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기차가 없다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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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학기는 감았던 눈을 떴다. 곧 동대구역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갈아타야 할 김천역까지는 아직 좀 남아 있었다.
“형, 지겹지? ktx 탈 걸 그랬나?”
고개를 돌려 바라본 용주는 처음 기차를 탔던 그대로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은 채 아무 말이 없었다. 학기는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다. 여행길을 거부하지 않고 손에 이끌려 따라와 준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고 또 고마웠다.
“형.... 우리 두 번째 만났던 날 기억하지? 한참을 걷다가 지하철역에서 형이 간다고 했을 때 정말 원망스러웠어.... 그냥 갈 거면 커피 마시고 진작에 가지 왜 끌고 다녔냐고 말야. 나 그때 정말 형이랑 하고 싶었는데....”
학기는 이런저런 얘기를 주절댔으나 용주는 여전히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학기도 제풀에 지쳐 입을 닫았다. 그리고 용주처럼 등받이에 기대고 다시 눈을 감았다.
시간은 다시 거꾸로 흘러 그날로 돌아갔다.
“이만 갈게요.”
용주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학기는 아쉬움을 안고 그저 아무 말 없이 악수를 받았다. 이미 가겠다고 말을 한 사람에게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
“학기씨.... 우리 내일은 일찍 만날래요? 저녁까지 기다리기 너무 힘들었어요.”
이어지는 용주의 말에 학기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럼 몇 시에....”
“학기씨 내일 아무 약속 없어요?”
“네.”
“그럼.... 1시 어때요? 내일은 같이 점심 먹읍시다.”
“또 은행 앞에서 볼까요?”
“아뇨. 동보서적 앞에서 봐요. 1시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학기는 세 번째 만남을 위해 지하철에 올랐다. 하루가 길게 남아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함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시내 구석구석을 걸어 다녀도 시간이 남아 있을 터였다. 걷고 걷고 또 걷다가 어느 시점이 오면 다리가 아프니 쉬어가자고 할 계획이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문득 용주가 직장인이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약속 시간이 1시이고, 약속 장소가 시내 중심가라는 것도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딱 직장인의 점심시간이었다. 어쩌면 밥만 먹고 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니 학기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학기가 서점 앞에 도착했을 때는 1시 5분 전이었다. 용주는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았다. 학기는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멀리서 걸어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폈다. 용주를 찾기 위함이었다. 평일 낮의 도로는 한산해서 제법 먼 곳의 사람들도 알아볼 수 있었지만 용주는 보이지 않았다. 시계 바늘이 5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등 뒤에서 굵직한 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나 안 보나 용주였다.
“언제 왔어요?”
“방금요. 근데 어디서 오셨어요? 계속 오나 안 오나 보고 있었는데....”
“책 보고 있었어요.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부러 여기서 약속 잘 잡거든요. 기다리는 동안 책 보고 있으면 시간이 금방 가니까.... 뭐 먹을래요?”
딱히 땡기는 것이 없어 패스트푸드로 간단히 때웠다. 학기는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용주의 눈치를 봤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나올까봐 걱정이 되었다.
“우리 밥 먹었으니까 이제 커피 마셔야죠?”
학기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식후땡을 하듯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디저트 삼아 구겨진 셔츠를 입고 기계 부속품처럼 큰 빌딩 속에 앉아 있는 것이 바로 대도시 샐러리맨들의 삶이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바로 현대 사회의 시티 라이프였다. 몇 달 뒤면 학기도 그런 삶을 살 것이었다. 학기는 용주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시간 되세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시간 되니까 학기씨 만나러 나왔잖아요.”
“사무실 다시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용주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학기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저 지금 학기 중 아닌데요?”
“네?”
“학기씨 이름 가지고 놀려서 미안한데.... 학기 중이 아니라.... 학기씨처럼 방학 중이에요.”
“네? 저번에 직장인이라고....”
“네, 직장인 맞아요. 근데 지금 학기 중이 아니라서 시간 많아요. 이제 눈치 챘어요?”
“그럼.... 선생님?”
“선생님 아니고 그냥 교사.... 방학 중인데 학기씨 만나고 있으니까 학기 중인 건가.... 하하하하 미안요. 제가 이름 가지고 장난을 좀 많이 쳐요. 미안해요.”
학기는 그제야 마음이 놓여 얼굴에 밝은 미소가 번졌다.
“괜찮아요. 장난인 거 아는 걸요.”
