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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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줄거리.

여린 심성의 23살 '홍진우' 가 해병대에 자원 입대하면서

백령도로 자대배치를 받는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여러 험한 일에 멘붕을 겪어나가던중

또다시 상병 최우현과의 새벽 근무 일정을 확인한 이병 홍진우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

울음을 삼키며 들어간 내무실에서

휴가에서 복귀한 병장 '차유안' 을 만나게되고...



전역을 1개월 남겨둔 병장 차유안과 이제 갓 신병으로 들어온 이병 홍진우의 짧지만 강한 에피소드가 계속됩니다.



.................................................................................................................................................................................




1. 병장 차유안.


휴가에서 복귀한 그는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있었다.



하지만 난 이병으로서 그의 얼굴을 쳐다볼수도 없다.



다만... 그의 잘생긴 얼굴의 실루엣에

뭔가 변화가 일어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 당혹스럽다는 느낌의 표정....


얼음이된채 굳어있는 나를 유심히 쳐다보던 병장 차유안은

나즈막히 되뇌이듯 묻는다.


".... 홍진우? .."

"넵!! 이병!! 홍! 진! 우!!!!!!!!!"



병장 차유안이 나를 계속해서 바라보았고

난 그의 눈빛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

그런 차유안이 뭔가를 생각하더니 옆에있던 내무실 선임들에게 묻는다.


"얘 생활하는데 문제 없었니??"


"네. 보기보단 빠릿빠릿하고 머리가 잘 굴러갑니다.
요령도 안부리는 녀석이라 별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지말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저노마 생활 잘합니다. 귀여운데도 있고말입니다ㅎㅎ. 앞으로도 잘할겁니다.."


.....


병장 차유안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현실에서
난 잠시 환상속에 빠진것 같은 멍함을 느꼈다..


그런 그가 갑자기 내게서 시선을 거두며 말한다.


"아니.. 홍진우 이녀석 문제 일으킬거야....

"네?.. .


차유안의 말에 상병 장진호가 되물었고 나도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병장 차유안은 몸을 돌리며 내무실 선임들이 다 들을수 있도록 큰소리로 말한다.


우리 중대에 .. 여자들에게 미친애들 누구누구가 있지?"


병장 차유안의 물음에 여기저기서 대답이 쏟아진다.


"여자한테 환장한 넘이라면 k4 유탄 소대 '이장수' 있습니다!"

"야야.. 장수가 문제아니다. 누가뭐래도 여자하면 우리소대 장진호 상병님이지~ "


다른 선임의 말에 상병 장진호가 불끈하며 맞대거리를 한다.

"내가 뭔짓거릴 했다고.. 여자는 최우현이가 씹변태여 . 씹변태. "

"최우현이?? 아 맞다 그노마가 있었제..
씹세끼. 생활 조또 못하던 고문관이던게 여자는 일등이었제 ㅎㅎ"

"맞네 맞어 ㅋ"


선임들의 입에서 최우현이란 이름이 오르내리자 내 몸이 달아올랐다.


"근데 차유안 해병님,, 그건 왜 물으시는지.."


상병 장진호의 말에 병장 차유안이 조용히 답을한다.


"예전에 큰일 한번 있었잖아.. 이런애 때문에 "

"아..걱정놓으시지 말입니다ㅋ
저희중대엔 그정도로 미친놈도 없고
이녀석도 지내다보시면 꿋꿋한 녀석인거 아실겁니다ㅎ"​


..... ..


무슨일이 있었길래..

왜 나를 보자마자 문제가 생길거라는 걸까...


왜 나를 보자마자 그런 생각을 하게 된걸까..

나같은 애가 무슨 일이라도 저질렀던건가..

예전에 나같은 애가 정말 큰 일이라도 저질렀다는 얘긴가..


하기야..

지금의 이런 현실이 지속되면 ..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를 상황이니..


그의 말을 듣고나니 더욱 불안해졌다.


내가 처한 상황을.. 알릴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요즘 끔찍한 일들을 당하고 있는 내 현실을..


혹시.. 저사람 이라면...

내가 처한 현실을 알아볼수 있지 않을까..


난..

​병장 차유안에게 슬픈 눈빛으로 구조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제가 지금 너무 힘들다고..

제발 저를 구해달라고.. .


그건 마치 안이 보이지 않는 밀봉된 유리상자안에서 도와달라고 절규하는것과 같았다.


아무도 날 보지 못하고 지나치지만..

아무도 내가 외치는 이 절망스런 외침을 못듣고 지나가지만..


어쩌면 지금 내 앞에 서있는..'차유안' .. 저 사람이라면...

차유안 ... 저 선임이라면 그 안에 갇혀 있는날 볼수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허공을 응시하던 눈을 움직여 그를 쳐다보았다

병장 차유안의 선명한 눈동자가 여전히 내 눈을 바라보고 있는중이었다.


난 최대한...

정말 내가 할수 있는 가장 불쌍한 눈빛을 그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감히 자신을 맞 바라볼수있는 이병이 누가 또 있었을까..


나의 도발적인 행동에도 침착해보이는 그의 눈이 조용히 나를 내려다본다.


...


"진호야.. "

"넵 상병 장진호!"


"아무래도 이상하게 맘에 걸린다..
홍진우 이녀석 주의깊게 살펴봐줘 ..."

"넵. 차유안 병장님.
아무래도 미친개들을 생각하시나 봅니다..
제가 신경쓰라고들 인계사항으로 내려 보내겠습니다."

주변에서 듣고있던 다른 선임중 하나가 궁금해 하며 물어온다.

"엥??,, 차행님.. 그래도 홍진우 저 노마 생활 잘하는디 몬 문제 있는지 말입니다.
쟈가 보기보단 진짜 빠릿빠릿하고 잘합니더."


"이런 둥신아... 유안행님 말씸은..
진우 쟈가 괴롭힘 당할거란거잔여.. 이 들떨어진 자석아 ㅋ
옛날에 옆에 보병 중대에서 성추행하다 뉴스 나온거 모르냐??
다 잽혀가고 중대장 날라가고 대대장까지 싸그리..
딱 보니께 진우 쟈가 이쁘게 생겼응께로 염려가 된다 이 말씀 하시는거,,, 딱 감이 안오는겨?.. 그런겨?? ."


