군을 의식하듯 하면서도 여유롭게 최군을 쳐다본다.
'네, 하시죠'
'본인이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세요, 감정적이라고 생각하세요?'
'ㅎㅎ저는 엄청 이성적인 것 같습니다. 근데 사실 딱 한 부분에 있어서는 감정이 아니고 엄청 본능적이에요'
'어떤?'
'성욕과 관련된 부분은 머리로 전혀 계산 안하고 본능대로 움직이는 편입니다. 물론 애인있는데 바람핀다 그런 말이 아니고요, 애인과의 관계를 좀 많이 좋아하고 즐기고 그럽니다. 저도 윤군님 처럼 속궁합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요'
'오오 그게 맞지'
역시 예상대로 거침없는 게이들의 질문과 답변들. 모두가 강군의 진솔한 대답에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강군은 질문이 끝나자 바로 슈퍼 질문을 위해 질문지를 열어본다.
'제 슈퍼 질문은.. 아, 꽝이네요. 이런'
[인터뷰 - 김군]
'역시 강군님이 매력 있으신 것 같아요. 오늘 중앙에 서 계시는데 강군님 특유의 뽀얀 피부가 유독 더 빛나셔서 엄청 귀여우셨어요.
'모자도 벗으시니까 더 장난꾸러기 같은 외모셨고, 행동이나 말투에서는 은근한 강단이 드러나서 생각보다 화끈하실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 최군]
'사실 저는 강군님에게 첫인상 선물도 드린 거였잖아요? 그게 자기소개 이후로 더 확신이 들었다고 해야할까요. 앞으로 더 얘기를 많이 나눠보고 싶어요.'
[자기소개 - 박군]
강군의 다음 차례로 박군이 나서자, 장군이 앉아있던 허리를 세우고 두 손을 모아쥔다. 그리고는 조금은 매서운 눈으로 집중해서 박군을 쳐다보기 시작한다.
박군은 건장한 몸매에 잘 어울리는 스트라이프 반팔티에 깔끔한 청바지를 입고 캐주얼한 운동화를 신고 중앙에 선다. 살짝 목을 가다듬고 시작하는 박군.
'안녕하세요. 박군입니다. 아까는 예상치도 못하게 성향을 공개해야해서 당황했는데, 네, 바텀입니다'
'잘팔리겠다~'
누가봐도 탑 같이 생겼는데 바텀이라니 가장 수요가 많은 스타일이라고 장난을 치는 최군. 그러면서 뾰루퉁해있는 윤군을 괜히 팔꿈치로 툭 치며 웃는다.
'나이는 제가 제일 어린 것 같은데요, 서른 셋입니다. 지금은 잠시 서울에 올라와있는데, 원래는 충북 음성에서 자랐고, 거의 20년 가까이 외삼촌 과수원 일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와'
이제서야 구릿빛 피부와 자연스레 농익은 박군의 몸매가 이해된다며 모두 놀란다. 장군은 박군의 자기소개에 더 호기심이 가는지 눈썹을 찡그리며 완전히 집중해있는 상태다.
'사실 저는 여기 서있는 것도 민망합니다. 앞에서도 좋은 대학교 다니시고, 회사도 다니시고, 저는 그런 거 잘 몰라가지고.. 고등학교도 검정고시 나왔고요. 네, 대학은.. 못 나왔습니다.'
전혀 동정 받을 스펙도 아니고 그런 분위기일 필요도 없는데 오히려 너무 자신없어 하는 박군의 모습에 다들 분위기가 숙연해진다. 장군은 여전히 팔짱을 낀 채 얼굴을 찡그리고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이렇게 뭐 특별한 게 없는 사람이어서.. 자기소개때 무슨 말을 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저는 외삼촌 도와드리면서 돈도 많이 모았고 작은 아파트 하나 있습니다'
'야이씨 그럼 됐네 ㅋㅋㅋㅋㅋㅋ 완전 끝인데?'
전혀 의도성이 없었던 박군의 재력 공개에 이때다 싶어서 무거웠던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최군. 박군은 머쓱한 듯 웃고, 최군은 그 나이에 집 있는게 승자라며 긴장한 박군에게 응원의 눈빛을 보낸다.
'ㅎㅎㅎ아 그리고 제 장점은 체력 하나는 어디가서 안뒤질 자신이 있고요. 매일 새벽에 시장 나가서 외숙모 도와드리는 것도 있어서 부지런히 살고 있어요. 제 또래들 보다 멋있는 스펙은 없지만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짝짝짝-
계속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치는 장군. 그렇게 박군의 자기소개가 끝이나고 먼저 손을 번쩍 드는 윤군.
'저 질문요. 탑은 안해보셨나요?'
'아.. 탑 해봤는데요. 저도 탑은 할 수 있죠 당연히. 근데 저는 바텀이 더 좋습니다 ㅎㅎ'
'하으.. 알면 안될 맛을 알아버리셨네'
'저도 질문이요'
손을 드는 김군. 마음에 두고 있던 김군이 질문을 하자 몸을 돌려서 김군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박군.