“학기씨....”
“네?”
“우리 바다 보러 가요. 바다 보면서 커피 마시고 싶어요.”
학기와 용주는 버스를 타고 도심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바다로 향했다.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을 택한 것이었으나 해수욕장이 관광지처럼 변해가는 것을 피해갈 수는 없어서 생각만큼 한적하지는 않았다.
“몇 년만에 왔는데.... 여기도 많이 변했네요. 옛날에는 여름 말고 겨울에는 사람 없었는데....”
소도시에서 유학을 온 셈인 학기는 처음 온 곳이라 용주의 말이 그리 와 닿지 않았다.
“저는 처음이라....”
“그래요? 저 중,고등학교 다닐 때 여기에 소풍 자주 오고, 대학 다닐 때는 M.T.도 왔었어요. 그때만 해도 바닷가에 횟집 몇 개뿐이었는데.... 학기씨.... 우리 자판기 커피 뽑아서 걸을까요?”
학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값은 용주가 지불을 했기에 학기는 커피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자동적으로 밀크커피 버튼을 누르려했다. 그런데 그것을 용주가 막았다.
“제가 맛있는 거 만들어 줄게요.”
용주는 프림이 들어있지 않는 설탕커피와 우유를 뽑았다. 그리고 종이컵 두 개를 들고 서로 부어가며 두 종류의 액체를 하나로 만들어 종이컵 하나를 학기에게 건넸다.
“카페라떼에요. 두 사람이 있어야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거....”
학기는 용주가 건네는 종이컵을 받아들고 한 모금을 마셨다.
“우와~ 씨.발.... 죄송해요. 너무 맛있어서 저도 모르게....”
“하하하하 그게 뭐가 미안해요? 맛있으면 된 거지....”
학기와 용주는 그렇게 종이컵을 하나씩 들고 바닷가를 걸었다. 겨울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했다. 물이 빠져 나가 단단한 백사장을 하염없이 걷다가 가끔 퍼질러 앉아 담배를 피웠다. 말이 많던 용주가 별 말이 없어서 학기도 아무런 말없이 걸었다. 천천히 걸어 백사장의 끝에서 끝까지 왕복을 했을 때 용주가 입을 열었다.
“우리 담배 한 대 피우고 이만 가요.”
담배를 피우고 학기는 용주를 따라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 종점이라 출발 대기 중인 버스가 문을 열어 놓고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저거 타면 학교까지 한 번에 가요.”
학기는 먼저 타고 가라는 것으로 들렸다. 이제 해가 저물고 있어서 헤어지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이대로 헤어지기는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말이 많던 용주가 말이 없어진 것으로 보아 같이 있는 것이 재미가 없는 것 같아서 더 붙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용주가 먼저 내일 또 만나자는 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학기는 일부러 걷는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용주는 오히려 성큼성큼 버스를 향해 더 빨리 걸었다. 버스 문 앞에서 학기가 손짓을 하며 소리쳤다.
“뭐해요. 빨리 와요.”
학기는 어서 빨리 타고 가라는 소리로 들렸다. 학기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버스를 놓치면 적어도 용주가 타고 갈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함께 있을 수 있어서였다. 그런데 용주가 다시 손짓을 하고 버스에 오르는 것이 보였다. 학기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더 이상 망설일 것이 없었다. 학기는 냉큼 달려가 용주를 따라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맨뒷자리에 자리 잡은 용주의 옆에 나란히 앉아서 거의 종점에 가까운 학교까지 달렸다.
버스가 네거리 은행 앞 정류장에 가까워 올 때까지 용주는 말없이 창밖만 바라봤다. 학기도 용주를 따라 창밖을 바라봤으나 시선은 용주에게 머물러 있었다. 영화배우처럼 엄청 잘생긴 것은 아닌데 자꾸만 시선이 가는 얼굴이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다는 말을 이럴 때 쓴다는 사실을 학기는 처음 깨달았다.
버스가 네거리에서 신호에 걸려 정차해 있을 때 용주가 버스 안에서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여기서 내립시다.”
“네.”
“학기씨 배 안 고파요?”
“고파요.”
“뭐 먹을래요?”
“형 먹고 싶은 거 먹어요.”
용주는 무엇에 놀란 듯이 학기에게 다시 물었다.
“네? 방금 뭐라 그랬어요?”
“먹고 싶은 거 먹자고....”