"에라이~ 우리 중대에 어떤 써글놈이 그딴짓을 하긋노 ㅋ
있으면 델꼬와라. 마 뚝배기를 씨원하게 부숴줄기구마ㅋㅋㅋ"

"우리 중대 아니더라도 옆중대 내 동기가 묻더라.
홍진우 쟈 연예인하다 온 애냐고..ㅋ​"


난 선임들의 얘기를 들으며

내게 다가오는 구원의 손길을 느낄수 있었다.

정말이지 처음으로 희망을 가질수가 있었다.


병장 차유안의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


"홍진우.."

"넵! 이병 홍진우!!"


"짬밥이 차기전엔 억울한 일도 많고 힘든일도 많을거야...

그건 나도 겪어왔고.. 여기 있는 선임들 모두가 겪은거야.

해병대는 그런걸 다 겪으면서 만들어져 나가는거다...

내말 무슨말인지 알겠니??"


"넵!! 알겠습니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 그렇게 말할수 있는것도 큰 용기니까.. "

"넵 이병!! 홍진우!! 감사합니다!!!"


"아니 차유안 행님,, 언제부터 이렇게 말씀이 많아지셨는지 말입니다, 지난 1년동안 하신 얘기보다 오늘이 더 많으신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라게 말입니다. ㅎㅎ"


"예전에 차유안 해병님도 잘생긴 얼굴 땜에..고생을..흡.. ㅋ"

"엥?? 그라고보니 홍진우 쟈.. 유안님이랑 쫌 닮은디가 있는것 같은디?? .... "


"그럼그럼. 유안님도 인기가 많았제ㅎ
작년 여름 장기대회때 여장했다가 난리도 아니었잔애 ㅋㅋ"

"시끄럽다 자식들아.. 누군 하고 싶어서 한줄아냐.."


병장 차유안이 돌아서며 웃음을 지어보인다.


아.. ..

정말...


난 가슴이 격렬하게 요동침을 느꼈다.

웬지 모를 설레임까지 생겨났고 그 설레임은 다시 저 사람을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게했다.


방금 근무판을 확인할때까지도 절망에 빠져있던 나였는데..

병장 차유안..

왜 이제서야.... 나타났는지..


생각지도 못한 존재가 생각지도 못하게 ..

구원의 손길로 나를 잡아주기 시작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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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악마 최우현..



상병 최우현. 이병 홍진우 Am 05:00~ Am 07:00 말직 근무



순검이 끝나고 ,,, 모두가 잠든 그 시간에.. 난 천정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어쩌면 나도 할수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그걸 이겨내야 하는게

내가 할일이겠지..


초보인 내 상대로 끝판왕이 걸린게 운은 없었지만...


취침등만 켜진 내무실에 가끔가다 새하얀 번개가

내무실을 번쩍이며 비추었지만 천둥소리는 거의 들리지도 않는다..


먼 바다에서 폭풍이 치는듯 가끔 세찬 바람이 내무실 창문을

뒤흔들었고 촤르륵 하는 빗물 소리만이 들려왔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는동안 내 앞의 근무자들이 일어나서

나가고 또다시 들어오기를 두시간 마다 반복을 한다.

이제.. 다음 차례는 나다...

그래.. 힘내자.. 힘.


여전히 여름비가 부슬부슬 날리는 새벽..

난 근무준비를 시작했다.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총기를 꺼내 등에걸고 판초우의를 입으니 상당히 거북하고 습기가 찬다.


마치 분무기로 뿌리듯 뿌옇게 흐린 시야에 부대뒤의 산이

시커먼 괴물처럼 보인다.

가슴은 다시금 출렁거렸고 오금이 저려왔지만

난 두 발에 힘을 주고 내무실을 나갔다.


뿌연 해무가 온 바다를 뒤덮고 낮게깔린 안개속에 있을 근무지로...


"야.."

"넵!!! 이병 홍! 진! 우!"


나의 기합든 큰 목소리에도 최우현이 주먹을 들며

바로 후려칠것 처럼 위협을 한다.


"빨리빨리 안돌아? "

"빨리빨리 돌겠습니다. 헉헉헉.."


난 우현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아가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땀과 빗물에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필사적으로 뛰고있는데 최우현이 일부러 내 발을 걸어버린다.

탄약통을 놓치며 난 진흙탕에 엎어지고 말았다.


"뭐하냐? 누워서 자는거냐?"

"이병 홍! 진! 우!! 아닙니다!!! 헉헉 헉.."


겁에 질린 난 최대한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친새끼.. 야간에 소리까지 지르네. 돌았냐?? 처맞을래??"

"아닙니다.ㅜ.. "

..


겨우겨우 근무지에 도착했을때 난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가쁜 숨을 내쉬며 초소 밖에서 대기하는데 최우현이 날 부른다.


"너 일루 들어와..."


내가 초소 안으로 들어가자

무슨 꿍꿍이인지 우의를 벗고 편하게 있으란다.


이미 이곳까지 올라오면서 땀에 젖은채 떨고있는 날 최우현이 이리저리 둘러본다.


"너.. 진짜 이쁘게 생기긴 했다 ㅋ

"넵?!! 아. 아닙니다! "


"ㅋㅋㅋ 뭘그리 긴장타고 그래.. 이쁘다는데.. ㅋ"

".......자.. 잘 모르겠습니다. "


"너 밖에서 여자한테 인기 많았지?"

"아닙니다.. 백수라서.. "


"ㅋ 백수 아니라니까.. 넌 백조라구 백조 ㅋ..."

....."

"여기 백령도가 참 좉같은게.. 어디 휴가가 있냐 ,

그렇다고 여자가 있냐, .. 놀데도 없고..

요 앞에 읍내 쫌만한게 끝이야 끝..

이러니 남자들이 뭐 어떻게 해야겠냐.. 딸딸이나 쳐야지 ㅋㅋㅋ"

"....."


내가 아무말 없자 최우현이 갑자기 내 앞으로 몸을 굽히며 얘길한다.


"그래서 하는 얘긴데.. 우리 그러지말고.. 서로 쫌 돕고 살자.."