'지금 여기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나요?'
김군은 박군의 흥미로운 자기소개에 관심이 커진 듯 보인다. 동시에 여러 남자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이 특장점인 이 곳에서의 기회를 잘 활용하고 있는 김군. 박군은 김군의 직설적인 질문에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입을 연다.
'네 있습니다'
'누군지 물어봐도 되나요?ㅎㅎ'
'오오?'
스윗하게 웃으며 이어지는 김군의 질문. 장군은 옆자리에 앉아있는 김군을 다시 한번 째려보듯 쳐다본다.
장군에게 직감이 든다. 박군의 입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나올 것 같은 느낌. 결국 장군이 김군의 질문을 막으려는 듯 입을 연다.
'아니, 그건 좀 빠르지 않..'
'김군님이요. 저는 연상만 만나봤는데요, 제 이상형에 가까우신 것 같습니다'
'헉!'
그 때, 예상치도 못하게 망설임 없이 대답을 하는 박군. 김군은 놀란 듯 표정을 짓다가도 여유롭게 웃으며 꾸벅 인사를 하고, 모두들 놀라서 오히려 장군의 반응을 살피기 바쁘다.
'아 근데 제가 이렇게 말씀드린다고 부담가지실 건 없고, 저도 여기 온 이상, 모두를 더 알아보고 싶고, 이런 말들로 오해가 없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넵. 당연하죠. 감사합니다. 응? 장군님은 뭐라고요?'
그리고 이제서야 장군의 말에 대답을 해준다는 듯 장군을 바라보고 묻는 김군. 은근히 장군을 눌러버리는 김군의 여유있는 태도. 장군은 순간 또 기분이 상한다. 두 남자는 서로 두 눈을 똑바로 마주친 채 엄청난 기싸움을 하듯 서로 눈을 마주친다. 눈 앞에서 박군을 채가는 듯한 김군에 열받은 듯 살짝 몸을 움찔대는 장군.
'질문하실 분 더 있으신가요?'
벌떡!
'나도 질문 있습니다'
그 때, 질문을 마무리하려는 듯한 박군에게 손을 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장군. 의자가 뒤로 엎어지고, 장군의 이런 돌발 행동에 모두가 놀란다.
이 와중에 윤군은 서로의 감정이 격해지는 이 상황이 재밌고 심장 두근댄다고 최군과 몰래 키득대며 입술을 깨물고 있다.
장군은 자리에 선 채로 허리에 두 손을 쥐고 박군에게 묻는다.
'저도 연상인데 박군님은 저에 대한 관심은 없으신 건지 궁금합니다'
'어... 그건 아니고요.. 장군님도 정말 멋있으세요'
'그렇습니까? 그럼 내가 관심 표현하는 방식이 불편하진 않으시고요?'
'음.. 괜찮습니다'
'오케이. 그럼 됐습니다. 알겠습니다'
짝-
깔끔하게 이해했다고 박수를 한번 치고, 박차고 일어났던 의자를 일으켜세워 자리에 앉는 장군. 김군은 그저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으로 장군을 힐끔 바라본다.
[인터뷰 - 장군]
'지금 벌어지는 상황에서 여전히 내가 직진해도 되는 신호인지, 아니면 나한테 멈추라고 하는 건지 그건 상대방에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나는 무조건 가는 거지만 그 과정이 누군가에게 감정적으로 폭력적이고 싶진 않거든요'
'그럼 질문 마무리하고 슈퍼 질문 이거 한번 열어볼게요'
그렇게 들고 있던 질문지를 펼쳐보는 박군. 박군은 써져있는 질문을 보고 곧바로 고개를 들며 웃는다.
'아, 저도 이게 나왔네요. 성향.'
'성향 말하기! 누구한테 쓸건데요? ㅎㅎ'
성향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박군은 바텀이고, 왠지 여기서 탑이 나오면 처음으로 성향은 안겹치는 환상 궁합이 되는 분위기. 오히려 평소 어플로는 성향부터 알고 시작하는데 거꾸로 알아가는 이 과정이 신박하다.
그렇게 박군이 사람들을 한번씩 둘러보자 장군은 어느새 다시 팔짱을 끼고 살짝 턱을 내리고 있다. 어딘가 불안한 듯 살짝 다리를 떨고 있는 모습. 분위기가 좋지 않다. 결국 박군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저는 김군님 성향이 궁금합니다'
'전 탑입니다'
'으핫. 넵 감사합니다'
짝짝짝-
헌데 박군이 질문을 하자마자 0.2초만에 튀어나오는 김군의 대답. 박군은 그냥 이 상황이 민망하고 웃기다며 해맑게 웃으며 자기소개를 마무리한다.
결국 자신의 직감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초조함을 느끼는 듯 고개를 다시 갸웃대는 장군. 장군이 이어서 자기소개를 하겠다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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