“그거 말고.... 나한테 형이라고 그랬어요?”
“네. 저보다 나이 많으니까 형이잖아요. 그렇게 부르면.... 안 돼요?”
“아뇨. 돼요.... 따뜻한 국물 있는 거 먹고 싶은데....”
“그럼 국밥 먹을까요?”
두 사람은 학교 앞에서 가장 유명한 돼지국밥집으로 들어갔다. 용주가 메뉴판을 보다가 국밥 두 그릇을 주문하고 한 마디를 툭 던졌다.
“가격이 두 배로 올랐네요. 나 학교 다닐 때는 1,500원이었는데....”
식사를 끝내고 담배를 피워 무는 학기에게 용주가 말했다.
“우리 소화도 시킬 겸 걸어요.”
“커피는....”
“아까 마셨잖아요. 그냥 걸어요.”
용주가 먼저 발걸음을 떼었다. 학기는 바로 옆에 붙어 나란히 걸었다. 차가 다니지 않는 골목길이 주된 산책길이었다. 한동안 말이 없던 용주가 먼저 말을 걸었다.
“이상우 노래 중에 그거 있잖아요. 가사 유치한 거.... 장미꽃 한 송이를 어쩌구 하는 노래 말이에요.”
“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이요?”
“네. 제목도 이상한 그 노래.... 늦잠 자고 일어나서 할 일이 없길래 빨리 나왔거든요. 동보서적 바로 앞에서 내리면 되는데 일부러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렸어요. 걸으면서 시간 보내려구요. 근데 갑자기 그 노래가 생각났었어요. 오늘 학기씨를 세 번째 만나는 날이잖아요. 가슴도 떨리고.... 길 가다가 쇼윈도 유리창에 저를 비춰봤어요. 머리도 다듬고 옷매무새도 고치고.... 그러다가 문득 내가 노래 주인공이 된 거 같더라구요. 그렇게 유치하다고 욕했으면서 내가 그러고 있었어요....”
학기도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여는데 곧바로 용주의 말이 이어졌다.
“발걸음이 너무 가벼웠어요. 오늘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고민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마음이 좀 그래요.”
“마음이 왜요? 어떻길래요?”
용주는 가던 길을 멈추고 학기를 바라봤다. 학기도 용주를 바라봤다. 두 개의 시선이 맞부딪쳤다.
“나는 학기씨랑 같이 있는 게 너무 좋은데.... 학기씨는 안 그런 거 같아서요. 내가 말 안 하면 절대로 먼저 말 안 하잖아요. 눈치 없이 버스 먼저 타서 학기씨 따라온 게 아닌가 싶어서 마음이 좀 그래요.”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저도 같이 있는 거 너무 좋아요.”
“진짜요?”
“네. 안 그럼 왜 이렇게 계속 따라다니겠어요. 저도 좋으니까 그런 거죠.”
“그럼 됐어요.”
용주가 다시 발걸음을 떼었다. 학기는 또 나란히 서서 길을 걸었다. 한동안 또 침묵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학기가 먼저 말을 꺼냈다.
“방금 그 노래 있잖아요. 100미터 전....”
“네. 왜요?”
“저도 자꾸 그 노래가 생각이 나서 그러는데요....”
용주는 말없이 학기를 바라봤다. 학기는 노래의 마지막 가사처럼 용기를 내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저 이제 더 이상 못 걷겠어요.”
용주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래도 학기는 계속 용기를 내어 말을 이었다.
“이제 안 걸을래요. 다리도 아프고....”
“미안해요. 내가 또 눈치가 없었네요.”
“그게 아니라.... 우리 언제까지 걷기만 할 거에요?”
“그럼 어디라도 들어갈까요?”
“네.”
“그럼 어디에....”
학기는 골목 끝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요.”
학기의 손끝이 가리킨 곳에는 용궁장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다. 용주가 풋~하고 웃었다. 그리고 이내 극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깔깔깔 웃어댔다.
“웃어서 미안해요.... 고마워요.”
“뭐가요?”
“그만 걷자 그래서.... 저도 걷고 싶어서 걸은 거 아니에요. 말을 못하고 있었을 뿐이지.... 우리 딱 저기까지만 더 걸어요. 용궁까지만....”