"무.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잔뜩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자 비릿한 웃음을 짓는다.​


".. . 너 언제 싸봤냐?"

"네? 잘 못들었습니다."


"정액 언제 뽑았냐구.. 씨벨눔아..ㅋ"

",.... 저.. 요 근래는 아예 못해봤습니다."


"그러니까 말야.. 그게 문제라구.. 한창 팔팔할때 그걸 못하니 미치겠단 말이지.. 그러니까.. 우리끼리 좀 돕고 살자는 얘기야ㅋ.."



"....무... 무슨 말씀이신지.."


나는 대충 예상하고 있었지만 정말 모르는척 할수밖에 없었고 그런 내 앞에서 최우현이 드디어 흑심을 드러낸다..

"내가 니 물빼는거 도와줄테니까.. 너도 내것좀 빼게 도와주라.."

"...... "


"자자.. 너무 긴장하지말고.. 홍진우 너 먼저 바지 벗어봐..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알려줄께 ㅋ"


"저.. "

"말대꾸하면 모가지 터지는거다. ㅋ"


최우현이 총자루를 움켜잡음과 동시에 난 떨리는 손으로

버클을 풀고 바지를 내렸다.


차마 팬티까지는 내리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서있는데

최우현이 내 팬티를 밑으로 확 잡아내린다.


내 그것이 덜렁이며 위아래로 건들거리는걸

최우현이 한손으로 꽉 움켜잡는다.


"요거요거.. 아무리 봐도 귀물이란 말야. ㅋ

어디서 이런 이쁜이가 나타난거지 ㅋㅋ"


그는 내 그것을 손가락으로 톡톡 쳐보더니 귀두를 살살 문지른다.


"ㅋㅋㅋ이것봐라...진짜 생긴것도 그렇고.. 색깔까지 이쁘네 .ㅋㅋ"


최우현이 땀에 젖은 내 그것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며 문지르더니 아래에서 날 올려다보며 말한다.


"자.. 잘봐봐..."


최우현은 내 그것을 입에 넣더니 쭈욱 빨아버린다.

"헉.... "


내 허리가 앞으로 굽혀졌고 난 그것을 물린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속으로는 저 더러운 입속에 내것이 들어갔다는 자체가 너무나 싫었다.. ㅜ


엉거주춤하게 선채로 계속해서 빨렸지만 ..

그런상황에서 내가 흥분할리가 없었고

정액을 분출할리는 더더욱 없었다.

아예 내 그것은 다시 사그라들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최우현은 내 그것을 잡아빼며 손가락으로 딱딱 때린다..


"아아악!! .. 아윽!!"

"이새끼.. 이것도 지 주인 닮아서 처 맞아야 되는가 보네.. "


"아악!! 아픕니다! ㅡㅜ 아아악!! "

내가 너무나 고통스러워 하자 최우현이 잠시 멈추더니 내 벨트를 잡아끈다.


"넌 아무래도 글러먹었다., 와서 내거나 좀 해라. 나라도 좀 싸야되지 않겠냐 ㅋ.. "


최우현이 자신의 전투복 버클을 풀더니 거칠게 내 머리를 잡아 아래로 끌어내린다.


"아! 저.. 저는! "

"좋은말로 할때 해라... ㅋ "


난 눈을 질끈 감은채 병장 차유안을 생각했다.

( 견딜수 없을땐.. 말해... 힘들면 힘들다고.. )


"최.. 최우현 상병님.. 저. 저는 못할것 같습니다.."

"ㅋㅋ 뭘 못해??.. "


"저.. 지금 시키시는.."


갑자기 내 뺨에 불이 번쩍이며 내 얼굴이 돌아간다.


"이기적인 새끼야. 넌 지금까지 나한테 받아놓고 안한다고?..

죽고싶냐?.."


"아.. 저. 저는 정말이지. 못할것 같.. "

쩍!..

이번엔 내 목에서 불꽃이 일어났다.


"서로 힘들기 전에 얼른 하고 끝내자.

이번 한번만 해주면 니 군생활 피는거야. 정말이야."


"..... 아.. 아닙니다. ㅜ 저는 못할것 같습니다. "

그의 요구를 거부한 결과는 내 몸에 극심한 고통으로 되돌아왔다.


​최우현은 천천히 한대 한대 날 찍어치기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그렇게 때리는걸 즐기는 사람처럼..


자근자근하지만 낮고 음흉한 목소리로 위협하며

한대씩. 한대씩.... 끝도 없이 나를 구타한다.


아... 정말... 너무나 아프고 힘이든다.

내 몸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아프고 힘이들었다..

아무리 맞아도 이 밤이 끝나지 않을것같은 예감에 조금이나마 솟았던 아까전의 그 용기마저 사그라들어 없어진다.


안그래도 여린 몸 때문에 무시받지 않고 강해지기 위해서 여기까지 온건데..

자신의 요구를 까마득한 이병인 내가 거절한것에 대한 보복으로 최우현은 내 목이고 등이고 어깨고 할것없이 싱글싱글 웃으며 내려찍는다.


그런 공포와 아픔을 겨우겨우 버텨내는데 잠시 구타가 뜸해진다.

이제 끝난건가 싶어 실오라기같은 희망을 가지고 상황을 살폈더니 최우현이 전투복 상의를 벗고 있었다.


"ㅋㅋㅋ 이제부터 태권도 연습이나 좀 해볼려구..

다음달에 단증심사 있는거 알지??.. 자 똑바로 서.."

" 아 ,, ㅡㅜ.... "


난 졸지에 상병 최우현의 태권도 샌드백이 되어버렸다.

앞차기 옆차기 돌려차기 정권 내지르기를 고스란히 내 온몸으로 받아내야만 했다.


태어나서 처음 당해보는 이 상황에서

난 모든것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은 무리였다.

정말 더 이상은...

정말 더 이상은 견딜수가 없었다..

난 너무 여린 몸을 가지고 태어났으니까.. ㅠ


"하.. 하겠습니다. ㅜㅠ.. 제발.. 제발 그만 때리세요.해.. 해 드리겠습니다. "

내가 빌면서 애원하자 그제서야 최우현은 고개를 크게 끄떡이며 나를 위하는척 위로를 해준다.


