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베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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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쪽엔 어느덧 파란 새싻이 돋아난다.
봄이면 농사준비로 바쁜 하루가 시작된다.
고양이 손 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봄..
우린 양지쪽에서 파란 새싻을 들여다 보고있다.
그는 아주 자상하여 나를 한시도 놓지 않았다.
장독대 뒤에 빨간 새순이 돋아난다.
"이건 뭐예요...?"
"응 그건 함박꽃..누나 얼굴같다는 꽃이야..오월이나 유월쯤 핀다.."
그가 곁에 없으면 허전하다.
그를 내마음에 넣고서 그를 내 생활속에 상주시켰나보다.
"선생님 ..이건뭐예요...?"
파란 새싻...
"응 그건 상사화 란 꽃이다.상사화.."
"상사화가 뭐예요..?"
내가 의아하게 물었다.
생소하다 이름이...상사화..
"응..상사화란 음...상사화...."
그의 눈가에 그늘이 보였다.
그가 그리움을 타는게 무슨이유 일까?
그의 얼굴에 그늘이진다.
상사화 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이내 그가 내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 해주었다.

예날 천국에 사촌 누이가와 동생이 살았다.
누이가 16세 동생은 15세
둘은 매일 같이만나서 같이놀고 즐겁게 지냈다.
어느날 바닷가로 나가서 바다를 바라보며 뛰어놀았다.
파도가 일렁이는 바닷가를 뛰어가던 누이가 넘어젔다.
동생이 쫓아가서 일으키려 해ㅆ다.
바닷물이 누이의 옷을 적셨다.
동생이 누이를 안고 같이 쓰러젔다.
그리고 추워하는누이의 입술에 입술을대었다.
......................
그후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들의 행동을 눈치챈 그들의 부모다 그들을 걱정하였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을 세상으로 내려 보냈다.
같이 살지만 만나지 못하게 ...
잎이피어나고 지면 꽃이피는 풀로 만들어서...

대략 그런 이야기였다.
꽃과 잎이같이 피어나는게 정상 이지만 그꽃은 잎이지고 나야 꽃대가 올라와 꽃이핀다.
상사화...

어느날 그가 집으로 돌아오며 내게 말했다.
"나 다음주에 전근을 간다..."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전근을 간다면 다른학교로 가는것...
집에서도 부모님은 이미 알고계셨다.
그리고 그 전날 밤이였다.
송별주를 마시고 오신 선생님은 무척 괴로우신가보다.
너무 많은 술을 마셨나보다.
뒤척이고 몇번을 밖으로 나갔다 들어왔다.
난 잠을 잘수가 없었다.
그의 들락거림 보다 그와 헤어진 다는 그 이별이 실감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쳐 누워있는그를 내가 안았다.
그리고 그의 팔을 내려 팔베개를 하곤 그의 가슴을 내 작은 팔로 감쌓안았다.
"선생님,...가지 마세요..."
내가 울먹이는 소리를 그가 들었다.
그가 나를향해 돌아누웠다.
햇수로 이년을 같은방에서 같은 이불속에서 서로의 체취를 체온을 느끼며 살던 그가 떠나는날 밤
그의 숨소리만 들어도 난 알수있다.
그가 술취했는지.
괴로운지 즐거운지를..
난 그의 팔을 베고누워 잠이 들었다.
그가 늦는날이면 난 그를기다렸다.
그의 팔베개가 그리워서...였다.
그가 한쪽다리를 내게로 뻗어놓고 나를 그위에 올렸다.
그리고 나머지 한쪽다리로 내 몸을 감았다.
난 그의 두다리 사이에 있었다.
그가 두팔로 나를 안았다.
그의 가슴속으로 내가 들어갔다.
더 깊숙히더 깊숙히...
그의 입술이 내 입술로 왔다.
그의 숨소리가 내 콧속으로 통해 귓가로 들렸다.
그의 입술에서 술냄새가 풍겼지만 난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그가 나를 눞히고 내 위로 올라왔다.
난 작은 아기라 생각했지만 그는 나를 아래에 눞히고 내 위에 두 다리와 두 팔로 집을만들고 나를 보호하는 것..
난 그의 입술이 내게 다시 돌아올때 그의 목을 안았다.
그는 나를 지켜주는 기둥이였고 지붕이였고 집이였다.
나를 힘껏 안아올려 그의 이별의 아품을 그렇게 표현했다.
그리고 흐흐흥..하며 그의 열정을 나로인해 그가 쏱아낼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떠났다.
환한 아침에 같이 출근했다  집에 돌아왔을때는 그의 짐은 어느새 그가 가는곳으로 떠나갔다.
휑하니 빈들같은 외로움이 몰려왔다.
그와 같이 살던 방..
그의 냄새...
그의 체온
그의 말소리가 배어있는 우리집 건너방엔 그가 영영 돌아올수없다.
그가 이야기한 상사화 처럼 우린 서로 만날수없다.
이제까지...

그후 그에게서 편지가 한장 왔다.
난  그에게 답장도 못한 못난이였다.
봄이 저만큼 오고있다.
문득 그가 보고싶다.그의 그 냄새.그의 살결의 따스함.뒤척일때마다 나를 한번씩 쓰다듬던 손길..
그의 그목소리 그의 그 흐느낌같은 그소리까지 듣고싶다.
그의 행복을 빌고싶다.
아마그는 교장선생님쯤 되었거나..은퇴후 은빛의 머릿결을 빗어넘기는 멋진 늙음을 만끽하고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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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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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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