학기와 용주는 막상 여관방에 들어왔지만 외투도 벗지 않고 침대에 나란히 걸터앉았다. 그 어느 때보다 어색한 분위기였다. 어색함을 달래기 위해 담배를 피워 물어도 무용지물이었다. 애꿎은 담배 연기만 방 안에 가득 찰 뿐 두 사람 모두 말이 없었다. 학기와 용주는 재떨이를 사이에 두고 침대에 나란히 걸터앉아 연달아 담배를 피워댔다. 용주가 두 개피째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는 것을 보고 학기가 먼저 말을 꺼냈다.
“먼저 씻으세요.”
“학기씨가 먼저 씻으세요.”
“저는 아직 담배를 피우고 있어서....”
“다 피우고 씻으세요.”
학기는 대답을 하지 않고 허공에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용주가 잠시 끊어진 대화를 이었다.
“학기씨.... 이런 데 처음 아니죠?”
“네. 형도 처음 아니잖아요.”
용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근데 진짜 어색하네요.”
“저도 그러네요.”
학기도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하지만 두 손을 주먹 쥐고 허벅지에 놓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용주도 마찬가지였다. 용주가 또 담배를 입에 물었다. 학기는 들고 있던 라이터로 불을 당겨 용주 쪽으로 내밀었다. 용주는 바람도 불지 않는 실내에서 라이터 불을 두 손으로 감싸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학기도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피지 마요.”
학기의 손에 들린 라이터 불이 곧바로 사그라 들었다. 용주는 학기와의 사이에 놓여 있던 재떨이를 치우고 몸을 움직여 재떨이의 크기만큼 벌어져 있던 사이를 메웠다. 허벅지가 서로 맞닿았다. 용주의 손이 선을 넘어와 학기의 손을 잡았다. 서로의 손이 교차하며 자연스레 깍지가 끼어졌다. 용주는 담배 한 모금을 빨아 연기를 내뿜고 불이 붙은 담배를 학기에게 내밀었다. 학기는 그것을 받아 한 모금 빨아 당기고 연기를 내뿜으며 용주에게 건넸다. 그렇게 몇 번 주고받은 담배는 거의 필터까지 다 타들어 갔다. 용주가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고 말했다.
“입술에 뭐가 묻었어요.”
학기는 화들짝 놀라는 표정으로 입술을 닦았다. 국밥을 그릇째 들고 마셔서 그런 것 같았다. 용주가 슬그머니 미소를 띄우고 말을 이었다.
“그런다고 닦이지 않을 거 같은데....”
“많이 묻었어요?”
“네....”
용주는 학기의 얼굴에 좀 더 다가가 말을 이었다.
“이 나이 되도록 이런 걸 묻히고 다니면 어떡해요.”
용주가 학기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문지르며 말했다.
“귀여움이 너무 많이 묻었잖아요.”
학기의 심장이 쿵 소리를 내며 내려앉았다. 그리고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학기도 입을 열었다.
“형 입술이 더 작고....”
용주가 손가락으로 학기의 입을 다물게 했다.
“아무 말 하지 마요.... 내가 닦아 줄게요.”
학기의 입술에 용주의 입술이 맞닿았다. 용주는 학기의 입술을 혀로 핥았다. 입술에 묻은 귀여움을 맛보는 셈이었다. 학기의 혀도 입술을 뚫고 빠져 나왔다. 혀 두 개가 서로 맞부딪쳤다. 칼싸움을 하듯 혀 두 개가 서로 맞닿아 빙글빙글 돌았다. 두 사람 모두 깍지를 끼고 있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깍지를 끼지 않은 용주의 손이 학기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침대에 쓰러졌다.
침대의 반동에 잠시 떨어졌던 입술이 다시 맞부딪치고 혀끼리 충돌을 일으켰다. 서로 마주 보고 있었으니 키스가 훨씬 더 용이했다. 깍지를 끼지 않은 학기의 손도 용주를 끌어안는 데에 사용이 되었다. 두 사람은 더욱 밀착이 되었다. 빙글빙글 돌기만 하던 학기의 혀가 먼저 용주의 입 안으로 들어가 마구 헤집고 다녔다. 용주는 학기의 혀를 쪽쪽 빨았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손이 아래쪽으로 내려가 서로의 아랫도리를 더듬었다. 두 사람 모두 특정한 신체 부위가 딱딱했다. 확인 작업이 끝난 셈이었다.
기나 긴 키스가 끝나고 학기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같이 씻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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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역시나
기다린 보람 있네요
재미나게 읽고갑니다
기억을 걷는 시간을 능가할 작품인거 같아 두근거리면서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