"그러게 ㅋㅋㅋ 진작에 그랬어야지 이게 뭐냐.. 서로 힘들게.... ㅋ 자자.. 너무 걱정하지마.. 그냥 날 여자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


최우현이 자신의 것을 꺼내려 지퍼를 내린다.

ㅠㅠ...

그가 자신의 것을 꺼내 내게 들이미는대 그것이 내 입술에 닿자마자 헛구역이 올라왔다.


"우욱... 욱..."

"새끼야.. 지금 뭐하냐?"


"죄. 죄송합니.. 우웩... 우윽..."

"이새끼가.. 지금 선임 앞에서 대놓고 꼬운티 내는거냐?.. "


"아.. 아닙니다.. ㅜ "


뒤틀리는 속을 참아낼려다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다.

내 입에서 묽은 물이 오바이트로 나오기 시작했다.


"뭐야! 이런 씹새끼가... 돌았어??"


최우현이 질겁을 하며 나를 피한다.


내가 오바이트까지 하는모습에 최우현은 성질이 머리끝까지 난 모양이었다.

어쩌면 자신에대한 모독일수도 있을테니까 ..


"너 이새끼 죽었어. 내가 그렇게 더럽냐? 어? "


최우현이 개머리판을 잡고 나에게 달여든다.


"야!!! 우현이 너!! 뭐하냐?"

내 귀에 장진호 상병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아.... 그 험상궂은 상병이 ..

후임 근무 교대자가 도착한것이다.

나에게는 그것이 마치 천상의 소리처럼 들려왔다.


최우현이 재빠르게 날 밀어내며 바지를 추켜세운다.


"하... 씨,발.. 눈치없는 새끼들,, 뭐야.. 왜이렇게 빨리 왔냐... "


밖으로 나가보니 장진호 선임이 하태연 선임과 올라와있었다.

정말이지 눈물나도록 고마웠다.

그토록 험상궂던 선임이...


",,. 지금 몇신데 이렇게 빨리왔냐고 .. "


"뭐긴 뭐야. 시간 됬으니까 왔지.. 근데 너 씹새끼야..

지금 우리 막내한테 무슨짓 한거냐?"


"무슨짓은 ㅋ 그냥 말 안들어서 기합좀 준거다.."


"씨. 벌새끼야.. 애 상태도 쫌 봐가면서 해라. ..

그리고 혹시나 해서 하는 얘긴데..

얘한테 이상한거 시키지 마라.​

안그래도 차유안 해병님한테 주의사항 내려왔는데 걸리면 너 죽는다."


"ㅋㅋ 말년병장이 뭐 어쩔건데. 며칠있으면 전역할사람까지 무서워 해야하냐 ㅋㅋㅋ"

"적당히 해라 적당히.. 야 홍진우 얼른 내려가.."


장진호 상병이 내 손을 잡아끈다.


"넵! 이병 홍진우 내려가겠습니다!"


최우현이 괜시리 하태연 선임의 머리를 한번 후려치더니

내 어깨에 팔을 걸치며 속삭인다.


"다음번 근무때는 오늘 못한것까지 2시간 내내 하는거다 .

알았어? ㅋㅋㅋㅋ"

"..... "

"ㅋㅋ"


부대로 복귀하는 길에 내 목에 긁힌 상처를 본 최우현이 누가 물으면 넘어져서 긁힌거라 말하란다.

그리고 다음 근무때 시간을 충분히 갖고 잘해보자라는 말을 다시 건넨다..


난 그 악몽같은 근무지에서 내려오자마자 곧바로 화장실로 직행했다.

그리고 그의 것이 닿았던 내 입술이 다 헐도록 치약으로 닦아내고 또 닦아냈고 내 그것은 아예 치약으로 도배해 북북 문질러 닦아냈다.

손도 수십번을 씻고 또 씻었다.

더러운 새끼.. 더러운 새끼.. ㅜ

뒷산 창고에 숨어서 담배를 피우는데 눈물이 또 왈칵 쏟아진다..


너무나 힘든 괴로움에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몸을 웅크렸다.

어떻게.. 어떻게 해야 이곳에서 벗어날수 있을런지 도저히 모르겠다.

믿기지가 않는다.. 이게 정말 현실인지...


저 멀리 연병장 구보를 돌고있는 보병 중대원들의 군가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온다.


군가를 힘차게 부르는 저 사람들도 나처럼.. 정말 이렇게 모진 순간들을 다 겪은걸까..

아니잖아.. 저 사람들이 성추행 같은걸 겪었을리는 없잖아..

아.. 어떻게..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수가 있는건지...


차유안 병장님도 이런일을 겪어보시진 않았을거고.... 아.... 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이런 구타쯤이야 얼마든지 견딜수 있는 몸이다.



아니... 다른 선임들 모두가 이런 구타는 예사로 넘겼을 것이다.

그만큼 전사같은 몸들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난.. 나는 아니다..

내 몸으로는 버텨낼수가 없는곳이다..

난 맷집도 안좋고..

몇대만 맞아도 금방 굴복하고 마는 그런 인간이니까..


난 몽환적으로 들리는 그 군가를 따라 홀로 읖조려보았다..


"빠..따도.... 아구창도... 나 홀로 씹어.. 삼키며... ㅠ 시궁창과 화장터를 누비고 다녀도.... ....

........ . 난폭한 .. 해병대라.. 욕하지.. 마아.... ㅜㅠ


흑흑흑.... ㅠㅠ...

서러움과 비참함에 걷잡을수 없는 슬픔이 북바쳐 올라온다.



결국..

내가 견디기엔 너무나 힘든곳에 온것이다.

내가 올곳이 아닌곳엘..



어쩌자고 이런 끔찍한 선택을 한건지... 나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정말이지 나 자신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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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수령.




선임들은 모처럼의 토요일 자율시간에 누워서 TV를 보거나 헬쓰를 하러 나간다.

나에게도 수양록을 쓰고 편지를 쓸 시간도 주어졌지만 지금 그딴것에 신경쓸 여력은 없었다.


오로지 어떻게 하면 그 악마같은 최우현에게서 벗어날까라는 생각만을 하고있었다.

