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박중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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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첫발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라 뭐든 설레였다.
혹 내가 무능한 것이 아닌지?
아니면 사회 적응에 잘 견딜수 있을지 나 자신도 모르게 걱정을 달고 첫 출근을 하였다.
생각 했던대로 기대이상의 내부 시설에 눈이 동그레 졌다.
역시 “한국전자” 답구먼.........
두리번 두리번 하면서 기술파트인 내 자리를 물어물어 찾았다.
단초로운 부서였다.
그렇지만 핵심기술개발 및 IT산업에 중추적인 부서라 뭐든 일급비밀이 많은 부서였다.
자........
팀장인 듯 싶다.
이 친구가 오늘부터 우리와 한배를 탔어..
잘 지내고 아낌없는 격려도 있지 않고.....
이름은 유진모.
간단한 이력을 소개하고 고참들 및 팀장의 환대를 받으면서 첫 업무가 시작 되었다.
부서는 “기술개발팀”이라 하는 것 같았다.
고참 선배들의 환대속에 뭐를 했는지 모르게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출근을 선배들 보다 일찍 하겠다는 각오로 서둘렀다.
회사입구에는 사장 차쯤 되어 보이는  승용차 두 대가 서 있었다.
비서진 및 경비원들이 손살같이 달려오더니 90도로 인사를 하고 있었다.
사장님이 출근하는가 보다했다.
그런데 뒷차에선 젊은 사내가 내리고 있었다. 많이 본듯한 얼굴이었다.
나름대로 생각을 해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누구일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낮만 익을 뿐 기억이 나지 않았다.
먼데서 봐서인지, 아니면 잘못 본것인지 낮만 익을뿐............
팀장님이 찾으셨다.
네 팀장님.  찾으셨읍니까?
그래.....
10층에 이사님 방이 있는데, 이사님이 지금 유진모씨를 찾고 있어?
네?
기겁을 하였다.
왜.......이사님이 저를 찾아요....
글쎄......
지금 빨리 올라가봐.....
서둘러 올라오긴 했지만 긴장 탓인지 노크를 할수 없었다.
화장실로 가서 거울을 쳐다보며 복장도 살피고, 나의 얼굴을 살피고.........
다시 한번 쉼 호흡을 크게 하고 노크를 했다.
똑,똑,똑,
사내의 목소리가 들어오라고 했다.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구십도로 인사를 하고 말을 건넸다.
저, 기술개발팀 유진모 입니다.
이사님이 찾으신다기에.......
그래 유진모씨, 일은 할만한가?
예.......사회 초년생이라....
열심히 하려고......... 최선을 다하겠읍니다.
음, 그래야지.
“남자들에게 있어 가슴속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두려움은 자기가 썩 훌륭하지도 못하고 무능력한 존재 일수도 있지?”.............
철학적인 얘기를 했다.
한국대학교 졸업반때 혹시 박중위 기억하나......
네, 참 고마운 친구인데, 요즘은 소식이 없어서 궁금.......
야........
유병장,
내가 박중위야.
네......
심장이 머져 버렸다.
긴장한 탓인지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아니지, 진모야....
깜짝놀란 나는 할말을 잃었다.
취업 준비때 “한국전자”에 입사하게 된 것이 박중위 덕분이라고 생각됐지만 실질적인 경영자라는데 또 한번 놀라 쓰러질 지경이었다.
꿈을 꾸고 있는 듯 했다.
친구처럼 대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안 대하기도 뭐하고, 그냥 쇼인도의 마네킹처럼 물끄러미 박이사만 처다보고 있었다.
뭐로 하시겠읍니까?
비서진이 음료를 권하고 있었다.....
음.....홍차로 부탁하지....
이쪽으로 와서 앉게나.
유진모씨,
정신이 돌아오고 있는중이다.
나도 정신이 없어서 연락도 못했네......
미안하게 생각하고 갑자기 경영을 맞게 되어서 어리둥절해,
그리고 옆에 친구가 있으닌까 든든하기도 하고..
그만큼 네가(유진모) 힘이 되고 있다는 증거야, 보이지 않게 친구 도움을 많이 받았어,
의지할데도 없고 해서 내가 너를 선택했어?
나름대로 대학생활도 충실했고, 인간성 좋고,
가끔 사내의 눈물을 흘리게 하지만..........
네, 무슨 말씀인지........
진모, 너를  만나 육체적으로 희열을 느끼고,  사내를 그리워해보기도 하고, 사내들끼리 약속도 하고 .........
삼십분이 하루인 것 같았다.
멍하니 밖을 나와 긴 한숨을 쉬었다.
로봇이 된 기분이었다.
꿈은 아닌 듯 싶고,
마치 소설 속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가 바로 현실,
그것도 내가 주인공이라도 된 듯 머리에 쥐가 나고 있었다.
부담스러웠다.
그렇지만 사내들끼리 몇 번 장난 친게 마음에 문을 열고, 나의 길을 이렇게 탄탄대로로 만들어 놨으니 사내들끼리도 탐 할만 한 것이 아닌가?
그것도 군바리 였을때 만났는데.....
혹시 나를 그리워 했단말인가?
또다시 입버릇처럼 꿍시렁 거렸다.
눈물의 의미는 새삼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오늘도 아무 한일 없이 또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자...
퇴근들 하지?
팀장님의 목소리가 떨어질세라 우르르 퇴근을 서두르고 있었다.
한참을 자리에서 멍하니 있다보니 퇴근시간을 놓쳐버렸다.
이봐. 유진모씨....
퇴근 안하고 뭐해....
네....알겠읍니다.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졌다.
그런데 입구에서 박이사와 마주쳤다.
다소곳이 인사를 하고 뒤돌아서는데 비서진이 쪽지를 하나 건네주었다.
쪽지를 펴보았다.
간단하게 어디로 오라는 내용이었다.
부담이 가고 있었다.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두 갈림길에서 고민이 또 시작되었다.
그래도 옛정이 있으니 예의랍시고 장소로 나가보았다.
그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베풀어 왔다고 판단한 박중위를 생각해 보았다.
일찍 나온 듯 싶다.
반갑게 맞이하는 박중위가 좀 어색해 보였다.
전엔 군복에 장교이고, 지금  박이사에 양복, 넥타이라.....
어떻게 표현을 해야되나 망설이고 있는데, 박이사가 말을 먼져 건넷다.
진모야...
회사가 아니니까 편하게 대해줘.
반말 하는것도 괜찮고......
서먹한 분위기 탓인지 박이사는 진지하리만큼 이것저것 줄줄이 말을 이어갔다.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자리를 좀 바꾸지?
유진모씨.....
맥주나 간단하게 마시면서 얘기 좀 하고.......
박이사는 여전히 농담반 진담반 식으로 말을 이었다
좀 부담스럽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데, 나를 친구로 인정해 줄수 있다고 판단해서 내 자신이 판단해서 아침에 찾은거야.
그리고 둘 관계는 나만 알고 있으니까 부담은 안 가져도 되고.....
단숨에 맥주를 마셔 버렸다.
그리고 진모야.
내가 원룸하나 구해났으니 이번 주말에 이사를 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회사를 입사해 날아갈 듯 기뻤지만 현실로 부닥치고 보니 고민의 연속이었다.
며칠동안 고민에 빠져있는 나를 다시 박이사 가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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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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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정말 멋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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