분명히 그는 다음 근무 2시간 내내 그짓거릴 시킬 인간이기 때문이다.

무언가 대책을 찾아야만 한다.


소원수리함?...



강제로 성행위를 강요했다고 까발리고 다같이 망해버리는게 더 좋을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순간 난 꼰지른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고.. 왕따가 될수도 있다..

그리고 만약에.. 내가 다 폭로해도.

최우현 그가 아니라고 잡아떼면 증거도 없는거구,.. 그렇게 되면 난 뭐가되는건지..

밀봉되어있던 편지지를 꺼내놓고도 어차피 이 편지지를 보낼수도 없고 봐줄 사람도 없다는 현실에 더욱 서글퍼졌다.

멍하니 빈 여백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른다.


"홍진우.."

그 힘든 와중에도 내 몸은 번개처럼 뒤돌아서서 일어섰다


"넵!! 이병 홍! 진! 우!!"

같은 내무반 상병 선임이 나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것이다.

"너 저 아래 체력단련실에 가서 아령두개만 좀 가져와라.. 가기도 귀찮은데 여기서 해야겠다. "


"넵! 아령 두개 얼른 가져오겠습니다."


몸을 돌려 재빠르게 체력단련실에서 아령 두개를 가져다가 그 선임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누워서 지켜보던 병장 차유안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나를 빤히 쳐다본다.

난 그와 마주쳤던 시선을 황급히 내리며 몸을 돌렸다.


"홍진우.. 너.. 얼굴이 왜 그래?.. ??... "

"네?? 아. 아닙니다!! 이무렇지도 않습니다."


난 애써 지난밤일을 감추려 아무렇지 않다는 대답을 했다.

괜히 들켜서 문제가됬을때 최우현의 보복이 두려웠던 것이다.


"아니긴 뭐가 아냐.. "


병장 차유안이 내 얼굴을 쳐다보며 내게로 다가온다.

난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서 있었다.


"얼굴 돌려봐.. 내쪽으로... "


병장 차유안이 세심한 손길로 내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내 목덜미에서 뭔가를 발견한듯 움직이던 손길을 멈춘다.


뭐야 이거.. 귀쪽에 피멍이 왜 이렇게.. "

"괜찮습니다!! 근무지에서 미끄러졌습니다!!"


반사적인 반응으로 나온 나의 외침에도 병장 차유안은 내 목뒤의 여기저기를 살펴본다.


".... . "


차유안이 고갤 떨구고 잠시 생각을 하더니 내게 묻는다.


".... 너 오늘 근무.. 누구랑 나갔었어?"

".... 최.. 최우현 해병님이십니다.."


"........ "


병장 차유안이 다시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른 선임에게 최우현을 불러오라고 한다.

잠시뒤 나타난 최우현이 얍시런 표정으로 싱글거리며 들어왔다.


"부르셨지 말입니다.. ㅋㅋㅋㅋ"

"최우현.. 너.. 홍진우 때렸니??"


병장 차유안의 물음에 최우현이 과장스런 손짓으로

나를 가리키며 낄낄 대며 웃는다.


"아.. 뭐 별거 아니었습니다.. 지 혼자 미끄러져서 부닥친겁니다."



"왜 미끄러졌는데??"



"근무지 가는데 진흙탕 밟더니 자기 혼자 발랑 엎어졌지 말입니다. ㅋ 아놔 진짜 웃겨서.. ㅋㅋㅋ "


병장 차유안이 다시 나를 보더니 상의를 벗어보라고 말한다.

내가 머뭇거리자 옆에서 보고있던 다른 선임이 냅다 소릴 지른다.


"야!! 홍진우. 너 차유안님 말 못들었어?? 빨리 벗어보라구 새끼야!!!"


난 어쩔수 없이 전투복 상의를 벗었고 내 상체를 보게된 내무실 선임들은 모두 입을 벌리며 놀라기 시작했다.

까맣게 타들어간듯한 피멍이 내 가슴부터 어깨에 쇄골까지 너무나 많았던 것이다.


아예 상반신 전체가 시커먼 피멍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는게 맞는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아무리 구타가 많은 군대라 하더라도 이건 정도가 너무 심한것이었다.


원래 뽀얗고 여렸던 내 피부때문에 그것들은 더욱더 강렬하게 보여졌고 그건 선임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와.. 씨.발.. 쫌 심한거 아니냐??... 애를 어떻게 팼길래.."

"야.. 최우현.. 너 쫌 심했다. 아무리 그래도 갓 들어온 애를 저렇게 만드냐,, 쟤가 아는게 뭐가있다고.. 에효...."


우리 내무반 선임들이 한마디씩 던지는말에 갑자기 내 가슴에서 울컥함이 솟구쳐 올라왔다.



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81mm 박격포 병장이 뭔일인가 싶어 우리 내무실에 들어오더니 내 몸을 보고 입이 떡 벌어진다.



"뭐냐. 이거 .. 웬 피떡이... "



"행님네 최우현이가 안그랬쏘.. 쩌그 .. 혹시라도 내무반 위생 검열이라도 나오면 우린 다 뒤졌쏘, ㅎㅎ"


"야이 씨.발 최우현.. 니 지금 얘한테 무슨짓 한거냐??"

"미끄러졌다니까 말입니다."

"이새끼가 그걸 말이라고.."


81mm 박격포 병장이 주먹을 치켜들며 최우현에게 다가가자 차유안이 다들 귀찮다는듯 가라는 손짓을 한다.

"... 다 나가라.. 문 닫고.. 최우현, 넌 남아.."


병장 차유안의 가라앉은 목소리에 내무실 선임들이 그의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나가더니 문을 닫아준다.



적막함이 흐르는 내무실엔 병장 차유안과 나.. 그리고 상병 최우현만이 서있었다.

................


그토록 무서웠던 악마 최우현..

그 잔인하고 잔혹했던 악마 최우현은 여전히 뻔뻔스러웠다.


"저게 미끄러진거냐?"

병장 차유안의 말에 악마 최우현이 비굴한 변명으로 대응한다.


"... 그게.. 저 새끼가 선임 말을 개떡같이 듣고있지 말입니다.

벌써부터 빠져가지고.."



"홍진우 얘가 무슨 기합이 빠졌는데.."



"아니.. 바지를 벗으라면 벗는시늉이라도 해야되는데..

저게 끝까지 시늉도 안하더란 말입니다.

기합이 얼마나 빠졌으면 그러는가 말입니다."



병장 차유안은 긴말도 하지 않았다.


차유안의 다리가 공중으로 치솟는가 싶더니 그의 발이 최우현의 가슴을 내질렀다.



그 위력에 최우현의 몸이 닫혀있던 문짝을 통째로 부수고 복도로 엎어지고 쓰러졌다.



난 그 말도 안되는 엄청난 위력의 모습에 눈이 동그랗게 떠지고 몸이 굳어질 지경이었다.



중대를 뒤흔드는 문 뽀개지는 소리에 상황실에서 근무중이던 당직하사가 달려왔고 옆 내무실들에서도 다들 뭔일인가 싶어 구경을 나왔다.



밖에서 듣고있던 81 박격포 병장이 이럴줄 알았다는듯

이마에 손을 얹고 눈을 감는다.


"야야.. 유안아.. 뭐야. 이게 무슨일이야.."



당직하사가 당황한 얼굴로 복도에 엎어져있는 최우현과 부숴진 문짝을 바라보며 나와 차유안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나에게 시선을 멈춘다.


"헉.. 홍.. 홍진우.. 너 몸이 왜그래."


당직하사가 피멍에 가득찬 내 상체를 보더니 황급하게 주위를 둘러본다.

구타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면 모두들 징계를 먹을테니 말이다.


"그냥 모르는척 해주시지 말입니다.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81mm박격포 병장이 당직하사에게 말하자

눈치빠른 당직하사가 알았다는듯 급하게 문짝을 수리할 인원부터 차출하더니 숨가쁘게 지시한다.


"이거이거..

중대장님 외출에서 오기전에 빨리빨리 고쳐놔야된다. 알았어??..

얼른얼른 !! 그리고 유안아 살살 처리해 살살.. 너 말년에 꼬이고 싶냐?.. 으이그. "


하지만 당직하사의 말에도 상관없이 차유안은 최우현의 멱살을 잡아 복도 벽에다 메다 꽂아버렸다.



온몸이 벽에 부딪히는 그 엄청난 충격에 복도에 걸려있던 액자 하나가 떨어져 박살이 난다.


"어이쿠,, 유안아 유안아. 살살해라 살살.. 벽 뿌셔진다 벽 ㅜㅜ"

당직하사가 어쩔줄 모르고있다가 시끄럽게 울리는 직통벨소리에 허겁지겁 상황실로 달려간다.


그와중에 또다시 최우현의 몸이 들려 총기보관함위로 떨어져 걸래처럼 뒹굴렀고

감정이 실린 차유안의 살기를 감지한 다른 사람들이 그제서야 그를 말리기 시작했다.


"헐,,, 그.. 그만 하시지 말입니다. 사람 죽지 말입니다."

"차.. 차행님.. 말년이지 말입니다. 말년.. 영창가시게 되지 말입니다. 영창.. "


하지만 병장 차유안은 그 누구도 건드릴수 없는 존재가 되어있었다.


해병대 병장 차유안..

평소에는 말도 없고 조용한 타입이었지만

한번 터지면 해병대 최강의 빌런이었던 것이다.


최우현이 겨우 정신을 차리려는데 차유안이 내무실에있던 대걸.레를 들고 오더니 사정없이 두들겨 패기 시작한다.



대걸래가 산산히 부셔지고 흩날렸으며 나뭇조각이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마구잡이로 튀어간다.



그리고 그 뒤로는 무지막지한 발 세례가 이어졌다.


ㄷㄷㄷ...





선임이 후임을 패는건 다들 전통이라고 여겨오던 문화.

최우현이 날 그렇게 심하게 때린것도

사실 일반 병들 사이에선 그렇게 문제가 될일은 아니었다.



심지어 후임을 적당히 잘 패는 사람을 더욱 우대해 주는것이 일반적이었으니까..


하지만 최우현은 상황이 좀 달랐다



원래는 다른중대 고문관 출신이었지만

비굴한 처세술에 능했다.

후임에게 자신의 잘못을 뒤집어씌우고..

그렇게 잘못을 뒤집어 씌운 후임을 되려 두들겨 패고..

선임에겐 아부와 살살거리는.. 비굴하고 비겁한 ..


단지 기수를 중시하는 군대 문화에서..

자신의 동기가 3명이나 있다는 그 빽으로 운좋게 살아남은 인간 쓰레기...



그리고 나는 잘 몰랐지만..

병장 차유안도 나랑 비슷한 일을 겪었단것을 나중에서야

알게되었다.



타중대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전입해왔던 최우현은 스스로

내 바지이야기를 함으로서 자기무덤을 판것이다.


하지만 그런 모든것을 감안했다 하더라도...

병장 차유안의 지금 행동은 선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것도 몸을 사려야 하는 말년 병장으로서..



차유안의 지금 기세로 봐서는 최우현은

뼈가 몽땅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병장 차유안이 헌병대로 끌려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게 들었을때..


난 이병의 신분도 잊은채..

감히 병장 차유안님의 허리를 휘감으며 말렸다.



나때문에 .

나 때문에 저 사람이 곤란한 일을 당해선 절대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병이 병장의 몸을 감으며 말리는 광경을 본 선임들이

헛웃음을 치기 시작했다.



해병대에서 저게 과연 상상이나 할수 있던 일이었을까..



....





"야야~ 다들 일봐라. 우현이 이새끼 내무실로 옮기고 ~

이제부터 최우현 짬밥대우 없다.

성추행 새끼는 이제부터 열외시키고 왕따 시작한다.

알아들 들었냐?



81미리 병장의 말에 다른 후임들이 모두 최우현을 꼬시단

표정으로 쳐다본다.

​​​



자자.. 빨리 움직여라 자식들아. 무브무브 하라고!!!! "



81박격포 병장이 손바닥을 탁탁 마주치며 지시를 하자 모두들 일사분란 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





4. 병장 차유안.. 그리고 나...


어수선한 가운데 차유안은 나를 끌고 당직하사에게

대대의무실에 가겠다고 보고했다.

당직하사가 뒤로 놀라자빠지는 시늉을한다.


"야야야!!! 안돼! 너 이거 알려지면 다 영창가는거야.

차유안 너도 가는거고..

이거 그냥 타박상이니까 멘소레담..

그렇지 멘소래담 바르면 되는거야."

당직하사가 허둥거리며 의약품상자를 뒤집더니 연고통을 하나 집어든다.


"자자.. 이거 다 발라도 돼..

모자라면 더 구해줄테니까 푹 쉬어..

내가 홍진우 근무도 낼까진 빼줄테니까..

아아.. 최우현 그새끼랑도 근무 안나가게 해줄께."


....."


"자자 얼른얼른.. 들어가서 쉬어들.. 어서어서.."

당직하사가 나와 차유안의 등을 떠밀며 재촉한다.


조용히 내무실로 들어가 건네받은 연고를

피멍이 든곳에 바르기 시작했다.


뭐..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난 그래도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내 몸 이곳저곳에 고르게 바르기 시작했다.


등뒤론 손이 닿지 않는걸 지켜보던 차유안이

연고를 가져가더니.. 내 손이 닿지 않는곳에 발라준다.


"고. 고맙습니다. 차유안 해병님.. 정말 고맙습니다."

"..... "


그의 손이 내 등을 문지르고 나갈때마다

그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둘만이 있는 내무실의 조용한 적막이 그의 목소리에 깨어진다.


"많이 아팠겠다.. 그치?.. "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괜찮긴.. 이렇게나 맞았는데.. "

".....


" 정말로 당한거였니??.... "

"..... 자.. 잘 모르..겠습니다."


난... 차마,, 그에게..

내가 당했던 그 비참한 얘기는 하고싶지가 않았다 ㅜㅠ..


"... 하기야.. 그런걸 물어보는 나도 참...."

"........"


"많이 힘들었겠다.."

"아.. 아닙니다.."


"조금만 더 참아..

어차피 군생활은 한여름 꿈같이 지나가는거니까.."


"넵! 감사합니다.."


"무슨일 있으면 나한텐 솔직하게 말해도 돼....

내가 그랬잖아.. 말할수 있는것도 큰 용기라구..."


".....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

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가 내 이름을 부른다..


"홍진우.. .. "

"넵! 이병 홍진우!."


"너 제법 용기있더라.. 어떻게 내 허리를 감아 말릴생각을... "

".... 아. 아닙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


"아냐.. 나도 놀랐는걸... 너 아니었으면.. 나 정말 ..."

.......

"저..근데 왜... 왜.. 그,, 그렇게까지.. 하셨는지..."

"응?... 그. 글쎄.. 그게.. ...

아니다... 너 군대는 왜 이렇게 늦게 온거니..."


병장 차유안이 그답지 않게 말을 더듬으며 화제를 바꾼다.


"...... 어,,, 저,, 저는 대학에 떨어지고,, 삼수하다.. 좀 늦었습니다. "

" 그랬구나 ....

그럴바엔 그냥.. 군대나 빨리 오지 그랬니ㅎ... "

"아.. 넵.. 그.. 그러게 말입니다. "


처음으로 차유안이 웃음을 지어보이는것이 거울을 통해 보인다.

.....

"난.. 이제 한달도 안남았다.. 전역하려면.."

"넵!! 축하드립니다!! "


"ㅎㅎㅎ 고맙긴 한데.. 웬지 별루 즐겁진 않아.. "


"......왜.. 즐겁지 않으신지 말입니다ㅎ..

저는 그게 소원인데 말입니다. "

"........ "


병장 차유안이 대답 대신 거울속의 날 뚫어지게 쳐다보는것이

보였다.


둘의 시선이 마주치는순간..

뭔가 어색함이 느껴졌고 병장 차유안은

헛기침을 하며 내 등을 가볍게 내리치며 말했다.



"흠흠.. 자.. 다 됬다.. 주말이니까 푹 쉬면 괜찮아질거야.."

"넵넵!! 정말 감사하지 말입니다. ㅜ"


"간부들 앞에서 멍든거 들키지 않게 조심하구..."

"넵!!"


차유안이 연고통을 내게 건네주며 걸음을 옮기려다 멈춘다..


"저기.. .진우야.. "

"네?.."


"나 전역하고 나면...우현이 그."

차유안이 말꼬리를 흐리더니 잠시 무슨 생각에 잠겨든다.


". ... 아.. 아니다. 가서 쉬어.."

".. 넵... "


차유안은 내무실을 나가 어딘가로 걸음을 옮겼고

난 내 자리로 올라와 물건들을 정리하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본다..


무슨 말을 하려던걸까...

혹시.. 자신이 제대하고 나면.. 내가 또다시 최우현한테 당할걸 걱정해주는건가..

...

하기야.. 나때문에 자기가 그렇게 처맞은거라 생각하면..

날 그냥 두진 않겠지 ㅡㅜ..

그래도 오늘부터 기수열외되고 왕따가 됬으니 정말 다행이었다.



저녁..
순검이 끝나고 ...

내무반 선임들이 내게로 다가와 힘내라고 토닥거려주는데 정말 눈물이 날 지경으로 고마웠다.

너무 걱정말고 지금처럼 생활 잘하라는 말에 진짜 너무나들 고마워서 눈시울이 발개질 정도였다.


그래도 평소에 빠릇빠릇했던 내 모습이

선임들에게 조금이나마 신뢰를 준듯했다..


그날만큼은 그래도 원없이 늘어지게 잘 잤다.

그리고 앞으로는 최우현에게 당할일도 없을것이다.



다시는..




........................................................................................................................................................................



5. .....



눈을 뜬 일요일 아침..

난 내 침구를 잘 정리해서 갠다음 선임들의 침구도 개어 각을 잡기 시작했다.


병장 차유안은 아직도 꿈나라에 있었다.

아침 점호 시간이라 깨워야 할때가 왔을때..

난 잠들어있는 차유안의 얼굴을 위에서 내려다 보았다.


나에겐 하늘같은 존재..


짙고 긴 눈썹과 부드럽게 감긴 눈..

선이 뚜렷한 콧대와 발그레한 입술의 이 잘생긴 남자를 보고있자니 웬지 모를 설레임이 느껴진다.


그가 내쉬는 숨소리가 조용하고 아늑하게 들려왔고

바깥의 따듯한 햇살이 그의 얼굴의 윤곽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주었다.



갈색빛이 감도는 머리카락은 말년병장답게

남들보다 더 길었고 해병대다운 건강한 피부색이 돋보였다.


"차유안 병장님.. 차유안 병장님... 일어나실 시간입니다.. "


선임을 깨울때는 몸을 건드려서도 안되고

옆에서 속삭이듯 깨워야만 했다.


"으.. 음.. "


병장 차유안이 눈을 뜨며 나를 바라본다.

그 살며시 떠진 눈이 더없이 깨끗하고 선명하다.


"일어나실 시간입니다. .. "

"으음.. 그래.. "


병장 차유안이 부시시 일어나 앉았고

난 그가 누워 자던 침구를 개려고 침상위로 올라갔다.



"됬어,.. 내가 할께.."

"아닙니다.. 제가 안하다 들키면 저 또 맞아죽지 말입니다. "

".... "


어쩔수 없다는듯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세면도구를 챙겨 밖으로 나간다.


난 그의 체온이 따뜻하게 남아있는 모포에 손을 가지런히 대보았다.

그리고 마음깊히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정성스럽게 잘 개서 각을 잡고 내무실 정리를 했다.


오늘은 따뜻한 물에 샤워도 할수있는 날이다.

세면도구를 챙겨 공용욕실로 가서 선임들이 다 씻고 나오길 기다렸다가 들어갔는데 아직 여러명의 선임들이 있었다.

내가 눈치를 보며 도로 나가려 하자 선임 하나가 나를 부른다.


"야야... 그냥 씻어라. 뭘 도로 나가고 그냐.."

"넵! 이병 홍진우! 감사합니다!!"


"이욜~~ 홍진우.. 너 보기보다 크다 ㅋㅋ"

"어.. 그러네 ㅎㅎ 야 .. 너 여자한테 사랑받겠다.

얼굴도 이쁘고 고추도 실하고 ㅎㅎㅎㅎㅎ"


"야야.. 성희롱하다 우현이처럼 좉된다 ㅋ

야이.. 새끼야 농담도 못하냐 ㅎㅎ

진우 ..얼른 가서 씻어라ㅎ"



"필씅!! 이 병 홍진우.. 감사합니다!!"


난 서둘러 필씅을 때리고 가장 구석진 곳으로 가서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따뜻한 물이 쏟아져 나와 밤새 눅눅했던 몸이

깨끗하게 씻겨내려가는 기분이다.


재빠른 동작으로 몸을 씻고 비누로 머릴 감기 시작했다.

이병에게 시간은 없다.


최대한 빨리 씻고 최대한 내무실에서 각을 잡아야 한다.

비눗기가 없어지자마자 난 마른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빠른동작으로 욕실 밖으로 향했다.


탈의실로 나가는데 ..

아침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러 들어오는 그와 마주치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나와 병장 차유안의 시선이 서로를 쳐다본다.


난 황급히 시선을 내려 옆으로 비켜서는데

병장 차유안도 옆으로 비켜서준다.


.. . 먼저 나가도 돼..

아닙니다! 먼저 들어가시지 말입니다.


잠시 멈춰섰던 그가 샤워실 안으로 들어간다.

난 옷을 입으며 얼굴이 발개져오는것이 느껴졌다.


8팩으로 이루어진 복부와

탄력있게 언덕을 만들고 있던 엉덩이..

굵직한 허벅지와 길다란 다리가 그의 완벽한 상체를 떠 받치듯 단단했고.. . 그의 그것은...


... 아.


같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렇게까지 달라보일수가 있는건지..

어젯밤 근무에서 상병 우현의것은 너무나 혐오 스러웠는데...

왜 저 차유안님의 것은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걸까..


만약..​

아주 만약에 .. 차유안님이 최우현처럼..

​나에게 그런짓을 시켰다면 난 어떤 선택을 했을까.. .. 음..


헉..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난 도리질을 세차게 치며 생각을 잊고

얼른 종종 걸음을 쳐서 중대로 향했다.

빠릿빠릿 하게 움직여서 선임들의 전투복과 옷들을 네모 반듯하게 만들고 걸래를 빨아 내무실을 열심히 청소했다.


내 위의 일병 선임들은 나보다 더 바빠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서 하고있었고 나도 눈치껏 보며 배우고 있는중이다.


어차피 나중에 내가 해야할 일들이니까..

태연 선임이 워커 5켤레를 털어 들어오더니 각 선임들 자리에 오와열을 맞추어 가져다 놓는다.


"ㅎㅎㅎ 진우야, 고맙다 "

"네??"


"당분간 구타 금지 인계사항으로 내려왔어. 병장선부터 ㅎㅎ 이번주 휴일은 창고 끌려가서 안처맞아도 돼 ㅎㅎㅎ"

"아..ㅎㅎㅎ "


"저번주까지만 해도 주말이 더 힘들었었는데. ㅎㅎ

아 맞다.. 지금 상황실 오다 보니까 진우 너 근무 잡혔더라.. 오후 말뚝 근무..ㅎㅎㅎ;;"


"넵!! 확인해 보겠습니다."


들고있던 걸래를 내려놓고 상황실 앞에 걸려있는

근무표를 확인해본다.


오늘까진 근무 안준다구 했으면서..

속으로 당직사관이 살짝 미워지려 했다.


근무판을 확인해보니 태연 선임의 말대로

일요일 4시간짜리 말뚝 근무에 내 이름이 적혀있었다.

오후 2시부터 저녁 6시까지..


힝.. 하필.. 일요일에..

오늘은 성당에서 조각케익을 나눠주는 날이었는데... ㅜ


먹고싶던 조각케익이 물건너간 아쉬움이 가기도 전에

내 이름옆에 적혀있는 낯익은 이름을 보고 또 보게된다.







병장 차유안. 이병 홍진우. pm14:00~ pm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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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고 아름다운 만남.

이제 이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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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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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진짜 구타가 심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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